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말~22년 초 내부사정>


작년 던페 전에 하반기쯤 아드라스 유출짤 떴고 그때 전후로 21년 하반기 어벨신목법 연옥변환, 성자전쟁 컨텐츠 업뎃 예정' 찌라시 돌았던거 기억함? 이건 대놓고 언급도 많이 됐었음. 성자 전쟁 컨텐츠는 시즌 7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컨텐츠로 기획되었으나 모종의 사유로 시즌 8로 밀렸다고 함.


그래서인지 이번 시즌 일던 중 백색의 땅과 베리콜리스는 나머지 일던(캐힐,퀸팔,왕의요람,헤블론,나사우,이터널)과 구분되는 이질적인 구성을 갖고 있음. 

- 루치펠(벌레좌)/대천사 미카엘 패턴 할 때 화면 중앙에 대사+컷신이 출력됨

- 잡몹 없이 좁은 맵이 6칸 늘어서 있는 네임드 러쉬 형식을 띈 베리콜리스

- 다른 지역 스토리와는 다르게 사도(오즈마/미카엘라)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음
- 시즌8(바칼, 선계)의 서사 시작점이라기보다는 시즌7(시로코, 오즈마)의 서사를 마무리하는 느낌이 강함


또한 게임 개발 과정에서 내부 로드맵 수립 및 실질적인 개발은 우리가 인지하기 한참 전부터 착수되게 마련임. 시즌7의 전체적인 뼈대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가 실제로 시즌7을 처음 마주한 2020년 1월, 그 한참 전부터 이뤄졌을 거임.


근데 20년~21년 사이에 던전앤파이터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고, 강정호 디렉터는 생각보다 일찍 물러났으며 2021년 8월, 윤명진 디렉터가 복직했음. 강정호 디렉터가 무슨 로드맵을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윤명진 디렉터의 복직이라는 변수가 생겨 원래 그림대로 흘러가지 않았음


선계가 2023년 하반기까지 밀리게 된 원인, 그리고 2022 던페가 부실해보이는 이유... 여기서부터 시작인 것 같다. 여기서부터 그려 놨던 로드맵들이 어그러지기 시작해서 그 스노우볼이 선계까지 굴러간 셈,


이번 시즌8에 출시된 105제 에픽 이름/효과/플레이버 텍스트/드랍테이블이 모두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이나, 초기 노블/파죽/마이의 퀄리티 이슈, 장장 7개월 동안 박살나 있던 아이템 밸런스 등... 윤명진 디렉터는 오늘 던페에서 이를 '급진적인 변화 시도의 후유증'이라고 표현하였으나 난 생각이 다르다.



여태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하나의 가설을 세워보겠다.
갑작스러운 복직 후 윤명진 디렉터는 21년 하반기에 출시 예정이었던 시즌7 마무리 컨텐츠, 성자 전쟁의 출시를 취소하고 급하게 시즌8을 준비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원래 수립되어 있던 로드맵과는 많이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아이템의 설정충돌, 일던을 베이스로 설계된 상던(쉽게 말해 우려먹기), 레기온으로 예정되었다가 빠그라진 게 뻔히 보이는 부실한 마실의 퀄리티 등...


이는 21년 던페에서 공개된 22년 로드맵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오죽하면 진이계로 로드맵의 자리를 때웠겠는가...

물론 무리한 일정 수립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긴 하다. 실제로도 어느 정도 그렇기도 하고...


다소 아쉬움이 남는 던페지만 뭐 어쩌겠는가. 여러 가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것이고 일반 유저가 알 수 없는 내부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기대할 수밖에...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이 게임은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다. 다만 그 과정이 다소 깔끔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유저는 유저의 위치에서, 개발자는 개발자의 위치에서, 운영진은 운영진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 하면 될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응원하자. 대한민국 최고의 2D 도트 RPG 게임을 만드는 그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