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a's Note 모음













 "그래서... 아이들은?"







 "응? 아이들?"







 "...아이들 이야기 들려준다며."







 "아, 맞다맞다. 또 까먹을 뻔했네. 요즘 기억이 가물가물해."







 "벌써 그럴 나이가 된 건가?"







 "...여자 앞에서 나이 얘기는 금기야, 잘 알아둬."







 "...미안하다."







 "그리고 언제까지 당신이라 불러야 해? 그냥 너라고 불러도 되지?"







 "그래, 그 편이 나도 편하니까."







 "...혹시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한 건 아니겠지?"







 "...21살이다."







 "우와, 대박! 나도 21살인데! 우리 진짜 친구였네?"







 "그래서 아이들 이야기는 언제 할 거야?"







 "아하하... 그래 슬슬 시작해야겠지?"













 "가웨인은 굉장히 밝은 아이야. 어떤 상황이든 웃음으로 해결하려는 아이지. 부모님이 용병에게 살해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야. 대단한 아이지? 검사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야. 자기 부모를 죽인 용병과 결투를 해서 원수를 갚으려고."






 "요즘 용병들은 총을 쓰는 걸 모르고 있는 건가?"







 "그냥 비밀로 했어. 저 아이의 희망사항을 꺽고 싶지 않아서."







 "트리스탄은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아이였어. 엄마는 집을 나가고, 아버지란 사람은 매일 술 마신 후에 딸을 폭행. 그러다 어느 날 트리스탄을 덮치려고 했데. 그래서 집에서 뛰쳐 나왔어. 계속 계속 도망치다가, 여기 도달했어."






 "...그런가."







 "그런 일을 겪었는데도 밝은 태도를 유지하는 거... 정말 대단하지?"








 "랜슬롯과 갤러해드는 남매 사이야. 랜슬롯이 오빠, 갤러해드가 여동생. 가족끼리 즐겁게 여행을 가는 길에 교통 사고로 부모님을 잃었어. 안타까운 건 랜슬롯은 진실을 알지만 갤러해드는 부모님이 돌아가신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는 거야."






 "모르고 있다고?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치, 그래야 하지, 그래야 하는데... 난 도저히 못 말하겠더라고. 누군가의 앞에서 네 부모님이 죽었다고 말해줄 용기가 없어. 무엇보다 상대는 순진한 어린이야. 너라면... 말해줄 수 있을까?"






 "...뭐, 때로는 열 마디 말 보다 한 마디 침묵이 나을 수도 있지."






 


 "...역시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 구나?"







 "그래서, 내가 가장 궁금한 건 그 녀석이다. 아서, 평범한 아이 같지는 않던데?"







 "...아서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몰라. 그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내 눈앞에 나타났어."







 "...호오?"







 "아서와 나는 서로 같이 여러 곳을 다니다가 보육원을 세우기로 했어. 하지만 아서는... 나에게 자기 과거 얘기를 한 번도 꺼낸 적이 없어."







 "흐음... 뒷골목 출신일 가능성도 있겠군."







 "네게 부탁이 있어."







 "뭔데?"







 "아서의 마음의 문을 열어 줘."







 "응? 그런 건 나보다 네가 더 전문일 텐데?"







 "아서는 나에게 자기 얘기를 꺼내지 않아. 항상 웃으면서 별일 아니라고 받아치지. 아마 자신이 이 보육원의 기둥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걸 거야. 하지만... 난 그런 아서가 너무 안쓰러워.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의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아서가 너무 안쓰러워. 난 아까 전 너에게서 희망을 보았어. 아서가 그렇게 웃는 건 처음 봤거든. 그러니까... 네가 해내 줘."





 "이봐, 난 용병이야. 이 보육원 빚을 갚는 것에는 도움을 주겠지만 그 이외는..."







 "부탁할게, 비올레 마리포사."






마치 자신의 희망을 건 것처럼






생글생글 웃던 표정은 어느새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고






그녀는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가능한 선에서 해보지."







 "진짜? 만세!"







 "많이 쉬었으니 일을 다시 시작하지. 일어나."







 "하아아아... 일하기 싫어..."











1주일 후...












 "......"






 "...으음......"






 "...일어나."







 "...일어났다. 그러니 너도 내려와."







 "......싫어."







 "죄, 죄송합니다, 형! 개, 갤러해드 그러지 말라고 했잖아..."







 "......칫."







 "일어나셨어요, 스승님? 자, 오늘도 빨리 수련을 시작하자고요!"







 "...난 제자 받은 적 없어. 빨리 내 방에서 나가기나 해."







 "안녕히 주무셨어요, 형? 어서 나와서 밥드세요."







 "그래, 알았어."







 "네, 빨리 준비하고 나오세요."







 "잠깐, 아서."







 "...네?"







 "오늘 나랑 잠깐 어디 좀 다녀오자."







 "? 네, 알겠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에에~ 아직 더 할 수 있는데..."







 "...너 오늘 나한테 몇 대 맞았냐?"







 2...23대요."







 "가웨인 오빠야는 오늘도 한 대도 못 때맀따."






 

 

 "으으으..."







 "그래도 첫 날 보다는 낫군. 그 때는 50대 이상 쳐 맞은 거 같았는데 말이지."







 "앗! 그거 칭찬 맞죠, 스승님!"







 "아니? 그럴리가. 원래 검은 한 대도 안 맞아야 해. 한 번 베이면 생사가 갈리는 게 검이니까."







 "그, 그건 그렇죠."







 "그럼 난 간다. 그 나무 막대기 휘두르고 있던지 말던지 마음대로 하고 있어. 가자, 아서."







 "네, 형."







 "...아서 오빠야는 왜 데리고 가는 기고?"







 "......나도 갈래."







 "아, 안 돼. 우린 여기서 놀면서 기다리자, 응?"







 "...오빠 미워."













 "......"







 "왜 그렇게 넋을 놓고 있어?"







 "그게... 도시에는 오랜만에 나와 봐 가지고요. 보육원에만 있었으니까요."







 "...레이나는 애들 보호가 과하군. 어디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어?"







 "저 말인가요? 저는 딱히..."







 "가끔은 솔직해져라. 여기서 어른스럽게 행동해봤자 애로 밖에 안 보여."







 "그, 그런 가요? 그럼..."






 







 "게임 센터?"







 "네! 꼭 다시 와보고 싶었어요."







 "다시? 전에도 와본 적이 있었나?"







 "아, 그, 그건..."







 "...마침 저기 좋은 게 있네."







 "에어 하키..."







 "간단한 승부다. 진 사람이 이긴 사람의 소원 들어주기, 어때?"







 "네! 좋아요! 각오 단단히 하시라고요!"













 "10 대 0...말도 안 돼..."







 "아쉽게도 내가 이긴 것 같네."







 "아니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빨라요? 이건 사기에요!"







 "뭐, 세상엔 이런 저런 사람이 있는 거야. 그럼 약속대로 소원 하나를 들어주셔야겠어,"







 "...뭔데요?"







 "여길 처음 오는 게 아니라고 했지? 저번에는 누구랑 같이 왔지?"







 "그, 그게 왜 궁금한데요?"







 "그냥, 갑자기 궁금해 졌어."







 "...어머니랑 아버지요."







 "...그렇군. 그럼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지."







 "뭐야, 질문이 그게 끝이에요?"







 "그야 소원은 하나니까. 하지만 다음 게임에도 소원권이 있어.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이번 게임은... 농구? 좋아요. 이래 봬도 전 보육원 아이들 중에서 운동을 가장 잘 하거든요!"













 "124점......"







 "두 번째도 내가 이긴 것 같네."







 "아니 보통 두 손으로 던지지 않아요? 아무리 카운터라고 해도 어떻게 한 손으로 휙휙 던지는 데 다 들어가는 데요!"







 "...테크닉이라는 거다."







 "테크닉 수준으로 될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두 번째 소원은 뭔데요?"







 "네 가족은 화목했나?"







 "네에... 화목한 가정이었어요. 그게 왜요?"







 "그럼 됐어.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지."







 "잠깐! 이번엔 제가 정할게요."













 "철권? 이게 뭐야?"







 "버튼을 눌러서 상대를 쓰러트리는 게임이에요. 간단해요."







 "그래? 그렇다면 뭐..."







 "그렇다면... 시작!"







 "자, 잠깐! 이게 뭐야. 내 캐릭터는 왜 맞고만 있어?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전 철권 고수였다고요. 초보자에게 지지는 않죠."






K.O







 "...네가 이겼다. 축하한다. 소원권을 얻었어."







 "그래요, 그럼... 목적이 뭐에요?"







 "...뭐가?"







 "절 따로 데려온 목적이 뭐냐고요? 아까부터 돌아가신 부모님 얘기나 꺼내고. 뭘 원하는 거에요?"







 "...네 과거."







 "...역시, 레이나 누나 부탁이죠?"







 "그래, 맞아. 네 마음의 문을 열어 달라고 하더군."







 "그런 가요... 역시 레이나 누나는 상냥하네요. 하지만 전 진짜 괜찮아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도.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는 것도."







 "...정말?"







 "...네."







 "그럼 마지막으로 한 군데만 더 들렸다 가자."







 "...알겠어요."













 "......여긴."







 "과거에 침식 재난이 일어난 장소지."







 "......!"







 "왜, 뭔가 떠올라?"







 "...왜 이런 곳에 온 거에요..."







 "왜냐하면 네 부모님이 침식 재난 때문에 돌아가셨으니까. 아닌가?"







 "......"







 "맞나 보군."







 "어떻게... 아신... 거에요...?"







 "사실 좀 긴가민가 했지. 그러다 확신이 든 순간이 있었다. 네가 '카운터'라는 말을 꺼냈을 때."







 "......"







 "카운터를 안다는 건 침식 재난도 알고 있다는 소리지. 화목했던 가정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 교통사고 같은 것들도 있겠지만 네 경우에는... 침식 재난이겠지."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어요?"







 "...넌 어릴 때의 나와 같은 눈을 하고 있으니까."







 "...어떤 눈인데요?"







 "슬픔과 증오가 공존하는 눈이지. 눈앞에서 소중한 이들을 잃은 슬픔과 이들을 구하지 못한 세상에 대한 증오."







 "......그럼 형 부모님도..."







 "......"






손에 무언가 잡힌다.






조그마한 아이의 손이다.






아이의 손은 몹시 차갑다.






그러나 난 이 아이의 손이 따뜻했다고 믿겠다.







 "돌아가죠. 슬슬 시간도 늦었으니."







 "그래, 돌아가자. 이런 곳에 더 있고 싶지도 않으니."







 "가끔 형에게는 기대도 될 것 같아요."







 "난 반대한다. 레이나에게나 기대."







 "누나에게 기댔다가는 누나가 무너져버릴 수도 있어요."







 "......"







 "그러니까 비올레 형, 레이나 누나를 부탁해요. 부디 누나가 무너지지 않게 옆에서 잡아주세요."







 "...중간에 끼고 말았군......"













 "그런 일이 있었구나?"







 "마음을 여는 데에는 실패했다."







 "무슨 소리야. 성공한 건데?"







 "성공이라고?"







 "네게 기대겠다고 했잖아. 조금이라도 마음의 문을 열었으면 됐어."







 "그런데 이거... 마셔도 되는 건가?"







 "에이, 괜찮아 괜찮아~ 애들도 다 자는데 맥주 한 캔 정도야."







 "보통 보육원에도 술이 있나? 난 잘 모르겠군."







 "그러니까 우리 보육원이 특별한 거지. 직원 특혜로 맥주를 드립니다~ 빠밤!"







 "그래, 뭐.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보육원이기는 하지."







 "......후~ 술이 달다!"







 "......괜찮은 거냐?"







 "응? 뭐가?"







 "...아니다."







 "뭐야, 방금 나 걱정해준 거야? 감동이야~."







 "맥주 한 캔에 바로 취한 건가..."







 "맞다, 살아가는 목적은 찾았어?"







 "...목적?"







 "응, 목적. 정했어?"







 "......그래, 정했다."







 "오, 뭔데?"







 "...너."







 "...응? 뭐라고?"







 "너라고. 너를... 나의 살아가는 목적으로 정했다."







 "어...어....?"







 "네가 나보고 불안정하다고 했지?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보기엔 너도 위태위태해 보여."







 "......"







 "아서에게도 부탁 받았다. 네가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 달라고. 그러니 네가 절대로 무너지게 두지 않겠다. 내가 곁에서 손을 잡아주마."







 "......어...어, 그래...? 고마워..."







 "왜 그래? 얼굴이 시뻘게져 가지고는. 맥주 한 캔 마셨다고 그렇게 되는 건가? 보기보다 술이 약하군."







 "으응? 응, 맞아. 이건 전부 술 때문이야, 알았지? 저어어어언부 술 기운이라고! 그러니 오해하지마, 알았지?"







 "오해? 내가 뭘 오해하지?"







 "아, 아무것도 아니야, 하하. 아, 달이 정말 아름답네, 그지?"







 "...그러네, 아름답군."



















 "으...으아아악!!! 저희에게 왜 그러시는 거에요!!!"






 "...마스터의 명령이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뭐, 뭔진 모르겠지만 돈이라면 드릴 수 있습니다. 아니, 땅도 드릴 수 있어요! 북쪽 언덕에 아직 개발이 안 된 땅이 있는데 거기 있는 녀석들만 처리하면......!"





타아아아앙!!!







 "...타겟 올 클리어. 타겟의 말에 따르면 아직 잔당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







 "...비올라, 마스터의 명령에 따라 신속히 처리하겠습니다."



















Flower and Butterfly - 나비의 장 (4)

3일치 분량 한 챕터에 다 집어넣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