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내용과 유관한 듯 무관한 이미지




"...회 시도 실패. 기기 다시 가동합니다. 이터니움 주입. 호흡, 맥박 모두 정상."


시끄럽게 앵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제 3515회 네퀴티아 추출 실험 진행. 어? 사장님!"


가뜩이나 소리에 민감한 백발 여성이 손바닥을 뻗는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힘과 능력대로라면 저것들을 파리 죽이듯 뭉그러뜨릴 수 있으니까. 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무슨 일이지? 어째서.'


피곤에 찌든 목소리의 젊은 여성이 한숨을 푹푹 쉰다. 반면, 제자의 젊음을 양분 삼는 활발한 스승은 호들갑을 떤다.


"사장님!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오. 드디어인가? 지하실로 옮겨주게. 슈나이더 양이 깨어나면 수고했다는 말도 전해주고."


몸이 출렁거리며 차가운 유리벽에 닿았다. 시원한 촉감. 무언가를 직접 느낀다는 그립고도 낯선 감각에 여성은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녀가 정신을 차린 것은 누군가의 부름 때문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눈이 멀었다는 기억을 그제야 떠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비루한 걸인과 같은 삶을 살아온 적 없는 그녀다. 당당하고 자신감 넘쳤으며 수많은 단원들을 이끌어 온 위대한 마에스트로.


"정신이 들었나. 마에스트로."

"당신... 코핀의 사장이군요. 무슨 속셈이죠?"

"오래간만의 재회인데 바로 본론인가? 자네답지 않군."

"허튼 짓거리는 그만 두세요. 아무리 내가 약해졌다고는 해도 당신 같이 평범한 인간 하나 쯤은... 읏!"


미세하지만 청각에 민감한 그녀에게는 아주 선명하게 들려온 소리. 조그만 스위치를 조작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가슴팍에 열이 올랐다.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네퀴티아는 얼굴을 붉혔다.


"무, 무, 무슨 짓을!"


자유로운줄 알았던 두 팔과 다리는 차가운 족쇄에 묶여 있었다. 그동안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아름다운 연주를 성공적으로 지휘했던 그녀였기에, 수많은 단원들로 부터 존경을 받아온 명예로운 그녀였기에, 이러한 처사를 용납할 수 없었다.


"뭐 하는 짓이냐고 묻...으흣!"

"고작 그 정도로 말도 이어나가지 못한다니. 정말 엘리시온의 마에스트로가 맞나 싶군. 이렇게 나약해서야."

"그만... 두라고... 으흥...흣...! 말, 하고 있잖...핫!"


가쁜 숨을 내쉬며 얼굴에 홍조를 띄는 네퀴티아를 바라보며, 관리자는 즐겁게 웃었다. 그 비열한 웃음소리가 귓가에 닿자 네퀴티아는 최대한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겨우 1단계일 뿐이라네. 10분도 채 지나지 않았고 말이야."

"당장... 멈춰엇!... 앗!"

"자신의 처우도 모르고 계속 반항하겠다면, 진도를 빨리 뺄 수밖에."


관리자는 로터의 진동을 1단계에서 3단계로 올렸다. 그만큼 네퀴티아의 신음소리가 잦아졌다. 그녀의 가늘고 흰 두 다리를 타고 투명한 즙이 흘러내려 바닥을 적셨다.


"이런. 사옥 지하실이라 환기도 통풍도 잘 안 되는데. 그렇게 물을 흘려대다가는 곰팡이가 피었다고 부사장한테 혼나겠어."

"죽...여 버리힛, 겠서헛!"

"자네가 그럴 수만 있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하겠네. 마에스트로."


녹슨 문이 닫히고 열쇠로 잠그는 소리, 3개의 추가 자물쇠가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안과 밖이 잠잠해졌다. 하지만 네퀴티아는 두 다리를 꼬며 가해지는 쾌락에 저항해야 했다. 부드러운 입술을 이빨로 짓이기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의 젖꼭지에 붙어있는 로터 2개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2일 차]


네퀴티아는 벽에 붙은 족쇄에 치렁치렁하게 메달린 채로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로터의 전원이 꺼졌는지 더 이상 자극이 가해지지 않아 한숨 돌리려던 찰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하군. 어제는 급한 일이 생겨서 말이야."

"당, 당신. 이거...엇... 풀어...흣."

"하긴, 당신에게 가할 체벌로는 아직 부족했지."


가슴에 따스한 촉감이 닿는 게 느껴졌다. 땀을 잔뜩 머금은 테이프가 떨어지고 손수건으로 수분을 닦아낸다. 그리고 새로운 테이프와 생생한 로터가 달린다.


"2페이즈부터는 강도를 더 올리도록 하지."


[5일 차]


"추출한 네퀴티아는 그림자 시절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게 평가하던데 사실인가 보군.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많은 물을 뿜어내지는 못하겠지. 물이 없는 곳에서 이 정도의 수둔을..."


네퀴티아는 이해하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는 가증스러운 숙적을 향해 저주를 퍼붓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그림자인 그녀의 신체는 자극을 쌓고 또 쌓아 자그마한 바람만 스쳐도 절정에 이르게 되어 버렸다.


"강도를 최대로 올렸더니 가슴이 부풀기 시작했군. 슬슬 이걸 써봐도 되겠지."


관리자는 날카로운 주삿바늘을 그대로 네퀴티아의 유두에 찔러 넣었다. 땡땡하게 부풀어 오른 유두에 주입된 이터니움. 마에스트로는 지휘자의 신분을 망각한 채, 스스로 하나의 악기가 되어 어긋난 음정을 내질렀다.


"악기에서 침이 많이 튀는군. 단원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가. 지휘자?"

"크흐흣... 으흣...흥...! 흐으응, 흣!"

"음정도 불안정한 게, 자네가 그렇게 타박하던 나팔수보다도 못한 신세가 되어 버렸군."


조금의 틈이라도 생기면 반드시 되갚겠다는 생각을 되뇌이며 네퀴티아는 쾌락에 저항했다.


[10일 차]


"흐억...헉...후으앗앙..앗!"

"자네 그 경박한 소리가 문 밖으로도 새어 나오는 거 아나? 문앞을 지키고 있던 에고르가 고간이 불편한지 가만히 서있지를 못하더군. 하긴 나같아도 그럴 거 같네만."

"죽, 여... 버릴...잇... 거야...앗...흥!"

"그때도 말했지만, 할 수만 있다면 저항하지 않겠네. 그리고 평범한 사람인 내가 자네에게 저항해봐야 살아날 수 있겠나?"

"흐응! 읏! 흐악!"


[13일 차]


땡땡하게 부풀어 오른 가슴의 무게가 네퀴티아의 어깨와 목 근육을 자극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각. 가슴이 크고 묵직해진 게 느껴졌다.


"다... 당시...신. 무슨 지, 짓을... 하, 한 거지...잇?"

"이터니움을 주입해 자네의 빈약한 유방에 에너지원을 공급해주었지. 솔직히 말도 안 되는 가설이라고 생각했네만, 이렇게 보니 새삼 놀랍군. A컵 정도였던 게 C컵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무, 무슨... 말을읏...흐읏!"

"그대로 있게. 움직이면 바늘이 어딜 찌를지 모르니까."


관리자는 희고 걸쭉한 액체가 담긴 주사를 좌우에 각각 하나씩 찔러 넣었다. 유두를 필두로 온 가슴에 타들어가는 통증이 느껴졌다. 네퀴티아는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거대한 분수를 내뿜으며 아주 잠깐 기절했다.


"자고 일어나면 더 커질테니까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걸세."


[19일 차]


"일지를 매번 기록하기도 참 까다롭군. 그래도 동영상 형식이라 참 다행이야. 수기로 쓰려면 골치가 아프니..."


관리자는 캠코더의 각도를 조정하며 중얼거렸다. 벽에 손과 발을 구속당한 채 묶여있는 흰 장발의 여성. 이전의 모습에서 완전히 멀어진 네퀴티아다.


"액화시킨 얼터니움이 제 역할을 해 주었군. 태생적 한계를 가진 빈유가 E컵까지 자라났으니. 알파트릭스에 들러서 고맙단 인사라도 해야겠군."

"그, 그만... 제발 그만해... 제발... 앗...응읏...!"

"그만해달라고? 자네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사람들을 풀어줬나?"

"그, 그거헌...흐응. 앗!"


관리자의 손이 네퀴티아를 향해 뻗어왔다. 엄지와 검지. 단 두개의 손가락만으로 그는 마에스트로를 무력화시켰다는 희대의 업적을 이룩해내는데 성공했다. 걸쭉한 타액이 턱을 타고 흐른다. 연분홍빛 혀가 길쭉하게 늘어져 해괴한 모습을 보였다.


"여성분들의 브래지어 사이즈를 측정하는 방법은 나도 잘 모른다네. 그래도 이 정도면 F컵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싶군. 유감스럽게도 자네는 앞으로 평생 옷을 입을 일이 없어서, 어떤 사이즈의 브래지어가 필요할지 알 필요 없겠군."


평범한 인간인데, 아주 쉽게 짓이길 수 있는 인간일 뿐인데. 눈앞의 남자가 죽도록 미웠음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본인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네퀴티아는 마음 속으로 비명을 질렀고, 육성으로는 날카롭고 뜨거운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아랫쪽은 공략할 필요도 없었나. 아쉽군."


[25일 차]


"새 주사라네. 마음의 준비는 되었나?"

"······."

"이젠 대답할 여력도 남지 않았나."


주사바늘이 유두를 헤집을 때, 네퀴티아는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했다. 작고 아담했지만 나름 모양에는 자신이 있던 자신의 유방은, 카르멘과 셰나, 플라가의 것을 합친 것보다도 큰 괴물이 되어 버렸다. 더는 아름다운 지휘자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그간의 그릇된 삶을 후회하나?"

"전···혀, 흐응...읏."

"그럴 줄 알았지. 이번 건 액화시킨 순수한 가능성이라네. 정말 귀한 것이지만 단 한 순간만을 위해서 마련했지."

"대체··· 무얼 위해앳···응으읏!"

"마에스트로의 처절한 몰락을 담기 위해서라네."


[37일 차]


반쯤 의식을 잃은 마에스트로는 머리보다 큰, 아니 엉덩이보다도 큰 흉칙한 유방을 달고 족쇄에 메달려 있었다. 무서운 크기로 부풀어 오른 그녀의 유방은 중력을 거스르지 못하고 지하실 바닥을 향해 쳐졌다. 젖꼭지 안과 밖으로 로터가 5개는 달라 붙어 있었고, 그간의 개발 성과 덕분인지 다소 고분고분해졌다.


"미안하군. 지하실이 물바다가 되어 버려서. 청소하느라 고생이 많겠어."

"아닙니다. 사장님. 오히려 감사하죠. 저 악랄한 녀석이 이렇게 지독한 꼴을 당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사장님이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그런가. 적당히 치워졌으니 나가 보게. 에고르."


그녀의 의식은 흐릿했지만 청력만큼은 멀쩡했다. 쇳소리가 나더니 곧 지퍼가 내려갔다. 무슨 일을 벌이는 걸까. 무거워진 우측 유방이 누군가에게 들려 어깨에 부담이 덜해졌다.


그 순간, 네퀴티아의 몸이 거칠게 흔들렸다.


"윤활액이 따로 필요 없군."


관리자는 격양된 목소리로 네퀴티아를 향해 말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잘 풀리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야. 그래도 한 달 넘게 진행한 프로젝트인데, 내가 첫 술을 떠도 아무도 뭐라 하지는 않겠지."


앞뒤로 흔들리던 네퀴티아는 그제야 젖꼭지 안쪽으로 무언가가 들락거리고 있다는 걸 눈치 챘다. 홍조를 띤 얼굴로 네퀴티아는 웃었다. 눈꼬리와 입꼬리가 미친 사람처럼 흐느적거리며 올라갔다. 눈물, 입에 고였던 침과 목덜미에서 흘러내리는 땀이 범벅이 되어 가슴골에 고인다.


"으읏!"


가볍게 떠는 남자의 육봉. 이윽고 괴롭힘을 당하던 네퀴티아의 유두가 해방되며 걸쭉한 액체가 흘러 나왔다.


"이 정도면 다들 만족할 수 있겠군."


남자는 몸을 닦아내고 바지를 다시 올렸다. 벨트가 채워지는 소리와 함께 문 밖에서 누군가가 노크를 해 온다. 관리자는 주저없이 문을 열었다.


"사장님. 메이즈 전대원 전원 집합했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다들 잘 왔네. 부전대장의 무사 회복을 위한 일종의 기도회랄까? 들어가서 마음대로 하게. 신체 절단이나 고문을 제외한 모든 행위를 허용하겠네."


네퀴티아는 그 순간 자신의 앞날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아아. 계율을 어기고 다리를 벌리던 길거리 창년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다니. 엘리시움의 가장 고귀한 지휘자였던 내가.'


하지만 후회는 언제나 늦은 법이다. 눈이 멀었음에도 희미한 빛을 감지할 수 있었던 그녀였지만, 더는 빛을 볼 수 없었다. 희망이라는 한 줄기 빛은 그녀를 바라보기를 거부했다. 성난, 그리고 잔뜩 흥분한 사내들. 적어도 당장 방에 들어온 인원만 수십 명은 되는 것 같았다.


'아아. 예하. 셰나, 카르멘, 플라가, 그리고 루나. 당신들이 보고 싶······.'


마에스트로는 마지막 생각마저도 온전히 끝마칠 수 없었다. 예고르가 양쪽 유두를 세게 꼬집어 당기면서 머리가 온통 새하얗게 물들었다. 유두를 타고 머리까지 올라온 짜릿한 쾌락은 과거의 기억도, 악단의 부하들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기 충분했다. 


녹슨 철문이 닫히기 직전, 네퀴티아는 자신의 교성 사이로 들려오는 아주 미세한 웃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네퀴티아의 몸을 개발한 장본인. 보잘 것 없는 인간. 반드시 복수해야만 하는 존재 중 하나.


그러나 자신을 이렇게 만든 남자에 관한 증오 마저도 일곱 번째 절정에 이르면서 완전히 잊혀졌다.





-끗-



이렇게 쓰면 댊,,,? 저 야설 첨써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