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게시판

나 초등학교 다니기 전 즉 유치원때는


시골살았었거든


거기 빵집하나 있었음.


그동네 유일한 개인빵집이였음.


거기 딸이 나보다 1살 연상이였는데


걔가 내가 맘에 들었었는지 무조건 어른되면 결혼하자고


약속도 하고 온동네 떠들고 다녔었음.


매일 유치원 끝나면 반쯤 그 빵집 끌려가서 놀았었어서


걔네 부모님도. 빵집 직원도 우리 부모님도


유치원 선생님. 동네 사람들 다 기억하고 있었음.


나중에 초등학교 간다고 도시로 이사가면서 존나 대성통곡


하면서 나중에 어른되면 꼭 데리러 오라고 난리쳤던거


때문에 어린시절에 뇌리에 존나 쌔게 박혀있는 기억중 


하나라서. 나중에 커서 군대가기전에 여행다니다가


옛날생각도 나서 옛동네 갔더니 많이 변해 있더라


근데 아직도 그 빵집 있길래 가보니까 그때그 아저씨 


아니더라 물어보니까 그때 그 가게는 맞고 사장님 맞는데


지금은 연세가 있어서 맡기고 쉬고 계신다고 하더라


연락닿아서 걔 부모님 만나서 동네 돌아다녔는데


아직도 거기 사시는 분들이 다 기억하시더라


빵집 사위라고 추억돋기도 하고


사실 존나 러브 코메디 만화 클리셰같은 상황이라


따지면 거의 내인생 첫사랑 같은거 아닌가 싶어서


걔 요즘 뭐하고 지내요. 그랬는데 대학다니다가


방학이라 고향집에 내려와 있다고 하더라.


어짜피 홀로 여행중이라 저녁식사 초대해줘서 갔는데


그집 외동딸인데 그집 갔더니 있는 여자애가


존나 이뻐져 있더라.


속으로 존나 슈발 아싸찐따 인생에 운명의 짝이 나타나는


거냐고 이러면서 존나 헛물 켜고 존나 싱글벙글해서


같이 식사함.


어린시절 나는 존나 호리호리한 체형이였고


동네 어르신들이 우리 부모님께 애 잘생기고 호리호리한데


모델이나 시키세요. 하던 놈이였고


중학교 말에 사춘기로 존나 처맞고는 키는 178정더로


커져버리고 몸도 존나 벌크업되버려서 어린시절의 나를


기억하는 어르신들은 왜 눈만빼고 다 변했냐고 하면서도


눈매 보니까 옛날 생각 난다고 하게 격변한 놈임.


어쨌건 걔한테 걔들 부모님이 옛날이야기 하고


나도 하하호호 그땐 그랬지 하는데


걘 표정이 존나 미묘한 표정이더라


예나 지금이나 여자애들 썩는 표정보면 대충 뭔 생각하나


어느정도 읽을줄 알았는데


딱 봐도 표정이 "이건 아닌데" "걔가 아닌데"하는 표정이더라


걔 부모님은 옛날 생각나냐고 물어보고 존나 정색하면서


기억안난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냥 내가 옛날일인데 뭘 그래 복잡하게 생각하냐고


찐따같이 결혼하자는 말 안할꺼고


어린시절 절친으로써 물어보는건데


존나 애가 격변해서 이상해서 그런거 다 안다고


그런소리 많이 듣는다고 하니까


급 화색하면서 맞다고 너무 변해서 못알아봤다고 그러더라


존나 태세변환해서 그냥 옛친구대옛친구로 옛날이야기나


하고 걔 부모님께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슈발 만화같은 운명도 잘생겨야 성립하는거라고..


슈발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