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게시판

중학교2학년때 나 괴롭힌 놈이 있었거든

집이 울산이었는데 취업을 평택에서 했다.


1년쯤 근무했을때 사내 하청업체에서 신입들어왔다고 소개하러왔거든

우리가 만들걸 걔들이 잘라내고 마지막 포장한다음 출하하는 일이라 얼굴이랑 이름 익히는데

방진복에 마스크까지 꼈는데도 한번에 알아보겠더라. 그놈 이름도 ㅈㄴ특이하고 목소리랑 깐족거리는것 같은 어투도 똑같더라


나는 변성기가 고딩때 ㅈㄴ와서 걔는 잘 모르는 눈치던데

퇴사하기 전까지 그새끼가 있는 설비에 후속 공정 제일빡센거 보내고 다른 설비에는 쉬운거보냄 ㅋㅋ

그렇게 반년쯤 지났는가 갑자기 없어졌길래 물어보니까 하청업체 회식할때 그쪽 반장 들이받고 퇴사했단다

지금은 어케사는지 모름


유도를 좀 배우고 고등학교때는 양아치놈들 업어치면서 쌈박질도 안꿀려서 나는 과거를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사과를 받든 아니면 또 적반하장으로 나오든 나를 아예 모르든 걔의 태도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냥 그놈이 앞에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고역이었음. 피지컬도 입지도 내가 위였음에도.


프리드로우라는 웹툰있는데 주인공이 수학여행 가서 중학교때 괴롭힌애 만나서 사과하는 장면이 있었음.

그런데 그 피해자는 진심어린 사과가 중요한게 아니라 다시는 안봤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정말 그 말 그대로 이해된다. 그놈이 어떻게 바뀌었든 상관없으니까 내 앞에 다시 안나타났으면 좋겠다.

나는 그놈이 하청공돌이로 들어와도 그정도였는데 유명인들에게 학폭당한 사람들은 그놈들이 TV켜면 쳐나와서 낄낄대는거 어떤 마음으로 봤을까...


학폭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한건 솔직히 10년도 안된다.

그전에는 학폭당했다하면 당한놈이 병신, 걔는 때리는데 너는 뭐했냐? 하는 소리가 나오고

가끔 편들어주는 어른한테는 애들싸움에 어른이 낀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도 했었는데


인식이 어느정도 개선된 요새도 가장 일선에서 학폭을 조져야하는 선생들이 가장 비협조적인게 가슴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