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속에선 대충 이러했습니다

처음은 미약하게

마치 갓난아이가 제 어미의 뱃속을 유영하듯

몽롱하게 어딘가를 헤엄치다 눈을뜨자 

해상열차의 옆을 달리는 쾌속선 위였습니다


때론 작열하는 사막 한가운데서 삭풍과 열기를 벗삼아 대륙을 종횡했고

옅푸른 녹음이 우거진 잊혀진 숲을 걷노라면 달빛만이 나를 감싸주는 어두운 밤일지라도

동틀녘 이른 새벽이 밝아올 때까지 지칠 줄 몰랐습니다

분명 숱한 시간이 지났고 그처럼 무수한 이야기들이 함께했지만

꿈 속 여행은 거짓말처럼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머나먼 이제는 아득히 느껴지는 그 여정을 함께한

이름 모를 동료들은 당신과 함께여서 즐거웠노라 저희들을 잊지말아달라 재차 약속했습니다

지금 내게 그저 아련한 기억의 편린만 떠오름은 어째서인가

먼 시간이 지나도 처음만난 그 새로움을 온전히 다시 느끼기 위함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