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멸하나, 씨앗은 남으리라.참혹한 운명 속에서 작은 편린을 남기니...이제부터 우리는 모든 곳, 모든 시간에 존재하리라.어떻게든 이 폭풍을 거슬러 올라갈 것이라.과거의 그들에게 그년의 계획을 알릴 것이니이 모든 것의 마지막 수는 운명을 비틀어 버리기 위한 것...이제 같은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라. 폭풍의 바람을 탄 씨앗은 두둥실 흘러 다른 차원의 어느 대지에 도착했다.뚜렷한 목표를 가진 듯 씨앗은 주저 없이 대지 위를 날았고, 결국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남성의 귀에 스며들었다. 스스스- 소름 끼치는 뱀의 목소리가 남성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꽤 놀랄 법도 하건만, 남성은 가만히 고개를 들었다.말을 끝마친 씨앗은 언뜻 여성의 모습을 취하는 듯하다가 스르륵 사라졌다. "...그렇군요." 씨앗이 어떻게 봉인 속으로 들어왔는지, 또는 그 말의 진위를 따질 필요는 없었다.씨앗 속에 담긴 철저하고도 악에 받친 복수심, 무엇보다 자신과 동질적인 그 무언가가 씨앗이 진실함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지금껏 그녀의 계획이 실행되지 않았던 것은..." 남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백색 후드를 벗었다.그리고 멀리 보이는 성 꼭대기, 사슬로 묶인 채 왕좌에 앉아있는 한 남성을 바라보았다.남성의 손에서 한껏 밝은 기운이 솟아올랐다. "떠나야 할 때군요." 자신의 십자가를 부여잡은 남성이 십자가를 바닥에 내리꽂았다.남성의 기운이 십자가를 타고 퍼져나갔고, 순식간의 황폐했던 대지에서 녹색의 수풀이 솟아났다.그럼에도 여전히 십자가는 남성의 기운을 머금은 채 밝게 빛나고 있었다.주변의 저주받은 대지와 대비되어 물씬 이질적인 풍경이 만들어졌다.남성은 그대로 뒤돌아 지체 없이 걸음을 옮겼다. "제게 버림받으신 나의 신 레미디오스여, 제가 못다 한... 혼돈을 소멸케 할 그들을 지키소서.



미카엘라 과연 조력자로 나올지 아니면 적으로 나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