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a's Note 모음












누구에게나 그런 상황이 있다.






그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






만약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는 순간이 주어진다면






백이면 백 돌아가겠다고 하겠지.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만약... 시간이 다시 주어진다면......












내가 모두를 구할 수 있었을까? 하는 후회...






그 후회가... 내가 날개를 펼 수 없게 하는 족쇄다.













 "일이 생겼어."







 "일? 무슨 일?"







 "본업."







 "본업이라고 하면......"







 "용병 일이지. 별 일 아니야. 어디 좀 소탕하고 오면 돼."







 "별 일 아니긴. 몸 쓰는 일이잖아. 다치면 어쩌려고!"







 "그럴 일 없으니까 걱정 마. 그것보다 이 녀석부터 떼 줘."







 "......찰싹."







 "왜? 네가 좋아서 붙어있는 애를 내가 억지로 떼라고? 난 그런 짓은 안 해."







 "이 녀석이..."







 "...오빠 어디가?"







 "돈 벌러. 돈 벌어서 나쁜 아저씨들 못 오게 할 거야. 그런데 네가 계속 그러고 있으면 돈을 못 벌어 오겠지?"







 "...나도 데려가."







 "안 돼. 좀 더 크고 나서 데려가 줄게."







 "...약속이야?"







 "으응? 그래 약속."







 "새끼 손가락 걸어."







 "하아, 내가 애 하나 때문에 뭐 하는 거람..."







 "응응! 보기 좋네, 보기 좋아!"







 "재밌냐?"







 "응, 재밌어."







 "하아... 그럼 됐다."













 "이야아아압!"







툭---






퍽!







 "아야아앗!"







 "실력이 늘었군. 고작 10대 밖에 안 맞다니."







 "와아! 드디어 칭찬 받았다!"







 "추, 축하해. 가웨인..."







 "칭찬이 아니라고 말했을 텐데?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엑, 벌써요?"







 "그래, 나도 해야 할 일이라는 게 있거든."







 "지붕 고치기?"







 "...그건 부수적인 일이야."







 "...오빠, 어른은 언제 될 수 있어?"







 "으응, 어른? 아마도 하~안참 뒤에?"







 "어쨌든 난 다녀오마. 아서? 여기 잘 지키고 있어. 믿을 건 너밖에 없으니까."







 "네, 다녀오세요."







 "아서 오빠야는 비올레 오빠야가 어디 가는지 아는 긴가?"







 "나도 몰라. 그래도... 우리에게 감추는 걸 보면 다 이유가 있을 거야."













 "여기인가."







 "그래, 몇 달 전부터 이 구역을 자기네 땅이라 우기던 녀석들이지. 하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이야."







 "그래도 카운터가 있으니 든든하네. 그것도 무려 B급 카운터가 말이야. 처음엔 우리들 만으로 해결해야 하나 싶어서 좀 골치 아팠는데 이렇게 자원해주다니, 무슨 이유라도 있어?"






 "......용병이 일하는 이유는 보수 이외에는 없어."







 "걱정 마라. 보수는 나올 거다. 그런데 보수 이외에도 다른 목적이 있는 거 같은데...? 고등급 카운터가 이런 일에 지원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거든?"






 "......이러면 돈을 안 내도 되니까."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맘에 안 들어서 박살 내주고 싶을 뿐이야."







 "그것 참 마음에 드네, 형씨! 나도 이런 녀석들만 보면 박살 내주고 싶거든?"







 "쉿, 조용히... 곧 진입할 거다."







 "......이상해."







 "...뭐가 이상하지?"







 "안에서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아니, 아무 기척도 느껴지지 않아."







 "이미 이곳을 버리고 도망쳤다는 소리인가?"







 "...그건 들어가 보면 알겠지."













 "경찰이다! 다들 꼼짝......"







 "이, 이럴 수가......!"







 "마, 말도 안돼... 이 녀석들 다 죽은 겁니까?"







 "...전부 머리에 구멍이 뚫려 있어요. 프로의 솜씨입니다."







 "...이 놈들을 혼자 다 상대했다고?"







 "왜 혼자라고 생각하지?"







 "탄피가 한 종류밖에 없다. 그리고 총을 쏜 각도를 계산해봤을 때 이건 한 명 이서 벌인 짓이야."







 "대단하네요. 그런 것도 알아내다니."







 "......"






불안하다.







 "현장을 수습해야겠군. 연락 돌려."






미치도록 불안하다.







 "예, 알겠습니다, 형님."






왜지?







 "다시 봐도 엄청난 솜씨네요. 이 많은 인원을 혼자... 거기다 이 녀석들 중에는 등급은 낮아도 카운터도 있다고 들었는데."






왜 이렇게 불안한 거지?







 "어? 여기 이건 뭡니까?"







 "흐음... 지도구만..."







 "그거 말고요. 여기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쳐진 곳이요."







 "...흐음, 글쎄다. 제대로 조사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지도?"






......






이런 젠장할!!!!







 "이, 이봐! 어디 가!"







 "왜 저러지? 엄청 당황한 채로 뛰어가던데?"







 "우린 어떡할까요?"







 "...지원 팀이 올 때까지 현장을 지키고 있는다."



















 "허억... 허억... 허억......!"






젠장젠장젠장!






왜 처음부터 알아차리지 못 했을까?






놈들이 죽은 걸 본 순간부터 알아차렸어야 했다.






킬러의 다음 타겟은...






바로 보육원이라는 걸...!






놈은 보육원이 죽은 녀석들의 잔당이라 생각하고 있을 거다.






하여간 놈보다 먼저 도착해야 한다.






내가 없으면... 내가 없으면......!


















집은 화마에 휩싸여 있었다.






마치 힘겹게 뛰어 올라온 날 비웃기라도 하듯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아.....아......"






마당에 누군가 쓰러져 있었다.







 "가웨인! 정신차려, 가웨인!"






......반응이 없다.






나는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눈 좀 떠봐, 가웨인! 어서...!"






눈을 뜰리가 없다.






배에 총알 구멍이 박혀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그 아이는 훈련용 목도를 놓지 않고 있었다.






분명 이걸로 모두를 지키려다 살해 당했을 거다.






...조용히 그 아이를 눕힌다.






죽은 아이가 한둘 이 아니었으니까.













 "눈 좀 떠보겠니, 트리스탄?"






뜨지 않는다.






등에 총을 맞은 채로 명을 거두었다.






도망치다 맞은 것 같다.







 "...그래, 내가 너무 무리한 걸 요구했구나... 미안하다."






그때






 "......연보라색......노란 눈......"







 "트리스탄! 정신이 드니? 트리스탄!"






숨을 되찾은 게 아니었다.






그것은 트리스탄이 마지막에 본 것을 온 힘을 짜내 말한






최후의 단말마였다.












...랜슬롯과 갤러해드는 서로를 감싸며 쓰러져있었다.






어른이 되고 싶다던 갤러해드는 끝내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다.







 "아아......아아......"






그리고 아서는......






머리에 구멍이 뚫린 채 눈을 뜬 채로 생을 마감했다.






대장으로서 모두를 지키다가 가장 먼저 살해 당한 것 같다.












너무나도 힘든 삶을 보냈을 아이들은






구원을 받지 못하고 끝내 허무하게 이 세상에서의 삶을 마감했다.







 "미안... 미안하다, 얘들아... 형이...오빠가... 내가... 좀 많이 늦었지......?"






눈에 습기가 서려온다.






이내 방울이 되어 떨어진다.






하늘에서도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한다.






천천히... 아서의 눈을 감겨준다.







 "레이나! 레이나는...!"






레이나를 찾는다.






레이나는... 방에 쓰러져있었다.







 "레이나......"






 "......비올...레?"






.....!






살아있다. 희미하긴 하지만 아직 숨이 붙어있다.






하지만 알고 있다.






이 희미한 숨은 얼마 못 가 꺼질 거란 것을...







 "레이나... 내가 왔어."






 "다...행이다, 헤헤...... 나... 상대해봤는데...... 도저히 이길 수가 없어서......"







 "......"






 "...아이들은......무사해.....?"






피를 철철 흘리는 이 상황에서도 아이들부터 생각하다니 그녀 답다.







 "......"







 "응, 무사해! 킬러는 내가 쓰러트렸어."






 "그렇구나... 다행이다...... 그런데 비올레... 왜 울고 있어......?"







 "왜냐하면... 이제 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들을 보내줄 시간이거든..."






 "그...래? 그거 참 아쉬운 일이다..."







 "레이나, 이제 좀 쉬어. 너무 일만 했잖아."






 "비올레..."






 


 "응, 레이나?"






 "나, 사실... 빚 다 갚으면... 너랑 아이들이랑... 놀이공원에 가고 싶었어......"







 "......그래."






 "아이들과 좋은 추억도 만들고...너와 단둘이 데이트도 하면서... 그런 일상을 보내고 싶었는데......"







 "......"






 "세상은......그걸 허락해 주지 않나 봐...... 하하..."







 "......피곤하지 않아, 레이나? 이제 좀 자."






 "그러게.... 좀 졸리다... 나 좀 잘게... 고마워, 비올레... 너와 함께한 일상은 매일매일이 즐...거...웠......"






투욱---!













 "잘 자, 레이나."






불은 비 덕에 전부 꺼졌다.






천천히 집 밖으로 나온다.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왜, 도대체 왜!!!!!!"






 "꼭 죽였어야만 했냐? 이런 불쌍한 아이들을? 평생을 남을 위해 살던 사람을?"







통곡한다.






하늘에 외친다.






저주한다.






모두를 저주한다.






죽인 킬러도, 구해주지 못한 세상도......






무엇보다 그 자리에 없었던 나를...






저주한다......






이날, 내 세상이 무너졌다.













 "......약속할게, 레이나, 얘들아."






 "우리의 일상을 빼앗아간 녀석을..."






 "내 나비의 날개를 꺽어서라도 갈기갈기 찢어 놓겠다고."






단서는 하나






트리스탄의 최후의 단말마인 연보라색과 노란 눈.












누구에게나 그런 상황이 있다.






그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






만약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는 순간이 주어진다면






백이면 백 돌아가겠다고 하겠지.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만약... 시간이 다시 주어진다면......












아니, 그런 걸 생각하는 건 이제 시간 낭비다.






날개 잃은 나비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복수 뿐이니까......


















Flower and Butterfly - 나비의 장 End

다음 화부터는 이데아의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기대해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