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씨발 집가고싶다..."


주 90시간이 넘게 므두셀라의 연구실에서 일하는 보탄이 가진건

입고있는 옷과 유다에게 받은 가짜 신분, 그리고 마계에서부터 쌓아온 지식 뿐이었다.


비좁은 연구실에서 연구를 시작한지도 벌써 수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도 내지 못한 채 죽인 마우스와 랫만 벌써 3자리가  훨씬 넘어간다



"쨍그랑"


아 씨발


"보탄양 괜찮습니까?"


"어, 안다쳤어"


다치지는 않았지만 중간에 망쳐버린 실험을 다시 해야된다는게 더 짜증난다.


"아무리 제가 잘생겼다고 해도 실험중에는..."


"좆까 피곤해서 그래"


"피곤하시면 비타민을 좀 사 드시는게 어떻겠습니까"


"미안한데 오늘은 몸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집좀 갈게"


평소와는 다르게 일찍 퇴근한 보탄은 평소 가고싶었던 카페에서 디저트를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타민C...

종합비타민...


아직 전성기는 안지났지만 수백살을 살았으니 샌트룸 실버를 사먹어야 하나?


☆★☆★☆종합 천연비타민 초특가 1병 68900원☆★☆★☆


"이건 또 뭔 개소리야?"


구매자 문의... 


"천연비타민이 일반 비타민제와 뭐가 다른가요?"


띠링!


판매자도 어지간히 장사가 안되는지 문의를 한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답변이 달렸다


"안녕하세요~ 천연 비타민은 합성비타민과 다르게 화학성분이 들어가지 않아 우리몸에 부작용이 없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처음 그 답변을 본 보탄은 마계에서 유기화학을 처음 배울때처럼 이게 뭔소리인지 이해를 못했다


'뭐야 씨발 천연 비타민은 분자에 천연이라고 쓰여있데? 씨발ㅋㅋㅋㅋㅋㅋ'


"천연 비타민 합성 비타민 모두 화학식과 분자량이 같은데 어떻게 다른가요?"


"합성 비타민은 화학적으로 만들어서 우리 몸에 쌓여 질병을 일으킵니다~"



'뭔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앉아있어 씨발 하다못해 시판 간장도 다 중화시켜서 나오는구만'


화학자의 자존심을 건든것일까 오늘따라 피곤한 보탄의 심기를 건든것일까 

평소라면 무시하고 말았겠지만 오늘은 끝장을 보고야 말겠다는 마음을 먹은 보탄은 다시 문의글을 작성한다.


"합성비타민 천연비타민 모두 필요량 이상을 섭취했다면 오줌으로 나오고 제품 함량을 보니까

지용성 비타민은 아무리 많이먹어도 권장량에 못미치겠던데 어떻게 몸에 축적이 되나요?

그리고 천연 비타민이라고 할거면 과일을 팔아야지 똑같이 정제과정 거친게 왜 천연인가요?"



"라고 하는데요?"


"거 참 할짓 더럽게 없는새낀가 보네 그냥 악플이라고 하고 지워"


이새끼 봐라?


자신의 문의가 지워진걸 본 보탄은 속에서 싹이 하나 피어났다.


무지한 자들을 계몽하고 싶다는 욕구였을까 아니면 사람들을 괴롭히고 싶다는 욕구였을까



더 문의해봤다 답할것 같지도 않다고 느낀 보탄은 쿠팡을 끄고 유튜브를 켰다.


"충격! 우리나라의 기술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란 사연"

"ㅇㅇㅇ 후보 땅 투기 논란"

"ㅇㅇㅇ 후보 장인 횡령 논란"


볼거 참 좆같이도 없네 시팔...


무의미하게 스크롤만 내리던 보탄의 눈에 한 영상이 들어왔다.


"이 영상을 본 당신은 지구가 둥글고 스스로 돈다는 생각을 버릴것입니다."



씨발ㅋㅋㅋㅋㅋ 하다하다 평평충도 보네ㅋㅋㅋㅋㅋ



무슨 개소리를 장황하게 하는지 궁금한 보탄은 영상을 눌렀다

물론 보탄은 악마답게 유튜브 밴스드를 써서 본다고 해도 제작자에게 돈이 돌아가지는 않는다.


"우리는 물체를 우주로 보낼 기술이 없다"

"지구가 스스로 돈다면 왜 우리는 돈다는것을 못느끼는가"

"만약 지구가 둥글다면 지평선이 둥글어야지 왜 직선으로 보이는가"

"우주에서는 산소가 없는데 어떻게 로켓이 불을 뿜는가 이건 조작이다"

"행성과의 거리는 매우 먼데 작은 로켓 하나로 그 멀리 보내기에는 연료가 부족하다"



'와 씨발 악마들만 이런 개소리를 하는게 아니였구나'


영상을 끝까지 본 보탄은 댓글창을 봤다


등산가서 찍은 프사) 저도 영상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유튜브 기본프사) 진지하게 믿는새끼들은 자살좀

ㄴ그럼 지구가 둥글다는것을 증명하실 수 있나요?


댓글들을 훑어본 보탄도 댓글을 하나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거 믿는 새끼들은 로켓 원리 알기는 하냐? 우주에는 산소가 없으니 로켓에는 산화제가 포함되어있고

로켓 속도를 구하는 방정식은 이미 100년도 전에 치올콥스키가 만들었다 이 병신같은 문과 새끼들아


그리고 우주공간에는 대기가 없으니 공기마찰도 없어 에너지 손실도 거의 없고

그나마도 연료가 부족하니 행성의 공전 에너지를 뺏어오는 스윙바이 항법을 사용한다ㅋㅋㅋ


우리가 자전을 못 느끼는 이유는 우리도 지구랑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니까 못느끼지

니들은 차타고 갈때 움직인다고 느끼냐?ㅋㅋㅋ

제발 모르면 아가리라도 닥치고 있어라 그러면 중간은 가니까"



댓글을 작성한 보탄은 아까 비타민 판매자를 괴롭힐 때 속에서 피어난게 뭔지 그제서야 알았다.

"인터넷에 분노를 표출하는 즐거움"


아니 인간들은 이렇게 재미있는걸 자기들끼리만 하고 있었단말이야?



그날부터 보탄은 집에 오면 두시간은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악플을 쓰기 시작했다



"보탄양 요즘 컨디션이 좋아 보이네요 이 므두셀라와 있는게 그렇게 좋은가요?"


"전에 추천해준 비타민이 몸에 잘맞더라고 고마워"


사실은 빨리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 인간들과 키배를 할 생각에 신난것이다.



"자 밥먹고 마저 합시다."


"오늘은 배달 말고 나가서 먹는건 어때? 먹고싶었던게 있는데"


"평소에 밥먹는 시간도 아깝다면서 웬일이십니까?"


"오랜만에 햇빛좀 쐬고싶거든"


사실은 밖에서 도를 아십니까를 만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에 나가서 먹자고 하는것이다.




 "저런 맛있는곳을 아시다니 역시 보탄양도 저와 비슷하시군요"

"그렇지? 역시 나와서 먹기를 잘했네"


악마답게 길빵을 하던 보탄에게 한명의 인간이 다가왔다.


'거 참 길빵좀 할수도 있지 시발...'


담배를 끌 준비를 하던 보탄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 인간이 한 말은 



"예수님믿고 천국가세요~" 였다


"저기요 아줌마 지옥이 천국보다 살만하거든요?"


보탄이 자신은 악마라는걸 고백이라도 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므두셀라는 곧 웃음을 참기 시작했다.



"아줌마 성경에는 천국은 태양이 7배의 빛을 7일동안 내는것과 같고, 지옥에는 유황이 흐른다고 적혀있는데

황은 녹는점이 115도이고 태양복사 에너지가 49배가 된다면 슈테판-볼츠만 법칙에 따라서 천국은 500도가 넘거든요?"


"따지고 보면 천국이 지옥보다 더 지옥같은데 왜 거기 가고싶은거에요?

애초에 사후세계 그딴게 어디있어요?"



미친년에게 제대로 걸렸다는 생각을 한 아줌마는 이내 자리를 피하고 다른사람들에게 사탕을 나누어줬다


"예수님 믿고 천국가세요~"

"예수님 믿고 천국가세요~"


보탄보다 일찍 인간계에 온 므두셀라는 보탄이 천국을 가라는 말에 기분이 상한줄 알았다.


"보탄양 이 나라에는 특히 저런 사람들이 많아서 적응하는게 편하답니다"


"무슨소리야? 저 아줌마가 비과학적인 말이나 하고있잖아"


보탄에게는 천국을 가라는등의 악마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만한 말보다

비과학적인 말이 더 거슬렸다. 


사실은 그냥 스트레스를 표출할 대상에 그 사람들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자 오늘은 어떤 개소리들이 난무하나 한번 볼까...'


유튜브에는 이미 봤던 내용들의 영상들만 있어 보탄은 그 무대를 블로그로 옮겼다.



안녕하세요~ 플로라맘이에요~ 

오늘은 게르마늄 팔찌를 소개할건데 

게르마늄에선 원적외선이 나와서 피부병을 고치고 컨디션을 올려준다네요~

저도 여러개 장만해서 주변 친구들에게 나누어줬답니다~


이 포스트는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되었습니다.



"똑같이 적외선 내뿜는건 저마늄이나 철이나 똑같다 병12신새끼야

차라리 느그 애15미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수십배는 더 강력한데

느그 애12미나 껴안고있어라 돈받고 이딴 사기치지 말고"



 




안녕하세요 잇님들 플로라 맘이에요~ 

오늘은 이온수 제조기를 소개할건데요~

이 이온수 제조기에 물을 넣으면

염소이온이 생성되어 살균 효과가 뛰어나다네요!

저도 여러개 사서 부모님이랑 친구들에게 선물했어요~


이 포스트는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되었습니다.



"염소이온은 씨15팔년아 물에 소금타면 그것도 염소이온이야 개졷같은새16끼야

하 씨12팔 나치새5끼들이 유대인 말고 이새끼 애65미를 가스실 보냈어야

이런년들이 안설치는데 히틀러가 제일 개1새끼임 이새5끼 애1미 가스실 안보낸 죄"


연구성과가 안나와서인지 보탄이 쓰는 댓글은 점점 과격해져만 갔다.



어느날 평소와 다름없게 연구를 하던 보탄에게 한 전화가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서울 사이버수사대 경위 ㅇㅇㅇ라고 합니다.

성함이 김순자씨(유다가 준 가짜신분) 맞으신가요?"


"아 네 맞는데요 무슨일이세요?'


"다름이 아니고 우리 김순자씨가 단 댓글이 고소를 당했어요

조사가 필요한데 다음주 화요일에 시간 괜찮으신가요?"


"아 네 3시에 갈게요"


'어떤새끼지...'


열심히 그동안 단 악플을 생각하던 보탄은 하도 많아서 누구한테 고소를 당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김슌좌쒸 맞으쉽니꽈?ㅋㅋㅋㅋ"


"제발 닥쳐 므두셀라 안그래도 심란하니까"


"여차하면 정식 형사재판 청구하고 판사에게 미혹술을 쓰면 되지 않겠습니까."


"연구때문에 피곤한데 또 피곤한일이 생겼잖아"


"그러게 조심좀 하시지 그랬습니까"



그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보탄은 또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고소 안당하는법...

모욕죄 고소...

사이버 모욕죄 고소...

명예훼손....


누가 악마 아니랄까봐 앞으로 악플을 달면 안되겠다는 깨달음을 얻은게 아닌

앞으로 악플은 구글 가계정으로 로그인한 유튜브에서만 달기로 마음먹은 보탄이였다.




응애 데킨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