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엔 그냥 글쓰는 게 좋았어


근데 삽화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디서 짤을 가져온다는 발상을 못하고


내가 만든다는 결론을 내렸음


어릴 때라서 진짜 생각이 그랬음


첨엔 글그림을 병행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글 그림을 번갈아가면서 하게 됐는데


문제가 뭐 하나를 꾸준히한 게 아니다보니 둘 다 어중간한 수준에서 멈췄음


고등학생 즈음엔 진지하게 작가를 생각했는데 가족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됨


그냥 반대수준이 아니라 일가친척 다 데려와서 조리돌림한지라 


그 이후로 작문은 커녕 책도 못 읽게 됐고 자연스레 그림도 끊었음


그때 꾸준히 썼으면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텐데 그게 아쉬움


그 이후로 계속 글그림 없이 살다가 훈련소에서 우연히 편집자 동기를 만났고 


심심해서 쓴 단편 몇 개 보더니 남은 3주 동안 줄기차게 다시 시작하라고 설득해줌


하지만 끝내 그 말을 듣지는 않았고 최근에 와서야 코로나로 개백수되고 다시 할 짓 없어 글이나 좀 연재했는데 


반응이 괜찮아서 용돈 정도는 벌었음


그걸 계기로 계속 용돈벌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글을 쓰다보니 어느샌가 다시 그림용 펜대도 잡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