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근본적인 정의란 결국 무엇인가.


타인과는 다른, 한 단계 빗겨나간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탐구할 수 있는 이들.

남들은 함부로 다가설 수도 없는 분야라 한들 일절 신경쓰지 않고 자신만만하게 다가서서 마침내 결실을 이루어 내는 자들.


결국 천재라 함은, 범접할 수 없는 '이질성'을 지닌 이를 총칭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이상성욕 또한 천재가 가질 수 있는 '이질성' 중 하나인 것이다.



아일랜드의 대문호 제임스 조이스는 자신의 아내에게 그녀의 탐스런 엉덩이와 야릇한 방귀를 예찬하는 편지를 보냈다.


위대한 음악가 모차르트는 배설물을 위시한 지저분한 문장을 자신의 카논이나 편지에 집어넣고는 했다.



이외에도 수많은 예시가 존재하지만, 다소 불쾌해질 수 있으니 차치해 두고.


어쨌든 요점은 천재들 중에서는 의외로 일반적이지 않은 성벽을 지닌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



이상이 제 방의 매트리스 밑에 방귀 동인지를 숨겨놓았던 것도.



"..."



파우스트가 그것을 발견하고선 유심히 들여다보며 읽고 있는 것도.


그다지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아마.



"...그, 파우스트 양."


"왜 그러시죠."



안색 변화 하나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동인지에 실린 문장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던 파우스트.

그럼에도 이상의 부름 한 마디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소의 말투로 되돌아온다.


아, 일이 어찌 이렇게 되었을까. 

이상은 그저 매트리스에 가만 앉아 있을 뿐인데도 의식이 아득한 벼랑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책을, 내려놓을 생각은 없는가?"


"하지만 이상 씨. 동료의 흥미나 습관 등을 파악해 두는 것은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업무능력 향상을..."


"그런 문제가 아니잖소."



이상은 문득 자신이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은 창피함을 감추고 어떻게든 스스로를 합리화하기 위해 온갖 방면으로 생각을 짜내고 있는데, 정작 그 당사자는 이다지도 무덤덤하다니.


문득 생각에 별이 스치운다.


그래. 애초에 부끄러워 할 필요가 어디 있겠나. 상대는 파우스트다.



'파우스트는 그 또한 알고 있었어요.'


'파우스트는 알고 있지만, 말하지는 않을 거에요.'



이 무적의 조합을 고수하는 그녀는, 엄밀히 말하자면 굉장히 입이 무거울 뿐만 아니라 외부 요인에 일절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물건으로 치자면 심해 깊숙이 가라앉은 태고의 보물상자와도 같은 것.


다시 말해. 이번 일은 외부에 유출될 일도, 파우스트에게 영향을 끼칠 일도 없다. 다른 모든 일들이 그러했듯이.


결국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그린 듯한 몰골이 된 이상은, 귓볼을 붉히면서 파우스트에게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흐음."



그렇게 매트리스에 나란히 앉은 채, 파우스트는 책을 읽고 이상은 허공을 탐구하길 어언 10분.


마침내 책을 덮은 파우스트가 대화의 물꼬를 틀었다.



"이상 씨."


"어인, 일로."


"잠시만, 조용히 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말을 걸어 놓고선 조용히 하라는 얼떨떨한 요구였지만, 어차피 더 꺼낼 말도 남아있지 않았던 이상이었다.


그녀의 요구대로 이상이 입을 다물자, 파우스트는 잠시 부시럭거리더니 슬쩍 몸을 기울였다.



"으음..."



이상을 향해 파우스트의 토실한 엉덩이가 조준된다.


여린 손으로 허벅지를 살짝 잡아당기면, 둔덕진 산맥처럼 드러나는 골반의 윤곽.



푸븟. 브르르르루루루룩...


"읍...?!"



절대로 크지 않은. 되려 부끄러워 하는 듯이 스미는 방귀 소리가 울렸다.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키며 움찔한 이상은, 곧 비강을 통해 전달되는 녹진한 유황의 냄새를 느끼고 몸을 떨었다.



"파, 파우스트 양. 지금 이게..."



어안이 벙벙해진 이상이 힘없이 질문하려는 찰나.



그르르르르루루뤄어어억!



방금 이상으로 축축하고 천박하게 뿜어져 나오는 방귀가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후우... 파우스트가. 분명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했었죠?"


"..."


"지금은 그냥..."


뿌으으으어어어억!


"도시 제일의 천재 파우스트의..."


뿌리릭, 쁘우와아아악! 푸쉬이이이이...


"...'연구'에, 협조해 주세요."



그렇게 달래듯이 말하면서도, 파우스트는 끊임없이 항문을 벌름거리며 이상의 방을 완전히 가스실로 만들어 버리고 있었다.


그 자세 또한, 처음엔 가만히 앉은 채로 엉덩이만 슬쩍 들어올린 것이었다면...



"흐으, 읏...!"


부루르르르르러어어억!!



지금은 완전히 이상을 향해 항문을 겨냥한 채 드러누운 상태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런 '연구'에 정면으로 노출당하고 있는 이상의 상태는, 어찌 보면 상당히 이상적이었다.



"읍, 윽..."



완전히 당황해서 입과 코를 틀어막은 채 신음을 흘리고 있는 그였지만, 그것은 단지 악취에 대한 반사적인 반응일 뿐.


이상의 본심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그의 하반신에 집중해야 했다.



"즉석에서 고안한 것 치고는, 꽤나 성공적인 '연구'였군요. 그렇지 않나요?"



자세를 고쳐앉고 그에게 눈을 맞추는 파우스트.



푸뤼뤼릭, 뿌스슷...



대답을 강요하는 듯한 야릇한 바람 소리에, 이상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파우스트 양. 본인은..."


"흥분하셨죠. 제 방귀에. 파우스트같은 천재가 아니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랍니다."



얼버무릴 재간이 없다.


이다지도 가까운 거리에서 바지를 뚫고 튀어나올 것처럼 들썩이는 자지를 어떻게 숨길 수 있을까.


결국 할 말을 잃고 고개를 푹 숙여버린 이상을, 갑작스럽게 팍 밀쳐버리는 파우스트.



"윽!"



갑작스럽게 닥쳐오는 충격에 살짝 신음하는 그였지만, 그보다도 강한 충격이 그의 가슴에 닿았을 때는 신음마저 나오지 않았다.



"파우스트를 똑바로 봐 주세요."


"..."



이상에 가슴에 당연하다는 듯 걸터앉은 채, 그의 얼굴을 향해 엉덩이를 겨누는 파우스트.


평소에는 이렇게나 가까이서 볼 일이 없어서였을까. 이상은 절로 가빠지는 자신의 숨결을 느꼈다. 

착 달라붙는 얇은 레깅스 너머로는 속옷의 윤곽, 그리고 흐릿하게나마 항문의 윤곽마저 비쳐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엄청난 존재감을 한층 더 과시하는 듯 풍겨오는, 비릿하고 눅눅한 악취.

그러한 악취에마저 흥분해버리는 자신을 미워해야 할지, 사랑해야 할지. 이상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무엇이 그렇게 부끄러운가요?"


"그것은, 그야..."


"아뇨. 이상 씨. 색욕이란 인간의 당연한 본능. 그 뿌리가 어떻든, 결과가 어떻든. 결코 부끄러워할 것이 아닙니다."


뿌붓, 푸시시시...



파우스트의 미성 사이로 파고드는 천박한 가스 새는 소리.


이미 방 안을 가득 채운 악취였지만, 이상은 어쩐지 그 방귀가 더 깊게 자신의 폐 속으로 파고드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으..."


"아무것도 부정할 필요가 없답니다."


부르롸라라라락! 푸디릭-!


"그야, 파우스트는 도시 제일의 천재니까요."


워어어어억! 푸륵, 부스스슷-


"남심을 홀리는 데에도, 천재일 수밖에 없죠."


뿌루르르르르루룩...


"...그게 어떤 종류든 간에요."



이상은 어느새 숨을 헐떡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코로. 입으로. 가스로 가득 찬 방 안의 공기를 먹어치우며.


파우스트의 손길이 그의 사타구니를 어루만지고 있다는 것도 신경쓰지 않은 채로.



"파우스트, 양..."


"사정하길 원하나요?"


"으..."



파우스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다만 이상의 자지를 꽉 쥔 채, 이상의 귀를 향해 간드러지는 미성과 추잡한 방귀 소리를 흘려보내고 있을 뿐.


이상이 볼 수 있는 것은 시커먼 바지에 감싸인 파우스트의 엉덩이와 그 사이에 끼인 채 뻐끔거리고 있는 항문의 윤곽 뿐.



"본인은. 윽..."



체면과 본능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던 이상은, 눈을 질끈 감았다.

세상이 까맣게 물들면. 안면을 뒤덮고 있던 악취도, 그의 마음을 두들겨대던 정욕도 마찬가지로 무로 돌아가는 듯하다.


그러한 공백 속에서, 이상은 다시 한 번 정신을 가다듬는다.


그녀는 소중한 동료다. 방황하던 자신을 구해 준 은인이었으며,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고받는 친우이기도 했다.



'어찌 내가, 그럴 수 있단 말인가...?'



그런 그녀를, 고작 자신의 뒤틀린 성욕의 배출구로서 바라보라니?


설사 그녀가 그것을 원한다고 해도. 이상은 혀를 깨물고서라도 마다했을 것이다.



"이상 씨?"



이상은 퍼뜩 눈을 떴다. 세상이 다시 맑아지며, 그의 정신도 깨끗해지는 듯하다.


거절할 속셈이었다. 

그녀를 밀쳐내고, 때리고, 한바탕 욕지기를 쏟아내는 한이 있더라도. 이상은 파우스트의 유혹 아닌 유혹을 밀어낼 생각이었다.



"파우스트 양. 나는...!"



그리고 그렇게 단단히 다져진 이상의 마음가짐은.



"흐음."


"...으흡!"



그의 입을 틀어막는, 분홍빛 육벽에 의해 틀어막히고.



뿌브븍! 쁘롸라라라라락! 쁘웍, 부오오오오오옥-!!



그의 폐를 가득 채우듯 몰아치는 황색 태풍에 단숨에 퇴색되고.



"―!!?"


뷰릇, 쀼르르르륵! 뷰크읏...!



이성마저 함께 배출해버린 듯한 누런 백탁액에 뒤덮여.


하염없이, 머나먼 본능의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아... 으으...?"



갑작스러운 사정의 후유증인지, 아니면 끔찍한 방귀를 직격으로 맛보게 된 여파인지. 혀가 팔랑거리는 종이가 된 듯 하다.


힘조차 들어가지 않는 목으로 가만히 위를 올려다보면 보이는 것은 파우스트의 엉덩이.

오직 그것만이 이상의 세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방금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지도 모르는 듯, 그녀는 그저 정액이 잔뜩 묻은 오른손을 흔들며 엉덩이를 실룩였다.



"대답은, 잘 들었습니다. 역시 천재와 천재 사이에는 언어 따위 불필요한 법이죠. 안 그런가요?"


푸시시시시...



연분홍빛 항문에서 흘러나와 속옷과 검은 레깅스를 뚫고 그의 얼굴을 조롱하듯 스치는 가벼운 방귀.


상황을 파악한 이상이 다리를 파들거리면서 일어나려고 시도하자, 파우스트는 조용히 그의 가슴 위에서 비켜섰다.



"매트리스가 더러워진 건, 파우스트가 해결할 수 있어요."


"...나는..."


"가만히 누워 계세요. 이상 씨도 파우스트만한 천재라면, 그 정도는 아시겠죠."



파우스트의 말을 듣지 않고 상체를 일으킨 이상이 본 것은 일전의 동인지를 든 파우스트였다.


황갈색 방귀를 뿜어대는 두 페이지 짜리 엉덩이가 인쇄된 쪽에 오른손의 정액을 닦아낸 그녀는, 그 위에 엉덩이를 포개었다.



"흣...!"


푸쉬쉿, 뿌륵! 뽀오오옹~



이제는 가스도 얼마 남지 않았는지 시원찮은 소리만이 내려앉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얇은 종이를 코팅하기에는 충분했다.

잠시 뒤 이상의 앞에 놓여진 동인지에서는 정액과 방귀의 냄새가 뒤섞여 거의 시큼하다고 표현할 정도의 악취가 풍기고 있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죠. 이건... 일종의 선물입니다."


"선물?"



힘없이 의문만을 표하는 이상이었지만, 파우스트는 당연하다는 듯이 답하지 않았다.


다만 활짝 펼쳐진 동인지를, 이상의 얼굴에 부빌 뿐.



"흐급...!"


"이렇게 하면, 확실히 파우스트의 냄새를 맡을 수 있겠죠."


"케헥, 콜록!"


"매일매일 이 페이지에 코를 박고서, 파우스트의 엉덩이를. 방귀 냄새를. 소리를 떠올려 주세요."


"파, 파우스트 양...?"


"...며칠 뒤에 다시 보죠."



나지막이 인사를 남긴 채 파우스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방에서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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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딱 일주일이 지났다.


혼돈스럽게 흘러가는 메피스토펠레스의 일상은 이상을 지치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자연히 며칠 전의 그 사건도 약간이나마 흐려져가고 있었다.


이상은 때때로 그런 생각에 빠지곤 했다. 이렇게 아무 일도 없이 시간이 지나간다면, 그 또한 없던 일이 되지는 않을까.


홀로 메피스토펠레스의 좌석에 앉아 있던 그의 앞으로 파우스트가 지나가던 순간에도. 이상은 그런 상념에 빠져 있었다.



"엇."



명백히 부자연스러운 탄성과 함께, 파우스트가 그를 향해 넘어지기 전까지도.



"윽...! 파, 파우스트 양?"


"파우스트 정도 되는 천재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미끄러지다니, 긴장이 풀렸나 보네요."



이상의 허벅지 위에 그대로 안착한 파우스트는, 짐짓 부끄럽다는 듯 엉덩이를 살짝 비틀었다.

그리고 그 움직임에 자극받는 자신을 느낀 이상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사과는 됐으니, 그만 일어나 주시오."


"그럴 수는 없죠. 파우스트는 이상 씨가 최근 하루 종일 일했다는 걸 알아요. 제 방으로 와 주시겠어요?"


"무슨-"


쁘쉬시시시시쉿...



틀어막힌 구멍에서 억지로 비집고 나오는 듯한 파열음이 이상의 말을 가로막았다.

뜨뜻하게 달아오르는 사타구니. 단지 혈액의 흐름만이 아닌, 외부의 열기가 가세한 결과였다.


이를 꽉 깨물고 신음을 흘리는 것을 참아낸 그를 뒤로 하고서, 파우스트는 선뜻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건..."


"진지하게 고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도시 제일의 천재의... 흣!"


쁘슈슈수수수수스스읏...!


"간곡한 부탁이니까요."



부탁보다는 협박에 가까운 악취를 안면에 흩뿌려놓은 채, 파우스트는 가스의 꼬리를 달고 유유히 사라졌다.



"...."



그리고 잠시 뒤, 이상은 힘없이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오셨군요. 파우스트가 예상했던 대로네요."


"오지 않았으면, 어쩔 거였소?"


"강경책을 사용했겠죠."



'강경책'이라. 대체 어떤 것일까. 모르긴 몰라도 결국은 자신을 이리로 불러왔을 테다.

그런 자기비하적 조소를 머금은 채, 이상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어딘가 엉거주춤하게 서 있던 파우스트는, 이상이 바로 앞까지 다가오자 갑작스럽게 뒤로 돌았다.



"...?"


"이상 씨에게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고 되묻기도 전에, 파우스트는 바지춤을 붙잡더니 속옷까지 한 번에 끌어내려 맨살을 드러냈다.



"이건."


"빼, 주시겠나요?"



탄탄한 허벅지. 포동포동한 엉덩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절여버린 듯이 풍기는 악취.

그러나 그 이상으로 눈에 띄는 것은, 항문을 틀어막은 분홍색의 비즈였다.



"그 일이 있은 후로부터... 계속 끼우고 있었답니다."


"일주일 전부터 말이오?"


"네. 덕분에 제 배는 지금 완전히 가득 차 있죠."


구루루루루룩, 꾸보보보봇…



그 말을 보증이라도 해 준다는 것처럼 들려오는, 묵직한 뱃고동 소리.


실로 변태적인 행위였지만, 파우스트는 그것이 무슨 논문 주제라도 되는 것처럼 술술 털어놓았다.


그리고는 살짝 미소지으며 한 마디.



"이상 씨의 것을. 대신 꽂아주셨으면 합니다."


"...그건..."



이상은 말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이미 바지는 터질 듯이 팽팽해진 상태. 아까 전 좌석에서 파우스트의 방귀를 직격으로 맞았을 때부터 줄곧 이 상태였다.

의식적으로 다스리고 있지 않았더라면 이미 숨마저 가빠질 대로 가빠졌을 상황.


그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상은 완전히 발정나 있었다.



'파우스트의 엉덩이를. 방귀 냄새를. 소리를 떠올려 주세요.'



하루도 빠짐없이 파우스트가 남기고 간 잔향을 탐하기 위해 동인지에 코를 꽂았다.

배게에 얼굴을 처박고서 심호흡을 하며, 파우스트의 엉덩이의 감촉을 떠올리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복잡한 수식이나 문장 따위는 완전히 집어치우고, 그 날 들었던 추잡한 방귀 소리만을 기억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같은 날 했던 다짐이 무색하게도, 결국 이상은 그렇게 했다.


오직 한 명의 인간 이상으로서의 선택.


그 선택의 결과가 지금 여기 있었다.



"읏..."


뿌슷, 피시시식. 쀼슈수스스스스읏-…



바지를 벗자마자 마천루처럼 벌떡 일어선 이상의 남근을 코팅하듯 새어나오는 가스.


하지만 그 양과 소리는, 지금 파우스트의 배를 가득 채우고 있는 방귀의 양에 비하면 말 그대로 코에도 못 붙일 수준이었다.


따라서 그가 해야 하는 일은 단 한 가지.

당장 파우스트의 애널을 막고 있는 비즈를 뽑아 버리고, 자신의 욕망을 그대로 그 자리에 꽂아버리는 것이었다.


몇 번이고 마른침을 삼키던 이상은, 결국 손을 뻗어 비즈 끝부분의 고리를 손가락에 걸었다.



쮸걱-


"흥읏...!"


브부부부르르르러러럭-…



첫 번째 구슬이 빠져나가자, 이완된 항문 근육을 비집고서 미지근한 방귀가 안개처럼 새어나왔다.



쮸걱-


"아으응! 하흣, 으으으..."


프브뤄럭! 뿌바바바박! 쁘쉬시시시시싯…



두 번째 구슬이 빠져나가자, 찌를 듯한 쾌락에 교정을 내지른 파우스트가 항문을 벌름거리며 끝없이 가스를 쏟아내었다.


그리고, 세 번째.



"무료하군."


"네?"



이상은 조용히 읊조리곤, 비즈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애널에 남은 구슬은 3개 가량.



쮸보보보봇-♥


"응히이이이잇-!?"



그것을 한 번에 뽑아내 버린다.


얼굴이 붉어지고 진땀을 폭포수처럼 흘릴지언정 도시 제일의 천재답게 여전히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던 파우스트였다.

하지만, 이러한 종류의 기습에는 어떨까.



"아힛, 흐히익…?"


프샤아아아아아아아-…


푸뤼릭, 뿌륵, 워어어어억. 프시시시시시…



완전히 힘이 빠져버린 듯 볼썽사납게 다리를 파들거리면서, 통제권을 잃은 항문과 음부에서는 쌓여있던 가스와 애액이 쏟아져 나온다.

마치 오랫동안 분화하지 않았던 화산을 억지로 터뜨려버린 듯한 모양새.


혀를 빼문 채 몸을 파드득거리던 그녀는, 결국 상체를 기대고 있던 벽에서 미끄러지곤 고양이 자세로 바닥에 엎어졌다.



"일주일간의 보상을 받아야겠소…!"


"하흐윽, 쟈. 쟘깐… 이런 것은, 파우스트의 예상 밖인…"



배배 꼬인 혀로 무어라 지껄이는 듯하지만, 이미 추잡한 성욕에 휩싸여버린 이상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찌거억-!


"―!!?"



곧, '교미'가 시작되었다.



쯔벅. 쯔벅. 쯔벅. 쯔벅-


"읏, 하으응, 아힛, 응히이이-"


쁘워억! 뿌륵, 뿍! 푸뤄러러럭! 뿌라라락-!



쿠퍼액과 애액이 뒤섞인 천박한 물소리.

자신의 것인지 타인의 것인지 구분조차 가지 않는 새된 신음.

자지가 찔러질 때마다 눌리는 복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방귀.


그 모든 추잡하고 더러운 소리들의 삼중주는, 도시 제일의 천재 두 명의 관계를…



"아흐, 아, 으오오옥…!?"


"크, 으읏!"


뷰르르르르륵! 퓨릇! 쀼루루루루룻...!!


뿌와아아아아아아악!! 뿌디디딧, 부워어어어어억-!



다만 천박하기 그지없는, 한 쌍의 짐승의 '교미'로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감전이라도 일으킨 듯 연신 들썩이며 소란을 피우는 파우스트의 몸뚱이.

지독한 방귀를 쏟아내면서도, 보지 안에 들어온 이상의 자지를 잔뜩 조여대고 있는 모습이란.


지금 그녀의 몸에 아주 약간의 '천재'의 편린이라도 남아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분명 무리일 것이다.



"하아, 하아, 후우우…"



그리고 그것은 이상 또한 매한가지였다.


자지를 뽑아내자 보지에서부터 쏟아지는 희멀건 정액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는, 거의 무아지경이나 다름없는 상태였음에도 어딘가로 팔을 뻗었다.

위치는 파우스트의 엉덩이.


양 손으로 볼기를 붙잡고, 확 벌리면 드러나는 연분홍색의 애널.


공기를 한가득 품은 채 터질 듯 빵빵해진 풍선처럼, 그녀의 애널 또한 당장이라도 폭발해 속에 든 것을 모조리 쏟아낼 것처럼 부풀어 있었다.



"...."


츄부붓-



그런 애널에 여전히 딱딱한 자지가 스치면.



"응흐으..."


뿌부브브브브브르르륵…



유혹하는 듯한 악취를 풍기는 방귀가 스며나온다.


그 소리를, 냄새를 함뿍 머금은 이상은 살풋이 미소지었다.


태양은 여전히 그들을 비출 생각이 없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