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떡밥은 옛날 핸드폰인 모양이네?


???: 떡밥이야? 나도 끼어야지!


10년쯤 전 급식일 때 내가 처음으로 산 폰은 슬림팬더라고 당시 예쁜걸로 입소문 좀 타던 녀석이었음.



이거.


지금은 현생 사느라 게임 할 시간이 별로 없지만 급식 때만 해도 난 레알 겜돌이였기 때문에 폰을 사자마자 바로 무수한 게임들이 내 폰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당시 해봤던 피처폰 게임 목록들 한 번 올려봄. 이 중에 니들은 몇 개나 해봤냐

사실 이것도 기억나는 것들만 적어서 실제로는 이거보다 더 많았을 거임



질주쾌감 스케쳐2

수업 중에 종이에다가 낙서하면서 스케쳐라고 저 캐릭터가 달릴 때 길을 그려서 이어줘야 하는 게임.

게임도 은근히 난이도 있고 스토리도 중고딩들 학원물 풍으로 잘 그렸고 펜이랑 펫 수집하는 재미도 있었다.

전 스테이지 A+로 클리어한 고인물임 이래뵈도. 엣헴.


리듬스타

설명이 필요하냐? 피처폰 세대 리듬게임의 대명사 아님? 당시 나 포함 반 애들 이걸로 매점빵 내기하고 그랬지.

근데 솔직히 난 리듬게임은 재능 없는 것 같더라. 단 한 번도 젓가락 행진곡이나 혁명, 비창 9키를 클리어 해본 적이 없다 흑흑


주라기 아일랜드

스토리는 그냥 흔한 판타지물인데 거기다 공룡을 접합시켜서 재밌었던 게임.

배경이 인간이랑 공룡이 공존하는 판타지 세계. 주인공 아버지가 당대의 영웅인데 돌아가셨고 아버지랑 친구 사이였던 왕이 맨날 사고만 치는 주인공 사람 만들어 보겠다고 공룡 한 마리 맡기면서 키우라고 미션을 줌. 근데 공룡들을 키우다 보니 점점 세계를 정복하려는 어떤 흑마법사의 음모를 알게 되고 주인공이 점점 정신적으로 성숙하면서 그 흑마법사를 막고 끝나는 이야기.


메이저 오일 컴퍼니

석유회사 경영하는 게임. 현질할 필요가 1도 없어서 좋았다. 정유, 정제, 가공, 판매, 홍보 등등 다양한 분야에 여러 미니게임이 있었음. 경영시뮬 좋아하면 한 번쯤 해볼만 했던 게임.


SD 한국전쟁

6.25를 배경으로 한 스테이지형 턴제 게임. 군인들이 여러 병과가 있고 각자만의 스킬이 있다. 적 잡으면 경험치로 레벨업도 하고.

그래픽만 보면 귀여울 것 같지만 의외로 스토리가 꽤 무겁다. 개그요소도 거의 안 나오고 굉장히 진지한 분위기임.

하지만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캐릭터들만의 매력도 살아있어서 종합적으로는 되게 마음에 들었던 게임.


농장타이쿤 더팜

말 그대로 맨땅에서 시작하는 농부되기 게임. 씨앗 사서 작물 기르고 내다 팔고 돈 벌고 마을 여자들 중 누구랑 호감도 올려서 결혼도 하는 그런 게임. 하지만 게임 자체는 쉬운데 목표달성 난이도가 너무 어려웠어서 중간에 때려쳐버리는 바람에 결혼 엔딩은 못봤다. 이거 결혼 엔딩 본 사람 있으면 좀 알려줘......


컴투스 삼국지


턴제 전략 게임. 대략적인 스토리는 삼국지를 따라가는데 분위기가 개그스럽다 못해 병맛이 대지를 뒤집어 엎어버린 게임. 농담 안 치고 캐릭터 중에 정상이 한 명도 없다. 게다가 전체적인 줄거리만 같지 세부적인 요소들이 거의 역사왜곡 수준이어서 만약 삼국지를 안 읽어본 잼민이들이 이 게임 플레이 했을 때가 걱정됐을 수준. 그냥 배경만 빌려온 평행세계라고 보는 게 속 편하다.

어쨌든 스토리에 신경 안 쓴다면 그 병맛력 하나는 인정해 주고 싶음. 전체적인 게임 난이도는 쉬운 편.


역전재판

역전재판.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1,2,3 소생하는 역전까지 핸드폰에 다 모았었다. 근데 이 색히들이 에피소드별로 다 나눠서 판매하는 악랄한 상술을 저지르는 바람에... 심지어 소생하는 역전은 상, 하로 나누어서 팔았음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다 얼마야 ㅂㄷㅂㄷ


격투 2011

캐릭터가 16명이나 나오고 캐릭터들 각자만의 스토리도 있고 사용하는 무술이나 콤보도 다 달랐던 게임.

여기까진 좋은데 문제는 이 게임 재부팅 버그가 너무 심각해서 제대로 리그전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리그에서 중간에 나가면 패배로 처리되는데 시도때도 없이 재부팅이 되니;; 아무튼 버그만 아니었으면 그 당시 나온 폰게임 중 거의 유일하게 게임성 좀 되는 격겜이었는데 아쉽다. 덕분에 훗날 철권6에 입문하는 계기가 된 건 비밀.

https://www.youtube.com/watch?v=BJo17s6Z6EM&t=51s

OST 하나는 폰겜 치고 잘 만들었다 생각하니까 한 번쯤 들어보는 거 추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0:40 ~ 1:11


오셔너스

스토리형 RPG 게임.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총 넷인데 남캐 한 명, 악어형 수인캐릭 한 명, 그리고 여캐 둘. 위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는 플레이어블이 아니고 맨 왼쪽 남캐의 부선장인 NPC다.

스토리는 원피스를 많이 오마주한 요소가 곳곳에 보임. 세계를 지배하는 해군 정부, 그리고 대해 어딘가에 묻혀 있다는 전설적인 해적왕의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해적들.

그래픽이나 타격감도 괜찮고 캐릭터들마다 전투 스타일이나 성격, 스토리가 다 달라서 개인적으로는 꽤 재밌었음. 최애는 위 사진에 나온 악어형 수인인데 해군이고 진중한 성격인데다 간지가 철철 흐르고 전투 스타일도 화끈한 한 방 화력형인 그야말로 남자의 로망 그 자체였다. 원피스의 스모커를 모티브로 한듯 함. 어때 느낌오지.

아무튼 이 게임도 진짜 재밌었다. 리메이크 해서 다시 출시하면 좋을텐데... 안될거야 아마


졸라맨삼국지

졸라맨이 삼국지 세계로 빨려들어가서 겪는 이야기라는 설정의 RPG게임. 스토리는 졸라맨답게 그냥 병맛이다. 

게임성도 그저 그런 수준. 하지만 의외로 마지막에는 졸라맨답지 않게 스토리가 진지해짐.


불멸의 용병

개꿀잼 턴제 전략 게임. 용병단 키우는 게임이었는데 스토리도 괜찮고 용병들 육성하고 전직시키는 맛이 꽤나 중독성이 강했음.

이것도 꽤 유행했었는데 아는 사람 없으려나.


알바타이쿤2

가운데 남녀가 주인공인데 커플 아니고 쌍둥이 남매니까 그 총 집어 넣으라구.

암튼 고등학생 둘이 알바왕 대회인지에 장학금을 목적으로 출전한다는 이야기. 여러 알바가 존재했고 미니게임이 많았다.

하지만 현질을 안 하면 해피엔딩은 거의 못 보는 수준이었어서 욕 나왔던 게임. 현질유도만 아니었으면 잘 쳐줬을 텐데.


학교가는길2

주인공이 주변 친구들의 문제를 여러가지 미니게임으로 도와주면서 인기도를 올리는 게임. 왕따부터 시작해서 게임을 성공시킬 때마다 인기도가 올라가서 나중에 전교회장까지 올라가는 게 목표였음. 근데 미니게임 중에 병맛이 넘치는 게임이 상당했던 지라 의외로 재미가 있던 게임. 예를 들어 지각한 친구를 담장 너머로 던져 넘겨주는 게임이라던가...


삼국지연의2

삼국지 배경으로 한 땅따먹기 게임. 세력 확장도 하고 병력도 키우고 가끔 장수들끼리 일기토도 하고 그런 게임.

실제 삼국지연의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삼국지 덕후인 나로서는 꽤 흥미가 당겼던 게임.



... 아무튼 이외에도 기억은 안 나는데 엄청나게 많은 게임을 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게임을 받으면 마마로부터 등짝 스매싱이 날아왔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 받아서 요금 고지서에 티가 안 나게 하는 편법까지 써 가면서.


하지만 고딩이 되면서 학업에 열중하기 위해 폰을 없애버렸고 내가 다시 폰을 받은 건 수능이 끝난 후였음. 그리고 그 폰은 스마트폰이었기 때문에 내 피처폰 게임 경력은 그 시점을 기준으로 완전히 끊겼다.


하 쓰다보니 추억이다. 진짜 저 게임들 깔린 공기계라도 있으면 돈 주고 사고 싶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