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얼른 해! 어려운거 아니잖아! 전에도 했던거잖아, 안그래?"

"그렇지만, 어윈 씨에겐 못하겠어요..."


 어윈 아크라이트라는 소년과 하루 에스티아라는 소녀는 서로 격하게 말다툼을 했다.


"그건 미친 짓이에요! 어윈 씨는 그저 사람들을 속이려고 제가 어윈 씨의 팔을 자르길 원하는거잖아요!"


 그렇게 하루는 소리쳤다. 소년은 켄트와 테네브리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그저 그녀를 행복하게 하고, 그녀의 미소를 보기 위해서. 하지만 어윈의 질문은 그녀에게 복잡하기만 했다. 그녀는 그의 팔을 자를 수 없었다. 만약 어윈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망설임없이 실행에 옮겼겠지만... 그녀가 스스로 눈치채지 못하더라도, 어윈은 그녀에게 매우 소중했다.


"하루, 너도 알다시피 내가 너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건 내가 널 믿기 때문이야."

"하지만..."


 어윈이 하루를 응시하면서 그녀의 손을 잡고, 말을 이었다.


"만약 이대로 하면 우린 탈출할 수 있어. 분신을 두개나 만들 수 있으면 일이 더 쉬울텐데, 내 능력이 그정도는 아냐. 그러니까 내 팔을 잘라서 그들이 나를 분신이라고 착각하도록 만드는 방법밖에 없어."


 하루는 슬픈 눈으로 어윈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가 말한 것에 대해 생각하려고 시선을 돌렸다. 어윈은 여전히 그녀의 손을 잡고 문질렀다.


"저... 생각좀 해봐도 될까요?"

"시간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기다릴게."

"그저... 그렇게 하고 난 후에 어윈 씨의 팔이 붙지 않는거 아시죠?"

"잘 알고 있지."


  몇초간 둘은 침묵해있다. 그 후 어윈은 하루의 손을 놓아주었다.


"일단 돌아가자, 안그러면 '새치머리'가 우릴 의심할거야. 그리고 너도 잠 좀 자두고."


 하루는 살짝 끄덕이고는 어윈과 함께 잔디이불 캠프로 갔다. 두 사람은 '거깄었군요' 라는 테네브리스의 목소리를 들었다. 테네브리스는 하루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그녀의 캠프로 데려갔다. 슬프게도... 아직은... 어윈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하루는 그저 웃으려고 그를 향해 팔을 흔들었다. 거짓된 웃음을. 그는 입술을 깨물면서 화를 참았다. 하루만 더 참으면 그는 그녀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녀가 그의 팔을 자르기로 한다면...


 다음 날, 테네브리스는 하루가 산책하도록 냅뒀다. 그리고 그녀는 어윈에게 갔다. 어윈은 그녀를 보자 팔을 흔들었고, 그녀는 그에게 다가갔다.


"그래서... 음... 어윈 씨가 말씀한 것에 대해 생각해봤는데요..."

"그래서 대답은?"


하루는 잠시 침묵하고 말을 이었다.


"정말 팔 없이 있어도 괜찮은건가요?"

"탈출에 필요하다면 괜찮아. 그리고 내가 너의 슬픔을 채유해주겠다고 약속했잖아. 그 보답이 바로 너의 웃는 얼굴이고. 하루종일 저 악취나는 텐트에 틀어박혀 있으면 네가 웃을 수 없잖아."

"알겠어요... 그럼 어윈 씨의 팔을 자를게요."

"아주 좋았어."


 어윈이 윙크를 하면서 대답하자, 하루도 결심한 듯 대답했다. 그리고 그녀의 대답에 어윈은 그녀에게 미소를 지었다.


어윈의 팔을 자르고 지혈하는데까지 몇시간이 흘렀다. 하루는 엄청나게 긴장했다. 그들의 계획은 시작됐고 되돌릴 수 없다. 그리고 둘은 잠시 쉬었다. 어윈은 과다출혈로 인해 현기증을 느꼈다. 하루는 핏자국을 지우고 붕대를 감아주면서 그를 돌보았다. 갑자기 비가 왔지만, 다행히도 둘은 폐가의 지붕밑에 앉아있었다. 어윈이 하루의 무릎에 머리를 뉘자, 그녀는 그의 머리르 쓰다듬었다. 그녀는 자신의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어윈대해 걱정함과 동시에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어윈이 먼저 입을 열었다.


" 비가 그치면 움직일 수 있을거 같아. 탈출을 위한 준비는 다 됐어."

"제가 어윈 씨의 계획에 찬성한 것처럼 말하시는군요."

"헤헤, 난 네가 동의할 줄 알고 시작했지. 내가 유일하게 고려하지 않은건 너에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뿐이였어."

"그런가요..."


 어윈이 골똘히 생각하면서 말하자, 하루는 살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비가 그치자 두 사람은 드디어 시작했다. 모든것은 계획대로였다. 그들은 동시에 만나서 어윈이 미리 준비해둔 풍선을 달아둔 열기구로 뛰어갔다. 그것을 타고 떠나는동안 하루는 테네브리스랑 켄트가 어윈의 분신을 추격하는것을 보았다. 진짜 어윈은 그녀와 있는데, 두 남자가 진짜라고 생각한 어윈을 쫓고있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재밌어했다.


"재밌어보이지않아?"

"조금은요."


어윈도 그 광경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둘이 더 높이 올라가는 동안 하루는 턱을 괴고는 아래를 바라봤다. 어윈은 침착하게 앉아서 그녀를 바라봤다, 조금 더, 조금 더, 그리고 그녀가 마침내 웃을때까지.


시간이 흘러, 밤이 되었다. 별이 하늘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둘은 마침내 땅에 발을 디뎠다. 하루는 어윈이 기구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녀는 그의 팔이 있던 부분을 볼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그녀에게 있어서 소중한 이를 다치게 하는것은 그녀에겐 괴로운 일이었다. 어윈은 그녀의 슬픔에 잠긴 눈을 보고는 그녀가 자신을 보도록 그녀의 턱을 붙잡고 그녀에게 질문했다.


"이봐, 무슨 일이야?"

"그... 괜찮으신건가 해서요. 팔... 안 아프세요?"

"걱정마 지금은 괜찮으니까. 기뻐보이지 않네. 이제 겨우 탈출했는데."

"네... 하지만 어윈 씨의 팔이..."

"괜찮다고 말했잖아! 널 위해서 이런거라고! 너만 신경쓰고 너의 웃는 얼굴을 보고싶은 거라고!"


어윈이 그녀에게 웃으면서 대답하지만 그녀가 계속 슬픈얼굴을 하자 화내기 시작했다. 그가 평소보다 큰 소리로 말하자, 그녀는 아무말도 못한 채 서있었다. 그리고 어윈은 그녀에게 큰소리를 친걸 깨닫고 진정하고 나서 그녀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안아줬다.


"소리친건 미안해. 하지만 부탁이니깐, 이해해줘. 넌 내게 많은 의미가 있어."


그 후 어윈은 얼마정도 하루를 뒤에서 안고, 그녀는 그에게 안겼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나오면서 그녀는 울었다.


"미, 미안!"

"어, 어윈 씨! 죄송해요! 전 그저 어윈 씨를 걱정한거에요! 전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했지만 어윈 씨에게 같은 짓은 못하겠어요! 전 어윈 씨를 좋아해요!"


그녀는 어윈의 외투를 움켜잡으면서 그의 어깨에 눈물을 쏟았다. 그러자 어윈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이봐, 진정해줘 공주님."


 둘은 하루가 우는동안 계속 서 있었다. 어윈은 그녀를 진정시키면서 조금 생각했다.  그는 또다시 그녀의 턱을 붙잡았지만 이번에는 그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녀는 울음을 그친 대신 놀랐다. 그녀의 첫키스 상대가 그녀가 반한 한 미쳐버린 소년이란 사실에.


"나도 사랑해, 공주님. 내가 이러는 이유는 너의 사랑이 필요해서야. 그 공주님, 이미 얘기했지만 웃을때가 더 이뻐. 그러니 부탁할게, 날 위해서 그만 울어줘."

"아하하..."


그의 말에 하루는 놀란 채 서 있었고, 어윈은 그녀의 얼굴에 있는 눈물을 닦아줬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곤 그에게 진정한 미소를 보여줬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알겠어요!"

"가자, 머물만한 곳을 찾아보자고."

"네."


 그녀는 마지막 눈물을 닦고 미소를 지으면서 그와 함께 갔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그녀의 사랑과 미소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