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a's Note 모음














누구에게나 인생을 바꿀 기회가 찾아온다.






혹자는 큰 도박을 성공했을 때






혹자는 취업에 성공했을 때






혹자는 사랑하는 연인을 얻었을 때






혹자는......

















그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식물






누군가는 낙원에 꽃들이 잔뜩 피어 있다고도 말한다.






가까이서 볼 때는 그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을 홀리는 미물처럼 보일지라도






멀리서 보면 한낱 식물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해서






꽃이 무가치하다는 뜻은 아니다.












모든 인간은 씨앗이다.






세상에 피어날 가능성을 자신의 내면에 품고 살아가며






꽃봉오리의 과정을 지나 꽃으로 피어난다.






그러나 꽃으로 피어나는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씨앗인 상태로 세상을 맞이하려 한다.






...아까도 말했듯이 누구에게나 인생을 바꿀 기회가 찾아온다. 






즉, 누구에게나 꽃으로 피어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혹자는 큰 도박에 성공했을 때 피어난다.






혹자는 취업에 성공했을 때 피어난다.






혹자는 사랑하는 연인을 만났을 때 피어난다.






그리고 혹자는......







 "......도와드릴까요?"






...구원의 손길을 통해 꽃이 되어 피어난다.



















 "......커흑...커헉......"






출혈이 심하다.






배에는 아까 맞은 산탄총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카운터라면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카운터가 아니다.






애초에 카운터도 박살 내버릴 수 있는 그 여자와 싸운 것이 착오였다.






......나는 어찌하여 그 여자와 싸운 것인가...






...모르겠다.






마스터에게 버려졌기 때문인가?






아니, 버려진다는 건 수긍할 수 있다.






나는 임무에 실패했다. 그렇다면 폐기 처분 될 뿐이다.






꽃은 주인이 기르는 대로만 성장하면 될 뿐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그 뒤에는 잡초로 분류되어 제거 될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제거 되었다.






쓸모가 없어졌으니까.






하지만 그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망쳤다.






왜지? 어째서지?






멘션의 철칙은 절대적, 그걸 모를 내가 아니다.






필요 없어졌을 때의 죽음까지도 받아 들이고 있었던 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도망쳤다. 살고 싶어서 도망쳤다.






그래봤자 얼마 못 갈 목숨이지만...







 "......크윽!"






출혈이 아까보다 더 심해진 것 같다.






차라리 잘 됐어. 이대로 이 동네 들개들의 먹이나 되라지.






......아프다.






상처 부위가 아프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심장 부위가 옥죄어 오는 것처럼 아프다.






왜지?






가슴 부분은 다치지도 않았는데?






......마침 비가 온다.






빗줄기에 상처 부위가 씻겨 나간다.






비가 내리며 피 냄새가 더 멀리멀리 퍼져 나간다.






투둑 투둑 툭






얌전히 비 맞는 소리를 듣는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이 정도니까.






거리의 뒷골목으로 도망쳐서 그런지 아무도 나를 찾지 못한다.






그것만은 참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춥다.






이게 죽는다는 거구나...






 


 "하지만......"






죽기 전에 한 가지만 알고 싶다.






왜 내가 그 자리에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멘션을 적으로 돌리더라도 타겟인 자들을 지키려는 선택을 했는지.







 "그 이유만큼은... 꼭 알고 싶어..."






천천히 눈이 감긴다.






빗방울... 차갑네......












......어라?






비가 갑자기 그쳤다.






...아니,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이건...






 "저런, 안 되죠. 이런 곳에서 비 맞고 있으면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누구...?"







 "지나가던 선량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산이 제 것밖에 없군요. 이런 상황을 상정하지 못한지라... 이거라도 빌려드릴까요?"







 "......"






그냥 가라고 말하려 했지만 더 이상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입술이 파르르 떨리시네요. 저체온증입니다. 아니, 그것보다... 총상이 심하군요. 병원에 가시는게..."







 "......가..."







 "네?"







 "...가...라고......"







 "그건... 좀 어렵겠군요. 당신을 본 이상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일단 장소를 옮기겠습니다."







 "죽......인다..."







 "그 상태로는 죽이는 것 보다 죽는 게 더 빠르겠는데요?"






저 남자의 말이 맞다.






지금의 난 총을 들 힘도, 방아쇠를 당길 힘도 없다.







 "전 당신을 돕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당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돕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당신의 진심을 말해주세요."







 "......"






이 남자는 내 죽음을 억지로 미루고 있다.






어떻게든 살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남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살 마음이 없다.







 "...꺼...져......"






의식이 흐려져 간다.






미루던 죽음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어쩌면 제가 당신의 의문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뭐...?"







 "당신의 눈이 말하고 있습니다. 아직 죽고 싶지 않다고. 그건... 무언가를 갈망하는 눈이네요. 자신의 평생을 걸쳐도 모를 의문을 품은 모양이죠?"






 "...어떻게..."







 "뭐, 아는 사람에게 배운 겁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남자가 비장하게 묻는다.






 


 "......도와드릴까요?"






...신뢰할 수 없는 남자다.






죽어가는 나에게 다가와서 갑자기 도와주겠다고 한다.






원래라면 거절해야 하겠지만...






역시 난... 알고 싶다.






내가 왜 이런 건지를...






단순한 감이지만 이 남자라면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와줘..."






털썩!







 "......좋습니다."

















Flower and Butterfly - 꽃의 장 (1)

이번 화부터는 이데아의 이야기입니다. 시즌 4가 얼마나 길어질 지 상상도 안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