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칼로(Onkalo), 핀란드어로 은둔자, 숨겨진 곳을 뜻한다. 핀란드 올킬루오토섬에 건설될 세계 최초의 사용 후 핵연료 영구 처분시설이다



원전에서 사용한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하기 위해 지어지고 있는 시설물로 2020년대 중반부터 사용을 시작해 100년 분량의 폐기물500m 깊이의 지하 100층 규모의 보관고에 적어도 10만 년 동안 모든 것과 완벽하게 격리되어 보관하게 된다. 

18억 년 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지층을 기반으로 건설되며, 이 지층이 10만 년 정도는 변동이 없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 처분장에 보관되는 폐기물은 철과 구리로 만들어진 이중 구조 캐니스터에 수납되며, 여러 겹으로 안전책을 강구해 치명적인 사태를 방지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온칼로에 사용될 핵연료 보관용기



하지만 이 시설의 목표인 10만년 간 보존되는 건축물이라는 게 역사상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것도 단정할 수 없는데, 만약 10만 년 안에 후세의 문명이 이것을 파내면 실패로 끝나게 된다. 

이 처분장의 역사가 잊혀진 뒤 누군가가 발견하고, 보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든, 단순히 궁금해서든 파내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


지하 500m를 파 내려갈 정도의 기술력이 있다면 방사능도 탐지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반응도 있지만, 기술의 발전이 항상 정비례하지는 않고, 16세기 스웨덴에서 수백m를 채굴한 적도 있다고 하니 절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한다.


만약 수천 년 뒤 인류가 멸망과 함께 재건된 후 온칼로가 발견된 시점에 현 수준 이상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위험을 피할 수 있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형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


현생 인류가 방사능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한 건 고작 백년밖에 되지 않았다. 20세기 초만 해도 인류는 방사능의 위험에 대해 무지했고 미국의 사업가 '에벤 바이어스'라듐이 함유된 물을 건강음료 삼아 마시다가 피폭되어 턱이 떨어져 나가고 죽었다.


에벤 바이어스(1880-1932)



그래서 먼 미래에 이 시설물을 발견하는 자에게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마커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첫번째 비석에 현재 존재하는 모든 언어들과 각종 상형문자로 이 시설에 대한 정보를 적어 놓은 경고비를 만든다. 또한 경고의 용도로 위험성에 대한 여러 그림을 함께 새겨넣어 파내려 갈수록 점점 드러나게 한다. 뭉크의 절규를 새겨넣자는 의견도 있다.




다음 단계로 거대한 화강암 벽을 설치해 입구를 봉인한다. 여기서도 벽에다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경고성 메시지를 되는대로 삽입한다.


마지막 단계로 숨겨진 가짜 방을 만들어 침입자를 그곳으로 유인한다. 이곳에 현생인류의 각종 정보를 넣어놓는다. 천체달력과 주기율표 같은 정보들과 함께 시설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문을 넣고, 자체적인 발전기를 갖춰 침입자가 들어옴과 동시에 사이렌이 울리며 메시지를 담은 비디오를 상영한다.




만약 이 마지막 봉인마저 돌파당하면 온칼로가 세상 밖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호기심으로 인해 온칼로의 수많은 경고와 위협을 무시한 후세의 문명은 삽시간에 퍼져나가는 정체불명의 역병에 희생당하고 일대가 초토화될 것이다.



그래서 이와 반대로 후세 인류의 입장에서 이러한 것들이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해서 혹은 이해하더라도 무슨 위험인지 찾아내고 싶어할 수도 있으니 아예 단서를 없애 묻어버려 존재 자체를 잊게 하자는 의견도 있다.


기타 경고표지 구상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