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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집





"여기인가..."



오전의 그라운드원은 일전의 샤레이드와는 비교도 되지않을정도의 활발함을 보였다

내가 도착한곳은 그런 그라운드원에서도 중심인

도시관리국의 본부 근처였다


"좋아. 정신차리고 가보자고."

뺨을 가볍게 두번 치고는 그대로 회사의 현관으로 들어가려던 그때

코핀컴퍼니의 현관으로 백발의 꼬맹이가 입에 막대기를 문채 터덜터덜 들어갔다


꼬맹이?



"그냥 키가 작은거겠지."



다시 마음을 잡고 들어가려던 그때 또 다른 이들이 코핀컴퍼니로 들어가는게 보였다


"있지있지. 아인은 어제 큰~돌을 주웠다?"

"나는 츠바이보다 더 큰 돌을 주웠거든!"

"자자 여기서 그러지말고 들어가서 마저 얘기하자 아인 츠바이."


""응!""



그들은 9살쯤 되어보이는 꼬맹이 둘과 옅은 연 보라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이었다



"?"

아니 저건 진짜 어린애인데?



"뭐, 요즘은 침식재난이 일상이니까. 회사에서 육아를 할수도 있겠지."


아무래도 집보다는 무장한 용병과 카운터가 많은 회사가 더 안전한건 사실이니까


"얼른 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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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라이언."


기관장의 집무실은 평소의 여유로움은 사라진채 옅은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좋지 않습니다. 현재 사상자는 85명으로 부상 3명 사망 82명입니다."


엘리자베스가 들고있는 보고서의 상단에는 LAKE-4라는 글씨가 쓰여져있었다


"거기에, 프론트베이 B3포인트에 보관중이었던 아티팩트의 도난까지 확인되었습니다."


기관은 단순히 학회와 대립하는 조직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 산재해있는 위험한 아티팩트의 보관도 기관의 임무였다


"설마..."


라이언의 보고를 받은 엘리자베스의 낯빛이 어두워져간다

"네. 아가씨가 생각하신대로 도난당한 아티팩트의 목록에는 '문'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불길한 예감에 라이언이 쐐기를 박자, 엘리자베스는 가벼운 두통이 온것을 느꼈다


"불행중 다행인것은 문에 부착해두었던 감지기의 반응이 없는걸로 보아 아마도 그들은 아직 문을 사용하지 못한것 같습니다."


"당연합니다. 그 문은 과거 구관리국 시절에 존재했던 물건이니까요."


구관리국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괴담으로 퍼진 조직은 과거 존재했었던 조직이었다

그리고 구관리국의 어떠한 이유에서 사라진뒤, 현재 관리국에서는 해석이 불가능한 기술들의 잔해가 간혹 발견되기는 한다

이번에 도난당한 아티팩트도 동일한 물건으로서, '문'이라 명명된 그 아티팩트는 좌표를 입력하면 하루에 한번 원하는 곳으로 이동이 가능한 아티팩트다

다만, 사용에는 지금은 소실되어버린 구관리국의 기술이 필요했기에 기관은 그 문을 사용하지 못한채 보관중이었다


"하지만 기동에 필요한 기술을 얻게된다면 끔찍한 재앙이 벌어질것이 자명합니다. 라이언. 보관소를 습격한 이들의 파악은 끝났나요?"


"네. 침입한 인원은 총 3명으로, 그들의 공통점으로는 붉은 상어 엠블럼이 달려있는 의복을 입었습니다."


"빨간 상어라면..."


엘리자베스는 어제 로이가 보낸 보고서를 떠올린다

"분명 얼마전 물벼룩과 교전한기록이 있는 테러단체와 동일한 집단이겠죠."


"그를 다시 복귀시키겠습니까?"


"아뇨. 어차피 진술을 다시 들어봐도 변하는건 없습니다. 물벼룩의 보고서에 따르면 적은 퓨처앳워에서 시장에 판매를 시작한지 얼마안된 버자드를 구입할정도의 자금을 운용중에 있습니다."


"거기에, 물벼룩이 밀릴정도의 고등급 카운터까지. 단순한 집단은 절대 아닙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엘리자베스의 뇌리에 한가지 이름이 스쳐지나갔다

"최악의 가정이지만, 이 테러리스트들과 학회간 모종의 협력관계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어요."


레지나 맥크레디


로이 버넷의 보고에 따르면 그녀는 휴일을 보내러 왔다 한다


"확실히, 우연치고는 이상하군요."


라이언은 엘리자베스의 말을 듣고서 깊은 고민에 빠진듯 했다


어째서 하필 그 테러가 일어난 곳에 나타나 그들을 저지한것인가


"일단 맥크레디양의 대처는 제가 하겠어요. 라이언은 문을 확보할 작전을 고안해주시길."


모건은 현재 기관원들을 데리고 LAKE-13의 보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로이 버넷은 협력을 위해 코핀컴퍼니 잠입중에 있다

따라서 남은건 자신과 라이언뿐



"알겠습니다 아가씨. 부디 무리하지 마시길."


"물론이죠."


라이언이 나가고서야 엘리자베스는 늦은 티타임을 시작했다


"우연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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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핀컴퍼니의 사장실 앞에는 나와 로봇 사장님이 서 있었다


"좋아. 그정도면 충분하네. 우리회사에 온것을 환영하네 로이 버넷군."


"아...그...."


"하하 입에 잘 안붙나보군. 로봇이 사장이라서 그런거겠지."


내 앞에서 위로를 보내고 있는 코핀컴퍼니의 사장님은 다름아닌 로봇이다

 
사장님과의 첫 만남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코핀 컴퍼니를 들어오자, 나한테 네모난 검은색 동체를 가진 로봇이 다가왔다

회사에 들어온것과 그 로봇이 등장한게 너무나 적절했었는지 나는 그만 사장님에게 사장실의 위치를 물어봤었지

그리고 그 로봇이 사장실로 들어가고서야 나는 그 로봇이 이 회사의 사장인것을 눈치챘다



다행히도 내 사과를 받아준뒤 면접을 시작했다


면접내용은 정말 평범 그차체였다

취미는 무엇인지

특기는 무엇인지 같은 아주 간단한 문답이 전부
그 외 다른 것은 일체 질문하지 않았었지



"무슨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가? 로이군?"


"아. 그냥 별겨 아니야. 그래서, 내게 시킬일은 어떤거야?"


"그러고보니 아직 자네의 일에대해 얘기하지 않았었군."


잠시간의 정적이 지나간 후 사장님은 웃음소리를 내며 말했다


"하하하! 이 몸의 완벽한 영도력에 의해 회사에 필요한 일이 없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네의 업무가 없다는건 아닐세. 자네의 업무는 평소에는 회사에서 지내다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나의 지시에따라 움직여주게나."


"어...응."


원래 높은 사람들은 자기자신을 저렇게 과신하던가?


그 순간 머릿속으로 그 재수없는 홍차폭탄이 떠올랐다


"그럼 로이 버넷군. 오늘은 사내를 돌아다니며 구조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지."

그 후 나는 집게팔을 번쩍 들고는 과장된 웃음소리를 내며 나아가는 사장님을 뒤쫓아갔다


그리고서 멈춰선곳은 작은 한칸짜리 방이었다


"소개하지! 여기는 우리 코핀컴퍼니의 자랑! 펜릴소대가 있는 곳이라네. 통상시에는 여기서 펜릴소대가 업무를 보는곳이지."


"꽤 중요한 소대인가보네."


"물론. 이 소대가 없었으면 지금의 코핀컴퍼니는 없었을거라네."


사장님은 거기까지 말한 뒤 펜릴소대가 근무하고 있는 방의 문을 열었다




"아니 그냥 사람 부르자니까...."


"아니. 어차피 말해봐야 수연이의 성격상 제대로 고쳐주지도 않을거다. 내가 고쳐보마."


"스승님...왜 주먹을..?"

아까 회사 앞에서 본 꼬맹이가 주먹을 들어 그대로 프린터기를 내리치자


폭음이 사무실을 가득 메웠다


"봐라 불이 들어오잖냐."


"아니...아..."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하하."



사장님은 조용히 문을 다시 닫았다



"하하하. 사원들이 오늘은 많이 활기차군."


"아니 저건 아무리봐도..."


"자 다음 장소로 가지!"


괜찮은건가 이 회사?



다음으로 도착한곳은 함선을 관리하는곳이었다


"여긴 우리회사의 함선을 정비하는 곳이라세. 함선 외에도 여러가지 기계들을 손보고 있지."

사장님이 가리킨 곳을 보니 그곳에는 연식이 많이 되어보이는 함선이 있었다


"꽤 오래되어보이는 함선도 있어보이는데 저 함선도 사용하는거야?"


"코핀함을 말하는거로군. 자네의 걱정하지 않아도 될정도로 아주 멀쩡하게 운용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게나."


"그래?"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자 이제 마지막으로 인사과에 가서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관리부장을 소개해주겠네."



"좋아. 어서가자고."


하지만 관리부장을 만나는건 불가능했다



"레나양 여기는 어쩐일인가?"


복도를 급하게 뛰어오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레나 맥켄지였다


"헉헉...지금은 들어가시면...안됩니다..."


"응? 뭔소리야 그게."


"인사부장님이 아직 취기가 있으셔서..."


"....."


"그렇다면 빠르게 움직이세. 그라운드원의 도시전설을 보기 싫다면 말이야."



"그거 참...위험하네...응."



홍차폭탄 녀석 제대로 알아본거 맞아?


이게 넘버링 테스크포스라고?


"다음은...그렇지. 마지막으로 우리 회사의 자랑. 미래전략실로 가세나."


나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고서 사장님을 따라갔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도착했군. 여기가 바로 미래전략실이라네. 코핀컴퍼니의 향후 전략을 담당하는 곳이지."


"드디어 제대로 된 업무실을 보겠구...어?"


"왜 그러나? 이런..."


사장님과 나는 거의 동시에 문 앞에 조그마한 명패가 붙어있는걸 확인했다


그 명패에는 '시그마 부재중☆'이라고 써져있었다


"정말 미안하게 되었네 로이군. 매일 이러는건 아니니 너무 실망하지 말게나."

"아니야. 살면서 이런날이 올수도 있는거지. 나는 괜찮으니까 너무 신경쓰지마."


뭐 나의 회사 첫 이미지는 조금 내려갔지만 말이야

"오늘은 이쯤하고 이만 퇴근하게나. 내일부터 바빠질테니 말이지."


"오늘 안내 고마웠어 사장님."


"하하하! 이 몸의 리더쉽은 때를 가리지 않는다네."


"그..그래."


"내일 보세나."




나는 사장님에게 짧은 인사 후 회사를 나와, 홍차폭탄이 미리 잡아두었던 숙소로 향했다


"신기한 회사네."


쓸만한 정보는 몰라도 재미는 있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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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조심스러우시군요. 기관은 저희의 아군이 아니었던가요?"


고요한 사장실에 도도한 부사장의 질문이 던져진다


"물론 의심할 여지도 없는 아군이네. 그냥 버릇이라고 해두지."

그런 부사장의 질문은 어느샌가 나타난 관리자가 받았다

"거기에, 지금 탐식자를 묶어놓았던 우리에서 문제가 생겼다네."

"학회에서의 움직임은 없었을텐데요."


"그래. 그래서 문제인걸세. 학회도 아닌 누군가는 어째서 시설을 공격했을까."



"바빠지겠군요."



"언젠 안그랬나."


"조만간 결재량이 늘어난다면 높은 확률로 지금 발언이 문제일겁니다."


"이거야 원 말을 못하겠군."


"그럼, 저는 업무를 보러  가보겠습니다."



"그래. 가보게나."


쿵하고 문이 닫히자, 관리자는 나지막한 혼잣말을 뱉었다


"아주 바빠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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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줘서 댕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