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your Destiny, Destroy your Future
■■■번째 거울세계―


내 마음 속이 어그러지는 기분이 들었소...
따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강하고 선명하게 나의 기분을 이해하고 이기적인 의견을 내밀어서 설득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소.

- "차라리, '갇혀서 지배당하는 것'보다, '가둬서 지배하는 것'이 더 좋은 거야. 이상."
"아..."

난 본능적으로 N사 건물에서 가능한 높은 곳으로 도망쳐나와, 그녀의 말을 들으며 밑바닥을 내려보았소.
그곳은 금붕어 어항과도 같았고, 무채색의 사람들이 땅바닥을 내리보며 걸어가는 것이 참 움직이는 점과도 같았소.

아, 내가 어디까지가 감기에 걸려 먹은 아스피린이 아달린인지도 모르고 구보에게 개처럼 먹여진 것인가? 수많은 상이와 사람들의 모가지들이 떨어지는 게 잠시 눈에서 아른거렸소.


어거지로 고작 '거울'이란 기술을 개발할려고 구보와 상이의 발걸음에 맞춘 절름발이나 마찬가지일지도 모르는 멍청이인 것이오!

'도시'가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것이, 그 높으신 분들의 눈에 걸린 내가 한심하고, 구인회가 찢겨진 그 일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오! 아세아, 이 미친년...!이라고 하고 싶어도 내 잘못이 너무나도 컸소. '유리창'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 보오...

여지껏 탈출하고 싶어서 맨발로 발걸음을 하였다만, 오해라는 명분으로 돌아가기에는 글른 상황이 되어버렸소.

어찌 어디로 발걸음을 돋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 어떻게, 어느 경로로 가야하는지 조차 몰랐소.

머릿속이 어질하여 심장이 무언가로 조여지고, 기분이 복잡하여 흔들리는 순간―

어디선가 경보음이 울려퍼졌소.
새장 속에 있어야 할 내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 구보가 보고한 모양이오.

이런 소리에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수식들이 뒤엉키고 녹아내려 끓고 있는 염치를 떠는 찰나에! 딱 좋게 구보가 보고하여 울려 퍼진 것이 퍽 좋았소.

"어찌... 어찌 헛웃음이 나오고 겨드랑이가 간지러운 기분이 드오. 그러하니..."

이곳에 '인공의 날개'가 돋으려는 모양이오.
까마귀 소리가 내 귓가를 맴도는 기분으로 그녀의 의견에 수긍하고 말았소.

무언가 건너설 안될 길을 건넌 것 같았지만, 상관은 없었소.
절망을 삼켜서 희망을 끌어올리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여 '내 몸의 변화'를 받아들였소!

아, 막다른 길목에 13인의 아해들이 공포에 질려 떨게 만드는 무언가는... 바로, 나였소.

흔히들 '뒤틀림'이라 불리는 괴이가 된 내 모습과 커다란 검은 날개가 펄럭이며 나는 걸 갈망하는구려.
뒤늦게 쾅하고 구보가 내가 있는 곳까지 찾아왔다만, 내 눈에는 아해와도 같았소.

"이상... 너야?!"
《"너란아버지가내곁에서졸적에나는나의아버지가되게만드는지... 절망적이오. 아주 절망적이오! 고작기술하나가어쩌자고이러는건지그기술의가치가크다고...구보,네가나와구인회모두의마음에할퀴고,도망하여세운게가짜구인회이라는게한심하오."》

먹물같은 칠흑을 품은 날개를 퍼덕이며 순식간에 그의 앞으로 다가가 멱살을 잡아냄과 동시에, 거울 조각으로 된 검은 깃털 칼날을 턱밑까지 들이밀었소.

그의 붉은 선-글라스에 비춰진 내 얼굴은 예전의 내 얼굴이 아니었소.
반쪽은 검게 번들거리는 까마귀였으나 텅빈 눈동자로 괴이하게 나머지 반쪽의 사람 얼굴로 이어진 느낌이었소.

그래, 힘... 힘 또한 생겨난 것이 뻔하니 깃털을 흩날려 힘을 휘둘두르자, 깃털이 기이한 까마귀가 되어서 그를 노려보았소.

"뒤틀림이 됬다고 연구가 중단될 줄은 아나보지...!"
썩소를 짓는 꼴이 정말로 꼴보기 싫었소. 내 가까운 벗들 중 하나였다는 게 역겨웠소.

나와 싸울 줄 안다는 듯이 그 매와 같은 눈으로 바라보는 게 헛웃음이 나서 밀쳐내고는 그에게 쪼아먹도록 말없는 명령을 내렸소.

- 까아악-!!
흩날렸던 수많은 깃털들이 까마귀가 되어 내가 내린 명령이 실현이 되었소.

어느정도는 막아내었으나 끝없는 칠흑의 파도에 휩쓸려 고통을 내지르는 게 꼴보기가 좋았소.
내 표정만은 아니었으나 그런 상황 속에서 한마디를 내지르고 이 건물 아래로 뛰어내렸소.

《"아아... 고통 속에서 날아보자구나...!"》
펄럭하고 펼쳐진 커다란 날개가 본능적으로 움직여서 궁중에서 날도록 해주어, 자유로움을 만낏하게 되었소.

이제 나는 까마귀 군중 속애서 같이 날아다니며 앞으로의 일을 도모해볼 것이오...


빙의 파트 중 뒤틀린 이상으로 한번 간단하게 써보았음.

뒤틀림 관련 특전으로 인해서 이렇게 유도가 되는 느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음...


나중에 연재할때 예시로도 써줬으면 함.

원작 고증도 넣으면 참 재밌음...


일단 묘사된 대로 이상은 뒤틀린다면 저런 느낌의 외형으로 뒤틀린다는 것을 알아두었음 하고, 빙의 루트 표어는 제목에 있는 것 그대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