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인은 부부였는데 초등학생자녀 둘을 뒀다. 그 애기들은 학교끝나면 매번 매장으로와서 지냈다. 


그 매장은 집에서 가깝고 내부가 넓은편이라 자주 이용했다. 매장은 마음에 들었지만 사장들과 그 자녀들은 좋아하지 않았다. 


주인내외는 매장에서 자녀들에게 일손을 돕게하고 밥을 먹이며 밤이 깊어지면 퇴근을했다.


그 과정에서 사장들이 자녀에게 내는 짜증섞인 말들은 어느집을 가도 들을 수 있는 평범한 집안사정이었지만 나는 손님으로 매장에 찾아온건데 


왜 저런 개인적인 짜증이 내 귀에 들려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치 남의집구석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애기들은 가끔씩 친구들을 데려와 게임을 즐겼고, 사장자녀들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생각한다.


문제는 다른게임도 아니고 로블록스를 변성기도 안온 목소리로 샤우팅하면서 갖고논다는거였지.


도대체 왜 그 게임을 하는데 대화가 필요한건지 이해가 안됐다.


요즘들어 손님이 많이 줄어든 조용한 피씨방에서 이대로가다간 폐업하지않을까 불안해하며 든파를 즐기는 나는 그게 너무 빡쳤다.


해드셋을 뚫고 들어오는 그 찢어지는 목소리를 듣고있자니 이래서 애를 안낳으려하는건가 싶었다.



그러던 어느 주말, 176+98짜리 캐니언뺑이칠 생각에 투덜거리며 피씨방으로 출근했다. 


카운터에는 모르는아저씨가 앉아있더라. 


피씨방 프리미엄이 붙은 약간 비싼 몬스터울트라 흰캔을 주문하면서 그 남자에게 물어봤다. "혹시 사장님 바뀌었나요?"


아저씨는 그렇다고했다. 전 주인의 아는사이인데 얼마전에 인수했다면서 잘 부탁한다더라.


어쩐지 얼마전부터 매번 올때마다 주문하던 가성비좋은 2,000원짜리 아메리카노가 메뉴에서 없어졌더라니..



주인이 바뀌고나서부터 어느 집안의 사적인대화는 들리지 않게됐고 로블록스를 하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게됐다.


내 취미생활을 방해하는 커다란것 두가지가 한꺼번에 없어졌다. 새 주인이 인수를 했다니 당분간 폐업걱정도 안해도된다.


평화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