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Black barroca







1회 보러가기







  정신이 든다. 아니, 아직 덜 들었다.

하지만, 들어야 해. 


“읏, 으으⋯”


철컥, 철컥. 오른팔이. 손목에 걸린, 수갑이⋯

아, 아아아⋯




“크으, 씨발, 더 박으라고 밀어내는 빵댕이 좀 봐.”
“허붓, 우붓, 우우웃⋯우우웃”

“좆 빠는데 재능 있는데? 캬~ 좆빠지게 빠네.”

“그래그래, 그렇게, 귀두사태 밑에 그래그래, 그렇게 긁으면서⋯”



오버랩 된다. 눈 앞의 광경에, 모든게 겹치진다.

지켜보고만 있을거야? 그 때 빌고 또 빌었던 건 뭔데?


아무것도 없어도 되니까, 부디 그 순간, 제가, 제가, 지아를 구할 수 있게.


철컥, 철컥.


수갑.

수갑.

수갑.


손을 묶어 두는 거.



“그레⋯텔⋯!”



얼마나 바보로 봤나. 얼마나 병신으로 봤나. 오른손만 묶어두고, 마치 도발하듯이⋯왼손은 묶지 않았다. 몸수색도 하지 않았다.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없다.

망가져라. 어차피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 손이라면, 아무것도 쥐지 못한 손이라면 박살나버려.


왼손으로 오른손을 내려친다.



“윽⋯!”


고통이 귀 뒤를 때린다. 그래서? 그래서 뭐?!

찌그러져라. 박살나라. 내려친다.

내려친다. 내려친다. 완전히 박살 나버려. 두 번 다시 뭔갈 집을 수 없게 되어도 좋으니까. 망가지라고.


내려친다. 내려치고, 내려친다. 

아프다. 아파. 참으려고 꽉 물었던 아랫니가 부러진다. 잇몸 위로 우드득하고, 파편이 되어서 떨어진다.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숨을 죽이고, 내 오른손을 망가트린다.


철컥, 철컥, 철컥, 하고 몇 번이나 우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 지아가 죽었을 때 처럼.



너같은 벌레가 뭘 해도 똑같을 거라고.





아무도, 관심이 없다.



“아핫, 아핫♥ 됴햐, 됴햐아아앗”

“씨발년 이젠 지가 좋다고 허리 흔드는거 보소”

“좆 된다. 진짜, 정액헌터네 씨발년.”
“이힛 이히히힛 히이이잇♥, 아학, 아학, 아항. 또, 또♥ 보지 간다. 보지♥ 보지이잇 바보가⋯하앙”



탕, 철컥. 하고, 배관을 때리는 소리.

마침내, 오른팔이 풀려난다. 양 손은 피투성이다. 그래도 괜찮아. 왼손은, 아직 움직여.

그럼 됐어.



걷는다.


점퍼 아래에 손을 집어 넣는다. 하, 설마 그 망할 햄스워드가 선물이라고 준게 이제서야 도움이 될 줄이야.


팔이 파르르 떨린다.





“하악, 하악♥, 하악”

“씨발, 살다살다 양구멍에 쳐넣어져서 기뻐하는 년은 처음이네.”
“존나 룸망준데, 왜 회장 같은 걸 해?”

“댈계혀♥ 룸망주우웃♥ 댈계혀♥ 하읏”






다가간다. 응? 하고 카메라 앞에 앉아있던 신동숙이 돌아본다. 쐈다.


“억”


“야, 뭐하냐 싸다가 기절했냐?”




그 다음엔 등 돌린 놈이다. 쐈다.

엎어졌다.



“허억, 허억⋯허억⋯허억⋯! 씨발⋯새끼야.”



총을 쥐고 정수리를 내려친다.


그 다음.



“이런 씨발, 미친 새끼가⋯어, 어떻게!”



쐈다.




“헤♥ 헤에에⋯”



매트 위에서 허리를 떨고 있는 그레텔에게 다가간다.



“쟈지♥ 더⋯”

“그레텔⋯그레텔, 정신 좀 차려 봐⋯”

“냐♥ 히제⋯쟈지만 이쓰며눈♥

“그레텔⋯!”


총을 내던지고 껴안는다.



“쟈지♥ 줘어엇⋯♥


나에게 얽혀드는 그레텔.

토하고 싶다. 

‘오빠아앗, 쟈지♥ 듀세요오오♥

지아가 떠올라서 토하고 싶다. 하지만 껴안는다.



지아는 몇 번이고 내 몸을 긁고, 물고, 뜯고, 발악을 했다. 진작 이랬어야 했어. 진작 이랬어야 했다고.



그레텔도, 내 몸을 긁고, 물고, 뜯는다. 그래도 껴안는다.




“햐♥ 햐아아아앙⋯♥

“하지⋯마, 헨델⋯ 나, 나, 나,나⋯”



“나, 더러워졌어. 나, 나, 나 있지. 마음두 없구, 불량품이구, 결국 가짜구, 니⋯니 여동생도 아니구⋯아무것도 아닌데⋯나 때문에 다치구⋯”


그래. 넌 지금 더러워. 하지만, 그건 네 탓이 아니야.

왜냐하면 넌 처음부터.



“뭐가 아니라는거야?! 울고 있었잖아?! 아팠잖아?! 뭐가 아니라는건데? 뭐가 아니야 뭐가 아닌데?!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구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이려려던 게 아냐, 너한텐 좀 더⋯”





“좀 더 뭐?”




등 뒤의 목소리. 그레텔의 얼굴 위에 겁이 그려진다. 그림자로 그린 그 겁을, 더이상 그 누구도. 누구라해도, 용서 하지 않을거니까.




“신동숙⋯”

“카운터 한테 총 쏘고, 뭐하는 짓이냐? 뭐라도 된 거 같아? 약하면 약한대로 짜져있으면 되는데, 왜 자꾸 깝치냐.”





왜냐니.




“니가 뺏으니까, 니가 다 망치니까, 니가 전부다 찌그러트리니까!”

“하, 내 탓이다? 그럼 내탓에 한 번 좆되어봐라 이 새끼야!!!”




그레텔을 뒤로 물리고, 달려드는 신동숙에게 주먹을 뻗는다. 턱을 향한 왼손 잽. 하지만 허망하게 잡히고, 배를 걷어 차인다. 

터졌다. 뭔지 모르겠는데 뭔가 내장 하나가 터졌다. 피가 터져나온다. 입에서 뭔가가 흐른다.



“한 손 병신 만들고 빠져나왔으면 도망가야지 안 그래?”


“크, 으으윽, 아아아아아아악!”



붙잡은 왼손을 쥔다. 아스라질 것 같아.

그대로 모래가 되어버릴 것 같아. 아파, 아파.



하지만, 등 뒤의 그레텔이. 더 아팠을거야.

지아가 더 아팠을거야.



“이이이, 이이이익, 크아아아아아악!”

“⋯”


문다. 필사적으로 다가가서 문다. 목덜미를 문다.



“뭐하냐?”

“크으으으으으으으으으!!!”


문다. 살집만이 집혀도 문다. 물어서⋯



“병신 새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헤, 헨델⋯ 아, 안 돼⋯!”



완전히 왼손이 아스라진다. 

없다. 없다. 왼손이 없다.



아파, 귀청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이 아파. 


“시끄러워 씨발새끼야”



텅, 하고. 걷어찬 무릎.

아,  슬개골이란 저렇게 프리스비처럼 쉽게 나는 거구나.



“으아아아악, 하하하아아아악, 아아아아악⋯!”

“그, 그만 해⋯!”



오른 팔을 든다. 손은 이미 다 망가졌다. 그래, 내가 다 망가트렸다.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뭐라도 좋으니까. 부딪힌다. 톡, 하고 부딪힌 것만으로 너무 아파서 허리가 꺾일 때까지 비명을 지른다.



“하, 넌 그냥 죽어라.”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 숨이, 숨이 안 쉬어져. 목을 조른 거야? 뭐야? 눈알이 빠질 것 같아. 아, 아하하하. 아아아아.


“안 돼, 헨델⋯헨델⋯!”

“후우, 영상도 다 찍었겠다. 회수해서 떠나보실까.”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는데, 여긴 땅바닥인가?

뭐지 그레텔이 거꾸로 있다. 

아, 안 돼.



“도⋯망⋯쳐⋯그레⋯텔⋯”



멀어진다. 반대로 걸어간다. 안 된다. 그레텔을 어디로 데리고 가려는거야.



“⋯뭐야. 너 추하다? 그 꼴이 되어서 내 발을 붙잡네.”

“아아아, 아아아아. 헨델⋯!”



추했어. 그래, 그 때부터 창자가 끊어진채로 살았으니까. 추했어. 아무것도 안 남았으니까. 근데,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게 있잖아.


자기가 사람이 아니래.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봐도 그건

마음이 있는 사람이잖아.


작은 거에 기뻐하고, 웃고, 화내고, 울고, 삐지고, 그게 마음이 아니면 뭔데.


강한 척 하지만 늘, 자기가 혼자란 것에 떨어.




“그렇게 이 오나홀이 맘에 들었냐?”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마. 그레텔을 그렇게 말하지 마. 그 웃음을, 그 울음을, 그 탄식을, 그 환희를, 그 절망을, 그 고뇌를, 그 딴식으로 말하지 마.




“그⋯레텔⋯넌⋯마음⋯”

“아 성가시네.”




콰직.

하고, 내 모든 것은 끊긴다.

윈지 아랜지 모르겠다.



삑 하고.

암전.



코드네임 헨델.

홍진호의 삶은 여기까지.

















/









턱이 밟히고 완전히 아작난 헨델을 보며, 바흐는 마치 벌레같네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고통에 몸부림치며 양 팔다리를 버둥거리다 멈춘다.

배를 까뒤집고 죽은 벌레 같으니까.



“벌레같네.”

“헨델⋯! 아아아, 아아아아! 안 돼! 헨델⋯! 헨델⋯! 아아아아, 아아아아⋯누가, 누가⋯!”


바흐의 어깨 위에서 버둥거리던 그레텔이 엎어진다. 지면에 떨어져서, 알몸으로 긴다. 턱이 망가져 이제는 움직이지 않는 남자 곁으로 간다.


그 모습을 보고, 바흐는 웃는다. 이제 막은 끝났다.

영화는 끝났다. 나가면 되는데, 청소부도 다가오는데. 스탭롤을 끝까지 보고 있는 것에 화가 치민다.


“이 씨발년이, 사이 좋게 죽여줘?”


다가가서, 그레텔의 다리를 붙잡는다. 버티려는 그레텔의 손톱이 다 벗겨지지만, 끌려서 멀어진다.

폐공장의 단단한 철문.


저것만 벗어나, 차량에 탑승하면 된다. 그걸로 복수는 끝. 세실리아 신과 바흐 신의 대체품을 부순 건 아쉽지만, 이 영상과 이 클론이 있다면 계획은 얼마든지 이어나갈 수 있으니까.


거기에 불꽃이 끼어든다.



“글쎄요, 사이가 좋게 죽여드리고 싶은 건 전데요. 애초에 그 말 너무 상투적이지 않나요?”



철문이 터져나오고, 또각또각.

흰 코트가 폭발이 만들어낸 기압에 휘날리며, 걸어나온다. 



“⋯이진⋯!”

“내 데코이들은 어떻게 하고⋯!”


미끼. 애초에 바흐를 경계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강소영 경위의 눈초리는 숨길래야 숨길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배치한 데코이.


전신성형을 한 약쟁이들. 늘 복용하던 GT가 아니라 SY를 먹여 폭주시킨다. 마젤란의 엘릭서 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CRF는 일시적으로 늘어나고, 카운터에 준하는 난동을 피울 것이다.


그걸, 뚫고 이진이 여기에 왔다.


“그러네요. 제 4기동분들이 생각보다 우수하셔셔요. 자신이 맡을테니 얼른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물론 그 꼬마 경정님은 질색하셨지만요.”


“크⋯”


챙, 세검이 뽑힌다. 코트 안에서 뽑힌 세검.



“자, 신동숙. 아니죠, 바흐 신. 슬슬 퇴장해주셔야겠네요.”

“퇴장? 이미 옛적에 퇴장 당했거든? 퇴장 당해서 무대를 엎으려는 사람한테⋯”



탁, 하고 불꽃이 인다. 바흐의 귀 뒤에서, 후방에서 불길이 덮친다.


“크아아아악!!!”

“실력 차이를 모르는 것도 아닐텐데요. 평범한 B급인 당신이 감히, 나한테?”

“으아아악, 죽여, 죽여 버리겠어!”


불길에 휘감긴 신동숙이 달려든다. 왼손을 뻗어, 붙잡는 척하면서 오른 팔 래리어트가 준비 되어있다. 하지만, 닿는 일 없이 세검이 빛을 뿜는대. 사선으로 한 번. 그걸 피하려고 몸을 튀는 뒤에서 불꽃이 펑. 



“으아아아아악!!!”


폐공장을 나뒹구는 바흐를 쫓아 이진이 달려나간다. 긴 스커트가 나풀거리고, 그 아래의 다리가 지면을 찬다. 이진의 목 뒤까지 들어올려진 세검이 그린 선. 신동숙은 지면을 기면서 빠져나온다. 그 앞에 기다리는 것은 불꽃.


“이런⋯! 크아아아아악!!!”


불꽃에 휩싸여 신동숙은 스프링 쿨러를 찾아 헤맨다. 세검을 피하면 후방에서 터지는 불꽃. 불꽃을 피하면 세검. 회피불가의 연속 공격. 그 연계에 빈틈은 없다. A급 혹은 그 동급의 실력이 있었다면 어떻게든 상황을 풀어나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흐에게는 A급의 단단한 육체도. 동시에 이 연계를 파훼할 실력도 없다. 진퇴양난.



“이제 그만하시죠. 불타는 고리 넘는 고릴라 서커스를 보러 온 게 아니거든요.”


“이런 씨발!!!”


달려드는 바흐에게, 이진은 세검을 들고 맞선다. 목을 노린 찌르기. 빗나간다. 하지만, 후방에 덮치는 불꽃. 없다. 거기에 신동숙은 없다.



“⋯못 이길 상대한테 덤비는 바보는 아니거든.”



공장 천장. 3층 높이의 유리창에서 바흐의 모습이 보인다. 이진은 깔끔하게 포기한다. 쨍그랑하는 유리가 깨지는 소리.


지금 쯤이면 정리를 끝낸, 제4기동이 바깥에 있다.

자신은 몰라도, A급인 이유미 경정이 놓칠 일은 없겠지.


세검을 집어 넣고, 그레텔에게 걸어간다.



“누가, 누가⋯숨을, 숨을 안 쉬어요⋯어, 어어어⋯어어어어어⋯”


“후우, 이 꼴을 보니, 선발대랑 같이 들어오지 않은게 천만다행이네요. 프로토타입이라고 해도, 회장님의 알몸을 보일 수는 없으니까요.”


이진의 말대로, 처참한 꼴이었다. 안 쓸린 곳이 없고, 정액이 묻지 않은 곳이 없다. 지금도 푸슛, 쭈그린 탓에 가랑이에서 정액이 넘쳐 흐른다.


“저, 저기요⋯아, 안 돼요. 저, 저, 저, 그, 소원, 헨델이⋯아아아, 헨델이 숨을 안 쉬는데, 아무것도, 내가, 내가⋯불량품이라서, 아아아⋯”


이진이 그 팔을 들어 올리자, 턱이 박살난 남자는 가리키며 들러 붙는다.


“사, 살려주세요. 살려 주세요. 제발⋯”


이진의 부츠에 달라 붙어서, 울고 있다.



-치익.

-실장님 저희도 돌입합니까?



“아뇨, 잠시만 대기.”


-네.



이건 반칙이지. 그 얼굴로, 엉망이 되어서 애원하면. 부츠에 머리를 박고 있으면⋯


“당신, 지금 상황을 이해하고 있습니까?”


그 말은, 무리한 부탁을 하지 말라는 말을 완곡히 돌려 말한 것이었다.


“이해 못 해! 하지만, 하윽⋯ 어, 헨델, 헨델, 죽어. 이러다 죽어! 죽잖아! 사, 살려 줘⋯ 뭐든 할 게. 제발, 제발요⋯ 부탁할게요⋯ 헤, 헨델을... 살려주세요. 나, 나 때문에 이렇게 됐어. 내가, 내가 아니었으면⋯ 제발요⋯ 제발⋯부타, 부탁, 탁. 할게요오⋯ ”


푸슛, 퓨슛. 웃기기 그지 없다. 엎드려 절할 때마다 정액이 뿜어져 나온다. 그 얻어맞은 얼굴에, 코에 흐른 정액. 입가에 흐르는 침. 쓸리고 쓸려 새빨개진 알몸.


‘뭐가 그렇게 웃겨? 하나도 안 웃겨. 이렇게 애원하고 있다. 저 남자는 아무리 봐도 가망이 없는데. 지금 이 프로토타입의 애원 같은 건 아무 의미 없는데’



이진은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쉰 뒤에, 각오를 다진다. 신지아 회장은 그녀에게 모든 걸 맡겼다. 그러니, 총애하는 사장님의 인맥을 쓰라고 말해 준 것이겠지. 그렇담⋯



“⋯후우, 제가 내걸 조건은 하나입니다. 우리의 처분을 얌전히 받을 것. 그걸로 괜찮습니까?”

“좋아. 좋으니까, 뭐라도 좋으니까. 제발, 빨리⋯헨델 죽는거 아니지? 제발⋯”

“알아 들으신걸로 알죠.”


딱, 하고 불꽃이 튄다. 그레텔의 왼쪽 눈에 불꽃이 튀어서 번진다.


“헨델부터, 헨-------------------------------키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바퀴벌레다. 뒤로 엎어지더니, 바퀴벌레가 불에 타서 퍼덕퍼덕 거리고 있다. 불꽃이 그녀의 얼굴을 태운다. 마치 고기라도 굽는 것같은 진한 내음이 공장 내부를 채운다. 너무 뜨거워, 아파서, 어떻게든 끄려고 손을 뻗으면 손도 익는다. 미칠 것 같아서 머리를 바닥에 몇 번이고 비벼도 꺼지지 않는다. 오히려 마찰이 불길을 더해갈 뿐이다. 


그걸 이진은, 내려다 보고있다.


“혜-------혜데-----크으으읏, 아아아아으으윽, 아, 아하하하하하학”


말로 이룰 수 없는 고통. 그런데, 불타면서, 그레텔은 몸을 다시 굽힌다. 절을 하듯, 이진의 발 밑에서 불타는 자신의 왼쪽 얼굴을 참으며. 고개를 숙인다.



“뎨, 뎨하⋯! 규, 규해---! 큿, 아아아아아아아윽 흐흐흐흑!!! 으으으으으으으으윽!

뎨하⋯ 뎨하⋯ 혜-------------델-----!”




이진은 그 광경을 지켜보다, 무전을 넣는다.




“상황 종료. 알파트릭스 이노베이션 팀만 우선 진입하시고 나머지는 대기하세요.”












다음화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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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회 정도 남았는데, 나 너무 졸려... 죽을 거 같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