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버스 오더 채널

스토리 꿀잼 소리듣는 게임인데 뭔소리 하냐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겜업계의 상투적인 관행이 생겼는데, 


1. 스토리에 신경썼다.

2. 서브컬쳐를 좋아하고 애정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었다. 


다 립서비스임. 아마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걸. 

우리나라 게임업계에서 가장 천시되는 게 캐릭터와 스토리야. 

꽤 오랫동안 우리나라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는 그냥 겜 편히 만들 수 있게 적당히 배경설정과 스토리 땜빵 해주는 역할이었음. 

그 풍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게임 만든 모양새를 보면 그런지 아닌지 각 나옴.   


한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겜은 리니지인 거 알지? 리니지에 무슨 캐릭터와 스토리가 필요해? 

게임개발 경력자들 대부분 리니지 비슷한 MMORPG 만들던 사람들이고, 일단 겜 출시하고 경력에 보태자는 되게 현실적인 월급쟁이들임.

이 개발자들은 사실 덕후도 아니고, 서브컬쳐에 대해서도 그리 잘 모름. 

먹고 살기 바쁜데 그런거 즐길 시간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다. 결혼한 유부남과 ㅅㅂ퐁퐁이형!도 많고.   

스토리나 캐릭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잘 이해못해. 

이런 사람들이 먹고 살겠다고 모여서 캐릭터 가챠 게임만드는 세상이 왔는데, 

아직도 그냥 자기들이 만들던대로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임. 


그걸 어떻게 단정하냐고?


이 겜 좀 해보면 바로 암. 캐릭터 수집 가챠게임에 중요한 요소를 싹 무시하고 만들어졌다는 걸. 

다른 씹덕 가챠겜이 유저가 캐릭터에게 애착을 갖게해서 지갑을 열게 하려고 온갖 시도를 하는데,이 겜은 그딴게 없다시피하다.

스토리와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을 중심으로 기본구조를 설계하고 확장하는 식으로 만드는 외국 씹덕 가챠겜하고는 근본이 달라. 


전투 장면은 캐릭터의 액션과 리액션을 알아보기도 어렵게 만들어서 각 캐릭터의 매력을 느낄 수 없고, 

캐릭터는 터치해도 반응도 안함. 개인스토리 하나도 없음. 

레나는 최신 픽업캐인데 캐릭터 화면에 2d 라이브도 적용 안되어 있는 거 알아? 매력을 덧붙여도 모자를 판에 빼놓고 팔고 있음.

스토리에 신경썼다면 스토리 다시보기와 로그 기능 같은 기본 중의 기본을 왜 이제야 넣는데?

스토리에 신경 썼다는 말은 그쪽 전문 시나리오 라이터 하나 구해서 쓰고 있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나마 한명 겨우 굴리는지 이번 추가된 시나리오 강철의 기억보면 라이터가 일정에 치여서 영혼이 빠져나간거 같았음. 


시나리오 작가 하나로는 이 겜 감당 못함. 

3주에 하나씩 시나리오 추가하고, 이벤트 시나리오도 만들려면 시나리오 라이터 셋, 일러 팀과 조율하는 캐릭터 기획자 하나, 

그리고 시나리오 팀장(사내 정치질과 시나리오 천시풍조에 맞설 사람)이 있어야 제대로 돌아가는 거임. 

그런데 가챠겜 스토리에 이렇게 투자하는 국내 겜회사도 그리 많진 않음.


그 좋다는 스토리도 읽다보면 어딘가 뚝뚝 잘리거나 끊기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을 거다. 

심지어 너무 급격히 끊어서 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다. 

그거 왜 그런거 같냐? 

어차피 안 읽을 스토리 짧게 하란 식으로 시나리오 파트마다 딱딱 잘라대면 그 꼴이 된다. 

국내 겜업계에 흔히 있는 일이야. 


그나마 스토리가 호평인건 시나리오 라이터가 예상 이상으로 분전한 성과같은데, 그마저도 피로도가 누적되는 게 보임.

아마 이 겜이 스토리로 호평받을 줄은 만든 놈들도 예상 못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