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달빛을 등진 그의 표정은 어둠에 가려 알 수 없었다.


"뭡니까, 휴먼."


"너희들도 '감정'이라는 것을 느끼나."


"..."


도대체 무슨 시답지 않은 소리일까, 이 인간은.


인공지능이 감정이라니, 어처구니 없는 소리다.


"감정이란 건 제 연산능력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역시, 그런건가..."


그는 말꼬리를 흐렸다. 깜짝 장난이 실패한 소년마냥, 분명 아쉬움 가득한 표정일 것이다.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말씀해보시죠. 일단 들어는 드리겠습니다."


"별 건 아니야. 다만..."


"다만?"


그가 고개를 돌려 손끝으로 밤하늘을 가리켰다.


그곳엔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은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모든 일이 끝나면, 같이 별을 보러 가자..."


"..."


호라이즌은 그를 바라보았다. 별빛에 희미하게 비친 그의 표정은 분명 웃고 있었다.


'저게 가면을 벗은 그의 본모습...


언젠가 이 지긋지긋한 클리포드 게임이 끝난다면 그의 환한 웃음을 분명히 볼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 어떤 별보다 밝게 빛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