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라 메이드 서비스의 하루는 오늘도 똑같이 시작된다.

여느 때와 같이 관리자의 의뢰를 받고 회사의 청소를 하는 날.

다른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난 이후 조용한 회사에 모네의 활기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으아~회사가 텅 빈 검다~"


"시끄럽게 굴지 마세요,모네. 회사에 주인님이 계시지 않다 하더라도 이 곳은 어디까지나 저희가 책임감을 가지고-뛰지 말라니까요!"


저 앞으로 뛰어가는 모네를 잡기 위해 릴리도 뜀박지로 그녀를 쫓아갔다.



"너도 뛰어버리면 어떻게 해...."




리코리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 둘의 뒷수습을 하는 것이 으레 그녀이기에 그런 것이리라.


리코리스가 아직까지 생글생글 웃고 있는 베로니카에게 새침하게 물었다.



"그래서? 우리 메이드장님은 내가 저 꼬맹이들을 잡아오는 동안 어디부터 치울 거야?"



"제가 주인님의 사장실을 맡도록 하겠습니다. 모네나 릴리가 맡기에는 위험한 아티팩트가 너무 많아요."


"음....그야 그렇지. 알겠어. 그럼 청소 끝나고 연락 줘. b포인트에서 합류하자."


"네,알겠습니다."



걷기를 몇 분,리코리스는 손을 흔들며 사장실 앞에서 베로니카와 헤어졌다.


홀로 남은 베로니카였지만 그녀에게 이정도 청소쯤이야 식은 죽 먹기였다.


바닥에 쌓인먼지를 쓸어내고 진열장에 잔뜩 놓인 머신갑트로피도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았다.

원래라면 1시간이 넘게 걸릴 양이었지만 그녀의 초인적인 육체는 20여분 만에 사장실의 책상만 남기고 있었다.



"어머. 이렇게나 빨리....."



재빠르게 청소를 끝내고 나니 릴리를 비롯한 세 명이 오기까지는 시간이 남은 걸 눈치챘다.

자연스레 그녀의 눈에는 유일하게 자신이 아직 청소하지 않은 사장의 책상이 들어왔다.

베로니카는 홀린 듯 그 곳에 가까이 다가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의자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의자를 보며 원래 그 자리에 앉아있을 이,관리자이자 주인님의 말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병기로서의 삶에 가치를 준 것은 그였다.
동료를 그녀에게 선사해준 것 또한 그였다.

그리고 맨션 마스터와의 해묵은 관계를 청산하고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 것 또한 그였다.

사용인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신이 받은 것이 더 많은,그야말로 이상적인 주인.

설령 거의 만난 적 없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뛰어난 기억력은 이미 사장이자 관리자인 주인님의 모습을 눈에 보이듯 기억해낼 수 있었다.




털썩!


끼익-



순간 끓어오르는 호기심.

그리고 그것을 감추지 못하고 고급스러운 사장 의자에 살짝 앉아본 베로니카.

의자는 살짝 삐걱였지만 이내 금새 부드럽게 베로니카의 몸을 감쌌다.


'이곳에서 주인님이 명령을 내리는구나'


잠시 우수에 찬 그녀였으나 관리국 최고 책임자인 그의 방에 있는 의자가 평범할리가 없었다.




'비적격 탑승자 확인. 프로토콜 Capture발동및 Admin의 호출을 실행합니다.'




의자에서 흘러나오는 무기질적인 목소리.

수많은 전장을 헤쳐나왔던 그녀였기에 판단은 빨랐다.

곧바로 의자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구관리국의 아티팩트는 그녀보다 한층 더 빨랐다.





위잉~ 촤르르르륵.






베로니카가 손을 대고 있던 팔걸이에서 수많은 사슬이 뻗어나와 그녀의 팔을 고정시키고

발을 편히 쉬게 해주던 발받침은 순식간에 넓게 늘어나더니 형태를 바꾸어  그녀의 발목을 구속했다.





"릴ㄹ-!"




도움을 요청하기도 전에 목받이가 재빠르게 길쭉해지더니 이내 베로니카의 눈과 입을 단단히 틀어막았지.

혹여나 침입자가 구조를 요청하는 것을 막기 위함의 조치지. 프로젝트 Cap(ture).




"흐응읍!! 우웁!!"





거칠게 반항하며 의자에서 일어나려는 베로니카였지만 구속은 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애초에 단순한 강화인간의 힘으로 풀릴 정도의 구속이었다면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대로 다른 3명이 오기라도 한다면 수치스러운 상황이 틀림없었다.

 싫다.

모네나 리코리스야 그렇다쳐도 자기를 존경하는 릴리한테까지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베로니카는 온 힘을 쓰며 구속에서 벗어나려고 발악하고 그 결과 팔의 구속을 약간 해제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기쁨에 취한 것도 잠시, 다시 한 번 기계에선 무기질적인 음성이 출력됐다.





'target의 강한 저항력 확인. Admin허가를 받은 개체 Type-S로 측정.
프로토콜 Cap의 실행을 중단,넥스트 시퀸스로 이행합니다."


그와 동시에 재갈 안쪽에서 달콤한 향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으읍? 으으으읍?!?!"


향을 살짝 맡자마자 그것이 무슨 용도인지를 깨닫고 발버둥치려한 베로니카였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맨션 마스터 밑에서의 시간을 통해 각종 독가스를 비롯한 여러 약품에 내성이 있다 자신하는 베로니카였지만 이 향은 달랐다.



이내 베로니카의 몸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있었다.

오직 그녀가  구속된 상태이기에 계속해서 거친 숨만 내쉴 뿐이기에 겉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었다.

성욕이 점점 강해졌건만 그를 해소할 수 없기에 그녀의 몸은 점점 더 괴로워지기를 반복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진즉 광인이 되고 베로니카같은 초인조차 버거워하는 이 의자.


사실 이 의자는 사장이 앉으려고 만든 게 아니라 어떤 특정한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


몸의 자유를 속박하고 계속해서 구속하며 결코 해소될 수 없는 성욕의 갈증을 느껴 고통을 느끼는 것만에 특화된 의자.







이 의자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어찌저찌 세라펠을 데려온 관리자였지만 엄연히 마왕인 그녀를 컨트롤할 수단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내 그는 그녀를 이 회사에서 얌전히 굴게 해줄 만할 장치를 고안했고 그 프로토타입이 바로 이 의자였다.


다만 이런 장치를 사람들에게 들키면 곤란하기에 사장실에 갖다놨고 원래는 아예 치워놔야 했지만 그만 깜빡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관리자는 세라펠의 힘과 지식을 이용하고 새라펠은 그를 통해 만족할 만한 고통을 얻는 일종의 윈윈관계.

특히 세라펠은 성에 관련한 고통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그래봤자 이 의자도 세라펠에겐 한 때의 오락에 불과할 뿐이다.






하지만 그건 마왕들의 육체이기에 가능한 이야기고 어디까지나 '인간'의 범주에 머무르는 베로니카는 그야말로 죽고 싶은 기분이었다.


눈과 입이 모두 막혀있기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미 베로니카의 눈은 풀린 채 침을 흘릴 정도로 엉망이 된 상태.

결코 가지 못하게 하는 의자지만 그 쾌락의 축적치만큼은 이미 절정의 한계를 넘은 지 오래였다.


도움을 불러야한다는 생각도 이미 사라진 채,그저 끊임없이 쾌락에 몸을 움찔거리기만 하는 암컷.


그것이 현재 베로니카의 상태였다.






끊임없는 쾌락의 연쇄에 베로니카가 정신을 잃기 전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은가? 정신 차리게!"





휴식 중 의자에 누가 앉았다는 시스템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달려온 관리자였다.


세라펠한테는 아직 이 의자의 존재를 밝히지 않은 상태였던데다가 아직 이 시간까지 회사에 남아있을 인원이라고 하면 자신이 부른 플로라 메이드들이 전부였기에.



사장실로 곧장 달려가서 관리자가 본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 정숙하고 우아한, 항상 예절을 잊지 않았던 메이드장이 의자에 꽁꽁 묶인 채 헐떡이는 꼴이라니.


재빠르게 관리자는 의자의 구속을 풀어주고 힘이 빠져 넘어지려는 베로니카를 안아들었다.


"괜찮은가?"



베로니카는 그 모습을 다시 한 번 눈에 새겼다.

자신이 위험할 때마다 항상 자신을 도와준, 단 한 명밖에 없을 자신의 주인.

이 순간 베로니카의 안에서 무언가 툭! 하고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아,주인님..."

"베로니카양?"


평소의 그녀였다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추태를 보여 죄송하다는 말 정도로 끝났을 터이다.

여느 때와 같은 코핀 컴퍼니의 사소한 해프닝.

하지만 이미 그녀는 의자에서 맡았단 향 때문에 정신이 반 쯤 나간 상태였기에 이 해프닝을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콰당!



자신을 안아준 관리자를 그대로 책상에 거칠게 눕히는 베로니카.

그녀의 끈적한 눈빛을 보자마자 관리자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짐작했다.




"수,수고했네. 의뢰비는 내가 이미 입금해뒀으니 돌아가면...."




어떻게든 그녀를 진정시키려는 관리자였으나 이미 베로니카의 눈에는 관리자말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자신 말고도 이미 그의 곁에는 매력적인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자신 또한 그들과 같은 선에 서기 위해선 최선을 다해야 하리라.







"하아....하아......주인님.....실례지만 아직 청소가....안 끝난 곳이 있는 것 같으니...."








베로니카는 천천히 관리자의 맵시있는 양복의 단추를 벗겨냈다.


츄릅-


 자신도 모르게 그녀는 어느샌가 군침을 삼키고 있었다.

잔근육이 보기 좋게 잡힌 관리자의 상반신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베로니카가 말했다.





"이 쪽의 청소는...제 몸으로 천천히 닦아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베로니카는 관리자의 얼굴에 자신의 입술을 천천히 가져다댔다.


쪽-


부드럽고 따뜻하지만 찌릿찌릿한 기분 좋은 느낌.


베로니카는 자신의 거추장스러운 메이드복을 스르륵 내려버렸다.

이제 자신은 메이드가 아니라 그의 앞에 서는 냉혹한 킬러니까.

죽이는 것은 그의 목숨이 아니지만.


깔끔한 디자인의 속옷만 걸친 그녀는 다시 한 번 관리자의 몸을 꽉 끌어안아 일으키고 관리자의 바지를 천천히 벗겼다.


"베,베로니카 양...자네는 지금 미약에 의해 이성적인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으웁?"


그런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런 말을 하는 관리자가 살짝 짜증나 베로니카는 그대로 다시 한 번 관리자와 입을 맞췄다.

관리자의 옷이 완전히 벗겨지고 드러난 우람찬 상징.

'아아, 역시.'


이 분은 완벽한 주인님이라고 베로니카는 생각했다.


"후우...플로라 메이드 서비스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인님. 메이드장으로서....혼산을 다해 모사겠습니다."


이내 베로니카의 손은 관리자의 하복부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고-













오늘 저녁 뭐 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