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cyoa/105052278

아 텍스형, 번역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솔직히, 이세계 전생이라고 하면 그래도 좀 뭔가... 참신한 구석이 있어야 했는데.


트럭에 치이고, 아무것도 없는 흰색 공간에서 깨어나서, 눈앞에 보이는 천사 같은 존재가, 당신을 맞이하며 하는 말은 "용사님, 이 세계를 구해 주세요." 뭐, 대마왕 사르톰이 프로스티오스라는 곳을 정복하는 걸 막아야 한다나요? 그 다음에는 장황하게 이어지는 설명 타임. 신성한 강화. 능력 고르기. 특전 받기. 만신전의 신들이 나타나서 당신에게 수많은 마법 능력들을 선사하고 때가 되면 이런이런 동료들과 만날 거라고 약속합니다. 솔직히, 피곤하죠. 이렇게 받은 능력들을 다 쓸 일이 있긴 할까요?


이제 다 끝났다고 말하는 여신의 말이 너무나도 반갑습니다. 여신은 당신에게 행운을 빌어 주며 사라지고, 주변이 다시금 하얗게 물듭니다. 이제야말로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모


"저...저기요! 잠시만요!"


뭐지? 당신은 주변을 돌아봅니다. 웬 OL 복장을 한 여성이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당신의 앞에 서 있습니다. 뛰어오기라도 했는지, 안도한 표정으로 살짝 숨을 몰아쉬며 이마의 땀을 닦고 있습니다.


"휴, 겨우 시간을 맞췄네요. 신들께서 워낙 시간 관념이 철저하셔서." 그녀는 당신을 향해 밝은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제 이름은 텍스타에요. 주인님을 대리해서 당ㅅ- 잠깐만요, 얼마 안 걸려요! 죄송해요, 갑자기 나타나서 용사님 시간을 또 잡아먹어서. 하지만 신들께서 용사님이 소환되실 시간을 정확히 안 알려 주셔서 어쩔 수 없었어요."


"어쨌든, 프로스티오스의 용사를 위한 마지막 추가 선물들이에요! 제 주인님께서 특별히 12가지 선물을 준비해 놓으셨답니다.

기본적으로 4개를 고르실 수 있고, 15옴이 필요해요. 추가로 하나를 더 고르실 때마다 5옴씩 더 필요하구요. 생각 없으시면 그냥 안 고르셔도 돼요. 그래도 한 번 읽어라도 봐 주시겠어요? 저희가 열심히 준비한 것들이라 분명 큰 도움이 될 거에요."


당신은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리스트를 들여다봅니다. 뭐, 어차피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넘어가도 된다니까 읽어 보는 것 정도는...



신체 커마

일단... 이게 없었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요. 이세계 전생을 했다면 새로운 몸으로 갈아타는 게 기본이잖아요? 이 선물을 고르시면 당신이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몸을 가지실 수 있을 거에요. 성별, 나이, 근육, 피부색, 머리카락, 눈동자 모두 포함이랍니다! 그리고 지금 입고 계신 옷들이 안 맞을 일 없도록, 자동 수선 서비스까지 포함이에요. 물론 외관만 변하는 거기 때문에 능력치에는 일절 변화가 없어요. 사실 용사님 지금 모습도 제가 보기에는 나쁘진 않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도 있잖아요?


사랑의 어필

사랑의 신은 당연히 만나보셨겠죠? ...안 보였다구요? 뭐야, 그 게으름 대체 뭐지... 어쨌든. 그러면 제가 좀 대신해서 도와 드려야겠네요. 이 선물은 당신의 영혼을 강화시켜서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끌림을 느끼게 할 거에요. 물론 당신이 원하는 성별, 더 나아가서 당신이 좋아할 만한 사람들이요. 예를 들자면 섹시한 공주님들을 더 많이 만나고 다니실 수도 있겠죠? 역으로 당신이 별로 흥미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정반대로 작용해서 별로 만날 일 없이 지나가게 해 주기도 한답니다. 제가 대충 보니까 빛의 신께서 이미 동료들을 몇 명 골라 주신 것 같은데, 그 외에도 사랑을 찾을 구석은 있어야 하는 법이잖아요?


위험 경보

이런 상황 있죠? 모험을 떠나다가, 뭔가 흥미로워 보이는 상대를 만나서 덤볐는데, 알고 보니까 너무 강해서 먼지나게 털렸더라... 그런 당사자가 되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 선물이 제몫을 할 거에요. 당신의 능력으로 상대할 수 없는 적을 만나면 본능적으로 위험함을 느끼게 해 주죠. 물론 왜, 어떻게 지게 되는지까지 알려 주지는 않지만, 그거야 뭐 정탐을 좀 더 해서 정확한 힘을 가늠해 보든지, 비밀 병기라도 있나 찾아보든지, 아니면 비열한 술수를 쓰려고 하는지 알아보면 될 일이구요.


예언의 힌트

신들은 변덕이 심하시답니다. 특정한 난관에 처해 있지 않는 한에는 힘을 빌려주시지도 않죠. 그래서 다음에 뭘 해야 할지에 관한 '힌트'를 얻기가 어려우실 거에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이 선물이 있으면 제 주인님께서 직접 당신에게 가르침을 주실 수 있으니까요. 물론 항상 당신을 돌봐 주실 수 있는 건 아니라서 말 그대로 랜덤하게 조언을 얻으시게 되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훨씬 낫답니다? 강력한 적들의 특징이라든가, 퀘스트를 진전시키기 위해 가야 할 곳이라든가, 아니면 장비와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법 같은 것들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거에요. 지금 잘 하고 있는지 코멘트를 남겨 주실 수도 있구요. 저도 지금까지 주인님의 도움을 잘 받고 있답니다.


이벤트 회상

분명 생에 두 번 다시 없을 모험인데, 집에 돌아가신 다음에 모두 잊어버리면 너무 섭섭하잖아요? 이제 꿈 속에서 모든 추억들을 회상할 수 있답니다! 잠드시기 전에 이곳 프로스티오스에서 겪으셨던 사건을 한 가지 떠올리시면 꿈 속에서 그 경험을 처음부터 생생하게 되풀이하실 수 있어요. 당연히 꿈 속에서도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바꿀 수는 없지만, 정말 영광스러웠던 순간이나 짜릿했던 사랑을 기억하기에는 이만한 방법도 없답니다. 아, 꿈꾸는 도중에 기억을 읽어낼 방법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도 추억을 공유할 수 있을 거에요. 쓸만할 때가 있겠죠?


교환 정책

지구에 계실 때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좋은 선물은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신조에요. 그래서 이걸 고르시면 오늘 신들께 받으셨던 모든 선물들을 교환하실 수 있게 될 거에요. 그 신과 직접 면대면으로 만나신다면 그 분이 주실 수 있는 다른 선물로 바꿀 수 있는 거죠. 뭐, 저기 검과 갑옷도 그렇고, 오늘 배우셨던 공격마법 같은 것들도 말이에요. 제 주인님이 주시는 선물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당신이 주인님이 기거하시는 영역을 찾아내기만 하신다면요. 사실 지금 선택지를 다 드렸는데 굳이 바꾸실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그렇게라도 나중에 당신 얼굴을 한 번 더 보게 된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레어 찬스

그래요, 이 정도는 돼야죠. 언제까지 레어템 찾아서 몬스터들을 떼거지로 죽이고만 있을 건가요? 이제는 사냥이나 채집을 할 때 희귀한 재료들을 얻을 확률이 훨씬 높아져요. 드래곤을 잡으면 심심찮게 역린이나 온전한 화염 주머니가 나오고, 채광을 하면 아멕사이트나 오리하르콘이 제법 자주 떨어지는 식이에요. 대신 장비 제작용 재료에만 적용되고, 실제로 그런 고급 장비들을 만드는 건 근처 장인들의 실력에 달려 있다는 걸 잊으시면 안 돼요. 하지만 뭐가 됐든 훨씬 좋은 장비들을 구할 가능성이 활짝 열리는 건 마찬가지랍니다.


언어 학습

이미 신들께서 언어 최적화는 끝내 놓으셨으니까... 네? 평소처럼 말하고 계신 줄 알았다구요? 아, 이미 테일런으로 대화하고 계신걸요. 프로스티오스의 제1언어랍니다. 물론 통용되는 언어가 테일런 말고도 네 개 정도 더 있어요. 키엘오프, 데몬텅, 프리제프리즈, 그리고 베테뉴트 이렇게 있는데, 이것들을 읽고 쓰는 법까지 모두 알려 드릴게요. 앞으로 이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시게 될 텐데, 굳이 언어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공용어들도 쓰실 수 있다면 정말 유용하지 않겠어요?


청결한 잠

이건 저도 가지고 있는 능력이랍니다. 이걸 아무도 말씀 안 하셨다니 살짝 섭섭하네요. 간단히 말하면 잠들 때마다 몸이 완전히 깨끗해지는 능력이에요. 흙먼지나 땀 같은 것들도 다 없어지고, 악취도 사라지고, 치아도 하얗게 유지되구요. 옷을 입고 잠자리에 드셨다면 그 옷들도 깨끗하게 세탁되죠. 이만큼 편한 능력도 없어요, 완전 강추에요. 한참 여행 중일 때는 청결 유지하기가 쉽지 않답니다? 잠만 자면 다 해결된다는 건 생각보다 굉장한 거에요.


다람쥐 시종

사냥의 신도 없었다구요? 그건 좀 아쉬우실 만도 한데요... 자연의 힘을 빌리는 건 정말 유용할 때가 많거든요. 동물들을 정찰병으로 쓰는 것만 해도 그렇죠! 혹시... 이 귀요미들은 어떠신가요? 이 선물을 고르시면 한 무리의 다람쥐들을 불러내서셔 이것저것 시키실 수 있어요. 소정의 금화를 월급으로 주셔야 되지만, 다람쥐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 가능하답니다. 가장 가까운 수원지를 찾아 주거나, 마나 크리스탈을 회수해 오거나, 저 마을의 부패한 촌장이 저택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훔쳐보거나.... 왜 하필 다람쥐냐구요? 제 주인님이 다람쥐를 좋아하시거든요. 다람쥐 반신하고 계약을 맺으셨대요. 혹시 까마귀 같은 걸 원하셨다면 유감이에요.


음식 소환

혹시, 사냥하실 줄 아세요? 그러니까 칼하고 활 가지구요. 네, 뭐 그렇죠. 당연하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앞으로는 야생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내시게 될 거에요. 그리고 용사든 사람이든 먹어야 사는 건 똑같구요. 식량을 짊어지고 갈 수는 있겠지만, 돈 들고 공간 차지하고 무겁잖아요? 그러니까 이참에 음식 공급을 보장받는 건 어때요? 언제든지 간단한 마법으로 일종의 보존식을 소환할 수 있게 해 드릴게요. 대신 단점이 하나 있는데... 보존식이라 별 맛은 없어요. "빵"이긴 한데 빵이라고 부르면 빵을 욕하는 수준... 어쨌든 버터라도 바를 수는 있으니까요.


기억의 보존

정말 웃긴 거 하나 알려 드릴까요? 여기서 당신에게 선물을 주셨던 그 신들 있죠? 당신의 기억에 남기 위해서는 힘을 써야 돼요. 안 그러면 당신이 만남을 떠올릴 수가 없답니다. 이상하죠? 그런데 저희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 '힘'을 투자할 수가 없어요... 혹시 대신해 주실 생각 있으신가요? 그러니까, 굳이 안 하셔도 선물들을 다 받으실 수는 있지만, 이걸 안 고르시면 저와 만났던 기억이 사라지게 될 거에요. 저와 만나기 직전에서 기억이 끊겨서 프로스티오스에 도착해서 모험을 시작하실 때 다시 이어지는 거죠. 받은 기억도 없는 선물을 활용하기는 쉽지 않답니다? 그러니까 강제는 아니지만 있으면 정말 편할 거에요. 뭐, 나중에 '깜짝 선물'식으로 전개되는 걸 원하신다면 몰라두요.



적어도 선택지가 나쁘지는 않네, 라고 생각하면서 당신은 심호흡을 하고, 새로운 힘을 받아들입니다. 몸이 간질간질합니다. 뭔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공기가 이상할 정도로 적막합니다. 이 텅 빈 공간에서는 너무나 묵직하게 다가오는 침묵입니다.


"...ㅋ"


...?


"ㅋㅎㅎ..."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집니다. 아니, 눈이 문제가 아니라 아까의 그 흰 공간 전체가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크큭... 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걸 고르네? 이걸 진짜 좋다고 고르네, 이 븅신 모지리가! 이걸로 3연벙! 멍청한 용사가 3연속으로 굴러들어와서는, 캬하하하핫!"


아까의 그 전문적인 OL은 온데간데없이, 어느새 텍스타는 기세등등 빛나는 눈에 광기서린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온통 까맣게 물들고 있는 공간 속에서 그 웃음소리가 사이렌처럼 울려퍼집니다.


"크크큭... 어이 용사 씨, 재밌는 얘기 하나 들어 볼래? 용사 소환 마법은 만만한 게 아니거든. 정확히 말하면 용사에게 선물을 줄 신들을 걸러내는 게 쉽지 않지. 그냥 "신"을 기준으로 잡으면 별 같잖은 하급 신들이 다 몰려오기도 하거니와... 그 '고대 신'들까지 초대받는단 말이야. 그래서 힘의 기준점을 두 개 잡고 그 사이에 있는 신들만 걸러내는 걸로 정해졌거든. 필멸자들이라면 그 정도의 힘을 타고날 수 없도록 말이야...?"


그녀의 웃음이 점점 더 사악해집니다. "캬하하... 그래, '타고날' 수는 없지. 거기서 신들이 사고를 친 거야. 신이 아닌 몸이지만 의식을 통해서 단 한 순간이라도 신에 버금가는 힘을 손에 넣는다면, 그 때가 용사 소환이 시작될 때라면, 초대 기준을 딱 충족할 수가 있거든. 그리고 우리가 때마침 신들의 궁정에 스파이를 심어 놓지 않았겠어? 스케줄을 맞추는 건 별 거 아니란 말이지. 이제 우리도 새로운 용사의 등장에 한몫 거들 수 있는 거야."


"...소개를 다시 해야겠네. 내 이름은 텍스타, 대마왕 사르톰의 대리인이야. 아까까지는 '파트 1'이었는데, 고르면서 즐거웠지? 이제는 '파트 2' 차례야."



"자, 아까 내가 선물 고를 때 '옴'이 필요했다고 말한 거 기억날려나? 보통 선물의 대가는 결점이나 임무, 아니면 진짜 돈으로 치르게 되는데, 뭐 그겨야 각자 신들 사정이고. 네가 아까 고른 선물들은... 장비로 갚아야 돼."


텍스타의 옆으로 거대한 옷장이 나타납니다. 붉게 빛나는 안쪽이 너무나 불길합니다. 당신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치려 하지만 어느새 발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 그럼 우리 용사님께 걸맞는 새로운 옷들을 좀 골라 볼까?"


"여기 있는 것들은 모두 특제 장비들이야. 한 번 착용하는 순간 귀속되는 마법이 걸려 있지. 아, 싸울 때가 아니라면 벗는 건 상관없어. 목욕하거나 자거나 그럴 때도 있잖아? 대신 다른 걸로 교체하는 건 절대 안 되고, 전투 상황이 되는 순간 강제로 복장이 변경될 거야. 버리거나 부술 생각은 마. 어차피 다 돌아와. 주인님과의 최종 결전 때까지는 너와 한몸이라고 생각하는 게 편할 거야... 그 때까지 살아 있다면 말이지."


텍스타는 옷장을 열어서 물건들을 뒤적거리며 설명을 계속합니다.


"여기 있는 장비들 대부분은 각자 '부위'가 있어. 머리, 가슴, 팔, 다리 등등. 장비는 부위별로 하나만 착용할 수 있고, 부위 제한이 없는 '기타'만 예외야. 장비를 고를 때마다 빚진 을 같을 수 있지. 넌 빚이 좀 많아가지고 열심히 골라야 할 거야?"


"추천 하나 해 줄까? 대부분 장비들은 특정 "직업"과 연관된 것들이 많아. 마왕님께서 직접 창조한 직업들이지. 한 직업의 핵심 장비를 최소 3개, 추가 장비를 최소 하나 모으면 원래 용사였던 네 직업을 바꿀 수 있어. 그리고 직업별로 전설 무기와 특수능력이 하나씩 주어질 거야. '일관된 선택'에 대한 보상으로 빚도 빨리 갚을 수 있고." 당신은 힘껏 몸부림을 쳐 보지만, 부질없는 짓입니다. 이미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 같습니다.


"자, 그럼 천천히 구경하면서 골라 보라고?"



(역자: Core는 위에서 얘기한 핵심, Extra는 추가. 나중에 직업 항목에 조건 다시 설명됨)


머리

변화의 머리띠 (옴: +2)

일단 첫번째로, 네 직업에 맞춰서 외형이 변하는 능력이 있는 머리띠야. 그런 면에서는 추천.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 특별한 패시브 능력이 있어. 네가 칭찬을 받을 때마다 황홀한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는 능력이지. 칭찬의 정도에 따라서 만족감도 바뀔 거야. 머리 쓰다듬기는 직빵이고. 그와 동시에 칭찬해 주는 사람에 대한 호감도도 올라가서, 같은 사람한테 칭찬을 계속 받다 보면 진심으로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될 거야. 사트롬 님께서 널 감금한 다음에 매일매일 칭찬해 주시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쓸모없는 용사가 돼 줘서 고맙다면서...


순수함의 모자 (옴: +2)

가장 순수한 사람들에게만 어울리는 귀여운 모자지... 너 말이야, 너. 네 눈하고도 잘 어울리는데? 이 모자를 쓰면 레벨업을 해서 스킬과 스탯을 찍을 때, 그 권리를 네가 아니라 파티의 최고 레벨 구성원에게로 이전시키지. 네가 혼자 다닌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너보다 강한 사람과 파티를 맺는 순간 그 사람이 너의 빌드를 결정하는 거야. 이 결정은 영영 돌이킬 수가 없어. 나중에 파티를 탈퇴하고 스펙을 초기화해도 그대로 남는다는 뜻이지. 그러니까 네가 100% 믿는 사람이 아니라면, 강자와 파티를 맺는 건 조심해야 할 거야. 길거리에서 처음 만난 팬티괴인은 어때?


마리아의 티아라 (옴: +2)

모든 면에서 완벽한 미소녀 공주님이 쓰고 다니던 티아라야. 그 완벽함을 착용한 사람에게 전파해 줄 수 있지. 이제 네 무의식 속에는 수십 년에 걸쳐 학습된 귀족적 에티켓이 강제로 주입될 거야. 항상 조신하고 우아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을걸. 자기소개를 할 때는 공주님처럼 우아하게 인사하고, 걸을 때도 아가씨처럼 여성스럽게 걷게 되겠지. 그래, 네가 나중에 드레스나 치마를 입지 않더라도 말이야. 참고로 이건 네가 하는 말에는 적용되지 않아. 험악한 뱃사람처럼 욕하고 싶으면 욕해도 돼. 그 공손하고 단정한 몸짓으로 욕해 봐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믿는 자의 눈 (옴: +3)

강력한 어둠의 마법이 깃든 안대야. 당연히 쓰면 앞이 안 보이고, 대부분의 다른 장비들과는 달리 영영 벗을 수 없어. 그 대신, 주변의 오라를 감지할 수 있지. 그걸 해석하는 실력이 붙다 보면 나중에는 직접 보는 거랑 별반 차이도 없을 거야! 게다가 마법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웬만한 "시각"보다 낫다구. 대신 마법 흔적에만 의존해서 주변을 분별하니까 그것 때문에 낚일 수도 있지. 다크 가이스트라고 자기가 남기는 마법 신호를 위장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 건 알아? 조심하지 않으면 속아넘어가는 건 한순간이야...



침묵의 베일 (옴: +2)

침묵의 맹세를 할 시간이야. 이 베일을 한 번 입가에 두르면 입술이 안 보이니까 표정을 읽기가 어려워지겠지. 거기에 더해서 앞으로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어. 언어가 아니라면 신음소리나 비명소리, 기합소리 같은 건 되지만 의사소통은 완전 무효야. 억지로라도 신비주의 컨셉으로 나가는 거지. 아, 이건 덤인데, 글 쓰는 능력도 떨어져. 아예 못 쓰는 건 아니라 다시 배울 수는 있겠지만, 정말 인내심 강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네 마음 속에 품은 뜻을 전달하기는 어려울 거야.


주문흡수기 (옴: +2)

영구 디버프야, 조심해! 어, 일단 말하자면 그렇지. 이 재미있는 친구를 끼면 영원히 침묵 디버프에 걸려서 마법을 쓸 수 없게 돼. 정화 계열 마법으로도 이 디버프를 풀 수는 없어! 대신 좋은 점도 있는데, 너랑 파티를 맺은 사람이 너에게 무슨 마법을 사용하라고 시키면 자동으로 그 마법을 쓰게 될 거야. 치유 마법을 요청하면 치유를, 적에게 얼음 마법으로 공격하라고 하면 공격을. 마나 소모는 그대로지만, 팀만 잘 만나면 이거 솔직히 단점도 아니잖아? 사람들을 믿고 착한 귀요미 마법사가 돼 보는 거야.


아프로디테의 립스틱 (옴: +2)

난 이게 정말 좋더라. 입술 내밀어 봐. 발라 주게... 그래, 얘기부터 해 줄게. 이 립스틱은 네 입과 네가 하는 말에 마법을 걸어. 너의 사랑 앞에 서면 훨씬 더 능수능란하게 말할 수 있게 되는 거야. 그리고 네가 매력을 느끼는 상대를 만나면 자동으로 패시브 스킬 "플러팅"이 발동돼서 작업용 멘트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거야. 결과야 당연히 장담할 수는 없지만, 상대가 왕인데 "저라면 대왕님 같은 멋진 남성분의 따님이라면 당연히 구하러 가겠어요!"라고 한다든가 서큐버스를 앞에 두고 "너한테 밟히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래도 난 절대 굴복하지 않아!"라고 할 수도 있어. 최소한 웃기니까 분위기가 싸해지진 않겠지.


마나 쪽쪽이 (옴: +2)

체력 채우는 거보다 마나 채우는 게 훨씬 더 짜증나지 않아? 하지만 이 특제품만 있으면 아무 걱정 없다고! 이 쪽쪽이는 한 번 빨 때마다 마나를 1 채워 줘. 대신 다른 방법으로 마나를 채울 수 없다는 사소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공짜 회복에 방법도 간단하잖아! 유치해 보인다고? 뭐 어때? 덤으로 뭐가 됐든 빠는 기술도 정말 좋아질 거야. 어쩌면 습관이 들어가지고 쪽쪽이가 없을 때는 너도 모르게 엄지손가락을 쭙쭙 빨고 있을 수도 있을걸. 왜? 귀엽잖아.



이브의 초커 (옴: +2)

초대 서큐버스 여왕이 쓰던 물건이야. 목소리를 바꾸는 힘이 담겨 있지. 이걸 끼면 이 초커가 네 성대를 장악해서 첫번째로 네 음역대를 몇 옥타브 올릴 거야. 아주 귀여운 어린이 같은 소리가 나도록. 그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는데, 네가 하는 말들이 무의식적으로 훨씬 더 공손하고 여자력 높게 바뀔 거야. 사람들한테 귀여운 별명을 붙여서 부른다든가, 가능한 한 간다난 말을 쓴다든가. 앞으로는 욕을 할 생각도 안 들 거고. 물론 천천히 억지로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지만, 정말 어색하고 불편하겠지? 그러니까 그냥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귀엽고 깜찍하게 말하면 돼.


조련사의 목걸이 (옴: +3)

아, 우리 용사님을 위한 완벽한 장비가 여기 있네. 일단 확실한 장점. 착용하는 순간 모든 방어 능력치 50% 증가. 그만큼 공격을 받아내기 쉬워지겠지? 물론 단점도 있어. 전투에서 지게 되면, 널 이긴 사람을 "주인님"으로 모셔야 돼. 강제로 주인님의 파티에 들어가고, 주인님의 말이 곧 법이 될 거야.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라야 하지. 돈을 다 바치든, 고기방패를 서든, 강아지처럼 낑낑대든, 심지어는 스스로 네 목을 긋든 절대복종해야 돼. 이 예속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주인님의 파티가 패배하거나 네가 재주도 좋게 이 목걸이를 푸는 방법밖에 없어. 그러니까 가능한 한 빨리 사트롬 님께 찾아와서 패배하지 않을래?


전문적인 나비넥타이 (옴: +2)

캬하하! 뭐, 난 네 선대 용사들한테 들은 게 전부라 지구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이거라면 너한테 참 어울릴 것 같애요. 네 지구의 "시종"들이 이런 걸 하고 다닌다지? 그리고 그 시종들이 그렇듯이, 이걸 하고 다닌다는 건 돈만 보고 움직인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누가 너한테 뭔가를 시키면, 정신계 초능력을 쓰지 않았더라도 네가 아는 그쪽의 재력에 비례해서 저항 페널티를 받게 돼.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서 키스해 달라고 하면 당연히 거절하겠지. 하지만 돈이 두둑이 들어 있는 자루를 흔들면서 구두를 핥으라고 하면 진지하게 고려해 볼지도 몰라. 그리고 그 상대가 돈방석에 앉은 범죄계 거물이라도 된다면... 그림 나오지?


복종의 방울 (옴: +2)

혹시 옴로에라고 들어 봤어? 몰라? 그럼 파블로프는? 좋아, 됐네. 이 방울은 두 가지 기능이 있어. 첫번째로 걸어다닐 때 딸랑딸랑 소리나는 게 귀엽지. 두번째로 마법이 걸려 있어서 특정한 상황이 갖춰지면 딸랑딸랑 울리게 돼. 정확히는 "네 직업에 맞는 행동을 할 때." 예를 들자면 직업이 사제인데 독실한 신자처럼 행동한다거나. 그리고 그렇게 방울이 울릴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아진단다? 나중에는 방울이 더 많이 울릴 수 있게 너 스스로 행동할 정도로. 파블로프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