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a's Note 모음













 "...정말 떠나시는 거에요?"







 "그래, 이런 일을 일으켜 놓고 아무일 없이 행동할 만큼 새가슴은 아니라서 말이야."







 "어디로 갈 생각이지?"







 "글쎄다...? 저번에 명함 받은 폴른 호크라는 곳으로 가 볼까?"







 "이렇게 갈 줄 알았다면 송별회라도 준비 하는 거였는데 말이야."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마셔, 전 대표님."







 "전 대표님이라... 진짜 떠날 생각이구나?"







 "그럼, 가짜인 줄 알았어?"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같은 전개도 있으니 말이야."







 "그런 반전은 생각을 못했네, 미안."







 "그래도 떠나신다니까 아쉬워요."







 "왜, 나한테 정들었냐?"







 "그럼요! 몇 달을 같이 일하면 당연히 정이 들 수밖에 없잖아요!"







 "...뭐, 고맙다. 나같은 떠돌이 용병에게 정도 들었다니. 좀 감동이네."







 "...눈이 맑아졌네, 비올레."







 "엉? 무슨 소리야?"







 "너에게서 어떤 증오도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싸움 이후로 뭔가 깨달은 건가?"







 "...헛된 증오만큼 쓸모 없는 건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 이제 복수는 질렸다. 아, 홀가분하네."







 "그래, 그런가. 다행이네."







 "사실, 버린 건 증오밖에 없어."







 "그 말은?"







 "딱히 크게 달라진 건 없다는 거야. 난 아직도 후회 속에 살고 있는 용병일 뿐이고, 레이나를 모방하려는 되다 만 어른에 불과해."







 "그렇지만 그 후회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은데?"







 "그런가? 그냥 나도... 녀석처럼 한 번 해보려고. 후회를 버릴 수 없다면, 적어도 안고 살아가자고. 어떻게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렇군... 역시, 너희는 서로 닮았어."







 "닮았다고?"







 "너희의 관계는 마치...꽃과 나비같아."







 "그게 무슨 뜻이야?"







 "뭐, 그건 직접 알아보도록 하고... 자, 퇴직금이다."







 "우옷! 이렇게 퍼줘도 되는 거야?"







 "제 월급도 포함 되어 있어요. 작별 선물로 뭘하면 좋을까 하다가 역시 돈이 가장 좋을 것 같더라고요."







 "용병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데? 고마워, 아가씨."







 "...이젠 그 아가씨란 호칭도 못 듣겠네요."







 "왜, 아쉽냐?"







 "......조금은요."







 "원한다면 내가 불러줄 수 있는데, 샤렌 아가씨?"







 "으윽, 역시 싫어요!"







 "하하하, 역시 재밌는 곳이라니깐, 여기는?"







 "...다들 고마웠어. 솔직히 말하면 이곳에서의 일들은 하나하나 전부 내 최고의 기억들이 될 거야."







 "...잘 가요, 비올레 씨."







 "...이데아와 작별인사는 끝마쳤나?"







 "어젯밤에 끝마쳤어. 그럼 잘 있어, 대표님, 꼬마 아가씨."







 "...잘 가라, 비올레 마리포사. 부디 좋은 일만 있기를."



















 "......"







 "뭘 그리 보고 있지?"







 "...밤의 도시."







 "밤의 도시라... 저걸 보면서 감상에 젖는 걸 내가 방해한 건가?"







 "...그럴 리가. 원한다면 같이 구경해도 좋아."







 "그럼, 사양하지 않고."













 "어제 까지만 해도 서로 죽이려고 했었지, 우리?"







 "응, 그랬지."







 "되짚어보면 왜 그랬을까, 싶어. 너도... 나도..."







 "......"













 "...떠난다고 들었어."







 "어디서 들었어? 아직 대표님에게 밖에 얘기 안했는데."







 "엿들었어, 미안."







 "그런거 엿듣지 말라고..."













 "...아직도... 내가 미워...?"







 "아, 그거 말인데, 이제 잘 모르겠어."







 "모르겠다고...?"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네가 밉기는 해. 그런데... 이상하게도 더 이상 널 해치우거나 그러고 싶지는 않아. 너를 이해해서가 아니야. 그냥... 잘 모르겠어. 내가 왜 이런 건지. 너를 볼 때면... 자꾸만 내가 겹쳐보여. 그 날 너와 싸울때도 마찬가지였고. 이게 자기 혐오인가, 하하."







 "...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어. 아마 르네 님이라면 알지 않을까?"







 "대표님이라면 알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내 손으로 직접 알아내고 싶어."







 "...그래서 떠나는 거야?"







 "...그래, 맞아."







 "앞으로 어떡하게?"







 "흐음... 떠돌이 용병 생활은 질리는 데... 경찰 시험이나 볼까?"







 "...경찰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거 아니야?"







 "듣자하니 카운터 전문 범죄는 일손이 부족하다 하더라고. 이 몸이 좀 거들어줄까 해서."







 "...그래, 열심히 해."







 "웬일로 응원을 다 하냐?"







 "나도 응원 정도는 해줄 수 있는 사람이야."







 "...그래, 고맙다."













 "...있잖아."







 "응?"







 "시간 나면 어디 좀 같이 가자."







 "어디로?"







 "놀이 공원."







 "놀이 공원? 왜?"







 "...그냥, 같이 가고 싶어서. 싫으면 말ㄱ..."







 "좋아."







 "뭐야, 이렇게 쉽게?"







 "응, 왜?"







 "아니, 이거 그거잖아. ㄷ..."







 "데이트 신청이라고? 샤렌에게 배웠어. 남자가 여자에게 어디 놀러 가자고 하는 걸 데이트 신청이라고 한다고."







 "그러니까 가자, 데이트. 놀이 공원으로."







 "순진한 건지 그냥 바보인 건지... 그래 가자, 데이트. 놀이 공원으로."













꽃은 나비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나비 또한 꽃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자연의 섭리란... 그렇게 이루어진 것이다.



















드디어 메모리아 노트 시즌 4가 끝이 났습니다.

이번 시즌은 주인공이 두 명이라 그런지 길이도 엄청 났네요.

그래서 더욱 공을 들여 썼는데 어떻게 읽으셨을 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언급되지만 이번 시즌의 주제는 후회와 죄책감입니다.

비올레와 이데아 모두 과거의 사건에 대한 후회가 자신들을 옥죄어 오죠.

그래서 결국 서로를 죽이려는 데 까지 오게 됩니다.

여러분은 뭔가 후회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만약 후회한다면... 그 후회를 어떻게 하셨나요?

그것이 이번 시즌이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인데 잘 전달됐을지 모르겠네요.


하여튼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는 좀 쉬다가 시즌 5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