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줄 요약이 없고 길다. 주저리주저리라... 미안하다!

디아블로3나 POE에서도 비슷한 시즌제 아이템 리셋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음 : 한 시즌에서 사용되던 아이템을 다음 시즌 진행 시 쓰레기로 만들어버리거나 삭제를 시키고, 그 아이템으로 새 시즌 아이템을 파밍하여 다시 새로운 아이템 세팅을 하게끔 하는 방식.

던파 또한 이와 같은 것으로 이해되고 있음. 흔히 말하는 "구졸업"은 이전 시즌의 최강 아이템 세팅을 말하는 것이며, 그 세팅으로 다음 시즌에 오면 다음 시즌의 레전더리 아이템 세트보다 약간 강한 정도거나 비슷한 성능을 발휘하는 수준으로 상대적 너프를 당하기 때문에 결국 "구졸업" 세팅을 맞춘 사람들 역시 새로운 시즌의 아이템을 다시 파밍하여야 함.

문제는 전자의 경우에는 유저가 지쳐서 "시발겜 맨날 하는게 똑같네"라고 할지는 언정 새로운 시즌이 오는 것에 대해 분노하진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후자의 경우에는 왜 분노하게 되는가?, 에 있다고 생각함.

분노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음. 첫번째는 아이템 세팅을 위해 투자한 시간과 금액이 전혀 보상되지 않는다는 점. 특히 전자의 경우에는 아이템 파밍을 위해 시간을 쓸지 언정 추가적인 금액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차이를 보이는 것 같음. 후자의 경우 - 던파의 경우에는 특히 내가 돈과 시간을 투자하여 만든 내 아이템 세팅이 다음 시즌에 가면 누구나 줍줍할 수 있는 레전더리 아이템과 비슷한 효율을 보인다는게 105제 시즌을 코앞에 두고 100제 시즌 아이템 파밍을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허망해지는 느낌을 주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함.

두번째 원인은 정가제였던 95제 때는 과도한 시간 투자가 분노의 원인이었다면, 100제 때는 과도한 운빨 파밍이 분노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함. 많은 사람들이 다가올 105제 메타를 "오즈마픽에 시로코픽 다 바른 1티어 100제 세팅보다 105제 레전더리 세팅이 더 셈 ㅋㅋ"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 운빨의 부조리함을 뚫은 나의 아이템 세팅이 시간이 지나면 하등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임. 그런데 던파는 특히나 아이템 파밍이 주 컨텐츠가 되는 RPG인데, 이 아이템들이 현재 스킬들의 데미지 딜링값을 보정해주는 능력치 제공에서만 그치지, 예시로 들었던 POE나 디아블로3처럼 스킬의 구조를 극적으로 변화시켜 이전 시즌과 다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지 않음. 굳이 새로운 경험이라 한다면 이전 시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데미지 기댓값.

세번째 원인은 첫번째와 두번째 원인에도 불구하고 시즌제 아이템 리셋을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 필수불가결함을 던파 유저들이라면 이해하고 있다는 것임. 당장 예고된 여귀검 신규 직업을 보고, 많은 유저들이 저걸 어떻게 다시 키울지를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고 말하고 있음. 개발진은 현재 운빨 파밍을 보조해주는 이벤트나 컨텐츠 보충에는 인색하면서 여전히 새로 키우게 되는 부캐 및 신규 유저의 첫 캐릭터에게는 그러한 파밍을 강요하고 있음. 그런 와중에 105제 시즌이 코앞이라는 유출은 유저들에게 100제 시즌에서의 추가 파밍은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105제 시즌을 기다리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판단을 하게끔 만듬. 그런데 두번째 원인에서도 언급한 던파의 주 컨텐츠는 아이템 파밍인데, 이것을 의미없게 여기게끔 한다는 것은 게임을 지금 당장 할 이유가 없게끔 만든다는 것임.

그 외에도 여러가지 원인들이 있을 것이며, 내가 생각한 원인들이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원인들보다 더욱 중요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나는 던파의 현재 시즌제 아이템 리셋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이런 것들이라 생각함. 그래도 던파가 유저들에게 주는 재미는 대체재가 없어서 유저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네오플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다른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해결하려 하는 면피적이면서도 기업에게 유리한 사업적 태도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성공시켜준 게임을 여전히 즐겨주는 유저들을 위해서라도 시즌제 아이템 리셋의 문제점을 유저들과 공유하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당장은 105제지만, 이러한 추세가 110제나 115제까지 계속된다면 게임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