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당신이, 어떻게...? 살아있었나요?"


"네놈이 자랑하던 멘탈 프린팅이다. 물론 인격 개수는 21개 딱 맞춰서 주입했고. 이런저런 일이 좀 있었지만, 살아서 보니 반갑네."


"으윽,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인간의 기술은 발전하거든. 넌 얼마나 추한 모습으로 미쳐갈지 기대되네."


"아아아아아, 아아, 아......"


"...잠깐. 비명이, 멈췄어?"


"......후우우우우우우. 아아, 겨우 좀 진정이 됐네요. 후후, 21명? 지휘자가 동시에 얼마나 많은 단원과 악기를 제 손발처럼 다루어야 하는지 아시나요?"


"...거짓말. 거짓말 하지 마."


"그렇지만, 후후. 우습군요. 너무나 우스워요."


"마에스트로!!!"


"후후, 아뇨. 여기서 우습다는 건, 제 얘기랍니다. 그래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저는 당신의 오빠의 최후보다 훨씬 추하고 비참한 끝을, 지금부터 맞이하게 될 것 같네요."


"무슨 소리냐. 오빠를 함부로 입에 담지 마!!!"

(저건... 눈물? 왜?)


"다 지켜보고 계셨죠? 폐하. 그것으로도 모자라, 친히 오셔서 이 미물들을 쓸어버리신다니." 


기, 긴급상황! 거대 이상침식파가 차원계면을 뚫고 급속도로 접근 중입니다!! 에너지 시그니처 식별 불가!!


"폐하. 저는, 엘리시움 필하모닉의 최고 지휘자 마에스트로 네퀴티아."

"나는, 미셸의 아버지." "나는, 패트리샤의 다정한 남편." "저, 저는 줄리앙 오빠의... 동생이고요오." "나는, 듬직한 아버지 하비의 하나뿐인 아들." "나는, 별 보기를 좋아하는 우리 아들, 윌버의 어머니." "저는, 케이트의 최고의 친구예요!" "나는, 바르거스의 못난 오빠." "나는, 루이제의 못난 딸."




"뭐...라고?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상침식파 현 차원 부상까지 약, 약 10초!! 이미 손쓸 수가 없습니다!


"지금부터 폐하를 막아서는 이 하찮은 소녀를, 부디 용서치 마시길." 


끝도 없는 아픔을 견디는 법을 아는 '내가' 있다.


이길 수 없는 존재에게 맞서 싸워, 많은 동료를 잃었던 '내가' 있다.

그리고 또,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더 많은 아픔을 아니까,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인간들, 지금은 물러나서, 꼴사납게 도망쳐서, 그리고 더욱더 필사적으로 준비해서 최고의 무대에서 폐하를 알현하도록 하세요."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마에스트로오오오오!!!!!!!!" 


"그리고 폐하, 바라건대 이 하찮은 소녀의 피로서, 갈기갈기 찢긴 육신으로서, 그리고 고통에 찬 비명으로서, 오늘은 이만 노여움을 풀고 돌아가 주소서." 


몸을 바친다.

그리고, 갑자기 모두의 눈앞이 캄캄해지고, 한없이 고요해진 가운데.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찢어지는 소리가, 분명히 돼지 울음소리보다는 추하고 비참한 비명이 한동안 울려퍼진다.


...



...허억! 뭐였지? 아앗, 이, 이상침식파 반응 소실! 퇴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마에스트로 네퀴티아의 반응 소실! 이건... 대체...



(...젠장. 젠장!! 네 년 주제에 겨우 그걸로 속죄라도 할 셈이야? 인격이 박혔다고 미안한 마음이라도 배운 거냐? 웃기지 마!! 가증스러운 그림자!!!!)


(......미안했어요. 우습겠지만.)


(그리고 팬케이크, 먹고 싶었는데.)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