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쓴 여성향 작품의 분파(https://arca.live/b/dunfa/99150577) 글을 보고 오면 좋을지도? 안봐도 상관없게끔 써놨다*****

  반갑다 븜미타치. 예전에 여성향 작품의 갈래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데 반응이 좋아서 이런 글을 쓴다. 안개신 레이드 퍼섭 트라이는 잘 하고 있는가? 그리고 요즘 선계 파트가 여성향느낌이다 뭐다 하면서 핫하지? 여성향 작품은 선계파트같은 그런 방향성이 아니다. 오히려 모험가가 동네힘센용역깡패고 모험을 한다는 느낌이 느껴지지않는게 문제인거지.

  여하튼 이번에 쓸 것은 여성향 작품의 대략적인 역사와, 여성향 작품의 근간에 대한것이다. 필자가 예전 오타쿠 장사를 하면서 겪었던 것을 토대로 쓰는 것이니, 이 글을 너무 맹신하지 않았으면 한다. 여성향작품의 분위기는 대충 이런것이구나~ 하는 정도로만 봐 주면 좋겠다.

  주의: 해당 글은 BL관련 짤이 들어있다. 설명을 위해 필요한 만큼만 짤을 최소한으로 넣었지만 불쾌해할 사람이 있을 수 있기에 미리 이야기하고 들어감.

  들어가기 앞서, 이 글은 페미니즘 옹호와는 절대 관련이 없는 글임을 미리 밝히겠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이니 너무 길어서 못읽겠다면 맨 아랫쪽 요약을 보도록. 사실 좀 더 자세하게 쓸 수 있는데, 그랬다간 논문이 되어버린다... 너희 논문급 되면 안읽을거잖아....

  우선 여성향 작품의 대략적인 역사는 그냥 이런게 있구나 하는 정도로만 넘어가야함. 깊게 들어가려면 머리아픔. 그 작품들이 연재될 당시 여성들이 하지 못하는 금기를 깨부수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동경하는 요소가 있음.

  ㅇㅇ: 뭐? 주체적인여성?? 주체적인여성=페미??? 페미라고??? 너이새끼???? 너도 페미냐???

  진정해라 던붕 그 이야기가 아니다. 페미 옹호하는게 아니고 우리네 할머니~어머니 세대를 생각해봐라. 당시 여자는 학교에서 배워봐야 쓸 곳 없다, 정해준 사람과 결혼하고 애 낳고 돈벌어와서 가족들 뒷바라지하고 살림살면서 남편 내조해야한다 하던 시대였다. 그걸 가상의 이야기에서나마 여자도 주체적으로 꿈을 이룰 수 있다는걸 느낄 수 있게 해주던게 당시의 여성향 작품이다. 이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같다.

  일단 한국의 순정만화 역사부터... 한국의 여성향은 순정만화와 일본의 여성향을 설명해야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던붕.

  한국의 만화는 1970년 당시 검열과 탄압을 받으면서 여러 만화 장르가 맥이 거의 끊어지다시피 한 상태였다. 이는 순정만화도 예외는 아니라서, 몇몇 작가들만이 겨우겨우 맥을 이어가던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 기라성과도 같은 일본의 순정만화가 수입되면서 한국 여성향이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금은 전설 그 자체가 된 베르사유의 장미.)


  베르사유의 장미, 오르페우스의 창, 유리가면 등등... 당대의 작품들 중에서 순정만화들은 저 기라성 같은 작품들을 모방하지 않은 것을 찾는게 더 빠르다. 이 당시는 해적판이 판치던 시기라 제대로 된게 나온건 1990년대쯤이라고 보면 된다.

  시간은 흘러 한국 출판업계가 타격을 입고, 우후죽순 생겨났던 순정만화 잡지들의 명맥이 많이 죽고, 왜색 시비 등으로 여러 논란이 생기고, 이것 때문에 한국적인 것에 집착하며 탐구를 하던 결과가 지금의 웹툰과 웹소설의 현대 여성향 작품이 되시겠다. 이거보다 더 자세히 쓰고싶은데 한국 만화쪽은 당대 검열 이슈가 너무 커서 자료가.... 많이 없다.......

  그나마 2010년대쯤부터 체리츠라는 제작사를 필두로 여성향 컨텐츠를 제작하는 움직임이 다시금 올라오고있다.

(체리츠의 대표작 수상한 메신저. 무려 한국 인디게임 관련 상도 받았다. 여주인공이 수상한 앱을 받고 메신저를 주고받는 그런 이야기다.)

  아무튼 이 암울한 시기가 너무 길었기때문에, 한국 여성향은 사실상 한줌단이다.
 
  왜냐하면 너무 늦게 살아나서. 그렇다보니 남성향 작품에서 성별을 굳이 티 내지 않고 남자인 척 덕질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그나마 여자인걸 좀 티내고 싶은 분들은 익명사이트에서 자신들끼리만 노는게 현주소다.

  여자티 팍팍 내면서 어그로 끄는 새끼들은 여자와는 관련 없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해당 작품으로 넘어가지 않게 하려고 작업치는 분탕종자새끼들이니 딱지 불러서 차단해달라고 하면 됨. 이 여성향 팬덤의 은근한 혹은 대놓고 하는 타 작품을 견제하는것에 대해선 또 쓸 일이 있으면 쓰겠다.


  아까 전 일본 여성향 작품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고 했었는데, 일본 여성향의 역사도 소녀만화(한국의 순정만화와 같지만 용어는 구분해야하니 일본쪽은 소녀만화라 쓰겠다.)의 발전도 잠깐 봐야한다.

  리본의 기사, 베르사유의 장비, 오르페우스의 창, 유리가면 등의 작품이 기틀을 닦고, 하기오 모토, 다케미야 케이코, 오오시마 유미코 등의 작가들을 필두로 한 여러 소녀만화 작가들이 소녀만화에 다른 장르를 접목시키며 폭발적으로 발전해나가게 되었다. SF, BL, GL, 스릴러 등등....

(거의 최초의 BL만화라고 할 수 있는 바람과 나무의 시. 님들이 BL싫어하는건 아는데 이건 넣을 수 밖에 없었다... 양해해달라)

(소녀만화에 SF를 접목시킨 수작 지구에...)

(전생물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나의 지구를 지켜줘)

  이후 소녀만화잡지 하나토유메나 리본 등을 필두로 하여 현재의 소녀만화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고로 요새 모에만화 위주로 나오긴 해도 "봇치 더 락!"이라는 작품을 연재하는 망가타임 키라라 라는 잡지도 시작은 소녀만화 계열이다.

  대충 역사는 둘러봤으니 본격적으로 여성향 작품의 스토리 흐름에 대해 들어가겠다.

  기본적으로 여성향 작품의 근간엔, 사랑받고싶은 마음과 인정받고싶은 욕구가 있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여성향은 탐미적인 요소가 있다. 어찌보면 남성향 이상으로 외모지상주의기도 함.

  요새 여성향 작품들은 남성향 작품 특유의 갬성이 조금씩 녹아들고 있어서 스토리만으로 이게 여성향이다 남성향이다 하고 구분하는게 의미없어지긴 했다. 허나 여성향의 근간엔 아래의 것들이 있다. 사실 더 있는데 편의상 이거만 쓰겠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여성향 작품의 남캐들은 여주인공을 절대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어떻게든 여주인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집착하거나, 심리적 압박감을 주면서 여주인공이 스스로 선택했다는 착각이 들게끔 판을 짜거나, 정말 순수하게 감정적 교류를 켜켜이 쌓아가며 관계를 돈독히 하거나, 구제할 수 없는 쓰레기 그 자체지만 여주인공에게만큼은 약간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이 남자 나라면 사람을 만들수있다 하는 약간의 모성애를 자극하거나, 주변 상황이 다 억까를 하지만 오로지 남주인공만이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등등... 어찌보면 다 달라보이지만 그 근간은 "사랑받고싶다" 라는게 깔려있다. 물론 여기엔 여주인공의 정신적인 성장도 도드라진다.
 

(여러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주인공인 아무가 인상적인 캐릭캐릭 체인지)

(수많은 역경과 고난이 있지만 어쨌든 해피엔딩인 닐 아드라마리의 천칭)

(선택지 잘못 고르면 사망하거나 감금사육엔딩 멘탈 붕괴 등으로 이어지는 암네시아.)

  인정받고 싶은 마음.
  사랑받고 싶다는 것과는 다르다. 주인공이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을 쟁취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여성향 특유의 섬세한 감정선으로 표현해 낸다. 주인공이 보통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업적을 해내거나, 주체적인 여성상, 동성애라는 금기를 범했으나 사랑을 쟁취하거나, 뒤에서 암약하여 실질적인 권력을 잡아내는 등 굉장히 다양한 전개가 있다. 이것도 좀 길게 쓰면 여성이 가진 태생적인 콤플렉스 부터 시작해서 여성들만이 가진 고민 등등으로 들어가야하기때문에 분량상 생략하겠다.

(후르츠 바스켓. 치유계 작품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꽤 많을텐데, 후반부 전개가 굉장히 어둡다. 알고보면 콤플렉스 덩어리지만 착한아이로 있어야하는 강박감으로 감정표현을 잘 하지못하는 여주인공의 변화가 일품임.)

(달빛천사. 주인공이 자신이 진정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마주보고 인정받는 이야기. 애니와는 전개가 좀 달라양. 강간미수장면도 나오고 꽤 자극적이기때문에 여유되면 직접 보는걸 추천함. 참고로 이거 초등학생이 보는 소녀만화 잡지 연재작품임.)

(카드캡터 체리. 지금 보면 BL GL 키잡 등등 별별게 다 있지만 어쨌든 체리와 샤오랑이 서로를 인정하면서 연심이 생겨나는 과정이 매우매우 귀엽다.)

  BL
  잉 여기서 갑자기 BL을? 너 지금 우리한테 BL을 먹이려는거냐??? 하는 의문이 들 거임.
  허나 진정하고 들어봐라 던붕.

  BL은 필자가 앞서 쓴 여성향 관련 분파에 당당하게 메인을 차지한 삼분파중 하나라 부득이하게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예시 짤도 최대한 부담스럽지 않은 것 위주로 설명할테니 보기싫어도 조금만 참아다오... 덤으로 오해하는 것도 같이 설명하겠다.

  BL은 세부 장르가 다양하다. 이 중에서 남성향 BL이라고 BL주제에 여성향이 아닌것도 있는데 이건 해당 글에선 다루지 않겠다. 굳이 언급하자면 원신 2차창작 BL이 남성향이라는것정도만 알아두면 된다. 남성향 BL은 솔직히 딱 이거다 하는걸 가지고 오기도 애매하다. 그나마 이런 분위기다 하고 가늠할 수 있는 짤만 추가하겠음.

(남성향 BL 관련으론 부담스럽지 않는 걸로 선정해서 가지고왔다. 아무래도 남성향이다보니 분위기보단 수위가 높은게 굉장히 많아서 그냥 그런게있구나 정도로만 넘어가셈.)

  보추와 쇼타는 완벽하게 남성향이니 언급안하겠다.

  바라물은 절대 여성향이 아니다. 착각하면 안된다. 이건 현실의 성소수자들 중 게이들을 위해 나온 작품이다. 예를 들어 테이다가 남인파의 항문을 따는 뭐 그런갈 여성향 BL을 즐기는 사람한테 들이미는 순간 쌍욕보다 더한 욕을 들을수있다. 바라물에 대한것도 굳이 다루지는 않을거임. 이건 여성향을 설명하는거지 남성향을 설명하는게 아니다.

(검투사 만화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겐고로 작가의 웅심 비르투스. 남성향 게이 만화. 이런 작품은 절대 여성향이 아니다.)

  아무튼 BL은 남자 둘의 연애관계에 뭔가 있지 않을까 하고 보고 즐긴다는 여자의 시점, 좀 더 자유롭게 사람을 좋아하고 자유롭게 연애를 하고 싶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쉽지않기에 가상의작품으로 소비를 한다는 그런거임. 알페스는 범죄니 논외다. 어디까지나 가상의 작품속 남성과 남성의 멜랑꼴릭하면서도 간질간질한 관계의 변화를 즐기는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BL도 저 위의 여성향 작품 특유의 감성이 있긴하지만 그것보단 탐미적인 요소와 정서적 교감, 그 교감 뒤에 깔린 은은한 연심, 여성들 특유의 호기심이 더 크게 나타나는 장르라 보면 되겠다.

(주인공 남자 두명의 오묘한 심리변화를 볼 수 있는 세븐 데이즈.)

(주인공이 안경을 쓰냐 안쓰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 귀축안경. 이거 남자끼이 떡치는게 나오는 19세라 넣어도 되나 싶었는데 탐미적인 부분과 호기심을 설명하는 예시작으론 빼놓을 수 없어서 부득이하게 넣었다... 용서해다오 던붕...)

  마무리
  여하튼 여성향 작품의 역사와 근간에 대해 짧게나마 설명했다.

  여성향을 이해해달라는게 아니다. 그냥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것만 알고 그러려니만 하고 넘어가기만 해도 충분하다. 어찌보면 원초적인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것이니만큼 그 부분에선 남성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서로서로 배려하면서 덕질하자. 근데 저쪽에서 선빵치면 반격해야한다. 안그러면 만만하게봄.


  요약
-여성향은 당대 여성들이 현실적으로 하지 못하던 것들을 작품속에서나마 해소해주던 것부터 시작됐다.
-여성향의 근간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겐고로 작가로 유명한 바라물은 여성향이 아니다.
-여성향 BL은 탐미적인 요소가 좀 많다.
-서로 배려하면서 덕질하자. 근데 저쪽에서 시비걸면 죽여라. 애초에 배려라는건 서로간의 존중에서 나오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