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군대 여왕벌?


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 있었음


여왕벌짓만 한게 아니라 씹페미이기도 했는데 정말 어메이징한 년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본인 이야기를 하자면 사단 인사처의 부사관 출신임

보직명은 밝히지 않고, 주 업무는 병상자 입원,병가,보험처리/휴가 중 해외여행 희망자 서류작성 및 교육을 기본으로 하고 인사처 막내인지라 맨날 이리저리 출장을 다니곤 했음


보통 1년에 200일에서 250일 정도 훈련장 나가서 좆뺑이치고 나머지 기간은 부대에 돌아와서 쌓인 업무하고 끝나면 또 출장 나갔다고 보면 됨


원래 중사나부랭이가 하는 일이 아니라 상원사나 준위가 하는 일 이라고 하는데 희망자가 없어서 임시로 하사 꽂아 놨다가 어떻게든 굴러가길래 계속 박아 놓고 안꺼내준 병신 같은 케이스 ㅇㅇ..


내가 막 중사를 달았을 때(그 보직에 하사가 앉아 있는거 보기 좀 그렇다고 조기진급시켜줌 개꿀) 새로 온 정훈장교가 문제의 여왕벌이었음


본인 오피셜로는 아이돌 데뷔하려고 연습생이었는데 자기가 데뷔하고나서 팬들이랑 공감할만한 특징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면서 ROTC에 지원했다고 함


???


이건 뭔 씹...


아무튼 이 년이 우리 부대에 올 당시 부대는 40일 짜리 영외훈련을 조지고 있었는데, 원래 이 년은 사단급 정훈장교가 아니라 대대급에 들어갈 예정이었음


근데 이 년은 대대급의 훈련장에 들어가서 텐트에 짐 풀기도 전에 다짜고짜 대대장 텐트에 들어가서 상담을 신청했다고 함


그리고 다짜고짜 꺼낸 말이 "제가 상상하고 원했던 군 생활은 이런게 아닙니다... 주둔지로.. 보내주십쇼..."하면서 존나 울었다고 하네


그런데 어떻게해.. 사단 전체가 훈련이라 주둔지는 사실상 최소한의 인력만 남기고 죄다 훈련장으로 나와있는데..


결국 이년은 사단급에 배치될 예정이었던 남자 정훈장교와 임시로 보직을 교체, 사단 정훈실에 배치됨.


당시 사단 선임 정훈장교는 대대급에서 여단급으로, 여단급에서 사단급으로, 사단급에서 군단급까지 빠르게 보직이 변경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씹능력자였는데, 이 년이 오자마자 자기 정훈 텐트에서 쫓겨나서 내가 일 하고 있던 산꼭대기 통신 중계소로 끌려오게 됨


남녀가 한 텐트에 머무르게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날이 좋다고는 하지만 여군을 이슬 맞으며 자게 할 수도 없는 와중에 사단 본부어딜 가도 잘 만한 공간은 나오지 않는 상황에 그나마 자리가 있는게 산꼭대기에서 중개기(RLI) 설치하고 통신중계하던 텐트 뿐 이어서 어쩔 수 없었음


그것도 새로 온 그년이 "그냥 돌아다니면서 훈련하는 병사들이랑 간부들 사진찍으면 되는거 아닙니까?"라면서 자신만만하게 말을 해서 정훈장교도 "상황이야 이렇게 되긴 했지만 그렇게 어려운 일을 지시한거도 아닌데 설마 제대로 못하겠어?"라고 생각하며 올라왔다고 함.


훈련 끝나면 군단으로 보직을 옮겨야해서 마지막 훈련에서 좋은 사진을 못남기고 떠나는게 아쉽다면서 통신소 일 도와주는데 좀 안타깝더라..


물론 훈련 후 결과를 확인할 때 새로 온 정훈장교의 사진은 전체적으로 씹창남


비율이나 색감같은 문제가 아니라 렌즈가 흙을 뒤집어썼는데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찍어서 뿌옇다거나, 카메라 조작을 하지 않아 노출값이 과하게 높은 상태여서 사진이 하얗게 뜨거나 하는 등의 문제였음.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사진을 찍을 줄 모르는 년이 사진을 찍겠다고 나대다가 그지랄난거



암튼 이년은 본인이 오피셜로 말 했듯 아이돌 연습생이었다는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나름 예쁘장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는데, 덕분에 그년과 함께 부임한 장교 몇몇이 그년에게 빠져있었음


그리고 출퇴근길이 멀어서(사단 숙소와 사단 본청의 거리가 약 3km정도) 힘들다면서 매일같이 어필함


그러면서 결산 회의 때 종종 건의사항을 냈는데, 그게 "간부 출퇴근 버스 운용"이나 "참모단 전속병 추가배치"같은 철저하게 자기가 편하고 싶어서 내는 건의가 많았음


간부 출퇴근 버스 운용은 지랄 ㅋㅋ


대부분의 참모단 간부들은 이미 자차를 가지고 있거나 친한 간부의 차를 얻어타고 출퇴근 하거나 운동삼아 뛰어다니는 사람들 뿐이었음


아니면 자전거를 샀거나


근데 이년은 그것마저도 싫었는지 결국 정보장교를 꼬드겨서 대출 끌어다 차를 사게함


그리고 정보장교는 정말로 이 미친년의 전속기사라도 된 것 마냥 이년의 출퇴근은 물론이요 휴가때 역이나 터미널까지 태워주거나 퇴근 후 시내까지 모셔다주고 모셔오는... 그야말로 무급노예처럼 차를 운전하기 시작했음


옆에서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저게 무슨 미친지랄인가 싶었는데, 정보장교는 나름 이 년이 꼬리도 살랑살랑치고 있고 관심도 있다고 어필도 하고 있다면서 곧 자기한테 넘어올 것 같다면서 신나있더라


문제는 내가 구경하는 그 년의 노예까 된 장교가 그 새끼 하나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음


이 미친년은 이미 통신대대의 모 대위와 모 소위에게도 손을 뻗었었는데,


모 대위는 그나마 이미 와이프가 있어서 그년의 마수에서 어찌저찌 빠져나간 것 같았다만 이제 막 부임해온 24살 소위 나부랭이가 여왕벌이 꿀냄새 풀풀 풍기면서 주변을 돌아다니고 꼬리를 치는데 버틸수가 있나


당시 롤 마스터티어, 오버워치 그랜드마스터 티어였던 이 소위는 이 년과 듀오를 돌리거나 새벽까지 대리게임을 조지다가 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징계까지 받는 사태가 벌어짐


파견을 다녀오기만 하면 그년이 끌고 다니는 간부들이 바뀌는데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와중, 때가 와버림


장교를 넘어서 부사관들에게까지 꼬리를 치기 시작했던 이 년이 결국 인사처에도 마수를 뻗기 시작한것..


오전에 군단 출장을 가야해서 출발 전 미리 업무를 해결해놓으려고 새벽바람을 맞으며 출근한 내 자리위에 떡하니 정훈 카메라가 올려져 있더라고


뭐지 시발???

이거 정훈카메라 아니야??

등록번호 정훈꺼 맞는데??


아직 병사들은 잘 시간이니까 당직서고있던 선임한테 찾아가서 커피한캔 바치면서 혹시 카메라가 왜 내 자리에 있는지 아느냐? 하고 물어보니 정훈병이 알거라고 함


마침 정훈병도 곧 당직들어올 시간이어서 오기를 기다리며 내 업무 보다가 찾아가서 물어봄


"어? 참새 중사님, 정훈장교님 말씀으로는 오늘 오후에 있는 행사에 촬영지원 가주신다고 하셨다면서 카메라 가져다두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개 병신같은소리야... 그런거 들은 적 없어... 시발 난 군단에 출장 나가야한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정훈병이랑 이야기를 해보니 결론은 간단했음


이 씨발련은 지 일이 하기 싫어서 나에게 짬을 때리려고 선 짬때리기를 시전한거고, 난 이미 사단명령으로 군단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것


실제로 군단으로 가기 위한 배차는 이미 내 놨고, 운전병도 차량을 준비해둔 상태.


내 업무만 마무리하면 운전병과 함께 서류 챙기고 군단에 가서 업무보고 훈련장으로 가면 되는 상황이었음


정훈장교는?


휴가였다


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지 휴가 쓰고 싶은 날인데 행사가 있어서 정훈 업무는 봐야하고 따로 시킬 사람은 보이지 않으니 나한테 짬 때리기를 시전한 것


그래서 출장 나가다말고 그년이 슬슬 일어날 시간 쯤에 전화를 함


그래도 간부라서 매일 아침 체력단련을 할 시간 쯤이면 출근을 할테니 그보다 조금 늦은 시간이면 되리라는 판단이었고, 그년은 전화를 받았음


"정훈장교님. 제 자리에 카메라 뭡니까?"

"아~ 참새장교님. 정훈병한테 이야기 했는데 못들으셨나보다~ 저 오늘 휴가라서요~ 어제 퇴근 전에 오늘 사단 행사에 사진 찍는거 부탁좀 드려달라고 했는데~"


전화너머로 들려오는 아양 떠는 목소리가 끔찍하기 그지없더라


"몇 시에 부탁하셨습니까?"

"17시 40분쯤이요. 제가 항상 그쯤 퇴근하니까요. 정훈병이 바로 갔는데 자리에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렇습니까? 전 어제 22시 30분쯤 퇴근했는데."

"... 잠시 자리 비웠을 때 갔나보네요~"

"저는 퇴근할 때 까지 다른 부서 갈 일 없으면 자리 안비웁니다."


그제서야 상황이 뭔가 심각해진걸 알았는지 조용해짐


"저 오늘 군단 출장나가는거 모르십니까?"


알아야함


월요일 아침회의 때 마다 참모단은 사단장님께 일주일간 부대운영 계획을 보고해야하고, 그 계획 내에는 각 부서별 어떤 간부에게 특이사항이 있다면 그것을 보고하고 있었으니까


당연히 누군가 출장을 나간다면 그 내용도 포함되어있음


"그래도~ 출장 나가시기 전에~~ 행사에서~~ 사진 쪼~~끔만~~ 찍어주고 가시면~~"


진짜 이런식으로 말 하면서 존나 아양을 떨기 시작하는데 이미 군단으로 출발한 상태였고, 무슨 지랄을 해도 사단 행사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출발하면 시간에 맞춰서 군단에 도착 할 수가 없었음


정색빨면서 "행사에서 사진 찍어주고 출장 출발하면 군단 훈련시간 못맞춘다. 그거 감당 할 수 있느냐?"라면서 지랄하고 전화 끊음


조금 뒤에 정보장교랑 몇몇 선임들이 메시지랑 전화로 "아니 취미로 사진찍고 다니는 새끼가 그까짓 사진 몇장 찍어주고 출발하는 것도 못해주냐~" "운 좋게 조기진급좀 했다고 개념이 없어졌냐~"라는 식으로 개지랄을 하는데, 진짜 무섭더라


도대체 그년이 무슨 마술을 부렸길래 누가 봐도 그년이 존나 잘못한건데 시발 참모단이랑 사단 본부에 있는 간부들이 그년 편을 들어주나 싶었음


결국 출장 다녀오자마자 참모장님한테 불려가서 좀 혼나다가 사단장실까지 불려갔는데, 다행인지 당연한건지 사단장님은 이미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고 계셨음


새벽 달이 떠 있을 때 출근해서 밤이 깊었을 때 퇴근하는게 당연한 그년에게 홀릴 여유도 없는 사단 공식 씹노예 인사처의 선임분들과 인사참모장님 덕분이었음


사단장님은 출장나가서도 마음고생 많았을텐데 훌륭하게 임무마치고 돌아와줘서 고맙다면서 커피한잔 내려주셨고(전 CP병이 전역하면서 선물로 커피기계 선물하고감)


정훈장교는 며칠 뒤 70%감봉이라는 개쩌는 징계를 처먹는 걸로 엔딩을 맞음


그년에게 빠져서 차를 샀던 정보장교는 매달 갚아야하는 돈을 견디지 못하고 이리저리 돈을 빌리다가 결국 군인적금까지 깨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고,

그년의 계정을 좆빠지게 돌리고 듀오를 뛰던 통신소대장은 결국 자기 소대에 새로 들어온 하사와 함께 맛집탐방을 다니는 취미로 갈아타게 됨


이 미친년에 관련된 썰은 이것 말고도 좀 있는데 다 적으면 5000자 분량이 아니라 2만자 분량도 가뿐하게 넘어갈 것 같아서 하나만 품


아니 근데 시발 서류 곧 도착한다길래 시간 잠깐 남아서 뻘글싸는데 왜 아직도 서류가 안오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