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방용 호라이즌 짤)




-방심은 금물이다, 강자들조차 이 방심에 목숨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약자인 나는 어떻겠나.

그래서 난 늘 결정타를 먹일 때도 늘 최악의 경우를

염두해 두고 먹이곤 한다. 그리고 이 습관은-












-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하, 이 씨벌....!!!!!"


쉬이이이이이익!!!!!


"-쳇!"


-이번에도, 내 목숨을 구했다.

아니, 어이가 없네, 칼날이 얼굴에서 몇 겹으로 

돋아날 거라곤 예상도 못했다. 

그냥 마냥 뭔가 CRF를 둘러서 막아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얼굴에서부터 칼날이 몇 겹으로 

돋아나 너클을 막아냈다.


"-징그러워 죽겠네, 얼굴에서 칼이 왜 나...와아아아앜!??!?!?"


카가가가가가가강!!!!!!!


-순식간에 벌어진 8번의 공방.

거의 반사적으로 벌인 공방이라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는데,

잠시 물러나서 바라보니 이런 미친.


"-칼날이 무슨 촉수 마냥....이거 맞아???"


....그래, 칼날이 연체 동물처럼 꾸물꾸물 

늘어나고 '칼'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게 

부드럽게 옆으로 휘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수십 개가 한꺼번에.


"그걸 막아? 허, 반사 신경 만은 쓸 만하군.

그래봤자 딱 거기까지겠지만."


슈르르르륵-


온 몸에서 칼날 촉수를 뽑아내는 박성윤을 보며 

난 조용히 한숨을 한번 쉬고 등 뒤, 

외투 안쪽으로 손을 넣어 등에 메어두고 

숨겨놨던 너클 아티팩트를 뽑아 들었다.


후웅- 턱.


-너클 단검을 쥔 왼손을 아래로 아무렇게 

늘어뜨리고, 아티팩트를 어깨에 올리고 

허리를 조금 숙인 채 리듬을 타며 스텝을 밟는다.

평소 맨주먹으로 싸울 때 잡는 자세를 

현재 들고 있는 무기를 휘두르기 편하게 

바꿔서 쥐었는데, 즉석에서 취한 자세치곤 

꽤 나쁘지 않아 보였다.


"....로이, 민간인들은 다 대피했지?"


씨익-

"-물론이지, 간만에 합 좀 맞춰볼까?"


촤르르르륵-


로이는 씨익 웃으며 자신의 팔에 감은 

쇠사슬을 늘어뜨리며 내 옆에 섰다.


"하....진짜 이게 얼마 만이냐."


빛 바랜 추억이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간다.

뭔가 그립고 아련한 기분이 들어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 되었다.


"-대시, 엘리자베스 씨, 저랑 로이의 엄호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라이언 씨는 저 두 명의 호위를 맡겨도 될까요?"


"알겠어요, 오빠!"


"....좋아요, 뒤는 맡겨주시길."


"제가 가지 않아도 되겠습니까?"


-다행히 평소와는 다르게 내 의견은 묵살되지 않았다,

라이언은 자신이 돕지 않아도 되겠냐고 물었지만-


"-헹! 당연히 필요 없지! 라이언 아저씨는 가만히 

홍차 폭탄이랑 대시나 호위해 주라고!"


....그래, 로이의 말대로다,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저 놈 따윈 금방 끝나니까.


"-좋아, 가즈아, 로이!!!! 옛날 방식으로!!!!!!"


타탓-!!!


말을 마치자마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동시에 난 왼쪽으로, 로이는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 양쪽에서 박성윤을 덮쳤다.

곧바로 우리 둘을 향해 칼날들과 칼날 촉수가 

덮쳤지만, 로이는 코웃음을 치며 쇠사슬로 

근처 포커 테이블들을 뽑아낸 뒤 휘둘러 

한꺼번에 박살을 냈다, 나? 나야 뭐....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각-!!!!!!!!


"....허허, 제기랄. 진짜 이렇게 보니 꽤 서럽네."


-별거 있나, 칼날들은 최대한 피하고 

칼날 촉수들은 모조리 쳐내야 했다.

다행인 점은, 칼날 촉수들은 연검(휘어지는 검)과 

비슷해 내구도가 그렇게 좋지 않아 

너클 해머로 부수기 쉬웠다.


"-흐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콰득, 챙강-!!! 카가가가가가가가각-째애애앵!!!!!!


두 눈 부릅 뜨고, 신체 강화를 너클들을 휘두르는 

두 팔 다리, 그리고 눈에 집중해 속도, 그리고 동체 시력에 

몰빵한 뒤 칼날의 폭포를 연어처럼 거슬러 나아갔다.


카강-!!! 쉬리리리리릭-카가가가가각-콰가가각!!!!!


조금만 방심해도 목숨이 날아가는 칼날들의 틈새를 

파고들고, 쳐내고, 박살낸다. 칼날 조각이 눈가에 

튀어도 감히 감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이것까지 감안해 피한다.


"-ㅇ....이런 무식한....!!!!"


"이딴 걸로 뒈질 거였으면 진즉 뒈졌다, 이 새끼야!!!!!"


스팟- 후드드득...


-신체 강화를 걸었지만 이건 몸의 보호가 

목적이 아니라서 스치기만 해도 바로 

피부가 베여나갔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늘 하나를 얻기 위해선 하나를 포기했었으니까.

작은 생체기랑 상처 몇 개로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건 크게 남는 장사다.


투확-!!


"-으오오오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래도 로이와 동시에 박성윤의 앞으로 도달한 건 

내가 그동안 사선을 넘어오며 살아온 10년이 

헛되진 않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꽤 자랑스러웠다.

고작 몇 초 동안 벌어진 일이었지만, 내겐 무슨 

하루 종일 칼날 사이를 누빈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이런 제기랄....!!! C급 버러지 주제에 더럽게 질기네!!!!!"


박성윤이 자신을 덮치는 포커 테이들을 수많은 

칼날 촉수들을 뽑아내 막아내자 난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왼쪽 옆구리에 칼날을 허용하는 대가로 나 또한 

녀석의 옆구리에 너클 해머를 꽂아 넣는데 성공했다.


푹-!!!!


"큭....!!! 흐아아아아아압!!!!!!"


콰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득!!!!!! 퍼어어어억-!!!!!!!!!!


"쿠헉......?!"


휘이이잉- 콰아아아아아앙!!!!!!


너클 해머를 타고 갈비뼈를 부수고 척추까지 

닿은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설마 죽었나- 싶었지만, 

다행히 박성윤이 쳐 박힌 벽의 흙먼지가 걷히고 

옆구리를 부여잡은 채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는 

녀석이 보이자 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털썩-


"크흑....."


우선 왼쪽 옆구리에 박힌 칼날을 뽑아낸 뒤, 

워치의 아공간을 열어 안에서 붕대를 꺼내 

윗옷을 살짝 올리고 상처 부위에 감았다.

소독? 그게 누구죠? 한번 뵙고 싶네요.

제가 붕대 살 돈밖에 없는 지라.


"-후우우우우우, 대시! 일 끝났다, 저거 묶어서 데려가자!"


"ㄱ, 괜찮아요, 오빠!?"


"늘 있던 일이야- 걱정 마."


날 걱정해주며 뛰어오는 대시를 보며 

마음 속이 조금 따뜻해졌다.

나도 로이가 아닌 누군가에게 걱정을 

받을 수 있었구나-라는 게 꽤나...어색하지만 

행복한? ....뭐, 그런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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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엄호는 필요 없었네요.


대시: 그러게요...


엘리자베스: 그나저나 참.....탐나는 인재네요,

설마 저 물벼룩과의 궁합이 저렇게까지 좋을 줄이야.


대시: 절대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