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들어본 적 있어?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라는 말. 괴테의 파우스트라는 작품의 유명한 말이야. 사실 그는 인간이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구원 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나봐."




















 "이건 여기에 놓으면 되지?"






 "마음대로 해. 어차피 또 어질러 질 테니까."






 "평소에 정리 정돈 좀 하고 살지. 나 없었으면 완전 돼지 우리잖아?"






 "사람이 사는 데 무슨 돼지 우리냐? 사람 우리지."






 "...우리라는 건 부정 안 하는 게 더 웃기네."






안녕하세요. 샤렌이다.






르네 씨가 어질러 놓은 물건들을 치우고 있다.






나도 같이 쓰는 사무소니까.






사무소가 이꼴이어서야 오지도 않는 손님도 쫓아내게 생겼다.






 "흐아암, 피곤하네. 샤렌, 너도 청소 그만하고 우리 티타임이나 좀 가져볼까?"






 "커피 타오란 소리 굳이 돌려 말하지 않아도 돼."






 "하하, 그래? 그럼 좀 부탁할게."






 "커피는 1층 내려가서 마시면 되잖아. 나 바빠. 학교 갈 준비 해야 돼."






 "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잘 갔다 와."






가족은 아니지만 르네 씨는 날 학교에 보내줬다. 






그것도 카운터들을 양성하는 카운터 아카데미로. 일단, 나도 카운터니까.






보호자는 르네 씨로 되어 있다... 탐탁지 않지만.






학생은 무조건 학교에서 배워야 한다며 저에게 설교한 것이 어그제 같다. 계산대로면 제 나이가 현재 17세 니까 학교에 다닐 나이가 맞긴 하네.






 "다음 소식입니다. 지하철 투신 자살이 또 한 명 늘어났습니다. 이로서 지하철 투신 자살 인원은 지금까지 총 4명으로..."






 "......뉴스에선 요새 저 얘기만 하네."






 "응, 화제가 될 만도 하지. 한 명도 아니고 4명씩이나 투신 자살을 하니까."






 "누가 밀었을 경우는 없어?"






 "글쎄...그렇다면 누가 보지 않았을까?"






 "...우리가 나설만한 건수야?"






 "아니, 경찰 선에서 잘 해결 되겠지. 애초에 저건 도시의 기이한 현상이나 그런 부류는 아니잖아?"






 "......귀찮다는 소리구나. 나 다녀올게."






 "참 너도 조심해, 샤렌. 지하철 타고 통학 하잖아? 아무리 카운터라도 지하철에 치이면 위험하다고?"






 "걱정은. 간다."






그렇게 평소와 같은 하루가 시작되었다.












카운터 아카데미에 왔다.






여전히 같은 풍경이군.






잠을 자는 아이, 친구와 떠드는 아이들,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아이






솔직히 말해서, 매번 보는 거지만 늘 재밌다.






오래전의 저에게 이런 풍경은 기대할 수 없었으니까.






저런, 감상에 젖을 틈도 주지 않는군.






 "좋은 아침이야, 허접 씨?"






 "친구에게 허접이라 부르는 건 좋지 못한 행위라고 저번에 말했을 텐데? 혹시라도 상처 받아서 너랑 연을 끊어버리면 어쩌려고?"






 "흥, 허접을 허접이라 부르지 그럼 뭐라고 해?"






이 노랑 양갈래 머리를 한 아이의 이름은 나이엘 블루스틸.






......굉장히 알기 쉬운 타입의 학생이다.






학교에 적응하는 첫 날 학교를 알려 달라고 말을 건 게 이 학생이었다.






...정말 기뻐하더라.






그런데 칼은 대체 왜 세 개씩이나 차고 다니는 걸까? 하나밖에 안 쓰면서.






아직도 의문이다.






 "오늘 시뮬레이터 시간에 반드시 신기록을 세워 줄 테니까!"






 "그래, 그래라."






 "뭐야, 반응이 왜 그래? 좀 더 열정적으로 반응하라고!"






 "와! 나이엘 넌 정말 굉장해. 오늘의 너라면 그 유미나의 기록을 깰 수도 있겠어!"






 "끄응... 유미나...감히 이 몸의 앞길을..."






이렇게 말했긴 해도 나이엘은 제법 강하다.






아카데미에서 3등이라는 기록을 소유하고 있으니까.






혼자서 2종까지는 잡을 실력이 된다.






원래는 2등이었는데 혜성처럼 등장한 유미나라는 학생에게 밀려 3등이 됐다.






유미나라는 학생이 궁금해지네.






아, 나는 몇등이냐고?






한 14등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자, 모두 자리에 앉도록."






수업이 시작 되려나 봅니다.












 "아침에 그 뉴스 봤어?"






 "어, 이제 지하철 무서워서 어떻게 타."






쉬는 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모여서 아침에 화제가 되었던 뉴스 이야기를 한다.






특히, 여학생들 쪽이. 지금까지 피해 학생들은 모두 여학생들 이었으니까.






 "야, 허접."






 "내 이름은 허접이 아니라 샤렌이야."






 "크윽, 그래 샤렌. 넌 어떻게 생각해?"






 "뭘?"






 "뭐긴, 뉴스 말이야 뉴스. 뭐, 이 나이엘 님이 그런 일을 당할 일은 없지만 말이야. 친구로서 네 의견을 묻고 싶군."






 "친구? 무슨 친구?"






 "...어? 우리 친구...아니었어?"






 "우리가... 친구였어?"






 "그럼 같이 떠들고, 밥 먹고 그랬던 건 뭐야? 친구라서 그랬던 거 아니야?"






나이엘의 눈이 떨린다.






 "그런 걸 친구라고 하는 거야? 미안 잘 모르고 있었어. 앞으로 잘 부탁해, 나이엘."






 "......흐흥, 원래 이 몸에게 친구 따윈 필요 없지만 특.별.히. 허가 해주지."






애써 눈물을 삼키는 것 같았다. 안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지하철 투신 자살 사건, 넌 뭔가 알 것 같은데. 이런 쪽에 전문이잖아."






 "전문은 무슨...그냥 사무소에서 일하는 거라니까."






 "됐고, 아무거나 말해봐."






 "......이 일련의 사건들은 다 다른 곳에서 일어났지만 결국 하나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해."






 "어째서?"






 "투신 자살 시간이 거의 비슷하잖아. 잘 봐. 사망자들은 전부 여학생들. 그리고 투신 자살 추정 시각은 5시 언저리야. 뭐 생각나는 거 없어?"






 "흠......모르겠는데?"






 "그래, 뭐 몰라도 돼. 학생들은 전부 학교가 끝난 방과후에 모종의 이유로 투신 자살을 한 거야."






 "듣, 듣고 보니 그러네? 5시면 카운터 아카데미도 끝날 시간대잖아!"






 "그 얘기, 나에게도 자세히 들려줄래?"






 "너는..."






누구지? 이런 학생이 우리 반, 아니 학교에 있었나?






나와 같이 새하얀 머리를 한 소녀였다. 다만, 어딘가 이질감이 느껴지는 듯한 감이 들었다.






마치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듯한...






 "야, 넌 같은 반 애 얼굴도 기억 못하냐?"






 "됐어, 나이엘. 그럴 수도 있지. 내가 워낙 존재감이 없는 터라, 하하. 내 이름은 헥센. 헥센이야. 잘 부탁해?"






 "헥센? 독특한 이름이네."






 "응, 독일 출신 이거든."






 "난 샤렌이야. 잘 부탁해, 헥센."






 "그래서 아까 전에 네가 한 얘기들... 내게도 들려 줄 수 있어?"






 "그래, 어렵지 않지."






나는 헥센에게 방금까지 했던 얘기들을 전부 들려주었다.






 "그렇구나. 고마워. 여동생이 지하철로 통학을 하거든. 걱정이 돼서. 앞으로는 지하철을 타더라도 방과 후는 피하라고 해야겠다."






 "여동생 때문이었구나. 좋은 언니네."






 "고마워, 하하. 아 맞다. 혹시 너희 둘의 연락처를 좀 알 수 있을까?"






 "알았어...여기."






 "흥, 이 나이엘 님의 번호는 비싸지만 특별히 주도록 하지, 자."






 "고마워, 그럼 가볼게."






해당 사건은 방과 후까지 아이들의 구설수에 올랐다.












학교를 나서려는 데 밖이 소란스럽다.






누구 연예인이라도 왔나?






밖에 서있던 건 연예인도 붕어빵 아저씨도 아닌 내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하긴 가만히 서 있으면 사람들 관심을 끌만한 외모이긴 하지.






르네 씨가 정확히 몇살인지는 모른다.






20대 일수도 있고, 30대, 혹은 40대 일수도 있다.






절대 동안 때문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거다.






거기다 키도 185정도 되니 인기가 많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인기를 꺼려하는 것 같다.






르네 씨의 가장 큰 특징은 안경이다.






안경을 무슨 일이 있어도 벗으려 하지 않는다.






잘 때도 안경을 쓰고 자고 심지어 씻을 때도 안경을 쓰고 씻는다.






안경이 본체인가?






지금까지 르네 씨 브리핑이었습니다, 이상.






 "......여긴 왜 왔어? 걱정 돼서 데리러 온 건 아닌 것 같고."






 "...할 일이 생겼다, 샤렌."






 "뭔데. 혹시 지금 일어나는 그거?"






  "그래, 지하철 여학생 연속 투신 사건."






 "...결국 우리에게 넘어 오는 거야?"






 "의뢰다."






 "의뢰라고?"






 "어, 내용은 '발푸르기스의 밤'을 퍼뜨리는 악마를 잡아달라야. 의뢰인은 카페 사장."






 "그 카페 사장이 이 일에 개입한 거야? 보통 일이 아닌 모양이네."






 "어서 가자. 희생자가 더 늘기 전에."






 "...출발하자, 르네 씨."






가방에서 총과 검을 한 자루 꺼낸다.






그렇게 평소와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샤렌의 외형은 마녀의 여행의 일레이나와 닮았고, 르네의 외형은 로보토미 코포레이션의 관리자 A에 안경만 씌운겁니다. 아, 나도 그림 잘그려서 그림으로 설명해주고 싶다. 일상파트는 쓰기 어렵네요. 읽기 쉽고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신조로 쓰고 있는데 재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