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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VVMQj-yIbIU




지면 곳곳이 터져나갔다.

움푹 파이면서도 그 옆으로 길게 이어진 그을림도 생긴다.

현 상황 속에서 모든 전자 장비는 무력화되었다. 현대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현재 어느 누구도 문명의 보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제는 그런 기술을 넘어 아직 정복하지 못한 미지의 기술들이 있다.


"알파! 고지대 점령 완료! 이후 추가적인 화력을 지원바란다!"

"시그마! 무전 확인! 교전을 종료하고 곧바로 합류하겠다!"


멀리 있는 사람들과 제약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이들.


"부상병! 최우선적으로 부상병을 뒤로 보내라! 보낼 수 없다면 전진해서라도 지켜내라!!"

군진의학보다 효율적인 생명 보존 방식.


"뭐해! 쫄지 말고 앞으로 나가! 어느 누구도 맞지 않아!"

장갑판보다 듬직해진 사람들.


"폭격 신호 확인. 인근의 부대는 정지하기를 바란다."

하늘을 나는 사람들.


"중장님. 현재 적의 기함으로 판정되는 뉴 오하이오 함선까지 1km 남았습니다. 이후 7분 후 워커 중령님이 당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속 부대의 지원 예정은?"

"약 8분 후입니다."

"좋아, 빠르게 밀어버린다. 적은 지금 도망갈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 아니다. 중장은 생각했다. 도미닉이 그 정도를 생각하지 못 했을리가 없다. 현재 알 수 없는 변수가 일어난 것이다.


"아줌마, 격전 지원이 더 필요해질 것 같은데."

실비아가 보는 속기문을 바라본다. 관측 장비도 먹통이니 이런 식으로 확인해야 한다.


"... 이쪽도 물량에는 자신이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쉽지만은 않군."

[3번 수색대, 제 8차 관측 보고. 금일 14시 54분 경, 기함으로부터 약 100체의 병력이 출두한 것을 확인. 믿을 수 없으나, 그곳에는 리플레이서 나이트, 비숍이 다개체가 섞여있는 것으로 확인. 교차 검증을 확인 바람.]


"... 저 뺀질이 하나만으로 버티긴 힘들 것 같은데."

3개의 보고가 똑같이 일치했다. 수량의 차이는 있어도 달라질 문제는 아니다.


"카일 웡 소령. 직속 부대를 이끌고 참전하게."


"충성!"

누구보다 빠르고 절도 있게 막사 밖으로 달려나갔다.


"... 아줌마. 괜찮은거야?"

"아직 이 정도로 지칠 정도로 늙지 않았어."

"그걸 묻는 게 아니란 걸 알잖아. 홀로그램에 나타났던 사람... 분명히 그 녀석이야."

안다. 지금 찝찝한 것은 왜 도미닉 부사령관이 이런 계획을 꾸몄는가다. 이해되지 않는다. 제이나 크로펠이 리플레이서 퀸일 때, 그도 문뜩 살아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다만 아직도, 그를 보고나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스킨헤드 자식... 마음에 안 들더라도 이런 짓을 할 놈은 아니야. 애늙은이 저 놈도 그걸 알고 있어. 그럼에도 이유를 묻지 않고 밖으로 나간거야."

"... 고마운 군인이지."

누구보다 군인이라는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는 두 사람이다.


"... 정말로 그 말로 되는거야?"

아닐 것이다. 이것으로 우리는 또 후를 생각해야 한다. 이긴다고 하더라도 이 내용을 그대로 발표할 순 없다.


막사 내에서는 속기를 하는 타자와, 머리를 굴리는 소리 말고는 들리지 않았다.




"라이트닝-!"

몇 번이고 지졌다. 그럼에도 달려온다. 만약 이걸 기획한 놈이 있으면 전쟁물이 아니라, 슬래셔 무비라고 지적하고 싶을 정도다.

"익스큐션!"

계속해서 잿더미를 만들며 앞으로 나아가지만, 더 이상 전진하기 힘들다.

"젠장, 이제 300m인데."

고지가 눈 앞이다.

"과연... 최고의 전사로다."

셋의 나이트들은 다시 복구 되면서 가로막는다.

"여기는 델타. 현 상황 속 진격이 저지되었다! 후속 부대에게 부탁한다! 시간을 끄는 동안 먼저 진입해주길 바란다!"

통신병이 간절하게 외쳤다. 이미 폭발물은 다 떨어졌다.

"젠장 하나같이 바퀴벌레 같이 튀어나와서... 끝나질 않는 군."

""" 그럼, 다시 가겠다. 흥을 돋구어라, 전사! """

우측을 곧바로 전기통구이로 만든다. 이어서 둘의 공격을 피해낸다. 그리고 또 한 놈을 지져버린다. 그 와중 다시 복구되고 있다.


"하하, 이거 뭐 핫 타임의 클럽 같네!!"

"여기는 제타. 현 상황 속 델타의 백업과 호위를 수행합니다."

남은 나이트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카일? 중장님쪽은 어쩌고?!"

"실비아 양이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적에게서 눈을 떼지 마십시오. 중령님."

신속한 동작으로 멀리 수류탄을 던졌다.

"... 하, 돌아버리겠군."

아까와 같이 제이크의 근처가 번쩍이고, 슈류탄이 터지면서 폭발과 함께 그 안에 있던 것을 중앙으로 잡아 끌어들인다.

"자- 간다아!!"



"적 병력 마지노선에 도달. 7분 후, 함선에 제이크 워커 외 20명이 함선에 당도합니다."


".... 시간을 더 끈다. 현재 상황은 어떻지?"


"현재 인자 보완률은 98.7%"

그 괴물들과 부딪혔을 때 보다 적다. 하긴 그럴 것이다. 그것들과는 규격 외이다.


"가동 출력 전환. 손상 회복 완료. 역장 전개."


"조금만 더... 더 지나면, 인류의 승리다."



"선배, 여기가 맞아? 이미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은데?"

"하하 맞습니다. 왜냐면 가장 수상한 사람을 뒤따라 가고 있거든요."

"... 적어도 아는 사람이라고 해주지 않겠나?"

10m 간격을 두고, 존 메이슨을 뒤따르고 있는 5명이었다.


"... 왜 굳이 떨어져서 가는 건지 모르겠군."

"그야 여차하면 버리고 튀기 위해서요?"

"훌륭한 용병이군."

"그래서 어떻게 한 거죠?"

"... 어디까지 뭘 물어보는거냐."

"음.. 저 함선이 정지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정도요?"

"간단해. 시체에 검을 집어넣고 그 검을 빼내서 찔러준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검 손잡이에 손 좀 올리지 말지?"

"어이쿠~ 습관적으로 그만. 죄송합니다."

"길 가다 넘어지면 노면이 문제가 아니라 등 뒤가 문제일 것 같군."

"그럼 빠르게 달리시면 되죠."

뉴 오하이오까지 약 400m. 지금까지 마주한 적은 없다. 역시 수상한 사람이다.


"... 정지. 이제 보인다."

앞에서 전투가 한창이다.

"오호, 이걸 보려고 오신 것은 아닐테고. 무슨 목적이시죠?"

"괴물과 싸울때는 괴물로 처리하는 게 이득이지."

"이이제이가 그런 속담이었나요?"

"저 금발은 확실히 괴물이라고. 차원 이동 중, 외벽을 타고 함선 안으로 진입할 정도니까."

"... 하하 거의 괴담 수준인데요."

해야할 일을 알게 된 여섯은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존 메이슨과 김소빈, 샤오린. 후방을 맡아 포위망 형성을 저지한다.

유진은 곧바로 그들을 눈치채고 앞으로 나아올 재생체들을 막아선다.

유미나와 주시윤은 곧바로 델타와 제타에 합류해 화력으로 밀어낸다.


"용병 꼬맹이들? 어이! 여기는 위험해! 돌아가라고!"

"미안하지만... 지금 돌아가면 죽도 밥도 안되어서 말이죠. 적어도 저희 회사 후배들을 위해서 물러날 수는 없거든요."

"코핀 컴퍼니. 현재 이 상황은 고맙지만, 당신들 또한-"

"아 진짜 말 많네!! 앞에 적들이나 쓸어요. 아저씨들!!!"  

""....""

"하하하. 현직 여고생의 그 단어는 꽤나 크리티컬하게 들어가나 보군요."

"""" 유미나아아!!!! """"

비숍들의 담당이 되는 듯 모든 신나래가 유미나에게 달려들었다.

"... 그래 나래야. 왔어. 몇 번이고 나아가 줄게. 거기에 아직 있는거지?"


응, 기다리고 있어


"기다려 줘. 곧바로 만나러 갈게."


"""" 서둘러어어.. 서둘러 줘!!!! """"


"거의 자살테러 하는 듯이 달려드는데? 괜찮은거 맞아?"


"... 대장 어디있는거야."

"걱정마세요. 함선에 들어가면 있으실 겁니다. 아마도."

"하나도 위로 안돼!"



"마지노선 돌파. 예상 시각보다 5분 일찍...."

비숍은 말을 있지 못했다.

"현 인자 보완률. 99.8%"


"되었다. 인류의... 마지막 승리다!'

이젠 다 끝났다. 시간의 나의 편을 들었다.


나래야! 어딨는거야!


"유미나..."

"여기야..."


"비숍?"


"신나래에에!!!"


문이 잘려나갔다. 이상할 정도로 빠르다. 마지노선이 돌파 되었어도, 이 시간은 불가능하다.


"이야... 이거 진짜로 갑자기 '용병을 믿다니. 교훈을 주도록 하지.' 하시면서 쏘는 거 아니시죠?"

"총알도 베어내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어도 말이지."

"하하 협박 맞습니다."


"이미 늦었다! 모든 게 끝났어!"

"글쎄요. 끝을 결정하는 건 저기 신나래 양 같은데요?"


"... 최종 재배포 버전 조합 중지."

"뭐?!"

"인자 해체 시퀀스 개시. 유미나..."

"무슨 짓이냐. 비숍! 코 앞이었다! 인류의 승리가 코 앞이었단 말이다!"


"... 미안해 나래야. 이것 말고 더 많은 말을 떠올릴 수 없었어...."

숨이 차도 멈출 수 없다. 누구는 숨이 차지도 못하니까.

"고마워 유미나..."

행복했다. 그것이 자신이 아니더라도. 마지막에 누구보다 가까이 와주었다.


잘 지내 / 잘 가

친구야


"자 그러면... 최종보스나 털어볼까요?"

"이런... 이런 바보 같은 일이..."


"오랜만입니다. 도미닉 부사령관."

"이런식으로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어. 도미닉."

"카일... 제이크... 별로 보고 싶은 만남은 아니군."


"무슨 생각인지는 묻지 않겠습니다. 지금이라도 투항하십시오."


"무엇을... 이제서야 인류의 생존이 눈앞이었는데!!"


"인류의 생존? 그런 걸 생각할거면 적어도 민간인 희생은 냈으면 안 됐지."


"사람의 죽음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인류의 죽음은 피할 수 있어."


"그렇게까지 추하게 살아서 뭘 할건데."


"생존에 의미는 없다. 의미는 생존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생존에 의미가 있지 않아!!"


".... 도미닉 킹 레이널드. 당신을 전쟁범죄자로 수배합니다. 굳이 뭐가 해당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고 계실 것이라 믿습니다."


카일이 조준한다. 제이크도 무력 진압할 생각이다. 뒤에 있는 알트 소대도. 펜릴 소대도 모두 놓칠 생각이 없다.


"...하하, 이거 참"

어이없는 최후라면 최후다. 모든 것이 끝났다. 멸망을 피할 수 없다. 죽어간 이들에게 의미를 주지 못했다.

"... 그래. 이제-"



"부사령관님! 어서 도망치십시오!"

늦지 않았다. 실패하자마자 곧바로 나이트들을 제거한 후 이탈했다. 겨우 늦지 않게 도착했다. 몸이 정상은 아니지만, 그 괴물 둘만 없다면 버틸 수 있다.


"... 제이나, 이미 늦었네."


"아직... 아직 기회는 남아있습니다. 먼저 스러져 간 자들처럼... 우리도 이대로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다시 조정한다. 비숍이 죽음으로서 버틸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능력으로 버티는 것 뿐이다. 아직 미스틸테인이란 패도 남아있다. 문제가 될지도 모르는 늑대 두 마리도 저지할 수 있다. 


"살아서... 도망쳐주십시오."

추하게라도 살아주길 바란다. 생존에 의미는 없다. 의미는 생존한 사람들만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니까.


"... 리플레이서 퀸. 이미 끝났습니다. 포기하고 투항하십시오."

다만 말로만 그럴 뿐 이미 전투 준비를 마쳤다.


"대장을 어디에 둔거야!! 어서 돌려 내!!"

알터너티브는 인자와 무관하게 조정해놨다. 아니 결국 실패하더라도 쓸 수 있는 패로 조정했다. 

"글쎄. 등 뒤에서 깜짝파티라도 준비하고 있지 않겠니. 꼬맹이들아."

해야만 한다면 인질극이라도 벌일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살아줘.


"... 알...겠다."


긴급 탈출용 양자 터널 생성


"도망가게 두지-!"


총열을 녹였다. 반드시 지켜낼 것이다.


"... 이런 저런 걸 다시 쳐내야 하나요?"

"저런 게 4종이라... 정보부 놈들 꽤나 열심히 일했군."

껄끄러운 남자 둘이 천천히 걸어나온다. 성급하지 않다. 최악이다.


"... 미나 양. 미나 양은 따라가세요."

"선배?"

"괜찮습니다. 여차하면 저도 도망갈거든요. 듬직한 고기방패들도 있고요."


"가게 두지 않을 것이다."

여섯 개의 출력 장치를 가동한다. 얼마나 버틸지 모른다. 하지만 해야한다.

"미안하지만, 그걸 결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빠르게 손을 펼쳐서 장치를 대신해 맞는다. 몸은 몇 번이고 재생된다. 불멸체 코어가 없어도 괜찮다.

"물러나. 카일, 나머지 병력을 퇴각시켜."

"중령님. 저는 남을겁니다. 전원, 함선에서 거리를 벌리며 도망치십시오."

"참 말을 안 들어요..."

곧바로 그들 외의 병력들이 함선에서 후퇴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직감한다. 

이 싸움의 끝이

여기서 벌어진다


그리고 여러차례 하늘이 다시 열린다. 후속 부대들이 도착했다. 시간이 없다. 부사령관님만 빠져나가신다면 여기를 그대로 말소해야한다. 


"선배. 부탁할게."

"가세요. 미나양. 가서 반드시. 모든 일에 책임을."

"응. 반드시 데리고 돌아올게."


선배가 막아줄 거다. 그러니 걱정 없이 몸을 던진다. 언제나 그랬다. 내가 혼자 있을 것 같다 싶으면 어느샌가 곁에 와서 도와주었다.


순간적으로 시야가 빛으로 가득 찼으나 멈추지 않고 발을 뻗었다. 보이지 않아도 돼. 믿을 수 있으니까.


등 뒤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괜찮아. 나보다 강해. 힘겹게 쓰러질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나는 나의 일을 할 차례야.


"자 그럼. 놀아보실까요? 퀸 하나가 체스 판에서 뭘 할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지만요."

"... 꽤나 악취미 적인 말투군."

"안 그러면 나이 덜 쳐먹었다고 다른 동료분들이 갈구거든요."

"용병놈들이란...."

"둘 다 조용히 하십시오. 그럴 정도의 상대가 아닙니다."

남자 셋은 공중에 뜬 여왕을 알현한다. 


"..."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습에는 신호탄이 필요없는 법이다.

번개와 총탄과 검기가 날라든다. 몇 번이고 에너지끼리 충돌한다.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선에 섰다.



"... 어이 뒤에!!"

총탄이 날아온다. 유진이 서둘러 앞으로 나가며 버텨냈다. 아니 몸으로 때웠다가 맞을 것이다. 수 많은 상처가 생겼다.


"... 안녕. 대장."

"명령 이행. 현 시간부로 함선내의 모든 유기적 생명체를 제거."

"구하러 왔어."

"총기 조정. 예상 교전 시간 "

"이봐, 거의 터미네이터와 같은 어휘력이라고...."

"... 응. 알아.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았어."

"세뇌병이라고? 정말 미친놈들이구만."

"멸치. 오래 못 버텨."

"몰라. 버텨. 그래야 구해."

"젠장..."

"대장... 이번엔 도망치지 않을게. 그러니까...."


곧바로 공중에 중화기들이 떠오른다. 사격이 이루어지는 데 각자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반동 없이 저런 걸 쏘는 게 말이 돼? 염동력이 사기네!"

"아저씨. 도움 안 될거면 조용히 하고 있어요."

화력 대 화력의 싸움. 먼저 화력이 떨어지는 쪽이 핏덩이가 될 차례다. 그리고...

"멸치! 놓쳤다!"

사용자가 총기에 붙어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곧바로 미스틸테인을 들고 따라붙는다.

"뭐가 저리 강해!"

메이슨도 견제사격을 가하지만 급이 다르다. 회피 기동으로 피해낸다.

"그러지 마!"

김소빈이 과열된 총열을 서윤에게 내던졌다. 무게와 속도가 충분하다. 막으면 저지한다. 그리고 맞는 판단이었다. 막아낸 순간. 둘이 빠르게 거리를 벌렸다.

"언니! 계속 쏴!!!"

샤오 린도 계속해서 조준하고 쏘지만. 막힌다. 아니 묶어 두기만 해도 용한거다.

이미 저것은 상대하기 벅차다. 그나마 나아질 수 있는 것은 저쪽의 화력이 떨어지면 유진이 붙어서 버티는 방식 말고 없다. 이후 다른 사람들이 도와줄 수 있도록... 그치만 그건 싫었다. 이건 우리들의 문제다. 이 아저씨도 없으면 했다.


"눈치주지마. 저쪽으로 가면 반드시 죽느다고."


부정할 수 없다. 저기는 카운터가 가도 버티기 힘들 것이다. 셋 다 어디가서 실력 없다고 들을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니 저 여자를 막아내고 있는 것이다.


"... 돼지."

"... 하아 하아...7분. 그 이상은 나도 도리가 없어."

몇 번이나 맞고 뛰어다닌다. 체력 소모가 너무 큰 편이다. 그걸 7분 정도 해준다고 했다. 언니는 대답할 여력이 없다. 저쪽의 중화기를 이쪽의 화력으로 막아내는데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 아가씨. 받아."

섬광탄이다. 아까 몇 개 써버린 참이다.

"구경이 달라서 탄약을 줄 수는 없군."

"... 저리가요. 그러다 진짜로 죽어요."

"그럼 내가 가면 자네들은 살고? 어짜피 둘 다 희망이 없으면 누구 손이라도 빌리는 게 좋네."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빠르게 탄창을 갈아끼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서 사격하지만 미세한 동선을 늘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다.

메이슨은 최근 중에 가장 카운터이고 싶었다. 이기고 싶은 게 아니라 살고 싶어서 빌었다.



"여긴."


"... 결국 따라온건가."


"리플레이서 킹."


"유미나."


포기해라


그 이상의 대화는 필요 없었다. 서로가 가진 대의가 정확히는 모르지만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은 안다.

강화된 신체의 주먹이, 총 안에 숨었던 검이 맞부딪힌다.

미세하게 불똥이 튀며 몇 번이고 흔들리고 부딪히며 격돌한다. 상처를 입는다. 불안해 한다. 무엇이 이 싸움 후에 남을지 모른다.


"... 유미나! 그렇게 까지 막아야 했나!!"


"그래! 몇 번이고!!"


"인류를 위함이다! 멸망을 피하기 위함이다!"


"사람이 죽었어!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불가피하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버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없어!"


"알아! 하지만 버려야만 나아가는 것은 아니야..."


"방법을 찾아. 몇 번이고. 몇 번이라도, 내 머리가 깨질 것 같더라도. 죽지 않았으면 그럴거야."


"방법이다. 이게. 내가 내린 방법이다."


"그럼 부숴내겠어. 그 방법을. 설령 당신이 옳았다 할지라도."


"... 나도 나아가겠다. 설령 내가 틀렸을지도 몰라도. 멸망한 그들을 위해서, 뜻을 기리기 위해서."


"반드시"

"반드시"


다시 격돌한다. 서로 이제는 물러나지 않는다. 함부로 거리를 벌리지 않는다. 서로의 등 뒤로 각자의 믿음이, 신념이 나타난다.


나이트가 검을 휘둘러 왔다. 주시윤이 쳐냈다.

힐데가 검을 휘두른다. 퀸이 막강한 화력으로 저지한다.

비숍이 손톱을 휘둘렀다. 그대로 비숍이 붙잡혀 날라갔다.

포기하지 않는 영웅이 존재한다.


"쓰려져라! 늑대!"


"포기해! 이 미친 네오 나치야!!"



https://youtu.be/FRpHlFqaYAM



"... 실비아. 나는 어떤 사람이었지?"

"아무 강렬한 포스를 가진 사령관."

"입에 발린 소리 말고. 실비아, 네가 본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 포기하지 않을 사람. 그리고 어떻게든 고뇌하는 사람. 살리지 못해도, 살려도 후회하는 사람."

"군인으로는 안 보였나 보군."

"삐진거야? 꿈도 뜨개질 하면서 노후를 보내는 것이면서 그런 말을 하면 곤란하다고."

"... 그렇지. 보통은 계속해서 군에 남을테니까. 여기서 나간다는 생각을 하지 못 하지."

"무리를 해서라도 그렇지. 여기가 자신의 전부가 되어버리기 쉽상이니까."

"나는 그렇지 못했던 걸까..."


"... 무슨 생각이야."

"이기긴 했네. 그러나 이후 남을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지."

"지금은 정치인 같네. 기업인인가? 그러니까 멍청한 생각하지마. 아줌마. 저기 간 둘은 당신을 의지하고 있어."
"도미닉도 그랬지. 언제나 나를 의지했었어. 내가 더 힘냈어야 할지도 몰라."

"개인의 선택이야. 나이가 몇인데 그것을 지켜줘야 하는 건데!"

"... 그 녀석이 그런 선택을 한 것은 내 책임이네."

"아니야! 그렇다면 저기 간 둘도 그런 선택을 했어야지!"

"아직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네. 그들도 기로에 서겠지."


"그러니, 똑똑히 가르쳐 놔야겠군. 실비아, 후속 함대와 연락은?"

"... 이제 될거야."


나는 마리아 안토노프 중령이다. 

리플레이서 신디케이트 병력들에게 고한다.

현 전투를 멈추기를 권고한다. 

멈춘다면 규정에 따라 범죄자로 대우해주겠다. 

그대들의 범죄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재판 앞에 세워줄 것이다

지금 저항을 멈추기를 권고한다.


"... 뭐하는 생각이야!"

놀라서 태클을 걸지도 못했다.

"... 올해로 99년이군."

"무슨 소리인데!"

"내가 태어나기도 전 일이지. 그러니 나는 태어나기도 전의 받은 권리를 저들에게도 전해야 할 의무가 있네."

"뭔 말이냐고! 99년 전에 뭐가 있..."

2044년 현 년도에서 뺸다면 그 년도는


1945년.


"우리는 그때 깨달았지. 수많은 생명이 쉽게 으스러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이야. 그리고 판단했네."

"저것들은 테러리스트야! 협상하면 안된다고!! 진짜 모가지 날아가려고 그래?!"

"민주주의는 결코 폭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하는 게 뭐하는 짓인데! 먹잇감만 주는 거라고!"

"그들은 그에 대하여 보상을 받아서는 안 된다."

"지금 하는 말이 뭔지 알아? 사법 거래라고! 엄밀히 말하면 다르겠지만!"

"협상은 그들과 그들의 방법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정치적 변화를 추구하는 자를 약화시킨다!"

"지금 27년 전 발표를 듣고 싶은게 아니야! 무슨... 아니 잠만... 설마."


"나는 대화를 하는 게 아니네. 외칠 뿐이지. 이것이 미친 짓임을 깨달으라고. 멈출 필요성이 있다고. 평화적인 수단으로 말이네."

"아무것도 하지 않았네. 도미닉이 차원폭풍 속으로 사라질 때에도, 제이나 그녀가 인류를 지켰을 때에도 그들에게 침묵했네."

"그러니 이제는 말해야겠지. 처음은 사고이어도, 둘은 실수이며, 셋은 필연이다."

"이제 입을 다물 수 없네. 어짜피 말년이네. 뭐가 무섭겠나?"

"그러다 은퇴가 아니라 진짜로!"

"옷을 벗겠지. 더 이상 영웅으로 남지 못 할수도 있겠지. 그러나 한번도 나는 이렇게 되기를 원한 적이 없네."

"원치 않게 손에 들어왔으니, 원치 않게 보내야 하는 것이지."

"이미 도미닉이 그런 결정을 내렸을 때 부터, 영웅이 아니였을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이 명예는 필요도 없는 것이야."


"아줌마..."

"뭐 하고 있나. 이제 함선으로 복귀할 준비를 해야지. 날이 춥군. 곧 겨울이 오겠어."


"... 하하. 여전히 로맨티스트시군."

"... 마지막 전투가 되겠군요. 중장님.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저는 일련의 관련이 없으니 공감을 못 해드리겠네요. 그럼 계속하실 건가요?"


만신창이다. 이미 출력장치는 전부 부숴졌고 겨우 발로 딛고 서있다.

"아직... 아직이다."


"미친 여자군."

"... 못 지나간다..."

이미 상처의 재생이 이루어지지 않은지 좀 되었다. 열상 사이로 피가 멈추지 않고 세어나온다. 팔이 부러졌다. 덜렁거리며 진자 운동을 한다.

눈도 맛이 간 것 같았다. 하나가 이쪽을 바라보지 못 한다.


"... 어떻게... 이건 거센 저항 중에 사망하는 건가요?"

전투 불능이다. 무력화가 되었다.

"그러고 싶지만... 우리 중장님의 마지막 소원인 것 같아서 말이지. 굳이 죽이고 싶은게 아니라면 제압이겠지."

"하하 저도 살인에 미친 놈은 아니랍니다."

주시윤은 검손잡이를 놓으며 물러났다. 겨우 버텼다. 이미 장갑 안에는 피가 고였다. 어깨가 아파온다. 목이 찌릿하고, 시야가 뿌옇다. 혈압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 

"의료반이 있을겁니다. 밖으로 나가시면 조치를 받으실 수 있을겁니다."

"... 뭐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아무래도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부상을 얕보시다가 쓰러지십니다. 귀하는 이번 전투에 많은 도움이 된-"


"아뇨. 의사가 왔네요."

뚫린 하늘 위로 보인다. 코핀이다.


"시발... 결국 총이 망가졌군."

탄약이 떨어진지 오래다. 그러니 총신으로 몇 번이고 휘두르며 간신히 버텨냈다. 물론 간신히 버텨냈다는 말은 사지 멀쩡하게 있다는 뜻이다. 이미 상처가 많다.

"돼지. 비켜, 이젠 죽어. 이미 10분은 지났어."

아직 5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한계가 찾아와버렸다.

"숫자도 못 세냐? 아직... 아직..."

얼마나 지났는지도 헤아릴 수 없다. 그 정도의 연산을 따라가지 못 한다.

김소빈은 이미 손등이 익었다. 망가져버린 것만 해도 손가락 갯수를 넘어간다.


"아직... 대장이 두 발로 서 있잖아..."

그렇다. 그럼에도 두 발로 서있다. 상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입으면 입었지. 

그러나 움직인다. 고통에도 개의치 않고, 이놈들이 작정하고 병정으로 만들었다.

중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움직인다. 위험하다. 그래서 아까부터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


"..."

침묵만이 감돈다. 진작에 마취총을 가져왔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맞추지는 못했겠지만.

다시 걸어온다. 


"으아아아!!!!"

꼬치구이가 되더라도 물러설 수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서윤도 물러나지 않았었다. 지금도 그렇다.


"이놈들이 송장을 만드네. 몇 개를 만드려고. 그러다 진짜 손이 부족해서 죽는다. 어여 피해."

익숙한 목소리다. 위에서 들렸다. 그림자가 진다. 대장이 곧바로 위로 뛰어올랐다. 


"거의 뭐 총알택배 급으로 배송이 오는데. 몸이 뭐 저따위야... 눈도 맛이 간 걸 보면..."

창을 들었다. 불길한 보라색을 뿜어낸다. 그리고 빼앗겼다. 

샤오 린도 보지 못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좀 자라. ... 아니 자면 안돼! 너 자면 큰일 나!"

어떻게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손에 들린 주사기를 보면 아마도 진정제를 놓은 것 같았다.

"... 살았어."

"응... 살았어. 모두."

"....대장... 대장..."

소빈 언니도 지쳤던 것 같은지 곧바로 들어눕는다.

"... 의무관이 이렇게나 반가운 적은 오랜만이군."

"나도 내가 불려다니는 일이 없는 게 좋아."


김철수는 곧바로 상태를 체크한다.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이어받았다. 그러니 자신이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의사의 사는 법이다. 거머쥐고 나아간다.


"... 상태가 많이 안 좋은데. 얼마나 무리한 거야. 야. 다 빨리 누워. 움직일 수 있는 놈들은 빨리 천 깔아! 체온 떨어지면 진짜 제일 위험하다!"


"하하... 역시 우리 회사의 우수사원 일 겁니다."

"... 의무관이라고? 저런 게? 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거냐? 카일?"

"... 엄밀히 말하면 그냥 카운터입니다. 의료 면허가 없습니다."

"하아, 진짜 여러가지고 미친 회사구만."

"광대씨? 여기 환자 하나 더 있으니까. 빨리 봐주시죠?"

"알아... 그거 기절했어. 눕히고 체온이나 뎁혀. 포로 덮으면 상처에 감염 일어나니까 덮는 거 말고."

"예. 예."


"잠만 지금 여기서 상처를 보겠다고?"

"걱정마십시오. 중령님. 이미 저희가 이겼고, 저 사람에게 야전병원이 패배했습니다."

"그건 뭔 소리야?"

"뭐... 저희 회사 자랑 좀 하자면... 저 사람이 가장 뛰어날 겁니다. 실력도, 의지도."

주시윤은 유미나가 들어간 통로를 바라본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나오지 않는다.


"... 자 그럼 저는 에스코트를 하러 갑니-"

"아가리 닥치고 누워. 너도 눕혀줄까?"

"하하- 이건 생채기라고 하는 것으로?"

"그럼 내가 온 몸에 생채기를 내줄까?"

"의사가 그래도 됩니까?"

"요즘 다 그 소리 하는데, 진료 거부는 내 기억에 좆같은 개소리란다. 얌전히 진료나 받아."

"최근 들어 입이 험해지십니다?"

"덕분에 요즘 위장약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알아보고 있다."

"훌륭한 회사원이 되셨네요."


주시윤은 더 떠들지 않고 얌전히 누웠다. 진짜로 할 인간이다. 이길 수 있을 실력... 모르겠다. 근데 이겨봤자 얻을 것도 없다.

하늘이 참 맑았다. 기분 좋은 낮잠이 될 것 같다. 미나 양은... 뭐 내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스승님이 내려온다. 어지간히 편애도... 참 기분이 오묘하다. 


"주시윤. 살아있냐? 괜찮냐?!"

.... 하하 취소다. 미나 양 이야기는 한 동안 안하고 누워있어야 겠다.




"하아.. 하아..."


"... 쓰러질 수 없다...아직... 아직...!"


이미 몇 번이나 베였다. 실력 차이가 있다. 어느샌가 늑대는 자신의 목을 물어뜯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있었다.


"... 그러다 죽어."


"... 그렇다 하더라도 멈춰설 수 없다."


"왜 그렇게 까지 하는 건데!!"


"어떻게 멈출 수 있는가!!! 으스러져 간 사람들이! 패배했던 자들의 의지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그들이 이런 걸 원할 것 같아? 그냥 당신의 욕심일 뿐이야!"


"그렇다면 욕심을 부린 죄로 죽을 뿐이다. 끝까지... 싸워라, 유미나. 네가 희망을 가지고 구하려 한다면. 끝까지 싸워라!"


죽어야 끝난다. 그래야만 한다. 아무래도 살아남기에는 꼴불견이다. 중장님을 볼 면목이 없다. 아무것도 구하지 못했다. 매번 손가락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지금 어느 것도 남지 않았다. 남은 것은 내가 봤던 환상 뿐이다.


"... 당신 때문에 죽었어."


"그래 내가 죽였겠지. 부정할 수 없다."


"그들에게 미안하단 말 하나도 못 해줬어."


"나 또한 그렇다. 어떤 말도 해주지 못했다."


천천히 검을 들었다. 

바닥을 짚고 다시 얼어난다.

원망스러웠다. 자신이

구해내지 못한 꼴이 우스웠다.


긴급 경보. 양자터널 유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내부 체류중인 인원은 즉시 퇴거하시길 바랍니다.


알림이 울리지만 어느 누구도 물러서지 않는다.


양자 터널 붕괴 시 내부 체류중인 인원은 내부 체류중인 인원은 영구적으로 허수공간 밖으로-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경고.


같은 소리만 반복해서 울린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렇지만 물러나지 않는다.


"살려서 데려가고 싶었어."

"필요 없는 배려다. 와라."


둘이 날라갔다. 넘어지고 붙잡혔다.


"그럼 끝까지 살려. 포기하지 말고."

유미나는 쓰러졌다. 이상하다. 환영일 터 인데. 목소리가 들린다. 내 안에 있는 기억일 뿐인데, 살아있는 듯 하다.


"네 놈... 정체가 뭐냐. 왜 또 우리를 막아서는 것이냐."

발을 밟혔다. 목이 붙잡힌 채로 들어올려 고정되었다.

"꽤나 마음에 드는 말을 들어서 말이야. 오랜만에 기분이 좋거든. 기분 잡친 것들도 싹 날아갔어."

킹은 움직일 수 없었다. 어떻게 한 건지 모른다. 그러나 등 뒤에 보이는 사람을 보고는 움직일 생각도 없어졌다.


"... 나유빈. 무슨 생각이지. 이제 우리가 쓸모 없어진 건가."

"그건 처음부터 였습니다. 지금은 다른 볼일 때문에 온 거고요."


"나유빈?!"

유미나는 급하게 몸을 일으키려 했다. 척추를 타고 울려 퍼지는 통증에 움직임이 더디다.


경고. 경고.

경고.

경-


"이런... 미나 양. 나가려면 지금입니다. 아니시면 영원히 이별하겠네요?"

"당신이 왜 여기에..."

"그냥 볼일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당신이 아닙니다."

"..."

"믿으라고는 안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살고 싶으시다면 지나가시는 게 좋을겁니다."

설마 자신이 입구를 막고 있어서 멈춘 것이라면 지나가라는 듯 비켜섰다.

".... 짜증나네."

"요즘 들어 자주 듣습니다."

유미나는 밖으로 나갔다. 


"나유빈. 무슨 속셈이냐..."

"정말로 별거 아닙니다. 당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 볼일이 있는 것 뿐 이라서요."

"... 아 시발. 갑자기 이 새끼도 쫒아내고 싶네."

"그게 무슨 이야기냐... 뭘 또 꾸미는 거지?"

"모릅니다. 그래서 뭘 꾸밀지 생각 좀 하려 왔습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언제까지 여기에 붙잡고 계실 겁니까? 슬슬 안 던지면 정신 오염이 시작 될 겁니다. 환자에게 분명-"

"진짜 아가리 찢어버리고 싶었다."

킹은 날라갔다. 입구에 정확히 던져졌다.


"자, 그래서 저도 있어도 되겠지요?"

"... 뭔 생각들 인지 모르겠어."

"꽤나 머리가 아파오시는 것 같은데. 괜찮겠습니까?"

"니가 아가리만 닥치면 돼. 사장은 또 무슨 생각이야."

"저도 모릅니다. 제가 놀아나고 있을 줄은 알고 있지만, 이건 정말로 예상 외여서요."

"... 그래서 여기에서 볼 수 있는거지?"

"네, 당신이 잊은 과거를... 아마 이 공간이면 반응해줄 겁니다. 의식의 영역 밖에 있는 기억들이라도."


경고. 현 상황 속에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여기는 -


... 하 이런 미친.


나유빈은... 놀랐다. 아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잊을 수 없는 풍경이 그를 반겼다.

김철수는 머리가 아팠다. 더욱이 갑작스레 눈도 불타오르듯이 아파왔다. 그럼에도 보리라. 자신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보기 위해서.


유미나는 급작스레 등 뒤에서 위협을 느꼈다. 피하지 않았으면 날아오는 킹에게 치였으리라.

"... 끝났네."

"아아, 돌아오셨군요. 미나 양. 포대 하나 깔고 누워보시렵니까? 햇빛이 기분 좋습니다."

"신입. 몸은 괜찮은건가?"


"어이 용병 아가씨. 이거 꽤나 나쁘지 않은 기분이라고. 지금 아니면 누릴 수 없는 호사야."


"... 다 끝났다."


길었던 싸움이 끝났다. 세계는 위험에서 벗어났다. 비록, 아무도 죽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싸움이 끝났다. 이제는 조금 쉴 수 있을 것이다.


"아아 - 빨리 씻고 자야겠다. 그래도 되지...?"

그리고 유미나가 나온 터널은 무너졌다.



"... 겨울이 찾아온다. 즐겁지 않아? 북의 폭군."

"네놈... 기어이 일을 치는구나."

"하하하! 네가 일어나 있는 게 오랜만이네. 그럼 다시 해볼까? 아니면 질렸나?"

몸의 반이 불타며 검으로 균형을 잡은 검사가 말한다.


북의 폭군이라 불린 여자는... 검을 다시 쥐었다.

"이런 진짜로 하자는 게 아니였는데..."

"오랜만에 재밌는 구경을 하고, 판을 망치려는 놈을 찾았지. 그거 하나만으로 죽어 마땅하다."

"... 젠장 이러다 진짜 죽겠는데."

그러나 남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래 뭐 이렇게 되리란 표정이었다.


"... 자 그럼 계속할래? 나야 뭐 50년 이상 어울려 줄 수 있어."

"우습군. 50년이나 필요도 없다. 그럼 죽어-"

... 알람이 울렸다.

"... 귀찮군. 흥이 떨어졌다."

로자리아는 발길을 돌렸다.

"의자를 부숴먹지 않은 것은 칭찬해주지."

"우리 의무관이,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휠체어 부수는 걸 싫어해서 말이지."

"... 쯧."

여성은 사라졌다.


"휘유, 진짜 죽을 뻔 했네. 아이고... 몸이 남아나지 않아요."

남자를 불태우는 불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아니 스며든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자 이제, 밑 준비를 해야지."

"늙은이. 왜 살아?"

"칭찬이야 의문이야, 말 그대로 욕 하는거야?"

"셋 다."

"... 야"

어느새 그 공간에... 아니 원래부터 있었다는 듯 두 여성이 존재했다.

"거의 다 도착해갑니다. 목표 차원까지 3분 2초. 이후 부상합니다."


".... 그래서 당신은 누구지?"

"글쎄요. 회사에 청소해줄 할머니를 찾아온 사장일까요?"

"... 미안하지만 관심 없네."

마리아 안토노프 중장... 아니 이제는 마리아 안토노프다.

"... 뭐 저도 강제로 권유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당신 같은 사람을 알 뿐이죠."

"... 나를? 자네가?"

"뭐 비슷하죠. 제가 보기에는..."

양복이 잘 어울리는 남자는, 침묵했다.

"꽤나 수전노 기질이 있으시거든요."

"그것 참 듣기 불쾌한 단어군."

"뭐 단어 그대로보단... 일이 없으면 심심해 하실 분이라는 일입니다. 호사가와는 다르죠."

"... 호오."

"일에 경제성이 있기를 바라시는 분이죠. 한다면 함부로 시간을 쓰려고 하지 않으니. 그게 수전노가 아니면 뭡니까?"

"수전노면 굳이 자네에게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겠군."

"... 그렇군요. 확실히 그 쪽은 설득할 방법이 없지만."

"생각나시면 연락주시죠. 요즘 이쪽 일도 블루오션이라. 자리는 언제나 있을겁니다."

사내는 명함을 건넸다.

"... 그렇군. 자네가 사장인건가. 듣던 거 와는 조금 다르군."

"원래 사업가라는 것이 그렇지요. 마리아 안토노프 씨."


"... 옷을 벗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네."

"뭐 저는 딱히 신경 쓰지 않습니다. 어짜피 블랙기업이 거든요. 악취미 같은 소문 하나 더 늘어난다고 문제 될 건 없습니다."

"경질로 인해 옷을 벗었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 테러리스트를 옹호한 중장..."

"글쎄요. 그게 옹호입니까? 그저 규율에 따라 정당하게 처벌하겠다는 이야기 아니였습니까?"


"... 꽤나 많은 것들을 아는 군. 거기에 있던 사원들 때문인가?"

"요즘 세상에 없을 수전노 같은 사원들 아닙니까?"

"아무튼, 어르신을 오래 세워두는 것도 예의가 아니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마리아는 생각했다. 과연 이 회사는 어떤 곳일까. 코핀 컴퍼니. 실력은 좋지만 차악에 가까운 평가를 받은 넘버링 라이센스 보유 태스크포스. 

"... 겨울이 끝나면 일자리를 알아봐야 겠군."



"또 무슨 일을 벌이시는 겁니까?"

"글쎄... 한 번도 못 해본 발상이 필요할 것 같아서 말이지."

"...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봉급이 없습니다."

"하하, 그건 내가 고민할 문제가 아닑-!"

옆구리에 제대로 들어왔다.

"좀 봐주게... 적당히 처야지... 진짜로 뼈가"

"... 교수님이라도 불러들까요?"

"... 그렇지. 아직 깨어날 방도가 안보이나?"

"예. 몸은... 아니 몸은 정상이 아니죠. 괜찮은 것 맞습니까?"

"보지 않았나? 거기에서 자네 스승은... 죽었을지도 모르지. 스스로 싸우기까지 포기했었으니까."

"그리고 죽이지 않았지. 내가 부추겨 놓고도 믿기지 않네. 사람을 살리는 것 때문에 멈출 줄은 몰랐으니까. 그냥 적당히 다치겠다고 예상했지."

"...."

"충분하네. 그가 [DATA EXPUNGED] 일지라도 말이지. 그리고... 의무관을 잃었어도 좋은 패를 얻었지. 검사와... 외눈검사. 요요 서커스 단원과 옛 동료."

"... 무슨 바람을 불어넣은 겁니까?"

"나유빈 군이 합류할 생각은 나도 몰랐네. 당분간 얌전히 지내거라고 생각했지. 누가 갑자기.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할 줄 알았나? 덕분에 신분 조작에 애를 썼지."

"분명 녹화된 자료가 있을텐데요."

"그래. 그리고 그걸 나유빈군이 가지고 있지. 재밌으니 하루에 1분씩만 짤라서 보내주겠다는 군. 예고편도 그 정도는 안 한다고 했지."

"순순히 내어주더군. 자네와 계약서를 작성시킨다 하니까."

"... 나중에 단단히 망년회를 기대해야겠군요. 회식은 필참으로 하겠습니다. 사장님." 


"...미나 양. 그렇게 있으시면 안 됩니다."

유미나는 꽃을 놓는다.


"아직 안돌아가셨서요. 국화는 돌아가시면 드리는 거에요."

"... 미안, 아무거나 사온다는 게."

"... 뭐 사실 죽은거나 다름 없는-"

"조용히 해라. 주시윤."

"... 네"

깨어나지 않는다.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얼마나 걸릴까. 매번 일이 끝나면 쓰러져 왔다. 그렇게 까지 해서 뭐가 있는지 살짝은 알 것 같기에 별 원망을 내뱉을 수가 없다.


"... 스승님. 얼굴에 물 부우시면 안 됩니다."

"이래도 안 깨어나는군."

"... 갑자기 도망가고 싶어지네요. 저는 절대로 쓰러지면 안되겠어요."

"자신만 있다면 해봐라."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다. 유미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


"... 다른 놈 둘은?"

"둘 다 뭐... 재활치료 중이시죠. 갑자기 왠 관심이세요?"

"시끄럽지가 않으니까."

"....."

그러고 보니 조용하긴 했다. 뭐 그래도 상관 없는 게 아닐까.

"아 유급 휴가나 쓰러가야겠습니다. 휴가계가 아직 밀려있거든요. 미나 양. 빨리 빨리 휴가계 쓰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왜?"

"연말에 수리 안 해주거든요. 지금 아니면 사실상 못 써요. 이래보여도 블랙 기업이니까요."

"자랑이 아니잖아...."


셋은 병실에서 나간다.

알고보니 다섯이서 식당에서 배달을 시켰다고 한다. 스승님은 남은 서류 작업을, 미나 양은 곧바로 달려가서 합류한 것 같지만...


"... 그래서. 무슨 바람이신가요?"

"후배님, 별 거 아닙니다. 그냥 묻고 싶은 게 있어서요."

"뭡니까? 그리고 엄밀히 제가 상관이에요."

"하하, 짬 순으로 밀어오는 것도 익숙합니다."

"별 건 아니고... 그냥 어째서 이제는 찾지 않는지 물어보려 했습니다."

"스승님이 왜 당신의 부모님을 죽여야 했는지. 그리고 그날의 진실이 무엇인지도."

"... 하 진짜..."

"아쉽네요. 저기 기절해 계신 분이 일어나 있으면 제가 할 말을 편하게 더 해주실 텐 데요."

"하하, 그러니 따로 불러낸 게 아닙니까."

"YB면 YB답게 찌그러져 있을 것이지... 다짜고짜 패드립을 박으시면 화가 나지요?"

대차게 싸울 기세지만... 나유빈과 주시윤 모두 하나를 깨닫고 그만두었다. 회사고, 오늘은 부사장이 출근해있다.


"... 역시 찾은 듯 하군요."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람 마음은 언제나 갈대와 같죠. 또 다른 이유가 생겨날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나 갈대가 모여 쓸만한 천이 되기도 합니다."

"... 50살 먹은 상관이 응원이 되는 글을 봤는데 곧바로 공유하기로 후배에게 보내는 느낌의 말이군요."

"저는 아직 팔팔하답니다. 50은 아직 이에요."

"... 가장 그럴 듯한"

"저랑 수연이랑 큰 차이 안납니다."

"말이었습니다. 선배님."

... 위험했다.


"... 뭐 물어보고 싶은 것은 그게 다였습니다. 내려가실까요? 불렀으니 맨손으로 보내는 것도 예의가 아니겠네요."

"그럼 하나만 답해주시죠. 왜 이쪽으로 돌아오신겁니까?"

"... 글쎄요. 시윤 군의 말대로 사람 마음은 갈대와도 같은 것이여서요. 언제든 나갈지도 모릅니다."

"그냥... 내가 붙잡혀있던 망상 중 하나가 부숴졌다고 밖에는 말을 못 하겠군요."

"... 그렇군요. 그럼 가는 길에 마실 것이나 뽑아주시죠."



"... 미나야! 음! 여기야! 먹을 거 많아!"

"미나씨! 여기에요!"

"히로세씨. 좀 옆으로 가보세요. 팔이 안 닿잖아요."


시끌벅적하다. 이런 일상이 올 수도 있다. 물론 안대를 쓴 여성은 불편한 것 같다. 온 몸이 프레스에 들어갔다 나온거랑 별 다를게 없다고 했었다. 카운터니까 일상 복귀가 가능했다 한다. 


"... 아키. 너 괜찮은 거 맞아?"

"네. 이제 식사는 해도 되신다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저도 식사 좀 하게 옆으로 가주세요...."

"...하하하. 언제나 이러니까 편하게 앉아서 먹어."


일상이다. 누군가에게는 돌아오지 않을. 그러니 가장 소중한 일상이다.


아마 토요일 날 부터 에필로그와 외전이 올라갈 것 같습니다. 

테라사이드 편은 여기서 완결입니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봤지만 후반부에는 힘이 좀 많이 빠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