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a's Note 모음



















 "그러니까 저 은발의 꼬맹이가 너희 리더 가은 맞지?"







 "네, 맞아요. 저기서 뭘 하는 중일까요?"







 "누군가를 기다리는 거 같은데?"







 "아아, 벌써 지친다 지쳐. 이런 눈 오는 추운 날에 뭐하고 있는거람? 나는. 빨리 들어가서 쉬고 싶은데."







 "죄,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미야 씨 잘못 아니에요. 비올레 씨도 의뢰를 맡았으면 좀만 더 진지하게 임하세요."







 "...이젠 나보다 어린 애한테도 꾸중을 듣는구나~"







 "전부터 궁금했는데 비올레 씨는 왜 그렇게 매사에 대충대충이에요?"







 "나? 흐음... 여기에는 굉장히 슬픈 사연이 있지."






매사에 귀찮아 하는 데에 뭔 사연이 있다고...







 "그래도 정작 일을 하면 제대로 처리 하잖아요. 조금 더 일에 진지하게 임하면 보너스도 나오지 않을까요?"







 "으음...보너스라... 좀 구미가 당기네."






돈 얘기를 꺼내야 움직이는 건가. 역시 용병이다...







 "그래도 역시 안 돼. 난 건성건성 일하는 게 좋거든. 내가 아는 사람에게 배운 삶의 태도라서 말이지. 그래도 일처리는 확실히 한다고? 이래 봬도 S급 용병이니까."






 'B급 카운터 아니었나...?'







 "앗, 저기 누군가 왔어요!"



















 "...저게 뭐지...? 어이 아가씨, 저런 거 본 적 있어?"






왜 맨날 아가씨라고 부르는 거야.







 "...전혀요. 저게 뭐지? 로봇인 거 같기는 한데... 미야 씨는 본 적 있어요?"







 "네, 네? 저요? 어..."







 "네, 알고 있어요. 저분 코핀 컴퍼니의 사장님이에요. 모습이 워낙 독특해서 기억해두고 있었어요."







 "...사장? 저게?"







 "저 로봇이... 사장이라고요?"







 "네, 아마 맞을 거에요. 자기가 그렇게 소개했으니까요. 저도 믿기지는 않지만..."



















 "뭔가 얘기를 하는 거 같은데... 멀어서 잘 안 들리네..."


















 "엇? 움직인다. 자, 우리도 슬슬 움직이자고!"













 "여긴... 게임 센터네?"







 "그러게요... 여긴 무슨 일로 왔을까요?"







 "게임 센터에 게임하러 왔겠지 뭘. 온 김에 우리도 한 판 하는 게 어때?"







 "...솔직히 말해봐요. 비올레 씨 미행할 생각 없죠?"







 "이건 노는 게 아니야. 관중 속에 녹아드는 기술 중 하나라고. 암살의 기본이지."






놀고 싶다는 소리를 이상한 이유를 붙여 설명하는 비올레 씨다.







 "...사실 저희끼리 미행할 때도 가은이는 게임 센터에 왔었어요. 그때는 혼자였지만요."







 "오, 그래서 뭘 했는데?"







 "인형 뽑기를 했었던 거 같아요. 전부 실패했었지만... 그때 격정적인 가은이의 모습을 처음 봤어요."







 "인형 뽑기를 좋아하나?"







 "그렇다고 하기엔 지금 다른 게임을 하고 있는데?"







 "그건... 그렇네요."







 "의뢰인 씨, 미행 대상이 또 격정적으로 반응 했었던 때가 있었어?"







 "글쎄요...아, 있었어요! 코핀 컴퍼니 사장님을 처음 만났을 때요! 사장님을 선생님이라 부르면서 흥분했었던 거 같아요."







 "그런가... 그럼 저 깡통 로봇이 미행 대상의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 이 말이구만. 그래서 미행 대상은 매주 목요일마다 저 로봇을 만나는 거고."






 "건성건성 하나 싶더니 거기까지 알아냈네?"







 "말했잖아? 일처리는 확실히 할 거라고. 어쨌든 난 고용된 입장이니까. 그리고 의뢰는 여기 까지다. 퇴장하자, 아가씨들." 







 "네? 어, 어째서요?"







 "의뢰 내용은 달성했잖아? 리더가 걱정 된다고. 하지만 꽤나 믿을 수 있는 사람... 아니 로봇을 만나고 다니는 것 같네. 감시가 목적이라면 더 해줄 수는 있는데... 어떡할래?"












 "아니요, 괜찮아요! 가은이가 저렇게 웃는 모습을 봤으니 안심해도 되겠죠!"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배웅까지 해주시고. 두분 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래, 조심히 들어가라고? 조심히 안 들어가면 우리가 치료비 내야 할 수도 있으니까?"







 "하하, 비올레 씨는 농담도 재밌게 잘하시는 것 같아요. 그럼 두분 모두 안녕히계세요!"







 "...농담 아닌데......"







 "그래서... 왜 미행을 중지한 거에요?"







 "응? 그야 방금 설명했잖아. 목적은 달성 되었다고."







 "그것 말고 다른 이유도 있는 것 같아서요."







 "...아가씨 눈치가 좋네. 대표님 덕인가?"







 "...그 아가씨란 호칭좀 그만 쓰시면 안 돼요?"







 "그건 내 맘이지? 그리고 말이야, 들켰었거든."







 "네? 뭐가요?"







 "뭐긴? 미행이지."







 "...그걸 들켰다고요? 언제부터요?"







 "처음부터...그 로봇에게."






 

 "그럴 수가... 그게 걸릴 수가 있어요? 완전 자연스러웠는데."







 "그 로봇... 보통 로봇이 아니야. 분명 뭔가 있어. 그게 뭔지 까지는 모르겠고. 그 로봇은 우리가 미행한다는 걸 알면서도 게임 센터에 간 거야. 자기는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그렇...군요."






난 그냥 귀찮아서 미행을 그만 둔 줄로만 알았는데...






진짜 일처리를 제대로 하기는 하는 구나...







 "그럼 우리도 돌아가자. 춥다."







 "그래요."












흰 눈이 내리는 거리






우리 둘은 그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대화는 딱히 하지 않았다.






대화 소재를 찾지 못했거든...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알겠지만...






왠지 모를 거리감이 있다.






항상 건성건성 웃으며 세상만사를 해결하려 하지만






그 웃음 속에 깊은 뭔가가 숨어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한 줄 요약하면...







 '어색해서 미치겠어!!!!!!!'






이렇게 둘이 나가본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데아 씨는 편해서 좋지만 비올레 씨는 어떻게 대해야 할 지 전혀 모르겠어...






남자들은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지...?







 "...비올레 씨."







 "응?"







 "비, 비올레 씨는 이데아 씨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끄아아아악!!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한 거지?






이 어색한 사이를 더 어색하게 하려고 작정이라도 한 건가?






아무렇게나 내지른 질문이 그거라니!






...부끄러워서 관짝에라도 들어가고 싶다.







 "아,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하하 허둥대지마, 대충 무슨 질문인지는 알겠으니까."






비올레 씨는 생각에 잠긴듯한 표정을 지었다.







 "흠... 뭔가 가만두기 싫은 녀석?"







 "...괴롭히고 싶다는 뜻인가요?"







 "아니, 꼭 그런 뜻은 아니고. 이데아는 말이지... 나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사람이야. 놓치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






비올레 씨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중요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






...뭔가 이야기가 재밌어지려 한다.







 "그 말은 혹시 이데아 씨를..."







 "뭐, 니 마음대로 생각해라. 얘기하다 보니 벌써 다 왔네. 역시 실없는 대화는 좋다니까?"






재밌어지려던 찰나에 벌써 도착해버렸다.






아깝네...







 "다녀왔습니다..."







 "으, 추워라... 대표님, 난로 좀 켜줘."







 "미안하지만 난로 키는 건 뒤로 미루자, 비올레."






르네 씨의 표정이 어둡고 진지하다.







 "...무슨 일인데?"







 "...이데아가 사라졌다."







 "이데아...씨가...?
















이데아가 실종됐다고? 어디로 간 거야, 이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