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에서 유희왕 하던건 약 10년전 시절이다

동네듀얼이 뭐 다 그렇지만 싸이클론으로 마함 무효하고 다 이긴 겜 매직실린더나 성방으로 머리 깨지는건 일상적이었다

우리들한테 제일 쎈 몹은 제왕이랑 백룡이었고 Sin사이버엔드는 있는데 사이버 엔드가 없어서 못쓰는 시절이었다


본격적으로 이 판이 좃되기 시작한건 누가 짭신의 카드를 사서 학교에 가져오면서부터였다

아무튼 어떤 미친놈이 이걸 사왔는데 걔가 내 친구라서 나는 오시리스를 받고 딴애는 오벨리스크를 받고 걔는 라를 가졌다


신카를 가졌으니까 당연히 우리 셋이 동네 듀얼킹이 되는건 당연한거였는데 문제는 라를 가진 걔였다

애니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라는 진짜 존1나 쎄다 합체하고 살아나고 불태우고 온갖 쇼를 다하는 미친 카드인데 하필이면 걔는 죠노우치가 라 불꽃에 타죽는걸 본 애다

그래서 걔가 라 효과로 몬스터 파괴하는 효과를 쓸때마다 항상 애들은 걔 주먹으로 얻어맞거나 구렛나룻을 손가락으로 박박 밀렸다

어느날은 여자애 한명이 궁금했는지 우리가 유희왕 하는걸 구경하다가 애들이 처맞는걸 보고 컬쳐쇼크가 왔는지 선생님한테 일러바쳐버렸다


난 급하게 오시리스 집 안에다가 밀봉해놓고 그다음날 학교를 갔는데 역시나 라 가진 걔랑 오벨리스크 가진 걔가 선생님한테 존나 닦였다더라

그래도 친구라고 내가 오시리스 가졌던건 아무도 말 안했음

이제 나혼자 신카 있으니까 아 이제 내가 듀얼킹이다~~~~하고즐거운 상상 하고있었는데 어떤 새끼가 종이를 유희왕 카드 크기만하게 자르더라

거기에 대충 노란색 지렁이 같은거 그리고 '이제 이게 라의 익신룡이다!!!!' 라고 우겼음

미친 구울즈새끼라고 까던 애들도 한 일주일 지나니까 라의 익신룡 그린걸 덱에 넣고 다니더라

그 이후 우리 동네에선 라 없으면 덱이라고도 못부를 수준이 되고 예전엔 한명만 때리던게 이제는 모두가 얼마나 빨리 라를 뽑아서 상대 대가리를 깨부수는지가 중요해진 게임이 되버렸다


결말은 좀 허무한데 그 학년 졸업할때 진품 라 돌려받은 애가 진품 라의 분노 어쩌고 하면서 가짜 구울즈 익신룡 싹다 버리라고 하니까 애니에서 가짜 라 쓰던 애가 번개맞던게 무서웠는지 다들 버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