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고통이여


나는 너를 끝내 존경하게 되었다.


너는 절대로 내게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너를 알게 되었다. 


즉, 너는 아름다운 것이다.





 

 "으아악! 살려 줘! 제발 살려 줘!!!"



 "죽이지 마! 제발 죽이지 마!!!"



 "네가 왜 날 공격하는 거야! 머, 멈춰! 으아악!!!"



 "죽어, 죽어!!!!"



......


아...아......



 "XX, 정신 차려, XX!!!"



 "......시드?"



 "그래, 나다.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지금 당장 ------------------------------"


.

.

.

.

.

.


 "......하아, 젠장할."


긴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니, 어쩌면 짧을 수도.


그렇게 생각하며 남자는 몸을 일으킨다.


찌뿌둥하다.


아무래도 푹 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알아서 일어났네? 마침 깨우려던 참이었어."



옆에서 벽에 몸을 기대며 서있던 여성이 말을 건다.


여성에게는 팔 한 쪽이 없다.


침식체와 싸우다 잃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사람을 구하다 잃었는지는 여성 혼자만이 알 뿐이다.



 "....내가 얼마나 수면을 취한 거지?"



 "글쎄? 한 10분?"



 "...이런, 많이도 졸았군."



그렇게 말한 남자는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긴다.


그 걸음에는 무게감이 실려 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벼워 보인 것도 아니었다.


남자의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고로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도 알 방법이 없다.


그저 목적지도 없이 앞으로 앞으로 걸어가는 망자와도 같은 걸음걸이였다.



 "똑바로 좀 걸어. 명색이 용병대 대장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힘 없이 걸어 서야 되겠어?"



외팔이 여성이 남자의 등을 힘차게 후려친다.


그것의 효과 덕분일까?


힘없이 비틀거리면 걷던 남성이 제대로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눈의 생기는 돌아오지 않는다.


아니, 생기는 애초에 잃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이 남자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우리는 알 방법이 없다.



 "...다들 모여 있나?"



 "어, 다들 마을 광장에 모여 있어."



 "마을...이라... 이런 것도 마을이라고 부를 수 있나?"



 "일단 사람들이 살고 있긴 하니까. 주거 환경이 갖추어 지면 마을이긴 하지."



저벅저벅---


 

 "...아아 고통이여


나는 너를 끝내 존경하게 되었다.


너는 절대로 내게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너를 알게 되었다. 


즉, 너는 아름다운 것이다."



 "잠을 자더니 갑자기 감성적으로 됐네? 또 그 꿈이야?"



 "......시끄러."



그렇게 대화를 하며 둘은 건물 밖으로 나온다.


여성의 말대로 마을 광장에 무기를 점검하고 있는 한 무리의 용병들이 있었다.



 "여, 대장! 딱 맞춰서 왔네? 마침 총기 손질도 다 끝나가던 참이야."



 "넌 대장한테 왜 항상 친한 척 구는 거야? 대장한테는 존댓말 해야 하는 거 몰라?"



 "에이, 왜 그래, 시논. 우리 대장은 너그러워서 다 받아준다고. 안 그래, 대장?"



 "...그래, 허크. 힘이 넘쳐 보이니 좋네. 다만 그 넘치는 힘으로 혼자 달려나가다 죽지 않게 조심하고."



 "걱정 마, 대장. 자기 몸은 알아서 챙길 수 있으니까."



돌격대원 허크.


덩치가 꽤 되는 남성이다.


그리고 그 옆에 앉아 있는 푸른 단발의 여성 시논.


용병대에서 저격수를 맡고 있다.



 "그리고 신입. 컨디션은 좀 어때?"



 "네, 괜찮습니다. 대장님! 침식체 몇 마리고 쓰러뜨리겠습니다!"



 "하하, 패기가 넘치는 구만. 신입?"



 "저런 놈들이 가장 먼저 죽던데..."



신입의 말에 허크와 시논이 한 마디 씩 거든다.


신입 대원 사이.


용병 일을 하기에는 좀 어리버리해 보이는 젊은 남성이지만


의외로 잠재력이 있다고 대장은 평가한다.


그리고 대장인 남자 옆에 서있는 외팔이 여성까지 합해서 총 5명이


'마이티 용병대'의 멤버다.



 "그래서 다들 무슨 의뢰인 지는 알고 있지?"



외팔이 여성이 모두에게 묻는다.


그 말에 신입 사이가 대답한다.



 "네! 마을 주민들이 근처에서 침식체 군단을 발견해서 그 군단을 처리해 달라는 의뢰였습니다!"



 "그래, 잘 알고 있네. 왜 침식체 군단을 태스크포스가 아닌 일개 용병들한테 처리해 달라고 하는 진 의문이지만..."



 "그로니아 사정을 보면 알 만하잖아? 여기에 태스크포스를 부를 수나 있겠어?"



 "하긴... 그 말도 맞네, 시논."



 "뭐, 용병인 우리야 보수만 받으면 장땡 아니겠습니까, 이레나 나으리?"



외팔이 여성의 이름은 이레나인 모양이다.


특이하게도 총이 아니라 긴 검을 사용한다.


검을 허리춤에 장비 하고서 말한다.



 "그래, 네 말도 맞다. 허크. 용병인 우리야 보수만 잘 받으면 그만이지."



 "대충 침식체 군단 제 1파만 상대하고 보수 받은 후에 도망치면 되겠군. 우리에게 침식체 군단 전체를 상대할 힘은 없으니까."



가만히 있던 대장이 마침내 입을 연다.



 "그건... 너무 비열하지 않나요?"



사이가 조심스레 대장에게 묻는다.


용병의 법칙을 모르는... 그리고 정의로운 이 청년에게는 이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허크가 사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한다.



 "이봐, 신입. 우리 용병대에는 모토가 하나 있어."



 "...모토요?"



 "그건 바로... '내 목숨이 우선이다.'야."



내 목숨이 우선이다.


마이티 용병대의 모토.


어떤 상황에서던지 자기 목숨이 위험해지면 도망가도 상관 없다.


그것이 대장이 정한 룰이다.



 "그럼... 이 마을 사람들은..."



 "죽겠지, 뭐. 자기들은 침식체로부터 이제 안전해진 줄 알고 기뻐하겠지만..."



 "그게 뭐에요!!!"



사이는 대장에게 가서 따진다.


정의감이 넘치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정의감이 넘치면 용병과는 더욱 멀어지는 것이다.



 "전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서 용병이 됐어요. 그런데... 그런데...!"



 "무슨 이상한 소리지? 사람들을 구하고 싶으면 군인이 돼야지, 왜 용병이 되나? 결국 너도 돈을 원해서 용병이 된 것 아니었나?"



 "하지만 군인은... 규율에 따라서만 행동할 수 있으니까...!"



 "여기라고 다를 것 같나?"



......


사이의 정신이 대략 멍해진다.


세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람들을 구하는 존재.


자신이 믿던 용병에 대한 철학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는 애초부터 용병을 잘못 알고 있었다.



 "...알았으면 전투 준비나 해. 조금이라도 사람들 더 지키고 싶으면."



 "......"



절망하며 사이는 자리로 돌아간다.


너무 실망하지 말라며 허크는 사이를 위로하지만


그 위로는 이미 자신만의 세상이 무너진 사이에게 닿지 않는다.


시논은 그런 사이를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다.



 "너무 심하게 말할 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인데."



 "...난 사실을 말해주었을 뿐이야. 어떻게 받아 들이냐는 저 녀석 문제지. 그 정도로 기 죽을 녀석이라면 용병으로서 실격이야."



"내가 보기엔 당신도 용병으로서 딱히 어울리진 않는 것 같은데?"



 "...다물어."



 "하아~, 우리 대장님 언제부터 이렇게 감정도 없는 냉혈한이 된 걸까..."



 "...알면서 묻지 마, 이레나."



 "그래, 전투 준비나 하자고."



 "전원, 무기 들어."






 "......출진이다."










아크샤 전대는 네퀴소탕 작전 때 카르나데스 전대와 함께 참전한 전대입니다.(나무위키 피셜)


그걸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직접 봐 주세요.


분량이 얼마나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한 화 당 3000 자는 될 것 같습니다.


스토리가 많이 어둡습니다.


그 점 유의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