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고모님은 회장의 기억과 멘탈프린팅 관련 지식들을 전부 엠버쨩한테 기억스캔으로 강탈당함

그대로 죽을뻔했는데 우리 아들램의 자비로 인해 평의회에서 추방되고 현실세계에 덩그러니 남겨짐.

목숨 빼고 이제 남은건 진짜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씨게 좌절하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이상 밥 벌어먹고는 살아야 하잖아?

결국 위업이 아닌 생계유지를 위해 고모님은 다시 베타트릭스를 설립하고 신입사원을 하나 받게됨. 세상물정 하나도 모를거같이 생긴 평범한 외모에 새파랗게 젊은 카붕쿤.

아 ㅋㅋ 마침 잘됐네 호구처럼 생겼으니 적당히 써먹다가 버리면 되겠다 싶어서 채용. 고모님은 카붕쿤을 부려먹고 허드렛일을 ㅈㄴ 시킴. 쓰레기 치워달라 청소해달라 집데려다달라 밥해줘라 등등등.

특이하게도 고모님이 애 부려먹다보니 점점 묘한 감정을 느껴가는거임. 자기가 한번도 못겪어본, 어릴때 아빠로부터도 느껴보지 못한 그런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함.

없는 살림에 둘이 점심밥차려서 먹고,
일하다가 ㅈ되서 좌절하고,
키오스크 쓸줄 몰라서 카페에서 20분동안 바보짓하다가 카붕쿤덕분에 겨우 주문해보고,
사무실에 바선생 나와서 기겁해갖고 사무실 뒤집어지고,
카붕쿤이랑 술먹고 거나하게 취해서 할말 못할말 다하고 카붕쿤한테 어헑헕헑허 하면서 징징거리는 등등

이런 지극히 소소한 일상들이 뭐라고 그렇게 기억에 남는건지.

자신도 모르는 새, 나름 고모님도 카붕쿤을 애틋하게 생각하기 시작함.

그러던 어느날 카붕쿤이 인신매매조직한테 찍혀서 납치당해버림. 안그래도 씹세기말인데 고모님은 돈도 없으니까 치안 개씹창인 곳에 입주할수밖에 없었고.

예전의 고모님이었다면 애초에 폰 같은 버림말 정도로 쓸 생각이었으니까 알빠노? 했겠지만 걍 버리기엔 존나 뭔가 마음 한켠이 좀 그런거임.

그 아일 다시 못보는구나. 같이 일하지도 못하겠구나. 같이 웃지도 못하네. 밥도 못먹겠네?

다시 생각해보니까 살면서 머리굴리고 나쁜짓하고 도박할때 말고는 자기가 행복했던 적은 최근 카붕쿤이랑 보냈던 시간 뿐이었음.

지아링한테 응징당하고, 엠버쨩한테 데가리 뚜따당하기 직전까지 가면서 모든걸 잃어버렸는데, 또 잃어야 한다???? 이러면 눈 돌아가지.

고모님은 그 길로 카붕쿤을 구하려고 단신으로 사무실을 뛰쳐나가보는데 클론지아링도 없고 돈도 없고 아는 인맥도 없어졌고 카운터능력도 ㅈ만한 자기가 할수있는게 뭐가 있겠음?

자신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처음으로 깨닫고 극도의 절망에 빠지려는 그 때,

마침 알파트릭스 로고가 새겨진 자동차가 길가를 지나가길래 고모님은 혹시나 싶어서 도움을 청할려고 차도에 난입해서 차를 멈춰세움.

근데 이게왠걸. 차에 이진이랑 지아링이 타고있네???

고모님 얼굴 보자마자 이진눈나는 표정 확 구겨지면서 멱살 붙잡고 당신 같은 쓰레기가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아직도 버젓히 살아서 돌아다니냐며 윽박질름.

고모님은 바닥에 널브러진채 지아링 신발을 붙들면서까지 진짜 울고불고 절박하게 사정사정함.

이런 부탁 할 자격같은거 없다는건 아는데 제발 한번만 도와달라고. 내가 지켜야 할 사람이 위험하다고. 시키는 거라면 뭐든지 다할테니까, 어떤 대가라도 치를테니까 한번만 내 사람 살려달라고.


이게 예전에 존속살인 및 치밀한 음모행각을 꾸며놓고 악에 받힌 눈으로 다 너때문이라며 증오에 차있던 여자와 동일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비굴하고 치졸하고 절실하게 엎드려서 흐느끼고 있으니 이진도 지아링도 좀 당황함.

처음엔 지아링도 냉담하게 쳐내려고 했는데 지켜야 할 사람이 있다는 고모님의 말 때문에 그녀에게 심경의 변화가 생겼음을 짐작, 인간은 고쳐쓸 수 있다는 가능성에 걸기로 하고 고모님을 돕기로 하는거지.

그렇게 조직은 박살나고 고모님은 카붕쿤을 구하는데 성공. 고모님도 카붕쿤 보자마자 구둣발로 헐레벌떡 달려가서는 대뜸 끌어안아버림.

긴장 풀려갖고 숨 몰아쉬면서 "다신 못보게 될까봐 무서웠어. 너무 늦게와서 미안해." 하고 미안해 미안해만 울먹이며 연거푸 되뇌이는 고모님한테

"울지마세요. 사장님이면 구하러 와주실줄 알았으니까요. 이렇게 정말 구하러 오셨잖아요? 괜찮아요." 하면서 토닥여주는거임.

마음 한 켠과 머리로부터 끓어오르는 감정의 소용돌이 + 처음으로 내 소중한 것을 지켜냈다는 고양감과 안정감에 고모님 울음 못참고 애처럼 겁나 울어재끼기 시작하며 해피엔딩임.

아무튼 세상에서 체스나 도박 외에 처음으로 "자신을 채워주는 다른 무언가"를 찾게 되서 이렇게 둘이 순애루트 착착 밟아나가는 단편이 보고싶다

줄거리 컴팩트하게 던져줬으니 "써줘"

고모님도 기대하고 있으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