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똑 똑

"들어와"

"푸우웃!"
사장 옆에서 외꾸눈의 안대를 착용한 정장차림을 한 부사장 이수연이 마시고 있던 카푸치노를 뿜었다.

"부사장? 그녀를 위해 따뜻한 차한잔 준비해줄수 있나?"

"칫, 무수한 세계를 여행중인 류드밀라(데몬타입)가 데려온 엑자일러가 저딴 녀석이라니 당장 원래 있던곳에 버리고 오라고 하죠. 사장님."

"하?, 난 류드밀라가 이곳에 오면 스승님을 다시 볼 수 있다고 해서 이곳에 온거라고 외꾸눈 아줌마 따위가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뭐...? 아, 아줌마?"

"흥!, 그런식으로 쳐다본다고 누가 쫄거 같아? 관리국 S급 카운터인 이 이. 수. 연. 님이 말이야 이 몸의 필살! 이수연 스트.."

"그만!, 네가 원하는 스승님은 호출했으니 바로 오실꺼다. 사장님 전 볼일이 있어서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저 버릇없는 근육 뇌소녀를 계속 보고 있자니 다친 눈이 쑤시네요. 에잇!"



"아야앗! 이 아줌마가? 다짜고짜 뒷통수는 왜 때리려? 앗! 치사하게 도망치지마!"


"하하하, 저래보여도 우리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부사장이라네 자네도 류드밀라에게 들어서 알겠지만 자네가 원래 있던 세계는 클리포트 마왕에 의해 이미 사라졌다네 이곳에선 자네가 알던 동료, 그리고 자네가 스승이라고 부르는 힐데 또한 자네가 원래 알았던 사람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하네"

이수연은 고개를 푹 숙이며 얼얼한 뒷통수의 통각을 무시한 채 입술을 질끈 깨물며 사장의 말을 경청했다. 

스승님이 떠난 후 류드밀라처럼 생긴 괴물이 자신이 당할뻔한 순간에 도와준것 까지는 기억 나지만 그때 이후의 기억이 현재 결여되있는 그녀는 구관리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다는 현 사장에게 질문할게 너무 많았다.

"끄응, 그럼 아저씨한테 질문 하나 할게... 내 친우, 류드밀라는 왜 그런 괴물이 되었어?"
이수연은 숙였던 고개를 들며 사장에게 말했다. 항상 밝게 유지해왔던 표정엔 씁쓸함이 가득했다.

"구관리국은 패배했고 그녀는 자신의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숭고한 희생을 선택한 결과 저런 모습이 된거라네"

"그..그랬구나, 그럼 역시 억지로 실험체가 된게 아닌거지?"

"큰 실험이긴 했지만 그녀의 의사가 확실해서 진행한 실험이였고 약간 불안정하지만 그녀라면 문제없이 이겨낼거라네 자네가 걱정할 만큼 그 아이는 약하지 않았다네"
사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수연을 바라보며 그녀의 질문에 대답해줬다.


"나는 지금 껏 스승님을 따라잡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고 딱히 리더십이 있거나 주변사람을 챙기는 사람은 아니였어, 시시콜콜 딴 사람들에게 참견하는 멀대 녀석이랑은 거리가 멀었고"
이수연은 그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부족한 머리를 굴리며 사장에게 대답했다. 



"임무를 완수해서 스승님에게 칭찬받는게 좋았어. 그런데 막상 스승님이 우리를... 아니 나를 버리고 떠난 이후 나 자신이 정말 한심하게 느껴지는거야 스승님과 같이 어려운 시련을 이긴 후 그녀와 함께 이번에도 칭찬받으면서 같이 훈련하며 생활 할 수 있는 그 평화로운 한때가 나에겐 너무나 소중했어"


힐데는 사장실에 갑작스런 호출에 급여인상인가 하는 기대감에 들뜨며 왔다가 부사장 이수연이 얼굴을 붉히며 뛰쳐나가는 걸 보고선 사태 파악이 끝난듯 조금 열린 문 사이로 젊은 이수연의 말이 들리자 들어가려는 발을 멈추고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난 내 행복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아서 철부지 아이처럼 스승님을 난처하게 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정작 스승님에게는 그녀만이 유일한 친구였을지도... 난 눈치가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사실은 스승님에게 민폐만 끼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고"
이수연은 자신의 굳은 살이 가득 박혀있는 손을 쳐다보며 말을 끝냈다. 그녀의 얼굴에는 여러가지 복잡 미묘한 감정이 가득했다.


"민폐라... 확실히 민폐였지 꼬마 이수연은"
힐데가 이수연의 말이 끝나자 마자 문을 열고 들어와 말했다.

"스, 스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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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가 이런 느낌으로 외전 하나 써주면 좋겠다.. 위처럼 젊은 이수연이랑 부사장이랑 티격태격하는 팬아트도 더 많이 보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