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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주일따리 썰이냐면 신체 및 정신적 사유로 귀가조치 당해서... 그래도 공익훈련소라 그런지 은근히 풀 썰 많아서 한 번 풀어봄


1. 일단 공익훈련소 가면 제일 많이 보이는 게 일명 돼공들임. 나도 사회에 있을 때는 살집있다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얘네는 진짜 어나더레벨이더라. 마스크 쓰는데 마스크가 얼굴의 반을 못가림. 소문으로는 코골이도 엄청 심하다고는 하는데 본인 생활관엔 돼공 한 명도 없어서 모름. 이건 진짜 행운이었던 거 같음.


2. 다들 알다시피 요즘은 시국때문에 입소하는 날 코로나 검사를 하는데, 입소 다음 날 우리 생활관이랑 우리 옆 생활관이 저녁시간에 격리조치를 당함. 다행히 우리 생활관은 아니고 우리 옆 생활관에서 양성반응 나왔다고 했는데 그래도 쫄리긴 쫄렸음.(군머에서는 한 번에 여러 명씩 검사하니까 오류도 자주 난다고 함.) 결과적으로 음성이어서 아무 일도 없었는데 밥 먹으려다 난데없이 격리당해서 우리 생활관이랑 옆 생활관이랑 단체로 어리둥절했던 게 웃겨서 기억에 남음. 


3. 입영하고 다음 날에 간단하게 신체검사를 함. 근데 이때 혈압 살짝 높아서 신체검사 다음 날에 외진을 갔는데 외진인원이 한 스무 명 정도 됐다는 말임. 근데 이 인원 중 대부분이 혈압문제를 동반한 돼공이었음. 우리를 국군병원으로 데려갈 버스는 25인승짜리 작은 버스였고. 덩치 큰 남자들과 소형 버스라는 환장의 콜라보레이션에 차 안은 미어터졌고, 그 와중에 양 옆 돼공을 끼고 있던 나는 영겁과 고통의 한 시간을 보냄. 그리고 국군병원에서 혈압 잰 돼공들 대부분은 혈압이 200을 넘었음. 그래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혈압이었던 본인은 아무 처방 안받고 끝남.


4. 이건 정신교육 시간에 있던 일인데, 시작하자마자 중대장이 우리보고 '여러분 오고 싶어서 여기 있는 거지 끌려 온 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졸지 말고 잘 들으세요.'라는 개소리를 시전.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징용당해서 온 거지 어떤 병신이 강제징용을 당하고 싶어서 당하냐고 말하고 싶었으나 쫄보라 말 못함. 이렇게 나올 줄 알았으면 그냥 그 때 시원하게 말해버릴 걸 그랬지. 암튼 각설하고, 교육을 받고 옆 사람과의 간단한 토론 후 무작위로 지목 된 훈련병이 토론 결과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음. 토론이래봤자 답 정해진 문제(우리의 주적은 누구인가 같은)가지고 얘기하는 거라 대충 끝내놓고 노가리 까고 있었음. 토론시간 끝나고 모 훈련병이 지목당했는데 일어나기만 하고 아무 말 못 함. 내 얘기가 안들리냐는 교육담당장교의 말에 들리긴 한다고 대답. 그 후 1분간 꿀 먹은 벙어리마냥 아무 말 안 함. 분위기 존나 싸해짐. 일단 다른 사람 뽑아서 대신 대답 시키긴 했는데 교육 끝나고 대답 못했던 훈련병은 조교들한테 털리고 훈련병들 사이에선 안 좋은 의미로 명성을 떨침.


5. 요즘엔 정공은 훈련소 패스하고 바로 근무 시작하니 예전처럼 미쳐날뛰는 인간은 덜하지만, 그럼에도 훈련소에서는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날 수 있는데, 그 인간군상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간에 대한 썰 하나 풀어봄. 전우조라고 혼자 다니다가 못된 생각 품고 자살하지 말라고 최소 3인 1조로 돌아다니라는 그런 게 있는데, 이 양반이 조교 보고 있는데 혼자 화장실을 가려고 함. 조교가 전우조로 다니라면서 제지함. 근데 이 인간이 조교한테 지가 뭘 잘못했냐는 투로 예??라고 되물음. 조교 빡돌음. 생활관 분위기 존나 이상해지고 조교는 그 인간을 따로 밖으로 불러내서 전우조의 정의와 필요성에 대해 열변을 토함. 그럼에도 자꾸 혼자 돌아다녀서 결국 생활관에 있는 사람 몇 명이 전담마크해서 전우조인 척 해주기로 함.


6. 내가 훈련소 들어가 있는 동안에 갑자기 코로나가 심각해짐.(2~300명 대 유지하다가 갑자기 500명 되고 막 그랬음) 옆 사단에서도 막 집단감염되니까 소대장들이랑 중대장이랑 막 머리를 맞대고 고민. 근데 그 결과라는 게 '점호 할 때 복무신조 안하기'가 끝이었음. 복무신조 하면 타액이 튈 수도 있다나 뭐라나. 야외점호를 안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일단 그냥 그러려니 함. 근데 개웃긴 게, 점호 하는데 갑자기 뒤로 돌게 시키더니 "전방에 3초 간 함성 발사!"라는 소리가 들림. 일단 소리 지르긴 했는데 하면서도 존나 어이없었음. 타액이 튀면 안된다는 게 간부들한테 튀면 안된다는 얘기였나봄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7. 때는 새벽 세 시쯤, 불침번을 서고 있었음. 그 날 불침번을 담당한 조교는 우리에게 졸지 말라고, 졸면 태도불량으로 제재 들어간다고 신신당부를 함. 그러고 인계받고 불침번 서고 있는데 어디서 코고는 소리 들림. 조교새끼 우리한테 그렇게 졸지말라고 하더니 본인은 안 졸고 쳐자고 있음. 그렇게 우리 불침번 끝날 때까지 쳐자다가 우리 인수인계 할 때 쯤 일어나서 안 잔 척함. 아침에 일어나서 다른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까 초번부터 말번까지 다 그랬다고 함.


썰 풀어놔보니까 별로 재미없는 거 같다. 재미없다는 사람 많으면 자삭하겠음. 그리고 따로 물어볼 거 있거나 듣고싶은 썰 있으면 질문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