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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설마?




공부가 안되는 날의 원인은 다양한데 그 중 가장 큰 것은 'what-the-hell effect'가 영향이 큰 거 같음. 1학년 때 들었던 심리학 입문 시간에 그나마 기억에 남는 건데,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을 불러 놓고 음식을 제공했는데, 음식을 먹기 전에 밀크 쉐이크를 멕인 집단이 오히려 음식을 더 많이 쳐먹었다는 실험인가 있었음.



그 이유가 '아 오늘 밀크 쉐이크 먹었으니까 이미 다이어트는 꽝쳤어. 그러니까 오늘은 맘놓고 먹어야징 ㅎㅎ'하는 생각에서 일어난건데 아마 이게 'what-the-hell effect'인걸로 기억하고 있거든 (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 ㅋㅋ)


마찬가지로 보통 공부를 하면 오늘 인강 어디까지 듣고, 심하면 몇시부터 몇시까지는 이거 하고, 10분 쉬고, 다시 이거 하고,,,, 그러다가 한 순간에 흐트러져서 핸드폰 보다가 시간 지나가면 어어? 아 10분 전에 했어야 했는데... 아몰랑 what the hell, 그냥 오늘은 안되는 날이네, 쉬어야지, 하고 남은 일들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짐.



비슷하게 내가 수험 생활 동안에 너무 타이트하게 계획을 짜다 보니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니까 나머지가 줄줄 다 세어버리고, 그러다보니 아몰랑 오늘은 걍 놀아야지 하고 손 놓은 경우도 많았고...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노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건데, 이것도 전혀 말이 안되는 말임. 예를 들어서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 라는 말을 들었거나 글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뭐가 생각남?


아마 코끼리가 생각날 것임. 정작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는데 코끼리를 생각하게 됨. 비슷하게 '놀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할 수록 '놀 것'들만 생각나거든.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록 오히려 억제된 그게 더 나중에 크게 튀어나올 떄가 많음. 평소에 못했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왕창 해버리거든.



그러면 우리는 공부를 못하는게 당연한 걸까? 최상위권 애들은 인간이 아닌 무언가일까? 나는 공부가 안되면 오히려 쉬라고 독려하고 싶음. 불안하게 '아이씨... 오늘 공부 하나도 못했네... 공부 해야하는데... 그래도 유튜브 무야호 1시간만 더 보고...." 이런 식으로 쉬느니, 그냥 '오늘은 날이 아닌가벼, 걍 놀자.' 하고 내일 다시 하는게 더 괜찮거든. 


물론 내일 중간고사 기말고사면 몰라도, 한 몇백일 남은 장기간 수험 생활을 거치는 시험에서는 단 하루의 몇시간만으로 당락이 결정되지 않거든. 따지고 보면 몇백시간 차이가 나겠지만...


그렇지만 불안한 심리와 부정적인 마인드로 공부를 하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짐. 다음 날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오늘 하루 쯤은 지친 나에게 위로를 하는게 어떨까? 대신에 한가지 원칙은, 꼭 하루 하루 자기 반성을 해야함. 왜냐면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오늘 내가 잘한 것과 잘못한 것들을 써야지 앞으로 개선이 되거든. 오늘 놀았네~ 하고 끝나면 그걸로 끝이지만 오늘 놀았네~ 근데 오늘 맘놓고 놀진 못했고 이건 좀 애매했어 내일은 맘잡고 이거 해야지~ 가 더 낫지 않을까?



근데 나도 지금 사실 공부해야하는데 아 ㅋㅋ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