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나는 모바일 서브컬쳐 게임을 꽤 많이 해봤는데

아쉽게도 AFK류 게임은 에버소울이 처음이라, 해당 장르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음(니케도 안해봄)

그래서 게임의 생태적인 관점보다는 에버소울이라는 게임 하나만 놓고 서술하겠음.


장점


1. 전략적인 요소


  대부분의 가챠 덱빌딩형 게임은 전략적인 요소에서 별로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반면

  에버소울의 경우 전략성이 확실히 뛰어남. 캐릭 5개를 놓아도 위치 차이, 편성의 차이, 아이템의 차이 등

  세부적인 요소를 바꿨는데 결과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부분은 게임의 매우 큰 장점.


  이는 레벨 동기화를 통해 다양한 조합을 간편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AFK 게임 고유의 특성과 맞물려서

  가챠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누구나 전략을 짜고 적용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고

  게임성 부분에서 상당한 이점을 가져간다고 생각함.


2. 쉴 새 없이 달리는 초반부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간이었음. 아마 AFK류 자체의 강점이라고 예상이 되는데

  마치 키우기 게임 하는 것처럼, 쉴 새 없이 성장하는 재미가 아주 크게 다가왔음.

  이는 유입 유저들 대다수가 50레벨 이상은 찍는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유입이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들어오는 이유라 생각함.


3. 영지 시스템


  개인적으로 현재 영지 시스템은 그냥 쓰레기라고 생각함.

  하지만 기획된 의도나 내실 자체는 튼튼하기 때문에 "고치기만 하면" 이 게임의 확실한 강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함.

  특정 캐릭터의 아르바이트 이벤트, 구조물과 상호작용하는 캐릭터들 모습, 영지에서의 사소한 이벤트 등

  지금은 없으나 서브컬쳐 게임에서 뽕을 느낄 수 있는 여지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느꼈음.

  영지 시스템의 안좋은 부분은 단점에서 후술.


단점

  들어가기 앞서, 나는 PC로만 플레이해서 플레이 경험은 모두 "구글 플레이 게임즈" 기준임


1. 최적화 문제


  게임 시작하고, 카카오 공지사항이 열리면 렉이 걸린다.

  카카오 공지사항을 닫고 출석체크판이 열리면 렉이 걸린다.

  아르바이트 창을 들어가면 렉이 걸린다.

  아르바이트 편성창을 들어가면 렉이 걸린다.

  영지 로딩을 하면 렉이 걸린다.


  쓰다보니 렉이 안걸리는 부분을 찾는게 낫겠다

  프로필 화면과 메인화면 하단바 부분, 상점은 눌러도 렉 안걸림.

  나머지는 누르면 무조건 렉이 동반한다.


  추가적으로 특히 서버와 연결되는 부분에서 (n.n MB 데이터를 받겠습니까?) 상당히 긴 지연시간이 발생함


  게임 들어가는데 1~2분이 걸리고

  게임을 플레이 하는데 지연되는 총 시간도 2~3분을 넘어간다.

  윈도우 XP때 감성을 여기서 느끼고 있음.


  진지하게 구글 플레이 게임즈 서비스를 취소해야 할 수준임

  난 대가리가 깨져서 그냥 하는거지 일반적인 유저는 이거로 유입하면 무조건 접는다고 장담 가능

  내가 라데온이라서 그런가;;


2. 영지 시스템


  이유가 있는 불편함, 이유가 있는 단점들은 단점이 아니라고 생각함.

  근데 영지 시스템의 불편함과 단점은 그냥 아무런 이유가 없다.


  "왜" 


  영지에 내가 보유한 깃발 1000개를 꼽아야 영지 레벨이 오름?

  영지 구조물들 사이에 토벌 미션 오브젝트가 뜸?

  유실물은 가이드도 없는데 몬스터는 가이드가 있음? (당연히 유실물도 가이드가 있어야 한다.)

  유명무실한 컨텐츠들은 땜빵만 해놓고 손보지 않는거임?

  게임에 유입시켜야 할 뉴비들은 아르바이트 휴식 12시간이라 똑같은 시간에 접속하면 무조건 밀려서 불편한데

  접으라고 해도 안접을 고인물들만 호감도 레벨 9렙작 다 돼서 규칙적으로 게임 해도 아르바이트 시간 안밀림?


  개선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3. 레드닷


  한 100년 뒤에 볼 미열람 스토리는 안보면 레드닷이 평생 떠 있다.

  나는 내가 필요한 순간, 내 캐릭터의 수량이 맞아서 실제 승급하는 순간에만 알람이 있으면 되는데

  인벤토리에는 사용 가능한 조각 60/60이 되면 영원히 레드닷이 안사라지고

  정령은 하나라도 자동으로 합쳐질 수 있으면 레드닷이 안사라진다.

  계속 계속 계속 들어가서 의미 없는 레드닷 지우기를 반복한다.

  스토리도 지금은 시간 없어서 보기 싫은데 레드닷 지우려고 들어가서 스킵한다.

  그런데 뜬금없이 성좌는 레드닷이 없다.


  레드닷은 플레이어를 유인시키려는 도구인데

  자꾸 불필요한 방향으로, 이유 없이 시간을 손실시키는 방향으로 유도되니까

  내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레드닷을 무시하는 수밖에 없다.

  게임이 감수하는게 아니라, 유저가 감수해야됨.


4. 중반부 너무 적은 리텐션 유인


  이건 정말 개인적인 의견이고,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음

  초반에는 AFK 게임 특유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재미가 있다.

  오리진 5개를 달성하기 전까지, 비록 도달할 방법은 운빨 아니면 현질밖에 없으나 그래도 목표 의식이 존재하고 빠른 기간 안에 도달할 수 있다.

  세트 예장이 쌓이고 나면 여러 전략들을 도전해보는 에버소울 특유의 강점이 두드러진다.


  그럼 폭발적인 성장도 끝났고, 오리진 5개도 있는데 세트 예장도 딱히 없는 구간은?

  내가 여기 있는데 솔찍히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가속세트를 쓰면 전략이 확 바뀐다는데 나는 가속셋이 없고, 언제 모일지는 기약도 없고

  레벨도 안오르고 유물도 안오르고

  상대에 고렙 페트라 있으면 개박살나고 없으면 개박살내고

  그냥 그걸 계속 하고 있다.

  나머지 내용은 후술.


5. UX


  사실 4번은 모든 게임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고, 단점이라고 부르기도 힘든 종류의 것이다.

  단점은 고칠 수 있어야 단점인데 저건 고칠 수가 없음.

  근데 왜 이게 단점이 되냐면

  이 게임은 유저를 불편하게 하는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만 다른 게임을 예시로 들겠다.

  지금 흥하고 있는 서브컬쳐 게임은 대부분 실제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다. 딸깍 하면 끝이다.

  하루에 밀도 있게 한번 접속, 혹은 두번 접속을 요구한다.


  왜냐? 4번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너무 커서 리텐션이 다 죽어나가니까.

  유저가 하루에 한번 접속만 해도 될 걸 두번, 세번 불필요하게 접속시키면 다 접어버리니까.

  특히 "일일 퀘스트" 부분에 있어서 UX를 최대한, 미친듯이 고려한다.

  꼭 필요한 부분을, 필요한 만큼만 누르면 되도록.


  UX 관점에서 에버소울을 내 기준으로 보면...


  일단 접속할때부터 렉이 걸리고 그냥 게임 오만곳에 다 렉이 걸린다.

  아르바이트는 정렬 기준도 엉망이라 레어, 커먼 정령은 조건을 만족하는데도 내가 찾아서 투입시켜야한다.

  휴식과 전리품 때문에, 내가 접속하는 시간은 무조건 12시간 텀이 "있어야만" 한다.

  게이트를 돌거나 해서 레어 정령의 기억 60개가 모이면 인벤토리에 레드닷이 뜬다

  정령의 기억을 깠더니 조건을 만족해서 정령 합치기 레드닷이 뜨고, 레+, 에픽, 에픽+로 합쳤다.

  이 일련의 레드닷 지우기를 통해 내가 실질적으로 얻은 이득은 아무것도 없다.


  일일 퀘스트는 보상을 받는 용도에 불과하고, 오늘 내가 해야할 일을 지시하지 않는다.

  "캐릭터 레벨업" "예장 레벨업" "전선 도전" 은 내 기준 매일 해야할 컨텐츠가 아니다.

  해야 할 일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보상을 받기 위해 억지로 해야하는 뻘짓 목록이다.


  영지에 들어오면, 내가 영지 레벨을 올리려고 손수 배치한 가구들은 장애물이 된다.

  토벌 몬스터를 잡아야되는데 배치한 구조물들 덕분에 이리저리 낀다.

  물론 이 가구들을 다 집어넣고 다른 구역에 재배치하면 되는 건 알고 있다. 근데 그걸 왜 해야하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게임을 일찍 켜서 10시간 이후에 켰다고 가정하면, 나는 정령 휴식을 위해 2시간 뒤에 들어와야 한다.

  영지 밤/낮 타이밍이 다르면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다음 사이클까지 기다리거나 그때 추가적으로 접속해야 한다.

  당연히 손해봐서 기분만 나쁘고 추가적으로 접속은 안한다. 그거 꾸역꾸역 접속하려고 하면 무조건 접을걸 알기 때문이다.


  게임을 의무감 가지고 접속하는거? OK

  그런데 그렇게 접속해서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강요받는다면

  얼마나 많은 유저의 리텐션을 유지할 수 있을까?


총평


  에버소울은 지금 가지고 있는 인기에 비해 재미있고 잘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재미있는 게임을 하기 위해 유저가 견뎌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하여 좋은 게임이 되고, 일본에서 떡상해서 흥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