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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여신은 절대 죽지 않는다.






 "...어째서 명령을 듣지 않았지?"


 "......"


 "대답해라 시논, 허크. 왜 명령대로 도망치지 않고 싸우는 것을 택한 거냐."


 "...죄송합니다, 대장."


 "네 저격 때문에 이레나가 죽을 뻔했다, 알고는 있나?"


 "......죄송합니다, 대장. 아무것도... 아무것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용병대는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마을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금 대장은 명령을 듣지 않고 멋대로 적과 싸운 시논과 허크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그래, 시논.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 그럼 기억나는 것을 차례대로 말해봐라."


시논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지의 적을 발견하자마자 저격을 시도한 것.

하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

그 적이 침식체를 마구 소환했던 것.

그리고...


 "리라 소리가 들리고... 그 뒤로 기억이 없습니다. 정말 제가 부대장을 쏜 게 맞습니까, 대장?"


 "......그래, 그렇단 말이지."


 "도망치라는 명령을 거부한 건 우리 잘못이 맞아. 하지만 그 뒤의 이야기는 모두 진실이야, 대장. 우린 정말로 왜 부대장을 공격했는지 모르겠어."


 "...조용히 해, 허크. 이건 대장이 판단할 문제야."


생각에 잠기는 대장.

한참을 생각하다 입을 연다.


 "그래, 알았다.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은 다음에 묻도록 하지. 물러가 보도록."


 "...네, 죄송합니다, 대장."


그렇게 허크와 시논이 물러간다.

사실 그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생각도 없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까.

그냥 빨리 자리를 떠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럼, 이레나? 보고하도록."


 "......"


 "이레나, 명령을 똑바로 수행하지 않은 건 너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똑바로 대답해라. 넌... 거기서 뭘 봤지?"


대장이 이레나에게 묻는다.

무겁고, 진지하게. 

이레나가 본 것이 자신의 생각과 같은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림자였어."


 "그림자? 그런 곳에 그림자가 있었다고?"


 "...악기를 사용하는 그림자."


 "......!"


표정이 일그러지는 대장.

악기를 든 그림자...

그렇다고 하면 답은 하나로 귀결된다.


 "...리라 소리가 들리자 마자 허크와 시논이 널 공격했다고 했었나?"


말없이 끄덕이는 이레나.

그리고 말한다.


 "그건 마치... 관리 실패 때처럼..."


 "그만, 이레나. 놈들은 죽었다. 펜릴 소대가 그때 모두 처치했어."


 "...놈들은 그림자야. 언제 부활한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잖아."


 "내 기억 상 리라를 연주하는 단원은 그 때 없었다. 놈들일 리가..."


 "...지휘자...라고 했어."



두근---!



 "...지금... 뭐라고 했지... 이레나?"


 "...녀석이 했던 말... 분명... 지휘자였어."


혼돈에 빠지는 대장.

지휘자... 지휘자... 지휘자...

계속 부정하고 있었다.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어차피 3종 그림자 중 하나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려 했다.

그런 생각들을 전부 없애버리는 단 한 마디.


......지휘자.


 "...정말로 지휘자라고 했나?"


 "......그래."


 "......"


 "...두려워?"


 

 "으아악! 살려 줘! 제발 살려 줘!!!"



 "죽이지 마! 제발 죽이지 마!!!"



 "네가 왜 날 공격하는 거야! 머, 멈춰! 으아악!!!"



 "죽어, 죽어!!!!"



 "...그래, 두렵다. 그 이름만 들어도 숨이 가빠지는 군."


무엇보다......

아니, 그건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지휘자란 이름만 들어도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으니까.


 "그래서, 어떡할 거야?"


 "...우리가 여기 더 있을 필요는 없다. 보수를 받는 즉시 이곳을 뜬다. 구출 유무와 관계없이 보수는 받기로 했으니까."


 "그래, 그게 옳은 선택이겠지. 우리가 그것과 싸워봤자 소모전만 될 뿐이야."


내 목숨이 우선이다.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들을 위해 싸워 줄 의리는 없다.

이대로 놔두면 여기 사람들은 침식체에 의해 전부 사망하겠지만

그건 알 바 아니다. 용병은 보수만 받으면 되니까.


 "그리고 대장, 카운터 능력 그렇게 막 써도 되는 거야? 보급할 이터니움도 없잖아."


 "...널 구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아니 그 전에도, 3종 비스트 상대할 때도 능력 사용했지?"


 "...나는 힐데 전대장이 아니야. 주먹으로 한 방에 3종을 때려 눕히는 그런 짓은 못해. 자폭 돌격 후에 시간을 멈추고 탈출하는 게 고작이지."


시간 정지.

그것은 대장에게 주어진 카운터 능력이자

대장이 고등급 카운터로 남아있을 수 있게 해주는 동아줄이다.

비스트에게 자폭 돌격을 했을 때도

오토바이를 비스트의 아가리에 돌진하는 순간 시간을 멈춰 탈출하고 폭발 시킨 것이다.

물론 이 능력이 없어도 대장은 강한 카운터지만.


 "...앞으로 몇 번 더 쓸 수 있어?"


 "...워치를 보아하니, 두 번 정도는 쓸 수 있겠군."


 "...부디 내 검이 대장을 향하지 않게 해줘. 당신이 상대면 무척 까다로워 지거든."


 "나도 이걸 더 이상 쓰지 않기를 바래야지. 아니면 다음 임무를 이터니움 채굴로 잡을까? 그럼 이터니움 가루라도 얻을 수는 있을 텐데?"


 "그건 알아서 하시고."



저벅저벅

누군가 대장을 향해 걸어온다.

대장은 누군지 단번에 알아차린 것 같다.

발소리가 무겁지 않았기 때문이다.



삐리리--!



베르가 먼저 날아가서 반긴다.

발소리의 주인은 대장에게 묻는다.


 "아저씨... 아빠는요...?"


 "...네 아버지는 죽었다."


돌려 말하지 않는다.

단도직입적으로 죽었다고 말하는 대장.

자신이 죽였다 고는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죄책감은 있는지 소녀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말한다.


 "...죽어요?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침식체로 인해 죽어가는 상태였다. 나로서는 방법이 없었어."


 "......"


 "대신 이걸 전해 달라 하더군."


베아트리체에게 로켓을 건네 준다.

베아트리체는 로켓을 슬쩍 보더니 미소를 짓는다.


 "아빠가 전해 달라고 했어요?"


 "...그래, 너희 아버지의 의뢰였다. 그리고 너에게 사랑한다고도 전해 달라는 군."


 "그런 말은 직접 와서 하지..."


 "구하지 못해 미안하다."


 "아니에요, 사실 조금은 예상하고 있었어요. 아빠가 돌아오지 못할 거란 거요. 나간지 사흘이나 지났는데 안 오는 게 이상하잖아요? 침식 지대에 살림 차린 것도 아닌 텐데." 


 "...울지는 않는 거니?"


 "안 울어요. 울어봤자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지금은 그저... 아빠가 끝까지 날 사랑했다는 것에 만족할래요."


소녀는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며 말한다.

하늘은 저녁인데도 전쟁의 연기가 가득 차 별이 보일 생각을 안 한다.

연기가 걷히면... 아득히 머나먼 곳에는 별이 가득할 것이다.






 "...그렇군요. 아들과 같이 갔던 몇 명까지 전부 몰살이라..."


 "구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멋 모르고 침식 지대에 들어간 제 아들놈의 잘못이지요. 보수는 드리겠습니다."


보수를 받는다.

이제 이곳을 뜨기만 하면 된다.


 "아, 그러고 보니 여러분이 나갔던 사이 사람 한 명이 저희 마을 근처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인지 한 번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왜 저희가 아는 사람일 거라 생각하시는 거죠?"


 "용병처럼 보이는 행색이었습니다."


용병이면 서로서로 다 알 거라는 것도 편견이다.

그래도 면식이 있으면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으니 확인해 보기로 한다.

촌장의 안내를 받고 마을 내 병원으로 향한다.

병원이라 해 봤자 천막으로 된 임시 구호소 같은 모습이지만.


 "...흑....흑...흐윽......"


"......"


구석에 숨죽여서 우는 소녀의 울음소리에

대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머리에 총상을 입었는데 기적처럼 숨이 붙어 있어요. 일단 치료는 해 놓았지만 언제 깨어날 지는 모르겠어요."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는 의사의 말.


 "...그렇군요."


 "혹시... 아시는 분이세요?"


 "...그런 것 같군요. 아주 오래전이긴 하지만."


 "대장, 이 사람은..."


 "그래, 넌 여기서 대기해라, 이레나. 그냥 대화만 하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병실 안으로 들어가는 대장.

침대에는 여자 한 명이 누워 있었다.

머리에는 붕대를 감은 채로.


 "...보아하니 죽다 살아난 것 같군. 누가 살려준 건지는 모르겠지만."


 "......"


 "...총 장전 돼 있는 거 알고 있다. 널 살려준 의사를 여차하면 쏠 생각이었나?"



 "......피오..."



타---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