

“오늘은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정도의 일은 평소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 사장님께서 사내 최고 비밀 병기를 보내주신다고 했을 때는 설마 했는데, 이렇게나 강한 분을 보내 주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사람에게 변기라는 표현은 좀 아니지 않나..?”

“에..? 하하.. 지수씨는 농담도 잘하시네요.”

“..농담 아니었다만.”

“그나저나 정말 놀랐어요, 이번에 새로 개발한 초전도 방어구가 비록 실험 단계였다고는 하지만 한 방에 잘릴 줄이야.. 분명 평소에도 사장님의 엄청난 비밀 임무를 도맡아 하시는 거겠죠? 쉬운 일이라면 쉬운 일이지만 이래봬도 1급 기밀에 해당하는 실험인데 믿고 맡기신 걸 보면?!”

“내 임무? 내 임무는 너네 사장을 스파이 짓 하는 거다만?”

“아아.. 첩보 업무 위주로 보시는 구나.. 어쩐지 몸놀림이 다른 분들 보다 월등히 빠르다는 느낌이었어요, 너무 빠르셔서 저는 순간 주변 사물들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게 아니야? 라고 착각할 뻔 했다니까요? 하하..”

“..내 능력의 정체를 어떻게 알게 된 거지?!”

“그리고 이 갑옷에 새겨진 정교한 한자.. 지수씨는 강할 뿐만 아니라 예술에도 일가견이 있으신 게 분명하구요..”

“뭐? 뭐.. 그 노랑 원숭이는 이해를 못하는 것 같지만 너는 나의 예술 세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군”

“그럼요! 이래봬도 예전 학부 때는 교양 수업으로 대정화 이전의 예술에 대한 강의를 들었을 정도라구요”

“뭐, 물론 공대에서 볼 수 없는 푸릇푸릇한 여대생들의 기운을 consume 하기 위해서 였지만요..”

“..누가 예술에 대해 입 밖에 꺼냈어”

“누가 감히 예술에 대해 말했냐 말이야!!“
덜컹-!

“예~전부터 말해 왔지만 선배는 예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주제에 아는 척만해서 짜증난다구요!!”

“아니, 내가 언제부터 아는 척을 했다고 그래..? 난 그냥 보고 예쁘다고 할 뿐이었는데..”

“아~뇨! 선배가 내뱉은 그 무신경한 예쁘다 한 마디는 예술에 대한 무지함의 증거이자 예술에 대한 모독 그 자체라구요!”

"내가 돌겜에서 모독각을 예술적으로 보긴 하는데.."

“아무튼! 마크 로스코의 그림을 45 cm에 서서 봐야만 느낄 수 그림의 웅장함과 그 강렬한 색체감에 감동하지 못 하는 사람과는 말을 섞기도 아까워요! 선배와 예술에 대해 이런 대화 비슷한 거라도 해주는 사람은 평생 저 정도 밖에 없을 걸요?!”

“하아.. 전혀 기쁘지 않거든.. 그리고 얘기할 사람이 없긴 왜 없어? 지금 바로 내 옆에 지수씨가 있..어?”

“선배.. 이젠 상상 속의 친구까지..”

“아, 아니 정말이라구!! 분명 방금전까지.. 아니, 그 불쌍한 것을 쳐다보는 시선은 그만두지!?”

“선배.. 정신 병은 현대인의 감기와 같은 거라고는 하지만.. 감기라도 치료 안하고 계속 두다 가는 큰 병으로 번진다구요..?“

“아니 미친년아! 나, 난.. 미치지 않았어..”

“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이만..”

“갑자기 급한 일은 무슨! 야! 니가 마이클 잭슨이냐?! 하다 못해 정상적으로 나가! ..아니 근데 지수씨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야.. 분명 방금 전까지 바로 앞에.. 어?”

“미안.. 하다.”

“ㅇ,에? 아니 뭐.. 아니 미안해 하실 건.. 없긴 한데.. 도대체 왜 숨으신 거예요!?”

“앗! 아.. 말씀하지 않으셔두 돼요.. 저라는 사람이 이렇게나 눈치 없이..”
“..?”

“분명 첩보 일을 원할 하게 하기 위해서 지정 인물 외에는 만날 수 없는 거겠죠.. 제가 그걸 놓치고 있었네요.. 다 이해했습니다!”

“아니 그..”

“저에게도 이런 드라마 속 일 같은 게 벌어지다니.. 마치 거대한 음모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 느낌..!”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앗..! 설마 지수씨의 정체를 알게 된 사람은 입막음을 위해 제..거.. 당한다거나..?”

“ㅇ..응?”

“설마 결국 끝까지 박사 학위도 못 따고 죽을 줄이야.. 저는 끝까지 이 학사로 남게 되겠죠..“

“아냐.. 세계적인 암투에 휘말려 죽었으니까 2계급 특진 돼서 이 박사로 진급 될 지도 몰라.. 그러면 이 인생.. 썩 나쁘지 않을..리가 있냐!?”

“자, 잠깐!”
턱!

“부디.. 아프지 않게 보내주세요..”

“자, 잘 들어.. 나는 널 죽일 생각이 없어!” ”지금 당장은..”

“에에!? 방금 뭐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야! 잘 들어.. 내가 모습을 감춘 건 어디까지나 저 사람의 외형이 껄끄러워서 그런 것뿐이니까!”

“에에.. 그럼 후배가 비밀 결사의 조직원이라도..?”

“아니, 네 후배라는 사람은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아니겠지만, 저 외형을 하고 있는 사람이 동사무소에도, 학교에서도, 심지어 대학원에서도 발견돼서 미칠 것만 같다고!”

“간호X이냐구요!!”

“음..? 간호순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저 외형인 사람들과는 잘 안 맞는다 그래서 잠시 몸을 숨겼을 뿐이다.”

“장대한 미스터리와 거대한 음모는.. 좀.. 실망스럽네요..”

“네가 하는 일도 충분히 세계급으로 비밀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만..”
“보통 내가 휘두른 검에 맞으면 터져 나가기 마련인데 이 갑옷은 휘두른 형태로 잘려 나가기만 했어.. 그 깡통 사장은 도대체 뭘 만들고 있는 거지..”

“네? 뭐라고 계속 중얼거리시는 거예요?”

“아, 아무것도 아니다..”

“그나저나 지수씨, 외견만 봤을 땐 주변 사람들이 까다로워 할 거 같은 인상이 신데, 반대로 까다로워 하는 사람들도 있으셨군요?”

“물론이다. 대장이 일반인은 죽이면 안 된다고 했으니까.”

“죽일 정도로 싫어한다고요!?”

“아, 아니.. 그 정도는 아닌데.. 나는 그런 것만 배워서..”

“아.. 암살에 대해서만 배워서 세상 물정에 대해선 잘 모르는 냉랭한 얼굴의 쿨데레 킬리.. 흔한 클리셰죠..”

“무슨 말을 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사람을 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게 누가 되었던,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이해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어.. 음..”

“미안하군, 초면인 사람에게 이상한 소리를 해서, 역시 나한테 사람을 대하는 임무는..”
짝-!

“지수씨는 세상 물정에 대해서 잘 모르는 신참이나 마찬가지란 소리잖아요? 그럼 인생에 있어서 더 선배인 제가 조언을 해 드리도록 하지요!”

“..응?”

“에.. 그러니까..” “잘난듯이 말했는데 나도 사람 사귀는 방법 같은 건 하나도 모르는데.. 애당초 사람 사귀는 방법이라니.. 뭐야 그게..”

“방금 뭐라고 했었나?”

“아뇨!! 에.. 그러니까.. 아!”

“지수씨 혹시 이런 거 아시나요? 사각형에서 한 변의 중심끼리 이으면 평행사변형이 된다는 걸요!”

“이렇게 말이죠?”

“어째서 갑자기 수학? 들어 본 거 같긴 하다만..”

“수학의 원리는 보통 자신과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현실 상황에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구요.. 특히나 이 원리는 일단 한 번 내뱉은 말과도 같아서 성긴 듯 풀어 낼 수 없다는 걸 알려주죠.”

“예를 들자면 이 경우에도 이 원리는 사각형의 조건을 만족하고 있으면 어떤 케이스에도 적용이 돼요, 설령 이런 형태라고 해도 말이죠?”
“신기하긴 하다만, 이게 인간관계와 어떤 관련이 있다는 거지?”

“여기에서 말하는 사각형들은 각 사람들을 의미해요,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있는 만큼 수 없이 다양한 형태의 사각형이 존재할 거예요.”
“각각의 사각형이 가진 형태는 너무나 달라서 서로 부딪치고 깨지겠지만, 자신의 중심을 이어줄 수 있는 사람과는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든 함께할 수 있을 거예요.”
“지수씨가 다른 사람들을 껄끄러워 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수씨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더 ‘특별’하기 때문일 거예요, 마치 이렇게요”


“하지만 바뀌지 않는 수학의 원리처럼 분명 지수씨에게도 지수씨에게 딱 맞는 사람은 어딘가 에는 존재할 거예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마세요, 지수씨의 중심에 딱 맞는 사람은 어디선가 갑자기 뚝하고 튀어나올 수 있을 수 있으니까요”

“수학이나 과학에서 말하는 원리(principle)는 우리가 생각하기에 일반적인 모양(사각형)이 아니더라고 할 지라도 조건을 맞춘다면(각이 4개인 도형)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걸 말해요, 예를 들자면 3차항의 계수가 양수인 3차 함수에서 도의 모양과 상관없이 극댓값과 극솟값에 그은 접선을 기준으로 변곡점과 만나는 점 사이의 간격은 동일하다던가, 접점 α,β의 위치와 상관없이 접선과 선분 사이의 넓이는 언제나 S=|α||β-α|^4/12로 정해진다던가요?”

“사람들은 모양이나 형태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런 성질을 보고 냉철하다거나 차갑다라는 얘기를 하곤 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아무한테도 말 안 했었지만, 항상 그건 상냥함이라고 생각했어요.”
“뭐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너의 모양이나 형태가 얼마나 일그러져 있던 나는 언제나 너를 포용하겠다. 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헤헤.. 뭐 이렇게 잘난 듯이 말하는 저도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망할 후배 정도 분이지만요.”

“특별(special)하다라.. 후후.. 넌 이상하구나, 보통 다른 사람은 나에게 특이(strange)하다고 하는데 말이지”

“심지어 대장까지도 나를 특이한 도구 정도로 생각하는데 말이야.”

“어.. 그러니까..”

“넌 정말이지 이상해, 처음부터 눈치도 없고, 친해질 생각도 없어 보이는 나를 상대로 다른 사람처럼 기피하는 게 아니라 계속 나와 얘기를 하려고 했어, 어째서일까?”

“음.. 어째서라고 하셔도..”

“아까 네가 말했지, 나는 네게 있어 ‘특별’하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상한 내가 너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면, 내게 이상하게 보이는 너는 분명 내게 특별한 사람이겠지”

“아뇨 아뇨, 특별하다니.. 저는 그저 어디에나 널리 있는 대학원생일뿐인데..”

“나는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렵지만 단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고 있다. 그것은 내가 얼마나 오랜 시간 같이 있어도 맞지 않는 것이 맞아지는 경우는 없고, 한 번 맞는다고 생각한 사람은 계속 맞는다는 거야 운명처럼 말이지.”

“다시 말하자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번뜩임은 네 말 대로 한 번 내뱉은 말과 같이 풀어낼 수 없는 족쇄가 되어 나를 사로잡는 거야. 내가 대장을 만나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바로 결심했던 것처럼.”

“이것이 인연인지 아닌지를 아는데 에는 이 다른 눈으로 볼 필요조차 없으니까.”

“어.. 그러니까.. 저와 친구..가 되자는 거..죠?”

“네가 그러길 원한다면 친구부터라고 하지”
“에에??”

“노랑 원숭이가 내게 한 말 중 유일하게 도움이 된 말은 마음에 드는 녀석을 찾았으면 바로잡아야 한다는 말이었지.”

“아, 아니.. 저.. 그게.. 그래도 저희는 여자랑 여자..”

“그게 뭐가 문제지?”

“에에에??”

“내가 비록 아는 건 적어도 요즘엔 그런 걸 따지는 시대가 아닌 걸로 아는데?”
“아니, 저 그게.. 그렇긴 한데..”

“혹시 내가 마음에 안 드나?”

“아뇨! 아뇨..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오히려 따지고 보면 지수씨가 엄청 손해고..”

“그럼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상시상애인데 무엇이 문제지?”

“저기 그게 마음의 준비라는 게..”

“일단은 그래, 친구부터 라는 건 서로 동의 한 거니까, 그렇지?”

“에, 아.. 네..”

“그럼 그렇게 알고 다음에 보도록 하지. 대장이 시킨 일이 있어서 말이야.”

“네..”

“네?? 아니 이러고 그냥 간다구요? 아니 진짜!?”
마음의 중심을 이으면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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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암? 무근본 조합 미는 거.. 생각보다 재밌다는 사실을!?
그나저나 오퍼 표정 왜 선택을 못하는 거냐!! 스비는 빨리 업데이트 해라!! 이윤정 표정 나오는 시나리오가 듀토리얼밖에 없어서 리세계를 하나 더 만들어야 했다고.. 심지어 그렇게 해도 표정 3개가 말이야 방구야..!


참고로 중간에 나오는 마코 로스코라는 작가의 그림은 대충 요런 그림인데.. 작가 피셜로 자기 그림은 45 cm 안에서 봐야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함 ㅇㅇ 나는 예알못이라 잘 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