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노인에게 그간의 인생 역정을 간단하게나마 읊어 주었다. 노인은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으며, 중요한 순간에서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참, 자네 이거 정말 슬픈 이야기구만. 음, 그래도 이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니 걱정 말게. 우리는 어차피 다 한 배를 타지 않았나. 이제 본격적으로 횡단을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마음을 다잡을 때가 됐네. 자네는 뭘 잘 하는가?"

2개의 특성 선택. 금색으로 표시된 특성들은 신앙인의 힘이다.



특성

전술

당신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조직하고 지휘해 본 경험이 있다. 당신의 동료들과 나머지 행렬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최적의 협동을 끌어낼 수 있을지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단 사람들이 도망치지 않고 당신의 말을 들어 줄 때의 얘기다. 그리고 그건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전투 훈련

당신은 과거에 정식으로 전투 훈련을 받은 적이 있다. 꼭 실전 경험까지 있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적어도 무기를 다루는 법과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방법은 알구 있다. 무술의 달인은 아니더라도, 방금 검을 처음 잡아 본 사람보다는 분명히 나을 것이다.


교육

당신은 읽기와 쓰기보다 높은 수준의 정식 교육을 받은 적이 있고, 더 날카로운 지성과 더 뛰어난 문제 해결력을 갖추고 있다. 밤의 생물들에 관한 지식 또한 단순한 전래 동화 이야기 같은 것들에 그치지 않기 때문에, 놈들의 약점을 더 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강인함

당신은 지금까지 나름대로 몸을 쓸 일도 많고 고난도 제법 있었던 삶을 살았다. 덕분에 체력과 고통에 대한 인내력, 불편함을 견디는 참을성이 뛰어나다. 다만 그렇다고 상처를 잘 입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꼭 필요한 경우라면, 밥을 굶은 상태에서도 지치지 않고 하룻밤 내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근력

당신은 상체 힘이 꽤 뛰어난 편이다. 직업적인 이유든, 취미 생활 때문이든, 단순히 신체 단련의 성과든 간에 평범한 사람 이상의 대단한 근육량을 가지고 있다. 물론 초인적인 괴물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분명 유의미하게 그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다.


민첩성

당신은 놀랍도록 발걸음이 빠르고, 위험한 공격을 신속하게 피할 수 있다. 다만, 짐을 많이 들고 있을수록 민첩성은 떨어지고, 수적으로 불리하거나 완전히 포위당했을 때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빠르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신뢰감

당신은 다른 이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사람이다.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무리 속에 녹아들고, 금방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낸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만난 지 5분만에 목숨을 바치는 충성의 맹세를 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같은 목적을 지닌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속임수

여울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당신은 가장 단순한 생존 전략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괴물들에게서 벗어나며 다른 이들이 잡아먹히게 두는 것이다. 당신은 밤의 생물들이 행렬을 습격할 때 싸움의 현장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출중한 재능이 있다. 아마 그놈들만큼이나 그림자 속에 완벽하게 숨어들 수 있을 것이다.


재빠른 생각

당신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빠르게 회전하는 두뇌를 갖고 있다. 허를 찔리더라도 금방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계획을 생각해 낸다. 다만 당신은 딱히 감각이 예민하거나, 반사신경이 뛰어나거나, 지능이 높은 것이 아니다. 그냥 재치가 있을 뿐이다.


성호

십자가는 물론 악의 무리들을 물리치는 뛰어난 수호물이다. 하지만 이런 보호의 힘은 사실 상징 자체에 존재한다. 독실한 성직자들은 성호를 긋는 것만으로 보호의 힘을 약하게나마 불러낼 수 있다. 다가오는 초자연적인 생물들을 잠시나마 묶어 둘 수 있을 것이다. 이 성호는 자기 자신이나 행렬의 다른 사람들에게 그어 줄 수 있다.


사악한 자는 처단한다

모든 사람들은 신성한 권능을 빌어 사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비록 상당히 몸에 무리가 가는 일이지만, 성직자들은 적절한 영창과 함께 신성한 힘으로 초자연적인 괴물들을 처단할 수 있다. 확고한 신앙과 함께라면 강력한 밤의 생물도 타오르는 빛으로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정의로운 자들의 힘

과거의 고귀한 성전사들처럼, 당신의 몸에 신성한 힘이 충만하게 되어 모독적인 것들을 제압할 수 있다. 당신이 종교적인 분노에 몸을 맡기면 공격의 위력은 두 배로 강해지고 기타 육체적 능력 역시 비슷하게 향상된다.


신앙의 치료

신성한 권능을 빌어 사악한 것들을 처단하는 것처럼, 권능을 이용해 신실한 자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적을 일으키는 것 역시 가능하다. 부상당한 이에게 손을 얹기만 해도 눈앞에서 상처가 아무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기적은 기본적으로 희귀하기 때문에 기적인 것이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이들이라면 신의 은총을 받을 확률이 줄어든다.


죽음 속이기

당신은 단 한 번,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적이 당신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직전에 어딘가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치명적인 일격을 맞고도 품 속에 지니고 있던 성경이나 수통 덕분에 살아남을 수도 있다. 어찌 됐든, 당신은 신을 향한 독실한 믿음 덕분에 또 다른 그날까지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축성

적절한 의식을 치르면 일정 범위의 땅을 축성하여, 효과가 지속되는 한 초자연적인 괴물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할 수 있다. 한 곳에서 버텨야 한다면 효과적인 능력이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자의로 자신의 위치를 고정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당신은 노인의 질문에 최대한 명확하게 답했다. 점점 더 산길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래." 그가 말한다. "그거 참 다행이군. 저기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 하니까. 혹시 뭐 쓸만한 걸 가져오지는 않았나?"

장비 2종류 선택. 금색으로 표시된 장비들은 신앙인의 장비들이다.



장비

신성한 십자가

밤을 활보하는 초자연적인 위협들에 맞서서 성직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무기이다. 이 십자가를 보면 밤의 생물들은 대부분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뒤로 물러날 것이다. 이것만으로 놈들을 죽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효과적인 방어 수단 중 하나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향로

이 도금된 향로에는 신성한 향이 가득 차 있어서, 몇 시간 동안은 향불이 지속된다. 향 때문에 당신과 주변 사람들의 정신이 좀 흐려질 수도 있지만, 밤의 생물들은 이 향을 극히 혐오하여 가까이 오지도 않으려 하고, 이 향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는 약화되기까지 한다. 이것이 있으면 전체 여정의 일부에 불과한 시간만이나마 모든 행렬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천사의 펜던트

천사의 형상이 조각되어 있는 십자가 목걸이이다. 잠재적으로 당신의 목을 보존시켜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뭔가 신성한 보호를 받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이 펜던트는 당신을 단 한 번만 죽음에서 구해 줄 수 있다.


정식 무기

당신은 전투용으로 만들어진 무기를 가지고 있다. 검이든, 장병기든 간에 용도는 결국 하나다. 횡단 도중 무력을 사용해야 할 일이 생기면 이것이 최적의 도구가 될 것이다. 이런 무기들은 적들의 수가 비교적 적고 초자연적인 능력이 없을수록 더 효과적이다.


빠른 무기

단검, 쿠크리, 더크 등등의 작고 빠른 무기이다. 장검류처럼 위력이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살상력을 갖추고 있고, 혼란스러운 난전 양상에서는 장검이나 장병기보다 다루기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전투 훈련을 받지 않은 이들이라면 더더욱.


즉석 무기

대장간 망치, 쇠스랑, 낫과 같은, 전투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도구를 무기로 쓰게 된다. 당연히 효용성은 훨씬 떨어지고, 망가질 가능성도 높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그리고 최후의 수단으로 휘두르다 보면 정식 무기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 (절박함 1 획득)


경갑

누비옷이나 가죽 코트처럼 기동성을 많이 희생하지 않고 어느 정도의 방호력을 제공하는 의류이다.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벼운 편이지만, 여정이 끝나갈 때쯤 되면 그 무게감이 분명 느껴질 것이다.


중갑

금속제 흉갑과 투구에 사지를 보호하기 위해 덧대진 부분도 있다. 풀 플레이트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대부분의 물리적 공격에는 충분한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너무 무겁기 때문에 입은 상태로 달릴 수도 없고, 벗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도망쳐야 할 때 단번에 벗어던질 수도 없다.


방패

공격을 제법 잘 막을 수 있는 좋은 품질의 나무 방패다. 무게는 무거운 편이고, 양손 무기와 함께 장비할 수도 없지만, 다른 이들도 방패로 지켜 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 도망쳐야 한다면 거추장스럽지 않게 방패를 버리고 도망쳐도 된다.


랜턴

이번 여정 내내 켜고 다닐 수 있는, 제법 밝은 랜턴이다. 몇몇 밤의 생물들을 잠시 주춤거리게 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막아 주지는 못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밝은 광원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시야 그 자체이다.


밝은 횃불

나무 막대에다가 기름에 적신 헝겊을 달아서 불을 붙였다. 어느 정도 은은한 빛을 내며, 총 여행 시간의 절반 정도밖에 버틸 수 없기 때문에 곧바로 횃불을 켜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무기로 쓰기에도 적합한데, 횃불의 화염으로 늑대들을 물리칠 수 있고, 뱀파이어와 흉물들도 어느 정도는 몰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술사의 불

인근 연금술사에게서 얻은 이상한 물건이다. 불을 붙이면 약 10분 동안 극도로 밝은 빛을 낸다. 행렬 전체를 환하게 밝힐 수 있을 정도이며, 웬만한 밤의 생물들은 이 빛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조심하지 않으면 같은 일행도 눈부심에 고생하게 된다.


붕대

고약이 처리된 천 조각으로 출혈을 막고 상처 회복을 촉진한다. 웬만한 외상을 효과적으로 처치할 수 있을 것이다. 붕대는 자기 자신이나 동료 여행자에게 자유롭게 사용하여, 거동이 약간 느려진 상태로나마 부상을 딛고 움직일 수 있게 해 준다.


알콜

추위를 쫓거나 약간의 용기를 불어넣어 줄 술이다. 주의력은 하락시키겠지만, 술기운 덕분에 공포에 직면해서도 약간 더 오래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런 암울한 시간에 동행들과 같이 술을 나눠 마시면 그들의 환심을 사기에도 좋을 것이다.


이교도의 부적

교회가 전파되기 전에 있었던, 반쯤은 잊혀진 고대 종교의 유물이다. 그 낡은 종교를 따르는 사람들은 이제는 얼마 없지만, 대부분은 지식 정도는 알고 있고 신앙이 없는 자들조차 아주 약간은 이 고대 종교를 믿는다. 들리는 말로는 이 부적을 지니고 있으면 초자연적인 것들이 물러가고 밤의 생물들을 상대로 약간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노인은 당신의 짐꾸러미를 살펴보고는 만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들은 분명 쓸 데가 있을 걸세. 이렇게 얘기하다 보니 산길이 어느새 코앞이구만."

친구가 될 2명의 동료를 선택. (모든 등장인물들이 저주받은 자들의 여정에 참여하고 있음)



동료

나탈리아: 작은 마을의 영웅

나탈리아는 여느 운 없는 여행자처럼 행동하고는 있지만, 당신은 진실을 알고 있다. 일전에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그녀는 군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약탈자들에 맞서서 그녀의 산 속 터전을 지켰고, 그렇게 마을의 영웅이 되었다. 그녀는 특유의 겸손함과 이타심이 가득한 성격이지만, 여전히 군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혐오한다.

나탈리아는 비록 늙어서 전성기가 지났을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굳건한 의지를 지니고 있고 한때 그녀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민첩한 몸놀림의 편린이나마 보여 줄 수 있다. 아직도 이 행렬과 보조를 맞출 수 있고, 유약해서 쉽게 겁에 질리는 자들에게는 용기의 등불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이다. 지도자 자리를 맡는 것을 꺼리겠지만, 능력은 출중하고 악의 무리를 마주해도 굴복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난대도 그녀는 분명 마지막 순간까지 싸울 것이다. 다만 천성적인 영웅심 때문에 누군가를 버리고 가거나 희생하려 하지 않는데, 그 때문에 전체 행렬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바솔로뮤: 이교도

바솔로뮤는 다른 사람들과는 약간 다르다. 겉으로는 쾌활한 남자이지만, 속에는 보다 음험한 성격을 숨기고 있다. 항상 항아리에서 뭔가를 따라 마시는데, 절대 남들에게 나눠 주지 않으려 하고, 대화를 나눠 보면 뱀파이어들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말하는 어조를 보면 거의 뱀파이어들을 숭배하는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 때는 보통 음식 이야기를 하거나 뭔가를 먹고 있을 것이다.

바솔로뮤는 뚱뚱하고 움직임이 약간 느린 편이지만 놀랄 만큼 힘이 세다. 싸울 때는 독특한 흑요석 칼을 사용하는데, 이 칼에 베이면 출혈이 극대화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만의 음료수를 마시면 곧바로 원기왕성해져 공격 역시 몇 배로 거세진다. 이 행렬의 신앙인들은 그를 모독자이자 이단 숭배자라 부르며 꺼린다. 분명 정이 안 가는 부분이 많지만, 바솔로뮤는 같이 길을 나선 다른 사람들처럼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가렛: 수녀

마가렛 수녀는 일생의 대부분을 수도원에서 기도를 하며 보냈다. 지금까지 넓은 세상으로 나서 본 경험은 거의 없는 것이다. 지금 그녀는 일종의 순례 여행을 하고 있는데,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여행을 제때 마쳐야 한다며 일행에 합류했다. 분명 종교적인 지식도 믿음도 충만한 그녀이지만, 이 "저주받은 자들의 여정"으로 그녀는 처음으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마가렛 수녀는 항상 기도문을 암송하며 십자가를 꼭 붙잡고 있는데, 분명히 초자연적인 존재들의 습격을 막는 데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또한 그녀는 그녀의 말에 귀기울이는 이들을 안심시키며 일행의 결속을 다지는 데에도 열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분명 스스로 불안해하고 있으며 당신이 혹시 최악의 상황에 그녀가 겁에 질려 도망치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다. 그녀가 신의 과업을 완수하려면 반드시 보호를 받아야 할 것이다.


키프트: 용병

키프트는 용병 칼잡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평생 경호원이나 용병 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고, 돈을 벌 때마다 음주가무와 여자에 아낌없이 써 버렸다. 이 "저주받은 자의 여정"도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 자신의 안위는 딱히 상관하지 않는 것 같다.

키프트는 재능이 특출난 것은 아니지만, 보수가 좀 적어도 기꺼이 일을 맡는 경험 많고 능력있는 싸움꾼이다. 그와 친구가 된다면 합리적인 가격에 여정 내내 경호 서비스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일류 칼잡이는 아니더라도 당신 옆에 누군가 한 명이 서 있다면 분명 안심이 되겠지만, 이자가 다른 이들에게 돈을 받아 두구 그 쪽으로 가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돈이 아깝지 않으려면 그를 잘 주시해야 할 것이다.


헬레나: 방랑자

헬레나는 이 여정에 나선 불운한 사람들 중에 가장 비밀이 많다. 방수 처리가 된 망토를 입고, 다른 이들과의 접촉은 최대한 피하며, 말을 걸면 짧게 단답형으로 대답한다. 겉으로 보면 영락없는 부랑자이고, 젊은 여자임에도 주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특유의 느낌이 있다.

헬레나는 와일드 카드라고 말할 수 있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항상 교묘한 수를 꼭 하나씩 숨겨 두고 있다. 그리고 그나마 말을 붙여 보면 그녀가 절대 한 팀으로 움직이지 않고 명령을 받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자기 방어에는 최선을 다할 것이겠지만 말이다. 헬레나는 랜턴과 칼을 하나씩 들고 있는데, 비교적 새것처럼 보인다.


룩: 사냥꾼

룩은 꽤나 거친 친구처럼 보인다. 혼자 숲 속에 살면서, 밤의 생물들을 수없이 많이 만나 보았고 그 때마다 살아남았다. 석궁 하나와 여전히 날카로운 눈썰미로 무장한 채, 그는 행렬 쪽으로 다가오는 인간 아닌 괴물이라면 기꺼이 화살을 꽂아넣어 줄 것이다. 그가 항상 꿈꿔 왔던 커다란 사냥감을 마침내 잡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룩은 분명 뛰어난 사수이지만, 상황상 전력을 다해서 싸움에 임할 수가 없다. 여정 중에는 빛이 제한되어 있어서 시야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적들이 거의 근접했을 때에만 정확한 사격이 가능하다. 그리고 룩은 자신이 근접전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진작에 인정했다.


그위네스: 귀족

그위네스는 하급 귀족 가문 출신으로, 항상 높은 신분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 중요하고 급한 약속에 맞춰 가야 하는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당신이 보기에 그녀는 아마 원하는 것이라면 모두 얻을 수 있었던 삶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 오만함에 자신이 곧 처하게 될 위험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그녀는 고급 의복을 입고 멋진 레이피어를 다룬다. 명성 높은 (수업료도 비싼) 몇 명의 스승들에게 검술을 배워서 이론적 지식은 완벽하지만, 실제로 위험에 노출된 적은 없기 때문에 첫 전투의 스트레스로 인해 무너져 버릴지도 모른다. 대신 그녀가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분명 그녀를 도왔던 이들에게 그에 맞는 보상을 해 줄 것이다.


바실리: 행상인

바실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놀랍도록 차분한 모습을 보인다. 상품을 가득 실은 수레 위에 앉아서, 다음 마을로 가면 한몫 크게 잡을 수 있다며 자기를 지켜 준다면 꼭 답례를 해 주겠다고 말한다. 상황 판단이 빠른 사람이라 그와 이야기하다 보면 그가 당신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자산인지 평가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바실리는 싸움과 친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그 거추장스러운 수레 때문에 행렬의 전체적인 속도가 약간 느려지는 감이 있다. 하지만, 그가 넌지시 말하기로는 수레에 실려 있는 물건들 중에 쓸만한 것들이 몇 가지 있을지도 모르고, 생계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 물건들을 일부 내놓을 것이다.


스테파니: 어둠의 눈

스테파니는 거리의 부랑아로 고아인 것으로 보인다. 아마 부랑자 단속에 걸리거나 특이한 겉모습 때문에 마을에서 쫓겨났을 것이다. 그녀의 눈은 동공이 거대한 "어둠의 눈"인데, 그 때문에 박해를 받을 때가 많다. 스테파니는 평소에 저 너머를 멍하니 보고 있을 때가 많다. 지금까지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을 너무 많이 보아 왔는지도 모른다.

스테파니는 나이가 너무 어려서 싸움에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몸이 야위고 허약해서 당신이 누군가를 설득해서 수레에라도 태워 주지 않으면 행렬을 따라가는 것도 버거워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둠의 눈" 덕분에 밤 시야가 거의 완벽해서 감시 역할로는 그녀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 대신 당신이 비추는 불빛 때문에 그녀가 눈부심에 고통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프레데릭: 종말론자

프레데릭은 금방이라도 완전히 미쳐 버릴 것만 같다. 항상 종말의 예언을 중얼중얼거리며, 주변 사람들의 사기를 깎아먹는다. 마을에서는 미친 예언자로 어느 정도 알려진 그가 이런 여정에 동행한다는 것을 듣고 당신은 꽤 놀랐다. 프레데릭은 그저 자신의 메시지가 필요한 곳에 갈 뿐이라고 일축했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프레데릭의 예언이 진짜로 일어난 적이 적잖이 있다고 한다. 당신이 보기에도 그는 위험을 예견하는 데에는 육감 같은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그는 무장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당신은 그가 미치광이처럼 뛰어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아마 상황이 상황이라면 꽤 빠르게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