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여자 친구가 있다.


에순이는 새로 나온 물건을 좋아하긴 했지만, 


신상이 별로면 사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가끔씩 예전에 샀던 옷들이 이뻐보인다며 잘 입고 다녔다.


그런 그녀를 위한 선물에 나는 돈이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재훈이라는 친구로 인해 변했다.


얼핏 들은 그는 애인에게 빌붙어 단물을 빨아먹고


가치가 떨어지면 버리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는 이제 예전 물건은 쳐다도 보지 않은 채,


신상이 나올 때 마다 이쁘다며, 사달라고 재촉하기 시작했다.


유행에 뒤쳐지기 싫다며 소리치는 그녀에게


나는 몇달 간 무리를 하며 선물을 주었다.


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깐...


그러다 문뜩 깨달았다. 


나는 그냥 의무적으로 돈을 쓰고 있었음을


나는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음을


그렇다. 나는 에퐁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