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선 스토리 분석 시리즈


① 그들은 왜 세탁기를 돌리려 하는가


② 구원기사단은 왜 깽판을 치는가


설 연휴 다 지나고 써온 스토리 분석 시리즈 3편임


원래 기획은 3주년 이벤트 기념으로 10챕에서 나올만한 떡밥을 탐구하는 시리즈였는데


고민해봐도 딱히 떠오르는 주제가 없어서 그냥 평소 막연하게 생각해오던 떡밥을 주제로 몇자 적어봤음


메인 및 온갖 이벤트 스포가 다 들어있으니 누설을 원치 않은 뉴비는 나중에 읽는걸 추천함




꽤 오랜 기간 클리포트 게임 관련 떡밥을 파다가 기시감을 느끼던 부분이 있었음


맨 처음 기시감이 느껴졌던 부분은 챕터 7이었는데


작중 인물들이 지칭하던 구원자는 레이를 뜻하는게 확실한 상황에서


구원기사단을 이끌고 속삭이는 자에 맞서 세계를 지켰어야 할 장본인의 또 다름 이름이 네헤모트라는게 모순처럼 느껴졌거든


국가를 지켜야 하는 구원자가 알고보니 그 마왕 본인이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지



이 기시감에 대한 해답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나온 사육제 에피소드에서 얻을수 있었음


작중에서 모르스는 과거를 회상하며 타키리온은 쓰러졌다고 언급함. 마왕이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쐐기까지 박지


하지만 우리는 타키리온이 멀쩡히 살아있고 아직도 사도들을 찍어내며 관리국과 대립하고 있단걸 알고 있음


모르스 말만 들으면 타기리온은 이 세상에 없어야 할 존재인데 막상 타키리온 본인은 멀쩡히 깽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지



거기에 모르스의 독백을 보면 현재의 타키리온을 떠올리며 마치 자신의 업보라는 듯이 표현함


자신의 가장 큰 원죄가 잘못된 선택을 택하면서 옳지 않은 자가 왕을 자처하게 만든거라고 하지


모르스의 독백과 또 다시 찾아온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멘탈 프린팅을 연구했다는 마에스트로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나올수 있는 유력한 가설은 딱 한가지지


모르스와 유미나로 추청되는 인물은 마왕 토벌에 성공하였지만, 마왕이 사망한다고 해서 그 힘과 칭호가 완전히 사라지는건 아니기에


또 다른 마왕이 쳐들어오며 클리포트 게임이 재게되자 제 3자가 마왕의 이름을 계승해서 새로운 타키리온이 되었고


마왕직을 계승하였음에도 세계의 멸망은 막지 못하였기에 (혹은 세상이 이미 멸망해서 복수를 위해 마왕직을 계승했기에)


남아 있는 세력은 그림자로 타락하여 지금도 클리포트 게임에 참가하고 있단 가설임


엘리시움은 이때 새로운 타키리온을 따라간 세력이고 모르스는 혼자서 거기에 반항하다가 평생을 떠도는 그림자가 되버린거지




이 관점에서 보자면 7챕터에서 루크레시아가 보여주었던 언행과 PV에서 보여준 불타는 성도에 홀로 남은 레이의 모습도 설명이 됨


아르카데나 제국은 멸망 직전까지 몰리며 네헤모트를 토벌하는데 성공하였지만 


결과적으로 왕국의 멸망은 막지 못하였기에 레이가 어쩔수 없이 네헤모트의 이름을 계승하였고


전투 과정에서 사망한 구원 기사단도 사도의 형태로 다시 되살려냈던거지





빙류회랑을 보면 이와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수 있음


금태 포엠을 보면 원래 에델은 본디 평범한 인간이었는데 우연찮게 클리포트 게임에 말려들게 되면서


자기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금기를 저지르다가 마왕의 이름을 짊어지게 되었다는 암시가 나옴


정확히 어떤 과정을 통해 마왕으로 변화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마왕 토벌에 성공했음에도 사실상 자신의 세계가 멸망하는걸 봐야 했던 레이의 과거 회상이나


역병이라 불리우는 모종의 재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세상의 멸망을 겪은 모르스의 예시에서 볼수 있듯이


가까스로 게임에서 승리하더라도 다른 마왕들이 쳐들어오며 게임이 반복되다 보면 언젠가는 무조건 세계가 멸망할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공석이 된 마왕의 자리는 멸망의 잔재에서 몸부림 치는 피해자들을 꼬드겨서 다시 채워넣는다는 추측이 가능함


그렇게 칭호를 계승한 자는 죽을때까지 타우미엘의 장기말로 전락해서 만든 클리포트 게임이란 시스템에 갇히는거지




이 추측이 사실이라고 가정한다면 로자리아의 이 대사도 꽤 의미심장하게 들리게 됨




결과적으로 클리포트 게임이란건 피해자가 가해자로 전락할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멸망한 세계에서 계승되는게 마왕 이름을 계승한 변절자들만 있는건 아님


오히려 같은 세계에서 정 반대 속성의 세력들도 같이 나타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줌


예를 들어서 철의 기수 스토리에서 묘사되는 노르드나빅 창립자들은 노골적으로 모르스 세계관에서 온 엑자일러란게 암시되고 있음


정착자란 표현은 지금까지 엑자일러들을 지칭하면서 여러번 나온 단어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사제이자 철학자란 표현은 그 뿌리가 종교 조직과 관련이 있다는 뜻인데


국가 최고 지도자였던 모르스의 호칭이 예하였으니까, 정교일치 체제로 추정되는 모르스 세계관에서 왔을 확률이 매우 높지



더욱이 노르드나빅의 시조들이 방어막을 설치하는데 사용했던 열쇠는 네퀴티아 입으로 교단의 유물인 황금가지라고 인증까지 해줬음


덕분에 몸 속에 교단의 유물을 들고 다니는 큐리안은 작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필하모닉의 세뇌를 카운터 칠수 있는 인물임


즉, 모르스가 넘어왔던 세계는 엘리시움 필하모닉과 함께 마왕 세력으로 타락한 이들과


황금가지를 가지고 현실세계로 넘어와 마왕에 대적할 힘을 기르고 있던 엑자일러 세력으로 나눴다고 볼수 있지


결과적으로 엑자일러들과 마왕은 뿌리는 같지만 목적성은 정 반대인 대칭되는 집단이란 가정이 가능해짐




게임에 패배하여 멸망해버린 세계에서 멸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왕으로 전향 / 멸망을 받아들이고 엑자일러가 되어 후일을 도모


이 구조를 가장 노골적으로 채택한 또 다른 집단이 구원기사단과 조디악 나이츠임


알렌은 조디악 나이츠의 창립자와 자기 가문의 조상이 막연한 사이였다고 묘사하지만 


얘가 사도여서 굉장히 오랜 기간 살아왔을걸 고려하면 조상의 얘기가 아니라 알렌 본인이 별의 인도자의 지인이었을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별의 인도자는 구원 기사단과 함께 네헤모트에 맞서 싸우다가 자기네 세계가 멸망한걸 받아들이고


동일한 비극이 반복되는걸 막기 위해 현실 세계로 넘어와 조디악 나이츠를 창립했다는 추측이 가능하지


왜 굳이 조디악 나이츠가 중세 봉건 기사 코스프레를 하고 다니는 똘갱이 조직인지도


창립자가 진짜로 중세 봉건 시대에 살던 양반인걸로 설명 가능하고




이 관점에서 보자면 세라펠과 가아그셰블라한테 대응되는 스트레가와 프리드웬 기관 관련해서도 재미난 추측이 가능함


유나와 로이 버넷이 가진 실 태우기와 사슬을 이용한 구속은 조부모들이 현역 시절에 주특기로 능력과 완전히 동일하다고 묘사되는데


신기하게도 이 능력들이 각 팀업에 대응되는 마왕의 직접적인 카운터 역할을 수행할수 있음


황금가지가 교단의 유물이었기에 그 소유주가 엘리시움 필하모닉의 세뇌 능력을 대놓고 카운터 칠수 있었단걸 고려하면


저 두명이 마왕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책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능력의 뿌리가 마왕과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수 있음


운이 좋아서 상황에 걸맞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설명보다는 동일한 세계 출신이기에 대응책이 있었다는게 좀 더 설득력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조만간 프리드웬 기관도 조만간 '사실 여기도 엑자일러 후예였습니다' 라는 설정이 나오지 않을까 싶고


앞으로도 꾸준히 엑자일러 관련 설정을 기반으로 새로운 팀업을 찍어내면서 메인 스토리에 참여할 팀업들의 당위성을 쌓아 올릴거라 생각함





그렇다면 동일하게 엑자일러로 추정되는 나나하라 연합은 뭐냐고 의문을 가질수 있을텐데


달가무에서 나온 묘사를 보면 나나하라가 명부라는 이름의 이면세계에서 도망쳐온 엑자일러란건 확실해 보임


다른 무엇보다 결계가 무너지면 이면세계가 현실을 침식한다고 묘사되는데 작중 이름들이 그 이면세계를 부르는 이름이 명계이고


금태 포엠에서 명계, 즉 저승은 과거 나나하라 연합의 조상들이 신과 함께 살던 옛 터전이라고 했으니


나나하라 영지가 틀어막고 있는건 과거 나나하라 연합이 명부신과 함께 살아가던 이면세계이고


그 세계가 역신에 의해 멸망하자 현실세계에 정착했다는 결론이 나올수 밖에 없음


나나하라 관련해서는 여기에 자세하게 써놨으니까 한번 읽어보는걸 추천함



그리고 직접적으로 대적하는 대상이 클리포트의 마왕이 아니일뿐이지 


동일한 뿌리에서 갈라져나와서 한쪽은 다른 세계를 침공할려 시도하고 나머지 한쪽은 게임에 대비해 힘을 모은다는 구조는 다른 팀업과 차이가 없음


오로치와 나나하라 둘다 그 뿌리는 명부신이고, 나나하라가 오로치를 토벌할수 있던 이유도


명부신한테서 물려받은 신력, 바람의 목소리 덕분이니까


아니면 과거 오로치가 봉인에서 풀려나서 현실세계에서 깽판을 쳤을때 관남충이 직접 와서 다시 봉인했던걸 보면


사흉신 자체가 클리포트 마왕과 모종의 관계가 있을수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수많은 세계의 인간들이 그 의지를 이어 마침내 완성한 구원이란건


단순히 얼터니움만을 지칭하는게 아니라 과거의 멸망을 딛고 계속해서 현실세계로 모이고 있는 엑자일러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함


관남충은 오랜 세월 끝에 드디어 얼터니움이 완성 됐기 때문에 게임의 희망이 생겨났다고 생각하겠지만


원래 전쟁에서 장비만큼이나 중요한게 싸우는 자들의 의지고 엑자일러들 만큼이나 이 비극의 연쇄를 끊고 싶어하는 이들이 없을테니까


마왕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깽판친 업보가 현실세계에 모여들고 있는 상황인거지


사실상 온갖 세계에서 모여든 엑자일러들이 마지막 영혼의 한타를 위해 칼을 갈고 있는 상황이니


본격적으로 클리포트 게임이 시작되면 스토리의 스케일이 얼마나 커질지 자연스레 기대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