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다가 밤에 갑자기 감성 센치해져서 옛날 추억 좀 더듬어보려는 김에 냥붕이들이랑 내 추억이 어디까지 겹치나 한 번 보려고 함

그러기엔 또 봤던 만화 공유만한 게 없지


뭐 원피스나 유희왕 포켓몬 디지몬 이런 건 안 본 친구들을 찾는 게 더 힘들 테니 그보다는 약간 마이너한 쪽으로 떡밥 좀 풀어보겠음. 자 이 중에 너님들은 몇 개나 봤는지 한 번 체크해볼까



1. 통통이 삼총사

옛날에 집에서 영어공부하라고 비디오로 보여줬던 건데 아기자기한 동물친구 3마리가 나와서 영어로 대화하는 교육용 애니메이션.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지만 순수 한국 작품이다. 총 12편까지 있었고 유튭에 몇 편 올라와 있긴 하더라. 개인적으로 5편이었나 아무튼 세계여행 에피소드랑 9편 보물찾기 에피소드가 레알 갓갓이었는데 아쉽게도 안 남아있는 모양이다. 언어가 영어라는 점만 빼면 당시 잼민이들이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도 많은 나름대로 교육용 애니치고는 띵작이었음.


사진에 나온 3마리가 주인공이고 왼쪽부터 토삐, 치치, 통통. 아무튼 어릴 때 추억이었는데 이사가면서 짐이라고 비디오들을 싹 다 버리는 바람에 아쉽게 됐다.



2. 둘리의 배낭여행

요즘은 그 만화 때문에 이미지 제대로 망쳐버린 둘리 센세지만 우리 어릴 때만 해도 레알 꿈과 희망의 대명사 아니었던가. 이 둘리의 배낭여행 에피소드도 다 비디오로 갖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세상에 남아있지 않게 된 지 오래지만. 1편이 미국, 2편이 아프리카, 3편이 유럽이었고 기본적으로는 한국어지만 교육용 애니 느낌이 좀 섞여서 그런지 중간중간 영어 회화랑 영단어 가르쳐주는 파트도 꽤 있었음. 3편까지는 유튭에 분할되서나마 올라와 있으니까 추억이 그리운 냥붕이들은 찾아서 봐라.

참고로 6편까지 있었고 4편부터 6편까지는 둘리 인형탈 쓴 배우가 나와서 실사로 촬영했는데 인터넷을 최대한 뒤져봤지만 어디에도 자료가 남아있지 않은 걸로 봐서 아무래도 환상의 에피소드가 되어버린 것 같다.


사실 내용은 기억 못하지만 실사 쪽이 더 재밌었던 느낌인데...



3. 아깨비의 과학여행

위 두 작품이 영어 교육 비디오였다면 이건 과학상식 교육 비디오. 총 12편까지 있고 감사하게도 유튭에 전편 다 올라와 있다. 내용도 나름 유익했고 스토리도 재밌었고 무엇보다 각 에피소드마다 신나는 노래가 하나씩 나와서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던 작품. 요즘도 공부하거나 쉴 때 귀가 심심하면 가끔 여기 나온 노래 틀어 놓기도 할 정도. 냥붕이들도 어린 동생이나 조카 있으면 보여줘. 분명 좋아할 거라 생각해.



4. 무적캡틴 사우루스

일본 만화이고 원제는 열혈최강 고자우라 라는 듯. 남자애들이 환장하는 공룡과 변신로봇 두 요소를 합쳐놨으니 당연히 좋아 죽지 않을 리가. 아마 내가 TV를 보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봤던 애니가 이게 아니었나 싶다. 내용은 당연히 1도 기억 안 나지만 메카물은 메카물인데 공룡모양 로봇으로 변신함. 이 요소 딱 하나 기억함ㅋㅋㅋㅋ 그래도 진짜 좋아했던 건 확실하다. 집에 이거 완구도 있었으니까. 아주 어렸을 때라 조립하다 다 부숴먹긴 했지만...



5. 은하영웅 사이버트론

트랜스포머 실사영화가 나오기도 몇 년 전에 국내에서 방영했던 메카물. 근데 수입하면서 제목을 저렇게 바꿔서 그렇지 사실 트랜스포머 시리즈 맞더라ㅋㅋ 일본에서 제작한 애니고 원제는 트랜스포머 아마다 라고. 여튼 오토봇, 디셉티콘 외에 마이크론이라고 쬐끄만 미니 메카들도 등장했고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존나 쎈 광선검이랑 레이저포가 유니크 무기로 나왔던 내용 정도가 기억난다.

근데 내용은 둘째치고 더빙판 오프닝, 엔딩이 레알 갓갓이었던지라... 당시 초딩들 쉬는시간에 놀면서 이거 주제가 막 부르고 그랬지.



6. 스피어즈

일본 애니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국 애니였음. 다만 내용은 기억 안 나고 그냥저냥 평작 정도였던 것 같다. 주인공들이 아티팩트 갖고 다니면서 변신하고 싸웠고. 일단 초창기 주인공들이랑 적대하는 빌런은 남녀 한 쌍이었고 세간에는 유명한 혼성 듀오 그룹으로 알려졌던 것 같다(근데 아마 여자 쪽이 안드로이드였던가?). 그리고 의외의 사실이 하나 있는데 나롱이라고 다람쥐 캐릭터가 처음으로 출연한 작품이 이거라고 함. 다른 데서도 여기저기 얼굴 비춰서 데뷔작이 이거였던 건 모르고 있었지.



7. 용의 전설 레전더

일본 원작이고 드래곤들이 나오는 애니였음. 주인공한테 쥐방울이라고 쬐끄만 드래곤 하나가 펫으로 생기는 데 얘가 사실 존나 짱 쎈 드래곤이어서 변신하면 덩치라고 불렀지. 그리고 사악한 드래곤들이 막 도시 한복판에 나타나고 주인공과 계약한 드래곤이 무찌르는 그런 이야기였음. 기억하는 사람 있냐?

쥐방울

덩치(사진은 갓무위키펌)



8. 아쿠아키즈

3D 애니. 주인공은 남녀 듀오였고 바다 여행하고 다니면서 악당들이랑 싸워 이기는 그냥 그저그런 내용이었음. 설정상 지구 온난화로 대부분의 땅이 가라앉아서 인류가 수중 생활을 시작했다고. 메인 빌런은 잠수함 타고 다니는 아재였고 이름이 녹슨이었지. 일단은 한국 애니인 모양인데 방금 말한 녹슨 외에도 빌런 중에 여자 악당인데 이름이 '다키스'인 캐릭터가 있었음. 근데 처음으로 등장해서 자기 이름을 밝히는 순간 남자 주인공이 "이름이 다키스라고? 다~ 키스해줄 거야?" 라는 충격과 공포의 드립을 치는 바람에 내 머릿속에 다른 의미로 단단히 각인되고 말았다...



9. 베리베리 뮤우뮤우

일본 애니. 원제는 도쿄 뮤우뮤우. 여성향 애니 그 자체로 주인공은 사진에 나온 처자 포함 다섯인데 외계 악당들에 맞서 변신해서 싸우는 변신소녀물이었음. 내가 기억하는 건 딱 거기까지. 남자애들은 쥐뿔도 안 볼 거 같은 이 애니를 내가 왜 기억하고 있느냐.

바로 밑에 소개할 포트리스를 조기종영 시켜 밀어내고  그 시간대에 이 애니가 들어왔기 때문이지. 뭐 실제로는 어른의 사정이라던가 뭔가 이유가 있었겠지만 당시 잼민이였던 나는 '그런 건 모르겠고 내가 재밌게 잘 보고 있던 포트리스가 이 여자애들이나 보는 애니 때문에 밀려났다' 라고 멋대로 생각해 버렸고 결국 내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애니임. 그래서 괜히 TV에서 이거 재방송하는 거라도 보면 화가 나더라. 물론 진실은 저 너머에...



10. 포트리스

풀 제목은 무한전기 포트리스. 우리 냥붕이들 어렸을 때 한 번쯤 해봤을 거라 생각하는 게임 포트리스를 원작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진짜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26화쯤에 갑자기 조기종영 해버림. 나중에 찾아보니 52화로 완결 났다하니 어찌어찌 그 후에 재방송을 하긴 한 모양인데. 아무튼 한일 합작 애니였고(지분은 한국 쪽이 더 컸다고 함) 꽤 재밌게 봤음. 


게다가 감사하게도 더빙판이 유튭에 전편 다 올라와 있더라!! 나중에 시간나면 정주행 한 번 할까 생각중임. 게다가 목소리를 잘 들어보면 성우진이 상당히 화려했다는 것도 알 수 있음. 하... 재밌었는데 위에 나온 캬루... 아니아니 고양이녀 때문에 ㅂㄷㅂㄷ...



11. 몬스터팜

일본 애니. 원작은 게임이라는 데 그런 건 모르겠고. 디지몬처럼 이세계물인데... 아니 이세계물보단 가상현실물이라 해야 하나. 게임 속으로 빨려들어간 거니까. 아무튼 주인공들이랑 같이 다니는 몬스터들도 귀엽고 최종화에선 주인공들이 다시 현실로 돌아오고 끝나는데 레알 눈물 찔끔 흘렸다. 이별 장면 감동적이어서. 아쉽게도 더빙판을 다시 볼 방법은 없는 것 같음. 그래도 재밌었다.



12. 틴 타이탄

나를 DC 코믹스에 입문하게 만든 애니. 더빙판이 몇 편 유튭에 올라와 있다. DC(그 DC 말고)에 일가견 좀 있는 사람이라면 저 캐릭들 다 알아보겠지. 당시 잼민이였던 나는 이 애니만 보고 레이븐 눈나에 푹 빠져버렸음. 지금도 최애인 건 안 비밀 성우진도 괜찮고 스토리도 딱 DC스러운 느낌으로 잘 뽑혀 나왔기에 DC 팬으로서 한 번 봐도 좋을 작품. 구글링 좀만 하면 어렵지 않게 에피소드들 찾을 수 있다. 물론 더빙판 말고 원어로...



13. 마법신화 라그나로크

한일 합작 애니. 라그나로크 온라인이라는 게임 원작이라고 하던데 해본 적은 없어서 어떤 게임인지까진 모르겠고. 유튭에 마법신화 라그나로크 오프닝 치면 볼 수 있는데 오프닝이 뭔가 가슴이 웅장해지는 비장한 노래라 갓갓이었다. 타겟팅을 어린이로 한 건지 청소년으로 한 건지 살짝 헷갈리는데 일단 작화를 보면 중간중간 유아틱한 부분도 있고 가벼운 느낌도 좀 있지만 의외로 애들용답지 않게 수위가 좀 쎈 내용도 있었던 걸로 기억함. 엔딩도 뭔가 해피엔딩이라고만은 보기 어려운 약간 다크한 분위기...였을걸, 아마. 어쨌든 유튭에 이것도 몇 편 올라와 있긴 함.



14. 쿵야쿵야

캐치마인드나 야채부락리라는 게임 해본 사람들은 바로 아, 이거! 하고 알아봤겠지. 쿵야라는 이름의 야채정령들이 인간 세상에 어우러져 살아가는 내용. 메인 스토리는 저 쿵야들이 채소요리 레스토랑을 경영하면서 겪는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음. 


감사하게도 유튭에 전편 다 올라와 있다! 분위기 자체는 가볍지만 중간중간 블랙 코미디도 좀 섞여 있어서 지금 봐도 나름 괜찮은 작품. 힐링하고 싶을 때 한두 편씩 틀어놓고 커피 마시면 괜찮음. 그리고 무엇보다 오프닝 노래를 SS501이 불러서 애니 오프닝 답지않게 퀄리티가 후덜덜하다. 크으~



15. 사커보이 토토

그러니까... 인간들이 외계인이랑 축구로 싸우는 내용이었던가. 아무튼 축구물인데 SF가 결합된 내용이었던 것 같다. 주인공 기술 이름이 톨피도 슛이라는 거 하나 빼고 1도 기억이 안 나네. 보긴 봤던 것 같지만. 여기 이거 본 사람 또 없냐.




그리고 애니는 아니지만 특촬물도 올려봄.



16. 지구용사 벡터맨

벡터맨 베어, 벡터맨 이글, 벡터맨 타이거. 이렇게 주인공 셋이서 외계 악당에 맞서 지구를 지키는 내용. 국산 특촬물치고 꽤 띵작으로 평가받는 모양인데 사실 이게 TV에 방영될 당시엔 난 코찔찔이였기 때문에 본방 사수는 못 했던 것 같다. 몇 년 후 재방송을 틀어줬을 때 살짝 봤던 듯. 의외로 방영시기가 오래 됐다는 사실을 알고 나도 찾아보면서 조금 놀랬음.

그래도 특촬물 매니아들은 이름만 대면 안다던데. 벡터맨.



17. 환경전사 젠타포스

가족 구성원들이 대대로 히어로인 약간은 이뭐병스러운 설정. 아빠가 젠타맨이라고 젊었을 적에 히어로였는데 이제 늙어서 히어로 활동은 못 하고 아들 셋이 젠타포스라고 2대 히어로 팀으로 활동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외계인 공주로 히로인도 한 명 등장했던 걸로 기억함. 


이 작품에 등장하는 적들은 환경을 오염시켜서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하고 주인공들은 그걸 막는다는 전개인데 나름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려 했던 듯. 그렇지만 이질적인 컨셉 탓인지 개인적으로는 그냥저냥 평작 수준이었던 걸로 기억.

오염된 우주악당...



18. 춤추는 소녀 와와

국산 마법소녀물. 오프닝이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19. 수호전사 맥스맨

당시 잼민이들 사이에서 반짝 인기스타였던 맥스맨. 사진에는 세 명이 나와있지만 사실 한 명이 번갈아서 다 하는 거임. 그리고 거대한 적 상대로는 메카에 탑승해서 싸우기도 하고. 오프닝 주제가가 의외로 중독성이 있어서 당시 잼민이들이 동요처럼 막 부르고 다녔는데 흥행은 별로였는지 스토리는 어영부영 끝났고 후속작 소식은 당연히 없다. 액션씬도 당시 잼민이였던 내가 봐도 뭔가 어색한 수준이었으나 거대로봇이 나와서 그런지 뭔가 계속 챙겨보게 됐음. 알다시피 남자애들이 로봇은 또 못 참지.



20. 마법전사 미르가온

매직키드 마수리는 안 본 사람이 없었겠지. 그리고 후속작이 이건데 이건 의외로 안 본 사람이 좀 있더라. 어린이 드라마였는데 주인공이 사진에 보이듯 총 3명이고 무기가 요요, 동전, 검이었음. 검은 그렇다치고 요요랑 동전은 좀 이뭐병이었지만... 그리고 악당으로 동화세계에서 끌려왔다는 설정으로 피터팬의 후크, 백설공주의 새 왕비,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폴에 나온 버섯돌이가 등장함.


TV에서 방영된 드라마랑 별개로 만화책도 4권까지 나왔었는데 드라마랑은 전혀 다른 전개로 깔끔하게 끝냄. 아무튼 이것도 당시 잼민이들 사이에서 나름대로 붐을 살짝 일으켰던 것 같긴 하나 이제는 거의 잊혀진 것 같다.



21. TV로 보는 원작동화

이것도 유튭에 대부분 에피소드가 다 올라와 있음. 재미있는 어린이 드라마였는데 특히 마스크의 저주 편이 갓갓이었지. 인터넷은 없었지만 당시 잼민이들 사이에서 초록색 마스크가 일종의 밈으로 통할 정도였으니까. 적어도 내 주변에선 그랬음. 그거 말고도 악마의 유혹 편이나 꼬마 독재자 편도 꽤 괜찮았지. 어린이 드라마 치고는 의외로 무거운 내용이 나올 때가 꽤 있었어서 자주 챙겨보고 그랬음.



그 외에도 엄청 많은 애니랑 드라마 보고 그랬는데 일단 생각나는 건 이 정도네. 아까 말했듯 너무 유명해서 안 본 사람이 더 적을 거 같은 작품은 빼놓고 정리해 봤어.


적다보니 추억 돋네... 냥붕이들은 몇 편이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