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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번 시트를 바꾸러오는 이윤정은 오늘의 기행을 바라본다.


"흐음... 1리터 정도 때려 부으면 일어나려나..."


아뇨. 실신한 사람에게 그 정도 때려 부으면 폐에 물 들어갑니다.


"... 하아."

매번 일거리를 늘리는 사람이지만 뭐라하기 힘든 사람이다.


"뭐냐. 또 바꾸러 온 거냐? 어짜피 감기걸릴 놈도 아니다."


"아뇨. 습기 차서 얼면 다시 사야하거든요. 의외로 의료용 베드는 비싸서 말이죠..."


"크흠."


"..."

일어나주세요. 대학원생의 신이여... 나에게 자유를 주세요... 할 일이 많아요...


언제나의 짧은 합장을 한 후에 언제나 바닥에 버리고 시트를 갈려고 했다.


"... 아 썅. 기분 나쁜 꿈 꿨어. 옛날에 아빠가 분명 이렇게 일어나서 '낯선 천장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때 도망쳤어야 한다고 기억해..."


기도가 통했다. 이 정도면 나도 CRF 수치를 측정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기적심의회에 자기소개서를 써볼만 할지도 모른다.


"...."


그리고 물을 버리던 도자기로 대가리를 후려쳤다. 내가 아니다.


빡-! 툭


"... 어?"


"... 젠장. 일 냈군. 어이! 그렇게 쌔게 안 쳤어!"


일어나자 마자 펜릴 소대장이 대가리를 깨버렸다.


".... 피 나네요."

곧바로 번호를 눌렀다.


"교수님. 김철수씨 머리가 깨진 것 같습니다. 네... 네... 네."

저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엄청 튼튼한 사람이란 걸 아는데 깨버린 거면 얼마나 진심으로 친 걸까...


"어... 어...?"


"잠시만요. 지금 머리 뼈 다시 맞춰야 할지도 모르니까 건들지 말아주세요... 하아... 두개골 분쇄면 얼마나 걸릴까..."

아직 형태는 남아있다. 안은 어떨지 몰라도. 오늘 24시간이 넘어갈지 모르는 대수술을 하게 생겼다.


"연락 받고 대신 왔습니다만... 왜 머리가 깨진 겁니까?"

흰 머리의 소녀가 들어왔다. 머리에 뭔가 비행접시 2개를 띄우고.


"내가 고의로 그런 건 아니고 반사적으로 휘둘러버렸다..."

진짜로 당황해서 그대로 쳐버린 건지 본인도 어이없는지 고개를 들지 못 한다.


"... 왜 반사적으로 휘둘렀는지 제일 의문입니다."


나도 그 말을 꺼내고 싶었지만 조용히 있었다.


"미안... 하다..."


"됐습니다. 빨리 옮기겠습니다. 지체해 봤자 피만 더 나옵니다."


"... 시발 머리 존나 아파... 뭘로 친거야...?"

숨소리와 말이 섞여서 나온다. 이상하다. 살아있네? 의식도 있다.


"... 가연성 스프레이에 라이터 가지고 오십시오. 이미 침식되어 시체가 일어났습니다. 안타깝지만..."

냉철한 기계는 빅 데이터를 통해 가장 빠른 판단을 내렸다. 지체 없이 태워버릴 생각이다.


"에프킬라가 서랍 두 번째 칸에 있어요..."


"라이터 여깄다."


"야! 안 뒤졌! 야!! 말 좀 듣고!"


서둘러 좀비가 창문을 깨고 긴급하게 탈출했다. 하지만 여기는 5층이다.


"이 개...!!!"


도플러 효과로 쌍욕의 도입부만 들리고 말았다. 아마 내일 뉴스의 1면을 장식할지도 모른다.


환자복을 입고 뛰어내린 곳에서 불길이 솟아 오른 회사.




"... 집에 가고 싶다."

아직 젖은 환자복으로 회의실에 앉아 있는 김철수다.


"자택이 있으셨어요...?"

이윤정은 꽤나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그 돈으로 의료기기 하나 더 살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 인생이 지뢰밭이야."

하긴 일어나자마자 물고문 당하고, 머리가 깨지고, 불고문을 피하기 위해 5층에서 떨어지기를 선택한다면 저런 말이 나올 것 같다.


".... 그래서 이게 어떻게 된 일들입니까? 스.승.님?"


"아니! 그냥 나는! 갑자기 깨어나길래! 무심코 확인 사살...을?"


"... 저건 저도 변호가 불가능하겠네요. 알아서 살아남으세요. 스승님..."

무량수불... 무량수불...


"왜 굳이 확인 사살을..."

"... 정말로 침식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요?"


수근대는 소문을 타고 힐데의 혐성질이 퍼졌다. 다행히 당사자는 그것 보다는 다른 것에 관심이 있던 것 같았다.


"... 근데 쟤네는 왜 여깄냐?"


"하하. 김철수씨. 같이 목숨을 건 전선에서 싸운 동료 아닌가요?"


"목숨을 노리기 직전까지 줘 팬 놈인데요?"


"하하하.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료입니다."


"호라이즌. 쇠파이프 남는 거 하나 줘 봐. 오늘 몇 일이냐? 복날이 좀 많이 멀었냐?"

말은 사람하고 하는 거지. 음. 그렇고 말고. 

고개를 연신 끄덕이는 그는 곧바로 의자를 밀고 일어났다.


"5개월 넘게 남았습니다."


"그럼 대충 오늘부터 여기는 남반구라고 치자."


"미안하지만 그건 곤란하네! 이미 우리 직원이라네! 하 하 하!"


"오늘 몇 일이냐?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이지?"


"내일 아침입니다."


"대충 인건비가 줄어서 기분이 좋겠습니다. 부사장님."


"후우... 야 이 개 씨발라먹을 놈들아- 거기서라!!"

상당히 빠르다. 근데 좆뺑이는 대한민국 건장한 남성의 패시브였다. 


"하하하! 시끄럽군요. 말만 거창하지 않습니까?"


"하하하! 나의 영도력을 이길 순 없다네!"


"진짜 잡히면 뒤지고 보자 이- !!!"

결국 물어볼 당사자는 화를 참지 못 하고 그대로 뛰쳐나갔다.


"... 애냐?"

꼬맹이가 동류를 알아봤다.


"애네요."

재밌는 광경을 봤기에 만족했다는 듯이 웃는 사람이 있다.


"애입니다."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기계가 있다.


"... 농담으로 치기엔 정말로 죽일 기세던데."

진짜로 일이 터질 것이라고 예감한 사람도 있다.


"걱정 마십시오. 리타. 저 인간 성격 상 죽기 전까지만 갈 겁니다. 중상도 스스로 고쳐낼테니 인력이 줄지는 않겠군요."

일이 터지면 수습할 사람이란 것도 아는 기계도 있다.


"... 우리 회사는 언제나 조용하게 넘어갈 날이 없군요. 내일 아침 기사도 어떻게 나올지 머리가 아파오네요."

부사장은 언제나와 같이 오늘도 위장약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놀랍게도 처방자는 방금 뛰쳐나간 사람이다.

옛 말 하나 틀릴 것 없다. 병 준 놈이 약도 준다.




"아침부터 빈 속으로 달리니까 정신 나갈 것 같네. 밥도 못 먹고 뛰어다니는 게 제일 서럽다..."


"지금 오후 1시 입니다."


"... 그냥 좀 말이 그렇다고 하면 안 되냐?"


"하아... 저도 그냥 신경 끄고 살아가고 싶어지는 데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놀랍게도 부사장의 발언에 모두가 손과 고개를 흔든다. 그게 더 속터진다. 다 알고 있다는 뜻이다.


"... 포기해라. 이곳에 빛은 없다."


"대가리 다시 깨지고 싶으시다면 제대로 말씀해주세요?"


"... 자유민주주의!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 무력 탄앏-!"

사람의 몸통은 달걀과 비슷한 타원의 형태다. 근데 지금 껍질을 깬 삶은 달걀이 되었다. 무슨 뜻이냐고? 계란을 삶고 깨봐라. 그럼 모양이 달라진다.


"제가 보기엔 저걸 맞고도 모습이 멀쩡한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네요."


"사람이면 일단 걱정하는 척이라도 해주렴?"


"하하. 저는 안 맞았거든요."


"진짜 왜 다 이런 놈들 밖에 없지?"


"가만히 있던 나는 왜 건드리는 건데?"

정말로 조용히 있던 유미나는 항변했다.


"그래 정정할게... 내 편이 없네..."

울고 싶다. 이거 말고 지금 심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대로 가면 이야기에 진전이 없겠군요. 그냥 빨리 마무리하죠. 퇴원 축하드리고, 여기 밀린 청구서입니다."


"... 이게 뭔?"

액수가 왜 이 따위야? 아니 이상하다? 왜 물값만 이리 많이 나왔지?


"자 그럼 해산하죠. 알아서 할 이야기들 하세요."


"아니 근데 그 이야기하려고 모이라고 한거야?"


"불만 있으신가요?"


"채무자가 입이 있으면 안 되겠죠..."

이상하다? 학위도 명예도 없는 데 빚만 늘었어...


"다시 돈이 크게 벌리겠군! 이번에는 백금 트로피를-"


콰직.


"그럼 남은 분들끼리 알아서 하세요."


" "...." "


지금 합금을 맨손으로 우그러뜨린거지?


"... 야 잠만 엑스레이 돌리자. 나 어디 안 터졌나 봐야겠는데."


잠깐의 검진 시간이 있었어요.




"내 몸이 건강해서 다행이다."

이거라도 없었으면 울었을거야.


"그래서 몇몇 사람이 안 보이는 것 같았는데."


"회식 때 안 나왔다고 꼽주는 건 요즘에는 갑질입니다."


"차라리 회식이면 다행이겠네. 병문안 오라고 부르는 자식은 최악이지."

밥이라도 먹여 보내주잖아...


"내가 지금 납골당 가야하는 일정이 있니?"


"그냥 돌려서 말하지 마시죠. 저희 회사에서 죽은 사람은 없습니다."


"다행이네... 응. 그래서 왜 너만 남았니?"


서럽다. 다들 그냥 갔어? 눈물이 나온다... 그래도 불가의 가르침에 따라 너가 나에게 자비를 보이는구나...


"남아 있으면 밥이라도 사주시지 않겠어요?"


"아주 그냥 일어난 사람의 등골부터 빼 먹어라..."


"농담입니다~ 물어볼 것이 있어서 말이죠?"


"그런 건 좀 내일 물어보거나 메모지로 남겨주지 않을래?"


"당신은 누구죠?"

두 눈을 크게 뜨고 압박해 오면서 물어온다. 어렴풋이 알겠다.


"글쎄. 이름은 기억 못 해. 기억을 대가로 바쳤으니까."


"... 다시 물어보겠-"


"꼬맹아... 그러다 그 녀석에게 목 날라간다. 티 안나게 쓰려고 하더라도 그건 티가 날 수 밖에 없는거야."

도대체 왜 우리 조상들이 죽이고 죽였던 뱀들의 향기가 나는 것일까.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지?


"이걸 알고 있습니까?"


"알고는 있는데... 함부로 묻지도, 쓰지도 마라. 그런 거 함부로 쓰면 일 터지는 거야."

더 이상 해줄 답변은 없다. 보호자가 이야기 하지 않았다면 내가 답변할 권리와 의무도 없다. 


"... 그러도록 하죠. 그럼 밥이나 사주시겠어요? 가능하면 비싼걸로 부탁드립니다."


"... 이상하다. 이거 어디서 들어본 화법인데."

문을 여니까 발부터 집어넣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어라?


"협상의 기본은 대화죠. 대화를 시작하는 것 만으로도 얻어낼게 많습니다."


"그으래... 혼자면 얼마나 먹겠니... 적어도 200크레딧 밑이겠지..."


"의외로 통이 크시군요?"


"아니. 어떤 일이 있어도, 몇 명이어도 200 밑으로 잡을거야. 아니면 지갑이 털리지."

식사는 중대사다. 매우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영양 불균형 만큼 잡아내기 힘든 게 없다.




"진짜 딱 200 채웠네..."


"역시 고급 음식은 괜히 고급이 아니네요. 잘 먹었습니다."


참고로 나는 먹지 않았다. 진짜다. 


"... 울고 싶다."


"밥도 먹었으니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진짜 인사만 하고 떠나갔다.


"... 아. 의욕없다."


쉬고 싶다. 뭐지? 이게 번 아웃인가? 이상하다? 오늘 쉬기만 했는데.




"... 그래서 여기 온 거라고요?"


"일거리 좀 주려무나. 늙으면 그냥 있어도 심심하단다."

일 중독이 좋은 이유는 하나다. 일거리는 언제나 넘처난다.


곧바로 수화기를 들고 번호를 누른다. 뭐하냐?

"교수님. 그 혹시 머리 잘못 맞으면 대학원생이 천직이 될 수 있나요?"


"... 왜 사람으로 봐주지 않니?"


"사람이세요? 적어도 어느 누가 그런 말을 함부로 하진 않아요..."


"왜 내가 함부로 말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 사람이세요?"


이상하다 대화가 도돌이표다. 끝나지 않아. 누가 다 카포 좀 지워줘라.


"쉬고 싶다면 지금 일거리를 내놓고 도망가거라..."


"... 무르기 없습니다? 철야하다가 쓰러졌다고 말하기 없습니다?"


"빨리 가. 내일 아침까지는 자라."


'... 신이다. 그는 대학원생의 신이야...'

멀리 복도 끝에서 소리가 들렸다. 언제 저기까지 갔지?


"그럼 조금 머리 좀 비워보자고..."


이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지식이다. 그렇게 어렵지 않다. 아니 어렵긴 하다. 언제나 전용단어는 비슷하지만 달라서 확인은 한 번씩 해줘야 한다.

이런 게 낫다. 차라리 감정 없는 기억만을 되짚는 게 정신적으로 안정이 된다. 깨어났을 때 너무 혼란스러웠으니까. 분명 여기로 다시 오게 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무슨 생각으로 나를 여기에 버려둔 것일까.

안 된다. 더 빠르고 꼼꼼하게 봐야한다.

책상을 밀었다. 전선은 꼼꼼하게 확인하고 밀었다. 파워 나가서 자료 날아가면 큰일이다. 아예 내가 새로 써야 한다. 탬플릿이 달라져버린다. 책임은 지기 싫다.

바닥에 비닐을 깔았다. 그 위에 서류를 쫙 깔았다.




"... 제기랄..."


왜? 아니? 아직 3시다. 아침이 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았다. 근데 끝났다. 더 손대면 위험하다. 그럼 내 입맛대로 바꿔버릴거다.


"... 뭐하지? 원주율 계산?"

확실히 기억한다. 751번째 소숫점 아래까지 했었다. 틈틈이 괴로우면 했던 작업이다.


"여기에 있나?"


익숙한 목소리다. 한 번도 직접 만난 적 없지만 기억하는 목소리다.


"이야기 좀 하고 싶군. 괜찮나?"


"...나는 아버지가 아니야."


"그렇군... 그럼 사원 대 사장으로서 이야기를 하고 싶군."


"그럼 깡통이면 충분하잖아."


"아쉽게도 부사장이 부숴 먹어서 말이지."


"..."


"나유빈이 무언가에게 구형 USB를 건네 받았다고 하더군."


"기다려. 비닐만 치우고 사장실로 갈게."


"블랙이 좋나?"


"그냥 단 걸로."


한 시도 쉬게 놔두질 않는구나... 불만 끄고 나가면 될 것이다. 일이 끝나버렸다.






"... 어서오게."


"모습을 들어낼 정도로 내가 가치 있는 패는 아닐 텐데?"

코코아 인가? 좋지. 개인적으로 마쉬멜로를 띄워서 먹어도 좋은데.


"글쎄. 최근에 나에게 관심을 가질 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지."


"그래? 잘 됐네."


"먹기만 할 셈인가?"


"누가 오늘 식비로 200 크레딧 만큼 가져가서 말이야."


"... 그건 자업자득이라고 하는 걸세."


"네. 네. 자업자득으로 머리가 깨지신 분."


"그래서 어쩔 셈인가?"


"뭐가?"

진짜로 뭘 물어보는 걸까.


"돌아갈 건가?"


"데려온 본인이 필요 없나 보지. 뭐 한동안 나도 쉬겠네."


"... 어렵군. 생각보다 일상적인 대화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네."


"그럼 내가 아는 전문 용어 섞어서 대화 할래?"


"사양하겠어. 머리가 터지고 싶진 않아서 말이지."


"다 알아들을 양반이..."


"화 났나?"


"누구한테? 머리 깬 사람?"


"아니. 나에게."


"... 아까 말했지만 난 아버지가 아니야. 너에게 원망이고 뭐고 가질 이유가 없지."


"그냥 방관했지. 그게 최선의 답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틀린 말 아니네. 똑같이 생각했었으니까."


"... 과거형인가."


"설마 그 만큼의 시간이 지나도록 아버지가 살아있기를 바란 거야? 아버지는 우리들 중에서 강한 편은 아니였지... 뭔가 말하고 보니까 밈이 되어버렸는데."

틀린 말은 아니잖아? 아빠. 팩트에 화를 내진 말자고.


"... 틀린 말은 아닌데. 자네가 말하니까 부정도 긍정도 못 하겠군."


"원래 탈룰라가 그렇지."


"... 하나 물어봐도 되겠나?"


"아니."


"그럼 넘어가지. 할 말은 있나?"


"그래서 정확히 뭘 받은 거야? 내용물은 나도 모르는 데."


"편지네. 게임이 주옥같으니 팔고 다시 하자고 제안하더군."


"...."

입에서 단 것이 흘러내렸다. 턱에 힘이 빠졌다. 뭐라고?


"코코아는 찐득거리네. 알아서 닦아주게나."


"아니 진짜로? 그럼 벌써 계획을... 다 세웠겠네."


"... 다시 묻겠네. 질문 해도 되나?"


"존나게. 나도 생각 좀 정리해야겠네."

뭐지? 파티장인 줄 알았는데 우리 집이었어요?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아나?"


"목적이야 언제나 똑같지.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니까. 어떤 방법을 쓸지는... 아마도 편지에 있겠지. 미리 언질을 해주고 뒤통수 때리는 놈이라."


"... 그럼 누구 누구가 있지?"


"나 빼면... 침식체 하나, 인간과 기계, 반반이 친구 하나."


"그 침식체는 내가 생각하는 그 존재가 맞나?"


"그래. 부외자 맞아. 우리들 전부 부외자."


"제대로 미쳤군... 알고서 된 건가?"


"나도 그땐 그림자였어. 정보 오염도 좀 심했지. 한- 400년 전에?"

"타기리온과 짝짝쿵 하면서 나타나거나 세피라의 미라로 재회하지 않을 것을 다행으로 여기지 않을래?"

네토라레 엔딩을 간신히 피해 왔는데 말이 좀 심하네.


"..."


"그러니 서로 좋게 좋게 생각합시다? 적어도 저는 사람 답게 행동하려 하잖아요? 더 비꼬는 걸 보여드릴까요?"


"내가 지금 걱정하는 게 다른 거 같나?"


"네. 계약서를 도장 찍고 나서 제가 위험한 걸 깨달은 병신입니다... 죄송합니다."


"하아. 역시 그래서 침식률이 올라가지 않았던 거군. 정말로 자네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어 줄거라 생각했네만..."


부외자란 그런 존재다. 우리는 그들의 세계와 게임에는 간섭할 수 없다. 

한다면 그것은 참여가 아니다. 깽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규칙에 얽매여 판단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규칙 내에서 보호 받지도 못한다. 우리에게 게임은 없다. 오직 전쟁 뿐이다.

어떤 놈이 현피에서 게임 룰 끌고 와.


"그래서 이길 수 있겠나?"


"그랬으면 저희 집에는 우승 트로피가 수십 개는 있겠어요."


"처참하군."


"좋게 좋게 생각하자고. 게임이 잘 안 풀리면 플레이어를 직접 찌를 수 있는 패라고."


"찌르면 죽일 수나 있고?"


"그것은 상자 속의 고양이로 치죠."


"이야기할 수록 암담하군."




https://youtu.be/i6hzX3AqoWw?list=PLUCdz6FiW6O-2DOev7QfoddjBEqg-ErQ8







"그럼 그만하고 편지나 보자고. 적어도 해일이 오는지. 태풍이 오는지. 지진이 올지 알아야 대비라도 하지."


관리자가 손가락을 튕겼다.


"... 홀로그램이라. 아예 3차원 정보를 담아서 줬네. 보자..."


요정님이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대신하여 전달해드립니다.

오늘의 운세는 알빠 아님입니다.

행운의 아이템은 없습니다. 

하지만 조언은 존재합니다. 내일 맞을 매는 오늘 맞는 것이 낫다.

도둑잡기의 규칙은 자신의 패와 상대의 패를 같이 버리는 게임이다.

안타깝지만 본인이 가진 패가 적어 보인다면 

둘 중 하나죠. 지거나 게임을 엎어 버리거나

만약 이것이 싫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다양한 게임. 똑같은 게임으로 몇 번이나 지지 말고.

마르퀴즈


참고로 3년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3이란 숫자가 중요하죠.

(정말로 암호문입니다. PC 화면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정말로 풀어보고 싶으시다면 잠시 스크롤을 멈추시고 풀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아래는 관리자와 김철수의 해설문입니다. 힌트는 이후 여백을 드래그 해주시면 됩니다. 팀 이름들을 의식해주세요.)




"... 이거 대필 시켰네."

생각해보니 써줄 놈이 기계 말고 없다. 도대체 뭘로 꼬드긴거지?


"그게 중요한 것인가?"


"아니지. 이 녀석이 나를 버리면서 이걸 남긴 거잖아."

이별편지? 아니 이거 그냥 유기견 취급인데.

'착한 아이입니다. 데리고 가주세요. 죄송합니다.'


"그래서 자네는 누구와 도둑잡기를 해서 버려진건가?"


"몰라... 다만 카드를 수선해서 버린 걸 보면 아직 할 게임이 남았다는 거겠지."

"그리고 존나게 쿠사리 먹이네. 누가 클리포트 게임 하고 싶어서 하냐고..."

"거의 칼 들고 협박만 안 당했지... 안 하면 진짜로 다 죽겠는데 어쩌라고."


"... 그보다 왜 굳이 마르퀴즈인가? 엄밀히 말하면 마르퀴스지."


"너도 참 갑갑하다. 그게 중요한 거냐?"


" "..." "

머리를 돌리며 생각해보지만, 감이 잡히지 않는다.



"암호문은 맞나?"


"아마도. 다만 뭘 의미하는 지도 모르니까 검증도 안되는 군."

배배꼬인 새끼... 

"3년 동안 해야할 게 뭐가 있냐? 저런 말이면 사고 칠 것의 모티브는 3년짜리 계획인데."


"군자의 복수도 10년..."

서로 많은 것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간단하게 정리하면서 시작하자고. 그 녀석이 신나게 읽던 게 셜록 홈즈 시리즈야. 지만 알고 혼자 쪼개는 새끼라고."

좋아. 일단 험담을 하면서 정보를 추려볼까?


"최악의 정보로군. 우선 굳이 마르퀴즈라고 소개한 것인가?"


"marquess. 후작. 끝에 쓰고 보낸 이의 위치에 쓴 걸로 보아선 이게 편지의 끝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겠지."


"나도 진짜 이름은 모르니까. 아마도 이게 열쇠라고 티 내고 싶은 거겠지. 아무래도 이게 해석의 시작점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자네가 말 한대로 유식한 척 보이고 싶었다면 굳이 발음을 적을 이유가 없지."


"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근데 아마 맞을거야. 본래 뜻하고자 하는 것은 아무래도 원문이 있다는 거겠지."


"그래서 대신하여 전달한다고 쓴 것인가?"


"얻어 걸린 것이거나 작정하고 쓴 것이겠지. 하나 하나 신경 써서 말하는 놈이니까. 영어니까 다시 영어로 보면..."

0.5와 0.5를 더하면 1이다. 음 그렇지.


The fairy is saying. However, I will deliver it on behalf of you.


Today's fortune is beyond one's interest.


The lucky item is nothing. 


But advice exists. Tomorrow's beating is better today.


The rule of Old Maid is to throw away one's own card and the other's card together.


Unfortunately, you don't have a lot of cards. 


Either you lose or turn the tables.


If you don't like it, there's one way.


Various games. Don't lose to the same game many times.


Marquess


"그래. 이렇게 되겠군. 그래서... 뭔가?"


"... 관사는 빼야겠네. 그것까지 생각해서 쓴 건 아닐거야."


"대필자의 학력이 어떻길래?"


"나한테 묻지 마. 나도 말 트는데 오래 걸렸어. 자기 이야기 하나도 안 하는 아이니까. 그리고 내 애 아냐! 나한테 성적 묻지 마!"

애 없어! 쾌락도 책임도 없다고!


"우리 나이를 따지기 시작하면 부사장도 아이라고 부를 수 있네."


"선 넘지 마세요. 너가 100살이면 나는 환갑이에요."


"크흠..."


"뭐 그래도 비슷하긴 할 텐데 좀 더 어릴거야... 다른 이유로는 영어로 썼어도 내가 읽을 수 있다는 걸 아니까. 굳이 다른 언어로 쓴 이유를 생각하는 거지. 너도 읽을 줄 알잖아? 정 뭐하면 지금부터 이진법으로 대화해볼까? 유니코드 식으로?"

관사를 의식하지 않고 다시 보자...


"대각선은 글을 중앙으로 모은 거 보면 바로 탈락. 끝은 아니야. 모음이 너무 부족해."


"똑같이 문장의 끝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군. 남은 건 처음인가?"


"관사는 무시한다면 아마 줄의 처음이겠지. 문장의 처음은 음... 떠오르는 거 있어?"


"아니. 너무 많은 것과 별도로 의미에 맞는 게 떠오르지 않는 군."


"그럼 나열하면

 

 Fairy 

 Today's fortune 

 Lucky 

 But

 Rule of Old Maid  

 Unfortunately 

 Either 

 If 

 Various 

 Marquess  군."



"아나그램."

이거 말고 없지.


"다만... 순서가..."


"10 글자겠군. 그거라면 하나 있지. 3년과도 맞는군."


"...?"


"... 이걸 내가 설명해야 하나?"


"계속 꼽주시면 회사 내 갑질로 신고하고 자리에서 일어나겠습니다."


"하아... "


"한숨 쉬지 말고 답이나 말해. 뭔데."


"고대 노르드어."


"... 진짜 어지간히 너와 나랑 같이 풀라고 보냈네."


"자네가 말했나?"


"아니. 굳이 그 이름을 꺼낼 이유가 없지. 아마 오자마자 알아보고 생각해서 보낸 게 맞을걸? 내가 기절했을 때 대가리 열어본 게 아니라면 맞을거야."


"... 참으로 알기 어렵게 하지만 우리 생각 방식에 근접하게 내놨군."


"오랜만에 수작이라고 신나서 보낸 것 같은데..."

왤케 점점 더 부끄럽지?


"앞 글자만 따서 섞으면 되네. 이제 보이나?"


"... 이걸 내가 쓰래기 버리듯이 투기 되었을 때, 이거 준 거지? 미친놈이 편지가 아니라 살인 예고 였네?"


"Fimbulvetr. 핌불의 겨울. 3년 간 내리는 겨울."


"옘병. 2번 더 널 조지겠다는 뜻이잖아..."


"이미 1번이 채워졌군. 축하하네. 카운트가 줄었어."


"진짜 너도 담가줄까? 아직 눈이 있는 것 같던데?"


"조용히 웃겠네."


"... 우리 이거 알자고 지금 머리 쓴 거야?"




서로 한숨을 내쉰 뒤 동시에 등을 기댔다.


"즐기고 있군."


"성격 더럽다는 것을 티 내고 싶어 안달인 거지."

벌써 4시네. 아직 한 시간 밖에 안 지났나?


"지루한가?"


"별로. 내 목숨을 칩으로 도박하고 있다는 걸 안 기분이 오랜만이라서 말이야. 내가 이짓거리 하면 진짜로 다음에 두고 보자고 했는데..."


"...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있던건가?"


"계속 돌아다녔어. 멸망한 세계들을 쭉-"


"멸망한?"


"일부로 다닌 게 아니야. 최대한 살아있는 놈들 만나보려고 다닌 건데 거의 없더군. 살아있던 놈들은 거의 없었어."


"아까 말한 반반이와, 기계랑 인간인가?"


"살아남은 건. 나머지는 다 죽었지."


"... 왜 모으고 있는거지?"


"게임이 끝나는 조건은 인류의 멸망이 아니니까. 뭐 게임도 못 해보고 끝나는 경우도 허다하다만... 이유는 몰라. 그냥 모으는 거야."

"수집할 생각은 아니야. 그러기엔 박제가 최고라고 말했었으니까."


"... 판을 준비할 시간이 없군."


"그치. 찌를 수 밖에 없어."


"무모해질 수 밖에 없나..."


"사도 하나 도난 했으면 이득이지. 그거랑... 나로 어떻게든 굴려봐야지. 쉴 날이 없어요."


"..."

우욱. 남정네의 그 표정 역겨워요.


"그 표정 치워라. 안 죽을거야. 반드시 살아남아서 살릴거야. 그게 이름을 버린 이유니까."


"미안하다고 말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니까."


"그래. 네가 나한테 잘못한 게 없잖아. 그럼 된 거야. 이제 필요한 거나 말해."


"... 필요한 거라."


"괜히 우리에게 수색대라는 직함이 있던 게 아니라고. 가서 죽지는 않을거야. 아스모데우스만 아니면 도망칠 자신은 있어. 그리고 걔는 기분파잖아."


빈 잔을 연신 입에 가져다 대면서 고민한다. 그래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원인이 쌓였기 때문에.


"... 내일부터 일이 많아질 걸세."


"충분해."


"... 사람은 죽이지 않겠고."


"구하러 온 거지. 죽이러 온 게 아냐. 제압 정도는 해줄 수 있어."


"... 전력을 낼 수는 없고."


"새는 하늘을 날 뿐이야. 그리고 그것이 전부지. 요즘에는 날고 있다는 의미를 모르나?"


"... 인원은"


"사도 하나면 충분해. 기동 시간은 좀 짧은 것 같지만 내가 좀 더 구르거나...?"


"보조연산 장치 정도는 만들어 줄 수 있네."


"나보다 성능 좋아?"


"... 사람에 연결해 놓을만한 게 아니네. 머리가 맛이 가고 싶은 건가?"


"미안한데 이미 좀 망가져서 몇 번 수선했어. 쓰레기통에 쓸만한 기술도 있더만."


"그냥 아예 죽여달라고 말을 하지 그러나?"


"불가능한 것을 말하지 않아. 그리고 나 말고 할 놈이 없잖아."


"... 그게 자네 아버지와 마지막 대화였네."

이제 거침없이 그냥 다들 밟아서 터트리는구나?


"괜찮아. 나는 유랑할 배도, 기점으로 삼을 별들도, 커다란 물고기도 없어."


"노인과 바다인가. 좋아하는 것도 빼다 닮았군."


"누구 아들인데. 물품이나 준비해 놔."


"그러면 자네는 패배를 고를텐가. 파멸을 고를텐가."


"... 그게 두 가지 선택지라면 나는 판을 엎겠어. 승리를 골라야 할 것은 뿐이야."

4시 반. 7시에 일어나서 장기 입원 환자 두 명부터 퇴원 시켜야겠지.


"하나만 더. 어떻게 고친건가? 침식은 엄연히-"


"그래 마치. 열역학 제 2법칙 같이. 그렇지? 근데 너는 면역이잖아."


"...?"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더라고. 왜 너는 영향이 없었을까. 마치 서로 다른 계에 있는 것 같이 간섭할 수 없는 거잖아."

"그래서 아예 똑같이 생각하기로 했어. 제 2법칙의 주요 내용은 엔트로피 변화량은 증가한다. 근데 다들 전제 조건이 붙는 걸 크게 의식하지 못 하더라고."


"... 고립계에 한해서. 미쳤군."


"그래서 강제로 열었어. 정보 오염만 적으면, 나를 믿어 준다면 몇 번이라도 할 수 있어."


"... 그래서 자네에게 쏟아 넣은 건가?"


"나는 영향을 덜 받으니까. 부외자잖아? 엑자일러 하고는 차원이 다른 질 나쁜 놈이라고. 괜히 숨어 다니는 게 아니라니까?"


"과로로도 못 죽을 팔자군."


"의사가 수술대 앞에서 쓰러진다고? 웃긴 농담이었어. 그런 놈은 수술방에 들어올 자격이 없어."


"... 말을 더럽게 안 듣는군."


"누구 아들인데. 괜히 그 때도 말 안 듣고 꼴아 박은 게 아니라니까?"


"그래... 같은 말을 한다고 해서 대화가 통하는 것도 아니지..."

"나도 이젠 쉬어야 겠군. 알아서 3시간 후에 출근하게."


"벌써 4시다. 어서 자라 늙은이. 늙어서 잠이 안 온다고 안자면 더 힘들다."




"자. 저기도 이제 이해한 것 같고... 나도 패는 다 뿌렸고..."


생각해야 할 것은 흠... 뭐를 먼저 터트리는 것이 나을까. 

인형과 돼지?

아니면 늑대의 자식과 뱀을 만들 준비

아니 오히려 지금 막아둔 곳 중 하나를 없어버려야 하나?


"혹은 사죄의 선물을 준비."


"... 그게 먼저겠지?"


"응. 맞아 터지기 싫으면."


"그래. 뭐를 살까?"


"뭐긴. 당분이나 챙겨 놔. 수술 도구는 우리 돈으로 못 사."


"... 괜히 두고 왔나?"


"우리의 돈줄이 사라졌습니다. 매 턴 수급되는 골드의 양이 300만큼 감소했습니다."


"0을 찍으면 어떻게 되나요?"


"인간이 굶어 죽습니다."


"... 하아. 공사판 노가다부터 찾자."


"아니면... 그거라도 찾아주던가. 오기 전에 멀쩡한 거 하나 있었잖아."


"... 아 우리 요정님?"


천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참고로 전기세 아낀다고 불 다 껐다. 유일하게 전기를 먹는 건 우리 요정님이다.

"그러다 진짜로 수정구로 대가리 깨진다. 불경한 것아! 하면서..."


"... 야. 야 취소. 취소라고!!! 야! 쟤 좀 잡아!"


"이 불경한 자가!!!"

상당한 굵직하고 강렬한 미성이 나왔다. 그 후는 뭉툭한 소리만 나왔지만


퍽!

퍽 퍽


"오... 터졌는데. 역시 저런 거 찾아주는 게 제일 좋다니까?"


"... 당신도."


"자? 그만하고, 헨젤과 그레텔처럼 흘리고 간 거 찾아주자고."


"... 알겠습니다. 요정님... 당신의 버려진 형제를 알려주세요..."


"... 저게 제일 미친놈 이지."

화내지 말고 화해해. 선물은 자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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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나만 재밌을까봐 걱정이다. 


새해부터 디스크 터져서 오래 못 앉아 있으니까 속도가 안 나온다. 


다음에는 시그마 외전 혹은 카페 스트레가, 해궤적. 결과가 나오면 그때부터 쓸 듯. 다들 척추 펴라. 안 그러면 누워만 있어야 되는 나유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