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Black barroca



1화 보러가기




https://youtu.be/IsRbJtG-OZY?si=f9Z9YdWDyKi9A0aD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자리를 옮겨, 쇼핑몰 내의 응접실.

알파트릭스 그룹 산하의 쇼핑몰은 아니었지만, 이진의 요청에 흔쾌히 자리를 빌려준 것은 역으로 알파트릭스 그룹의 힘을 방증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앉은 강소영과 이유미.





“방금 신세아 대표와 확인 끝마쳤습니다. 저들은 알파트릭스 엔터테이먼트 소속이 아닙니다. 물론, 영화 촬영이라는 것도 사실이 아니고요. 상투적으로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본 건은 알파트릭스 그룹과는 전혀 무관계한 일입니다.”


“그건 나도 알아. 문제는 실제로 발포했고, 그걸로 시민들은 대피해야 했어. 무엇보다⋯”


이유미가 강소영에게 고개를 돌린다.



“총포 법 위반에, 관리국이 지정한 직할령 내의 조례에도 어긋나죠? 이건 알파트릭스 이름을 허위로 썼다고 할지라도 이미⋯”



퍼진다. 목격자가 추산 200명이 넘고, 그 소동에 대피하지 않고 영상을 찍으러 온 사람이 이미 인터넷에 올리고도 남는다.


이진은 오른손으로 머리를 짚으며, 말을 이어 나간다.



“그건 알고 있습니다. 사태는 발생했고, 그건 제가 처리해야겠죠.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여러분을 모신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다른 이유요?”


“회장님의 절친이신 코핀컴퍼니 사장님에게 들었습니다. 두 분은 믿을 수 있는 경찰 인력이라고요.”



서로를 바라보며, 응? 응? 하고 고개를 주고받다가 아, 하고 끄덕이는 이유미와 강소영.



“그래서?”


“두 분은 엘릭서, 마젤란 예언회를 쫓고 계시죠? 지금 퍼지기 시작한 GT도 추가되겠네요.”


“아하하, 뭔가 착각하신 모양이신데. 저희는 마약 수사팀이 아니라⋯”



강소영의 멋쩍은 웃음. 이진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지금 당면의 과제는 물론 GT. 그 이전은 앨릭스를 판매 유통한 마젤란 예언회. 하지만, 진짜로 쫓고 있는 것은 카운터 범죄자. 카운터 범죄자를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고 있는 자경단.


진짜 목적에는 닿지 않았기에 내보일 수 있는 웃음.


그 웃음에 담긴 의미를 이진은 캐치 해낸다. 더 너머의 것을 보고 있는 눈동자. 지금은 신지아, 그 이전에는 부회장이었던 신동혁. 그런 사람들을 봐온 이진이었다. 


이진은 가지고 온 태블릿을 내려놓는다.



“단적으로 말씀드리죠. GT에는 알파트릭스 그룹이 관여되어있습니다.”


“⋯네?”

“뭐라고?”



난데없는 실토. 마약인 GT가 알파트릭스 그룹과 관련이 있다고, 그룹 내 보좌역인 이진은 말하고 있다. 강소영은 곧바로 바깥으로 통하는 문을 바라본다. 아무도 없다. 그 행동에 이진은 순수한 감탄으로 과연 하고 속으로 내뱉는다.


그런 뒤에 태블릿을 조작하여, 강소영에게 건넨다.




“알파트릭스 푸드 엔지니어링. 그룹 산하에 있는 작은 식용품 판매 회사입니다. 그룹 유통을 쓰고 있죠. 주력 판매 항목은 식품 첨가제나, 향료, 소스류.”


“그룹의 유통망을 쓰는 작은 회사라⋯”

“이게 뭔데 그래?”



대화에 따라가지 못한 이유미가 강소영의 어깨너머로 태블릿을 보고 있다. 그 모습을 이진이 내려다보며, 말을 잇는다.



“GT의 전파. 말이 안 될 정도로 너무 깊게, 그리고 그 물량 공급이 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알파트릭스 그룹에서 유통하는 유통망이면, 그야 그라운드 원 쯤은⋯”


“네, 초등학생이 으슥한 곳에서 돈을 건네고 받은 물건은 의심을 사겠지만.”


이진의 말에 강소영이 받는다.



“슈퍼에서 케쳡이나, 치킨 스톡을 하나 사는 건 의심 살 일이 없죠.”


이유미는 응응? 하고 강소영에게 안기듯이 고개를 들이밀고서 태블릿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이게 GT의 정체입니다. 그리고, 알파트릭스 푸드 엔지니어링은⋯”


“잠깐만요”



강소영이 일어선다. 이유미도 일어나서 태블릿 화면을 보며, 이리저리 휠을 굴리고 있다.



“이걸 왜 저희한테 알려주시는 걸까요? 잘은 모르지만 신회장 취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룹 내의 기반 다지기에 전념하실 시기로 보이는데⋯”


“네, 맞아요. 기반 다지기.”



이진은 강소영의 손에 들린 태블릿을 받아 든다.

이유미의 아, 하는 소리가 작게 흐른다.




“아마, 소식에 밝으시니까 아실지도 모르겠네요.

 이 푸드 엔지니어링의 원소유주는 세실리아 신이라는 인물입니다.”


“⋯”

“⋯그게 뭔데!”


이진은 입을 연다. 이건 도박이다. 하지만, 회장의 감은 믿을 수 있다. ‘만약, 힘들면 저한테 꼭 말씀 주세요. 그리고 사장님이 그러시는데 제4 기동이라면⋯’ 너머를 보는 눈동자를 믿는다.



“그 이전에는 신재희.”

“신재희요? 전 회장의 딸이었던? 도박으로 유명했었죠? 그 사람?”

“네, 본래는 진짜 세실리아 신이 물려 받은 작은 회사였어요. 첩의 딸이니까 정말 작은 거라도 주긴 준 거죠.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이건 기업의 극비 중의 극비. 퍼진다면, 지금 회장 신지아의 입지를 위협하게 되는 진실.


하지만 이 진실로 협조를 얻어내서 처리하겠다.


이진은 자신도 무리하고 있음을 깨닫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선다.



“신재희가 진짜 세실리아 신을 몰아내고, 자신이 세실리아 신 행세를 한 겁니다. 전신 성형 이후, 세실리아 신으로 관리를 한 거죠.”

“그러니까, 배다른 자기 동생 행세로 뺏었다?”

“⋯”

“네, 그리고 그 세실리아 신은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룹 내 비밀을 이렇게 쉽게 이야기하시는 이유가 도대체⋯”


“그리고, 지금 소유주는 바흐 신으로 되어있습니다.”

“바흐 신? 그게 누구죠?”



“안타깝지만,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GT에 알파트릭스 푸드 엔지니어링, 바흐 신이라는 인물이 걸쳐있다는 겁니다.”



이진은 입을 연다. 여기서부터는 추측에 가깝다.

하지만, 그래야만 도망친 클론 수색에 협조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직감. GT와 바흐 신. 그리고 도망친 신지아의 클론이 모종의 관계가 있다.


이 사태는 알파트릭스 그룹을 뒤흔들기 위한 수작이라고.




“그리고, 현 회장님의 갖가지 소문 중에 클론이라는 소문이 있죠.”


“⋯”


“저는 GT와 클론. 그 두가지가 행방불명인 세실리아 신이 알파트릭스 그룹을 위협하기 위한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잠깐만, 클론은 분명히 현 회장이랑 닮았으니까 뭐 위협이 된다 쳐. 하지만 GT는 전혀⋯”


이유미의 말을 강소영이 가로막는다.



“목적이 달라졌다고 하면 말이 될 거예요. 경정님.”

“목적이 달라졌다?”







“네. 알파트릭스 그룹을 손에 넣기 위함이 아니라⋯”






복수라면, 현 회장인 신지아를 무너뜨리고 넘어서서 알파트릭스 그룹 자체를 휘청이게 만드는 이슈. 그것 자체에 목적성이 있다면 이 두 가지는 명확하게 이어진다.





“하, 하지만. 클론? 그런 기술이 있어? 이 신재희라는 여자가 그런 것도 다룰 줄 알아?”

“⋯부끄럽지만, 전 회장 시절에 만들어진 비밀 기술 산업이 있습니다. 거기에서는 클론, 아니죠. 소원을 이루어주는 요정에 관한 생산을 진행했었습니다. 당연히 그 정도 기술은 갖출 수 있죠.”



그건 거짓말이다. 사실과 거짓이 뒤섞인 거짓말. 하지만 이진은 그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 완성품으로 만들어진 것이 현 회장, 신지아라고 입에 담을 수 없다. 클론 기술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다. 



지아를 위해서.





“⋯알겠습니다. 즉, 내부에서 손을 쓰게 되면 없었던 것처럼 처리할 수 없으니.”



강소영의 말을 이진이 받는다.

그것이 진짜 목적.



“네, 저희와 제4기동. 양쪽의 수사로 끝을 내고 싶습니다. 클론 수사에는 경찰이나 관리국이 가지고 있는 CCTV 정보가 필요하죠. 저희는 푸드 엔지니어링 쪽을 맡겠습니다.”


“우리한테 그 클론을 맡으란 거지?”


“아뇨, 그건 부차적인 거고요. 경정님.

 음~ 전체적으로 눈 감아 달라는 겁니다.”



뭐? 하고 말하는 이유미에게 강소영은 아하하하고 웃는다.




“신재희, 세실리아 신, 그리고 지금은 바흐 신. 이 사람과 클론을 처리할 테니, GT와 관련된 알파트릭스 푸드 엔지니어링 쪽은 가져가라고 말하는 거예요.”

“네, 그러네요. 사법 거래네요. 이거 지금.”

“뭐?! 그, 그걸 우리가 정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보다, 난 그런 거⋯”



이유미의 지적은 당연했다. 그녀들은 경찰이다. 심판하는 사람이 아니라, 법을 집행할 뿐인 시스템의 일부. 


사법 거래란 경정의 직위에서 멋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한다면, 좀 더 위. 경무관 이상의 본서가 아니라면⋯



“네. 좋습니다. 저는 받아들일 거예요. 경정님.”

“뭐, 뭘 멋대로⋯!”



“어차피 지금 이대로라면 그라운드 원에 있는 마약 수사팀이 못 버티게 될 거예요. GT의 꼬리만 잡다가는 끝이 없는 걸 아시잖아요. ”

“그, 그렇다 해도⋯”

“카운터 범죄자를 잡는 건 중요하죠. 하지만 전, 카운터 범죄자를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그 모습에 반해 경찰이 되었거든요.”



떠올린다. 강소영의 처음. 올곧기만 한 채로는 지킬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러니까, 잃었다. 동료를. 그리고 많은 것들을. 스러지는 것을 곁에서 봐왔다.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여기에 있다.


진실보다, 지금 피해를 보고 있는 많은 사람을 위해, 어른은 선택했다.




“나, 난 용납 못 해. 잡을 거라면 전부 다 잡아.”

“경정님⋯”



“글쎄요. 그렇게 여유롭게 있을 수 없을 겁니다.”



이진이 끼어든다. 거짓말을 섞었다고는 해도 그룹 내의 비밀을 말해버린 입장이다.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다.


입을 열려다가, 멈추어 선다. 누군가 있다.



“자리를 옮길까요? 그러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누가 그런 데를 따라가?!”

“네.”

“경위!!!”



이진이 응접실 문을 나선다. 나서기 전에 소리를 유심히 들어보지만, 이미 기척은 없다.



“⋯따라오시죠.”



“안 가!”

“가시죠. 경정님.”



“안 간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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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L1yx_Z7XDMg&list=PLoRyB3OVL7hH4GWwXBNjNMaPG3b1VGJdY&index=54











금발 남자는 내 말들 잘 들어줬다. 헨델의 이야기를 들려주니까 뭐어? 그런 일이 있었어? 하며 웃어줬다. 


그런 쓰레기가 있다고? 방에 들어갈 수도 있지.


하며, 웃는다. 웃어준다. 


먹고 싶은 게 없냐는 말에 만나탕 이야기했더니, 으응? 하더니 아 마라탕? 하며 데려가 줬다. 동주 마라탕이라는 가게. 자기가 아는 맛집이라고.


먹으니까 매웠다. 혀 끝이 아려. 하지만 맛있어서, 버섯도 넣고, 고기도 넣고. 


술은 안 마셔? 아직 애네.


맛있는데, 라는 말에 누굴 애로 봐. 하고 동시에 헨델이 떠올랐다. 뭔가를 흘리거나, 머리를 안 말리고 있으면 따라와서 치우고 말려주던. 


으으으으으, 그걸 왜 떠올려.


짜증 나. 술도 마셨다. 배부르다. 기분이 좋다. 손발, 끝의 감각이 무뎌지는 게 왠지 기분 좋아. 마라탕을 먹고 난 다음에 남자가 자연스레 내 허리를 감는 손.


가자

어디로?


2차 가야지.

그게 뭔데?



술, 술. 새까만 곳. 불빛 밖에 없는 곳. 거기에 멋진 바텐더가 샤칵샤칵, 셰이커를 흔든다. 술. 이쁜 술. 마시니 목을 타고 흐르는 뜨거움.


자연스레 내 어깨 위로 오르는 손.

하하, 웃는다.


그러니까 나도 기분 좋아.

웃어주지 않았어.


아무도.





나를 보고, 웃어 준 적은 없어.







“흐흐흐흐, 아~ 개 꼴려.”

“이런 씨발, 좆되는 몸을 왜 내쫓는데? 빨통 봐라 어우. 씨발 쿠퍼액 분사 중이다. 이거야. 흐흐흐흐흐”




웃고 있다.





몽롱해. 전부 다 날아갈 것 같아. 침대에 누워있는데, 날아가는 것같이 기묘해. 어두워. 어둠 속에서 웃고 있다. 



드러난 누런 이. 기뻐 보이는 광대. 흐르는 담배 냄새가 섞인 침. 


아, 아.



머리도 취했는지 말을 안 하네.




“그럼, 쭈쭈 색깔 맞추기 놀이 갈까요?”



스스슥, 룸 웨어를 올리는 소리. 

브래지어를 내리는 소리.




브래지어.




“오, 오오오오. 씨발. 당첨 씨발. 감사띠. 핑두 지린다. 와, 이 씨발 크기 봐. 이거 뭐 자지 활주로네.”





브래지어?





‘어머, 피부가 너무 예쁘세요. 보통은 이렇게 크시면, 쳐지거나 하시는데 엄청 탄탄하시고, 모양도 좋아요. 그러면 굳이 받쳐주는 속옷류 말고⋯’



웃고 있었다.



‘훨씬 비싼 속옷이랑 옷을 사입힐 때는 암말 없다가, 크레페에 감사 인사를 하네.’



웃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따스해서. 그 모든 게.




“호로롤로로롤로, 마법의 스위치. 지금 빨러 갑니다. 아, 맞다. GTGT⋯”

“이걸 꽃으면 내 쥬지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된다고요. 푸하하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러면 안 된다는. 이건 뭔가 잘못 되었으니까.


하지만 기분 좋으니까, 뭐 됐나.







“싫어.”




“응, 나도 이런 젖꼭지를 못 빠는 건 싫어.”




“자, GT 갑니다. 너도 나랑 같이 천국 가자 이거야!”






싫어.





싫어.




그런 건 싫어.





“싫어, 이, 이거 놔! 아, 아팟⋯!”

“이미 늦었네요. GT 꿀렁꿀렁 들어가죠?!”






“윽, 으으윽⋯으으으으⋯”





싫은데.

싫은데.



진짜, 싫은데.




내 위에서 남자가 웃고 있다. 마치, 눈 앞의 먹잇감에 침을 흘리는 것처럼 혀를 날름거리며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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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지아를 따먹려는 금태양.

보지팡팡이 가즈아아ㅏ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