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 중 나오미가 있어서 써보는 글, 단 나오미의 성격과 어투가 매칭이 안될 수 있어 감안을...

*나오미 인연스토리가 스포 요소로 조금 가미되어있기에 주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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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휴가를 2주나 받았다. 한창 공무시즌이었기도 하고 다른 나라로 왔다 갔다 해야하는 출장일도 잦았었기에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린 것인지 유리아가 공무시즌이 끝나고 잠시 동안은 바쁜 일이 없으니 휴가를 다녀오라고 무려 2주(!!)를 주었다. 다행히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겠구나 는 물론 모처럼의 자유를 얻은 기쁨으로 인해 유리아에게 그랜절을 박을 뻔한걸 간신히 참아내고 방주로 왔다. 그렇게 뭘 하면서 지낼까 하고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참 행복회로에 많이 휩싸였던 것 같다. 며칠 동안은 그냥 방주에 방콕했었다. 크으 이게 휴가지 하면서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책을 보는 등 일어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가끔 누가 만나자고 하면 씻고 만나서 밥도 먹고 카페에 가서 수다도 떨고 하기도 했었고.


그러다가 이제 영주 복귀까지 단 3일 밖에 안남은 것을 깨닫고 힘들어했었다. 역시 업무하는 기간은 시간이 안 가는 것 같고 쉴 때는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고... 시간의 선택적 흐름이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이다. 2주라고는 하지만 14초나 다름이 없었다. 영주에 복귀해서 휴가에 대한 미련이 안 남으려면 이 남은 3일 동안 무엇을 해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에버폰이 울렸다. 에버톡이 왔었는데 발신자가 나오미였다.


[구원자 ! 오늘 시간 돼 ? 시간 된다면 전화 한번 해줘. 나 모처럼 휴가를 받았는데 구원자와 함께 시간 보내고 싶어서~]


나오미는 오늘 휴가를 받았구나...부럽다...가 아니지. 아직 3일 남았으니 그 하루는 나오미와 함께 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


"나오미, 나야"

"구원자 ! 정말 전화해주었구나 ? 고마워. 오늘 시간 돼 ?"

"복귀까지 3일이나 남았어. 그러니 오늘은 시간이 돼. 약속도 잡은게 없으니까 된다면 오늘 볼래 ?"

"물론이지 ! 어디보자... 시간이 8시니까, 준비해서 9시에 아케나인 광장에서 보자 !"

"그래, 그때 보자."


그렇게 통화를 한 후 바로 씻고 준비해서 아케나인 광장으로 나섰다. 거기로 가니 나오미가 언제 도착했는지는 몰라도 일찍이 와있었다. 그런 나를 그녀도 보았는지 반가워해서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구원자 ! 여기야, 여기 ! 드디어 왔구나 !"

"빨리 왔었네, 내가 좀 늦은건 아니지...?"

"아직 9시가 되기 5분이나 남았어. 완전 기다리고 있었다구~"


다행히 약속 시간이 되기 5분 전이라는 말을 듣고 늦지는 않았구나 생각했지만 그녀는 내가 오기 한 몇 십분 전부터 나와있었던 모양이다. 조금만 더 빨리 준비해서 나가야 했었을지도 모르겠다. 괜히 기다리게 한 것 같아 나오미에게 미안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오늘은 무엇을 하며 놀까 ?"

"구원자는 놀이동산 좋아해 ? 오늘은 그래도 평일이기도 하고 사람은 별로 없어서 같이 가면 좋을 거 같아서 !"

"놀이동산 좋지. 나오미가 괜찮다면 거기로 가서 놀이기구 한번 타보자."

"좋아 ! 그럼 출발하자 !"


놀이동산...사실 나는 그런 곳을 잘 안 가기도 하였고 시끌벅적한 곳은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지라 좀 그렇긴 했으나 나오미가 눈에 별을 띄우며 좋아해하길래 속는 셈 치고 가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도착한 놀이동산에는 역시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이 있지는 않았다. 우선 무엇을 타야 즐거웠다고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중에 나오미가 손으로 롤러코스터를 타자고 하였다.


"구원자, 혹시 롤러코스터 좋아해 ? 고소공포증 있으면 다른 기구 타러 가자."

"나는 괜찮아. 그렇게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건 아니어서."

"정말 ? 다행이다. 그럼 가자 !"


그렇게 탑승한 롤러코스터. 하지만 내가 살던 세계에서 잠실 롯데월드에서 본 티익스프레스보다 어째 더 무섭게 느껴졌었다. 그것도 거리가 꽤 길었고 의외로 무서운 구간이 많았었는데 맨 앞이 아니라 중간 좌석에 앉았기에 그랬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맨 앞자리에 앉게 되어 긴장감이 배로 증폭되었다. 그렇게 출발하기 전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옆에 탄 나오미가 말을 걸어주었다.


'어...괜찮겠지..?'

"구원자, 괜찮아 ? 뭔가 긴장감이 역력해보이네.."

"응 ? 아, 난 괜찮아. 오랜만에 타보는 롤러코스터다 보니 좀 설레서 그런거 같아."

"괜찮아. 내가 옆에 있잖아. 같이 타는 것인만큼 무서움은 반으로 나눠질거야. 그러니 너무 무서워하지마."


그렇게 말한 나오미는 내 손을 잠깐 잡아주었다. 순간적인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긴장과 무서움이 조금 풀리는 기분이었다. 이윽고 롤러코스터는 출발하였고 시작부터 천천히 올라가는 시점까지도 우리는 손을 잡고 있었다.


"큰거 온다... 나오미, 준비되었지 ?"

"물론 ! 자 우리 이제 스릴을 즐겨볼까 ?"


높이 올라간 롤러코스터는 그렇게 아래를 향해 최속달로 달리기 시작했다. 긴장이 조금 풀렸다고는 해도 아래로 확 떨어지는 롤러코스터란 정말 무섭기 짝이 없었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내달리며 나의 '악악악 깍깍' 이라는 비명소리와 그녀의 웃음소리가 뒤섞이는 롤러코스터에서 정말 간만에 스릴을 즐기고 완주 후 다시 하차하였다.


"구원자 ! 롤러코스터 어땠어 ? 우와~ 난 진짜 스트레스가 한번에 날아갈 것만 같았어 !"

"어.. 다행이네. 사실은..나도 그래...하하..."

"구원자, 많이 무서웠나보네. 다리까지 후들리는 것을 보니 이번에 탔던 것이 더욱더 그랬었구나. 저기 벤치에 잠깐 앉아있어. 인근 편의점에서 내가 물 사가지고 올게~"

"오...고마워.."


정말 간만에 탄 거라 그런지 다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부축을 받아 겨우 벤치에 가서 앉았다. 이만큼의 스릴을 느낀 것도 좋은데 왠지 모르게 다시는 타지말라는 내뇌 회의에서의 결론이 도달한 것 같았다. 잠시 뒤 나오미는 물을 사가지고 왔고 잠시 물을 마시며 숨을 골랐다.


"다음에는 뭐 타볼까 ?"

"저기 회전 목마 타볼까 ? 1명씩 타면서 서로 사진 찍어준다던가 그러면 정말 좋을거 같기도 ?"

"오 좋아. 처음에는 같이 탔다가 다음 턴에 1명씩 타면서 서로 찍어주자~"


그렇게 두번째로 간 회전목마. 아까의 롤러코스터에서 탔을 때 느꼈던 무서움을 회전목마 타면서 조금은 회복하였다. 내 뒤에 탄 나오미를 보니 함박웃음을 지으며 타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 즐거워진다. 서로 부르면서 즐거운가, 즐겁다, 스트레스 날아간다 등의 말들도 해보고 서로에게 손도 흔들어주는 등 초반에는 같이 회전목마에 올라탔다. 그렇게 회전목마에서 내린 후 다시 대기줄에 서서 이번에는 1명만 타면서 나머지 한명은 서로를 촬영하는 식으로 했었다. 처음에는 나오미가 먼저 올라탔고 나는 밖에서 대기하였다.


"구원자 ! 여기야, 여기 !"

"나오미 ! 찍을게 ! 손도 좀 흔들어줘."


그렇게 몇 바퀴를 돌면서 나오미가 보이면 촬영하였다. 시야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등장할 때면 그녀는 각기 다른 포즈를 취하였었다. 브이를 짓기도 했고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려보기도 했고 손을 흔들어주기도 했고.. 다양한 모습의 그녀를 촬영하다가 어느새 회전목마는 끝났다.


"구원자 ! 사진 잘 나왔어 ?"

"되게 좋은데 ? 너 에버톡 프사 변경할 정도로 걸작이 나온거 같아, 하하"

"아니 잠깐, 이건 너무 못 생겼잖아 !"


그렇게 사진을 같이 보며 선별해내기도 하고 서로 웃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회전목마에 올라타고 그녀가 외부에서 촬영해주었다. 그녀가 했던 모습대로 나 역시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브이는 물론 엄지 척도 해보고 포즈란 포즈는 다 취했다. 그렇게 또 끝나면 같이 모여 사진 상태 살펴보고 이건 잘 나왔다, 이건 가지고 있기엔 너무 못 나왔다 등...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그녀와 다양한 놀이기구를 타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점심시간이 되었다.


"벌써 점심 밥 먹어야 하네. 구원자는 배 안고파 ?"

"아... 방금 배꼽시계가 울렸어. 밥 먹어야 할 것 같아."

"하하, 사실은 나도 그래. 우리가 여기서 너무 신나게 놀아서 그런지 배고픔도 있고 있었네. 뭐 먹고 싶어 ?"

"간만에 피자와 파스타가 땡기기도 하는데 한식도 먹고 싶기도 해."

"오 한식 좋다. 사실 내가 어제 미카와 시하와 함께 파스타를 먹었어서.. 미안해. 오늘은 한식 괜찮아 ?"

"나야 좋지, 한식도 먹고 싶다 했었으니까. 그럼 한식집으로 갑시다 !"


그렇게 나오미와 함께 놀이동산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떨어진 한식집에 와서 음식을 주문하였다. 그녀는 돌솥비빔밥으로 나는 순두부찌개로. 한 10분 뒤 음식이 나왔고 우리는 배고픈 탓에 음식을 빠르게 먹었다. 그러다가 순두부찌개를 먹는 내가 신기했는지 나오미가 나에게 물어보았다.


"구원자는 매운거 좋아해 ? 순두부찌개 매울 거 같아서.."

"응 ? 아, 나도 매운 건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순두부찌개는 좋아하는 편이야. 과거에 있을 때도 많이 먹기도 했었고."

"오 그렇구나. 나는 매운 건 잘 먹지 못하는 편이야. 먹다가 한번 컨디션이 뒤집어진 적이 있어가지고..구원자가 부럽기도 하네."

"아니야. 사실 나도 순두부찌개에 한해서지. 그 외에는 잘 못 먹는 편이야."


그렇게 담소를 나누고 계산하고 나오니 오후 1시 30분이었다. 점심도 먹었다 이제 식후 카페에 가는 것은 빠질 수 없어서 그녀에게 한번 제안해보았다.


"아 맛있게 먹었다. 구원자는 맛있었어 ?"

"응, 오랜만에 먹는 순두부찌개라 그런지 더 맛이 있었던 것 같아. 나오미는 어땠어 ?"

"음, 사실 나는 요즘 한식을 많이 먹어보려고 하는데 그 중에 비빔밥이 입맛이 맞아서 최근 자주 먹는 편이야. 그래서 이번에 구원자랑 이곳에 왔을 때도 비빔밥을 시킨 것도 있구."

"입맛에 맞아서 다행이다. 혹시 나오미. 괜찮으면 카페에 가보지 않을래 ? 가서 이야기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나야 너무 좋지. 그동안 서로 바빠서 만나지 못했었는데 카페 가서 음료와 빵 주문해서 먹으면서 근황도 주고 받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으면 하자."

"고마워, 그럼 인근에 카페가 있는지 한번 볼게."


나오미에게 동의를 얻어내었기에 바로 에버폰을 열어 지도맵을 켜 인근의 카페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좀 걸어서 가야했지만 20분 거리에 있는 카페가 있어서 그곳으로 가기로 하고 그녀와 함께 이동하였다. 이동하면서도 그녀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기에 20분이 먼 것으로 느껴지지는 않았고 어느 새 카페에 도착했다. 들어가서 아메리카노 1잔과 카페 모카 1잔 그리고 빵 2종을 주문하고 주문 벨을 받아 자리를 잡아 앉았다. 다만 점심 직후여서 그런지 좌석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다행히 빈 자리를 우리 둘이 매의 눈으로 찾아내 앉을 수 있었다.


"휴.. 사람들 많네. 오늘 평일인데도 주말보다 많은 것 같아."

"여기가 이 주변 정령들에게는 유명한 곳이야. 그래서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때는 진짜 북새통을 이루지. 나도 한번 혼자 여기서 시간 보내다가 프로덕션으로 복귀하려고 했었는데 사람이 많아서 결국 포장하고 가서 회사에서 마셔서 휴식한게 아쉬웠었지. 그래도 구원자랑 오니까 어떻게 자리가 생겼네 ?"

"나오미가 잘 찾아낸 덕이지. 하하"


몇 마디 주고 받다가 주문 벨이 울렸고 내가 가지러 다녀왔다. 트레이에 올라온 커피와 빵들이 하나같이 맛있어 보였고 나오미는 눈을 반짝이며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나 역시 그녀와 마찬가지로 사진을 촬영했고 우리는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근황을 전하기도 하였고 또 재미있는 일들과 안 좋았던 일들 등 여러가지를 공유하다보니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었던 것 같았다. 


나오미는 당시 미카와 시하의 공연 프로그램 준비 때문에 많이 바빴었다. 물론 나 역시 프로듀서였기에 이들의 공연을 안 도와준 것은 아니었지만 공무가 우선순위였기에 현장에서 직접 보지는 못했고 온라인 화상 앱을 이용해 저녁에 접속하여 인원들에게 지시사항 전달 및 프로듀서 대행자를 뽑아 나오미를 비롯한 매니저들에게 도움을 주고 현장에 어려움이 있다면 바로 전달받는 등으로 해서 이들을 돕기도 했었다.


"구원자도 본인의 공무가 있어서 우리 공연 프로그램 준비를 많이 도와주지 못했을텐데... 그래도 어떻게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덕분에 미카도 시하도 큰 우려 없이 공연을 마칠 수 있었어."

"프로듀서니까. 나도 가수들 공연 준비 도와주는 것도 해야되는 일이었어. 게다가 매니저들도 많이 바빴겠지만 나오미가 현장에서 가장 고생했다고 하니까. 그 업무를 방치할 수는 없었거든."

"우리 구원자는 정말 상냥해. 바쁜 와중에도 정말 도움 많이 주기도 하고 아이돌 가수들 격려도 많이 해주었으니까. 애들이 구원자보고 고맙다고 덕분에 긴장감이 눈녹듯이 사라졌다고 전해달라더라구."

"하하... 따지고 보면 그건 가수들이 마인드 컨트롤을 무대 올라가기 전 잘하고 간거지, 내가 뭐 딱히 도움 준 것도 없는데 뭘... 그래도 내가 가수들에게는 정말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된걸까, 기쁘네."

"프로듀서 안 온다고 미카가 엄청 울상이었는데.. 그래도 화상으로 보여주니까 애가 엄청 좋아해 하더라구. 그만큼 구원자는 애들한테 정말 의지가 되어주는 사람이 아닐까 ?"

"그렇게 된다면 정말 고마울 따름이야. 아직 프로듀서로써 많이 부족한데... 그래도 얘들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칠 수 있다면 나는 어떠한 도움도 최선을 다하여 줄 거니까..."


나오미와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느꼈던 것이지만 가수들이 공연 전에는 항상 긴장을 많이 했다. 심지어 시하는 공연 올라가지 전 연습실에서 마지막 리허설을 하다가 갑자기 삑사리를 4번이나 내는 등 마인드 컨트롤이 엄청 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울상이 된 시하를 나와 나오미가 간신히 격려해주고 응원해주어서 당시 공연에서 노래할 때 다행이도 잘 해내주었다. 그 때 시하가 했던 말이 '프로듀서님과 매니저 나오미가 절 계속 독려해주어서 무대에 올라왔을 때 힘이 되어 긴장감이 눈 녹듯이 사라졌었어요' 라고...


"그런데 그거 알아 ? 사실 나는 구원자에게 많이 기대고 있었어."

"나에게 기대고 있었다라... 어떤 점에서 ?"

"가끔 스트레스가 정말 많아서 울고 싶은 때가 많았었거든. 워낙 아이돌 매니저로써는 스캔들에 굉장히 민감해서 아이들에게도 싫은 소리를 하는 부분이기도 하는 건 알고 있을거야. 한번 다른 가수에게 스캔들이 터져서 그걸 통제하느라 정말 고생했었거든. 그 때 구원자가 프로듀서로써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는 게 힘들었을텐데 말 걸어주었고, 덕분에 구원자 앞에서 눈물 다 쏟아버리는 형편없는 행동을 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정말 힘이 나기도 했었어."

"스트레스를 받으면 울 수도 있는거지.. 나도 가끔 공무가 산더미 이거나 장부 작성할 때 진짜 머리 뒤집어질 정도로 스트레스 받아서 때려칠까..하고 생각했었지만 그래도 나를 믿어주는 이들이 있기도 하니까."

"구원자는 힘들면 가끔 나에게 기대도 되는데.... 구원자의 일은 몰라도 구원자에게 힘이 되는 말은 몇마디던 해주고 싶어. 후훗"

"말이라도 정말 힘이 나는 것 같아. 고마워."


나오미의 이야기를 들으니 한 때 베스티 프로덕션 내 한 가수가 일반 시민 간 스캔들이 터져서 타 매니저들을 비롯한 나오미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그 때 그녀는 정말 정신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았었고 나에게 짜증 낼 수도 있어 말을 피하려고 했어도 그녀가 무너지지 않게 잡아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기도 하였기에 나오미와 이야기를 했었고 그 때 그녀는 나와 이야기하는 것이 편안했었는지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었다. 그 때 우는 모습을 떠올리자니 마음이 좋지 않았었다. 그녀를 안아주며 등 만져주며 위로했었는데...그녀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던걸까 ? 그 때를 회상하니 복잡한 감정이 생긴다.


그 말 이후로도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근 출시된 게임이라던지 또는 내가 출장가면서 겪었던 썰들도 풀기도 했었다. 특히 타브리아에서 헤이즐과 레베카의 언쟁을 내가 간신히 중재해 준 썰을 들려주니 나오미가 재밌게 들으면서도 정말 많이 힘들었겠다 하면서 위로해주기도 했었다. 사실 그랬었다. 10분 동안의 언쟁을 내가 달래느라 진짜 죽는 줄 알았다. 언쟁 중에 자신의 말이 맞냐며 나를 빤히 보며 말하는 두 정령의 모습은 가히 압권이었지...


'구원자, 너라면 내 말이 옳다고 믿겠지 ? 말해보거라.'

'치사하게 구원자를 끌어들이다니...! 구원자야, 말해보거라. 나는 신경쓰지 말고 어서 소신을 말해보려무나.'


아직도 생각이 난다. 레베카의 말은 자신을 신경쓰지 말라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말에 힘을 실어달라는 무언의 압박이 있었기에 더더욱. 뭐 간신히 중재안을 주어서 간신히 언쟁을 끝낼 수 있었지만 다음번에 또 언쟁이 난다면 참으로 힘들어질 것만 같았다. 뭐 그래도 나오미가 위로해주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야기하다보니 시간가는줄 몰랐네... 벌써 5시야."

"엥, 벌써 ? 우와...3시간을 이야기에 쏟았네. 정말 간만에 봐서 그런가 반가운 것이 컸었는지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걸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어."

"후훗. 그럼 우리 저녁도 같이 먹을까 ? 구원자는 뭐 먹고 싶어 ?"

"이번에는 나오미가 먹고 싶은 것 있으면 그 쪽으로 가보자."

"좋아 !"


그렇게 카페를 나와 아케나인 광장으로 돌아왔다. 나오미가 나를 데리고 간 곳은 한 주점. 술을 마신적이 없었다고 나와 술 마시고 싶어해서 여기로 왔다고 한다. 그렇게 술도 한 2병을 주문해서 서로 한 병씩만 마셨다. 많이 먹기도 좀 그렇고 특히 나는 영주이기에 취해서 논란 및 사건사고라도 일으킨 날에는 목을 닦고 기다리고 있어야 했기에 많이 마실 입장이 못 되었다. 그동안에 나오미와 함께 건배도 하고 술을 들이키니 청량감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건배 ! 이야, 구원자와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날이 언제인지 참 기억도 나지 않아~"

"사실 나도 그래. 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그렇게 술도 들이키며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오미가 이따금 취한 듯이 행동하는 것 같아 불안했지만 사실 그녀는 취하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그녀와 오랜만에 술을 마시고 나오게 되었다. 나중에 나와보니 우리의 얼굴이 서로 벌개져 있었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술기운이 올라오는 듯 하였다. 시간을 보니 19시 30분이었는데 나오미가 말을 건넸다.


"구원자 ! 아직 시간이 되면 우리... 종달새 숲에 가지 않을래 ?"

"나는 괜찮아. 그런데 종달새 숲에는 왜 ?"

"으응.. 거기서 둘만의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

"하하, 그게 뭐야."

"왜...? 혹시 싫어...?"

"아니아니 싫지 않아. 그럼 술도 깨울 겸 한번 가보자."


안 취한 것 같으면서도 혹시 싫냐는 말을 할 때의 그녀의 표정은 마치 울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술을 마시면 거의 이런 것 같긴 하지만 적응했다고 해도 불안감만 키운다. 뭐 어쨌든 그녀와 함께 종달새 숲으로 갔다. 걸어가면서 그녀가 나를 흘끔흘끔 바라보는데 무슨 일일까 ?


"? 무슨 일 있어 ?"

"어... 그게..."


아래를 보니 그녀의 손이 방황하고 있었다. 손을 잡아달라는 말이었을까 ? 그냥 무턱대고 잡다간 그녀가 싫어할 것이니 한번 물어보기로 하였다.


"혹시 손을 잡아달라는거야 ?"

"..!!"

"화들짝 놀라는 것을 보니 맞는 것 같네. 그럼 손잡고 가자."

"! 고마워...구원자."


그렇게 그녀의 손을 잡아주니 그녀도 나에게 호응해주듯이 손을 맞잡았다. 그녀의 표정을 보니 그녀는 어딘가 설레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녀가 좋아해주는 것 같아 다행이다. 이후 우리는 종달새 숲으로 갔다.


"여기... 정말 오랜만에 와보네. 그 때 기억나 ? 구원자가 나 노래 부르는 모습 보았다고 한 거."

"아...그렇네. 여기를 잠깐 지나가는데 노랫소리가 들려서."

"후훗. 말 걸어주지.. 반가웠을텐데."

"노래를 집중해서 부르고 있길래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어. 그래도 꽤 잘 부르더라."

"!! 구원자도 참..."


한 때 여기서 나오미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가 눈을 감고 흥얼거리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었다. 달빛이 조명이 되어준 것이 컸었던 걸까 ?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고 싶었지만 괜히 했다간 방해가 될 것 같아서 그러지는 못했었다. 이걸 계기로 '세레나데' 결성 당시 내가 나오미를 대체 가수로 추천했었고 나오미가 분노했었으나 내가 그녀의 매니저가 되는 걸로 일단락 된 적이 있었지...


"그 때 갑자기 세레나데 일원으로 추천받아 많이 놀랐었어. 그래도 어쩌면 기회다 라고 생각했었어."

"혹시 싫었던거야 ?"

"싫은건 아니었고 놀랐었어. 구원자가 내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봤었다고 하니까. 그래도 한편으로는 고마웠었어. 예전부터 해오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였으니까.."


예전부터 해오고 싶었던 것.. 그녀는 매니저가 아닌 가수가 꿈이었었던 걸까 ? 한번 물어보기로 했다.


"나오미는 가수가 원래 꿈이었었어 ?"

"음...한 때는 그랬었어. 옛날부터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했었지만 이제는 그 꿈을 잠시동안 인지는 몰라도 접어놨었어."

"싫지만 않다면...혹시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있을까 ?"


나오미의 표정이 어두웠었다. 뭔가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기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녀가 가진 고민이었기에 듣고 싶었었다. 함께 들으며 공감과 아픔을 같이 나누고 싶었고 저번에 그녀에게 힘이 되어준 것처럼 이번에도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고 위로해주고 싶었다.


"음... 뭐 그래도 구원자가 옆에 있으니까 말해도 상관은 없겠지 ? 사실 옛날에 나는 목이 아팠었어. 원인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목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졌었더라고.. 그래서 의사 선생님께서 '노래하면 악화되니 노래를 하면 안된다'라고 했었어."

"...."

"노래를 좋아하고 하고 싶어했던 시하처럼 나 역시도 시하에게서 과거의 나를 보았는데 목 상태 때문에 이를 포기해야 한다는게 참 슬펐었어. 그래서 많이 울기도 했고 절망도 많이 했었었어."

"...그런가. 괜한걸 물어봤었다면 미안해."

"아냐. 구원자가 궁금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었는데 뭘.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치료받으니 목 상태는 다시 좋아졌어. 완벽히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노래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된 것 같아 기뻤어. 그래서인지 구원자가 세레나데의 일원으로 추천했을 때 내가 '가수로써의 나오미'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잡고 싶었었어. 물론 갑자기 추천한 구원자가 약간 괘씸해서 매니저를 해달라고 한 것은 안 비밀이지만. 하하"

"과거에 나오미는 아픈 것 때문에 가수라는 꿈을 내려놓아야 했었던 것이구나.. 좀 마음이 아프네."

"공감해주는구나.. 고마워. 그래도 세간에서 매니저가 가수로 활동을 하는 것에 안 좋은 시선을 보낸 것도 있었지만 아이돌의 입장에서는 감내해야되는 것이었기에 참고 나는 내가 할일을 한다 라고 마음 먹고 미카와 시하와 함께 노래를 부르니 마음 속에 응어리가 진 느낌이었어."

"맞아. 가수로써의 나오미는 정말 멋졌어. 당시 여기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볼 때 가수로써의 너를 볼 수 있을까 해서 제안했지만 그래도 노래를 부르면서 행복해하는 나오미를 보며 나도 안심이 되기도 하였고 기뻤어."

"좋게 봐줘서 고마워. 그래도 사실 내가 할 수 있을까 ? 하고 반신반의 하기도 하고 부상을 당했어도 구원자가 항상 옆에 있어줘서 너무 격려가 되었어."


나오미가 세레나데의 일원을 하면서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조금 엉뚱한 출발이긴 했어도 그녀는 세레나데의 일원으로써 최선을 다해주었고 또한 나 역시 프로듀서 겸 매니저로 미카와 시하는 물론 나오미까지 서포트를 해주었기에 세간에 안좋은 시선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보란듯이 멋있게 해내주었다. 감춰져 있던 별은 어느새 모두를 위한 별이 된 것처럼, 매니저로써 베일에 감춰진 그녀가 가수로써 빛나는 별이 된 것이 나로써는 참 기쁘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도 악몽을 한번 꾼 적이 있었어."

"악몽 ? 어떤 악몽을...?"

"세레나데의 일원이다보니 책임감을 가져야되는데... 그 책임감에 압박을 너무 크게 가져서 공연 중에 주저 앉아 공연은 파토나버리고 나 스스로도 완전히 무너져 버려서 결국 구원자에게 도망가고 싶다고 말하고 구원자한테만 기대며 살아가는 내 모습이라는 꿈을 꾼 적이 있었어. 책임져야하는데 뭘 책임져야될지를 모르다보니 방황하게 되고 결국 이것이 나를 무너뜨린 것인만큼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해야했어야 한다고 간신히 잠에서 깨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선택에 따른 책임감이 이렇게 무겁다는 것은 알았지만 막상 실제로 직면해 보니 정말로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기도 했었고.. 내가 하는게 맞나 싶기도 했었고, 구원자의 추천인데도 실망을 안기면 안된다고 생각까지 했었으니까.."

"나오미, 저번에도 이야기 했었지만 나는 너가 어떤 선택을 하던 너의 곁에 있을거야. 세레나데로써의 나오미를 본 것도 좋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모두를 위해 세레나데의 일원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다시 매니저로써 복귀할 것인지 선택을 하는 것은 너 자신의 몫이야. 물론 책임감은 당연히 따르겠지. 하지만 그런 선택을 위해 조언해 주는 것은 프로듀서인 내 몫이기도 하니까. 그 책임감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 내가 있는 거니까.. 부담 없이 말해주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말하자 그녀의 눈에서 물방울이 맺혔다. 자신이 우는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기 싫었는지 나를 감싸 안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녀는 살짝 울먹이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후훗... 구원자.. 정말 고마워. 구원자의 상냥한 마음씨는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아. 그 때 매니저로서 복귀할 때도 구원자의 그 한마디가 없었다면 나는 아무것도 못 했을거야..고마워."

"내가 너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다면... 나는 최선을 다해 마음을 지탱해줄거야. '구원자'니까... 무너져 가는 이들을 구해내는 것도 내가 할 일이니까."

"구원자 앞에서 꼴 사납게 울어버리네...미안해..그래도, 잠시 울어도 될까..?"

"응, 나오미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울어도 돼."


그렇게 나오미는 울었다. 그녀에게도 고민이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과거에 목 상태 악화로 가수의 꿈을 놓아야했었던 그녀가 여기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본 나로 인해 세레나데의 일원으로써 잠시 뿐이지만 가수라는 꿈을 실현할 수 있었으니 그녀에게는 구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비단 구원자 라고 말했었는데 구원자는 에덴만 구하는 것이 아닐 뿐더러,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무너진 이들을 다시 일으키는 것도 해당될 것이다. 그 고민 또는 책임감에 대한 부담을 비롯하여 일전의 실패로 인해 무너져있던 그들을 다시 구원해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일전에 오토하가 그랬었기도 하였고. 그 때 그녀도 나에게 '달링에게 구원받았다'라고 말을 하였었기에 더더욱. 그렇기에 나오미가 지금 책임감으로 무너지지 않게끔 만드는 것도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렇게 나오미가 울고 난 이후 그녀는 울음을 그쳤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제 괜찮아 ?"

"응...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 고마워, 구원자."


우리는 서로 마주보고 웃었다. 마음을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란 정말 이런 것인가 체감을 하게 된다. 다만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벌써 22시를 향해 다다르고 있었다.


"시간 정말 빠르네. 구원자와 좀 더 있고 싶은데 돌아가야 한다니 슬프네.."

"괜찮아, 그래도 나중에 프로덕션에서 또 볼거니까. 너무 상심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후훗. 그것도 그렇네. 그럼 우리 일어날까 ?"

"그러자."


이제 서로 돌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일어났다. 이렇게 그녀와 함께한 하루도 막을 내려야 할 시간이 오니 나로써도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이렇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해본 적이 얼마만인가 싶었다. 항상 일에 치이느라 그럴 틈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걸 제대로 해냈다고 생각하니 기분은 좋아진다.


그렇게 다시 그녀와 함께 손을 잡고 아케나인 광장으로 나왔다. 밤도 벌써 깊어가고 있기에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할 시간이 왔다. 많은 이야기를 더 하고 싶었는데 못한 것은 그래도 아쉬웠다. 그래도 아쉬움 속에서도 하루를 되돌아보면 정말 즐겁게 놀았기에 후회는 없었다. 


"구원자, 오늘 정말 즐거웠어 ! 덕분에 하고 싶었던 말, 구원자에게 다 하니 속이 후련해. 이야기 정말 들어줘서 너무 고마워."

"나야말로. 나오미와 함께 한 하루가 이렇게 즐거운 것인줄 몰랐어. 다음에도 또 이런 만남을 가질 수 있을까 ?"

"물론이지~! 시간만 맞는다면 식사라도 함께 하는 것도 괜찮을거야. 그럼 구원자. 조심해서 돌아가야 해 ?"

"응, 나오미도 늦은 밤인데 조심히 돌아가고 다음에 보자."


그렇게 그녀와 마지막 이야기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나오미가 갑자기 날 불렀다.


"구원자."

"응 ?"


그 순간 부드러운 것이 내 입술에 닿았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머리가 멍해졌다. 눈을 감았던 그녀는 눈을 뜨며 미소를 지었다.


"후훗. 많이 놀랐어 ?"

"어...그게.."

"이것이 나의 마음이야, 구원자. 언제나 상냥하고 힘이 되어주는 구원자에게 보내는 상이라고 생각해줘 ? 그럼...음....구원자도 나에게 한번 해줄 수 있을까...?"

"...!! 고마워. 나오미가 괜찮다면..."


나 역시 그녀에게 다가가 입을 맞춰주었다. 눈을 감은 그녀가 어찌나 사랑스러워보이던지. 긴장했지만 그녀에게 하고 나니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눈을 뜬 그녀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긴장했어 ? 누가 볼까봐 ?"

"응... 누가 보지는 않았겠지 ?"

"걱정하지마~ 아무도 보지 않았으니까. 그럼 구원자 정말로 조심해서 돌아가야돼 ? 돌아가서 톡 한번만 보내줘~"

"그래. 보면 답장 해주고 ! 그럼 조심해서 가 !"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마지막이 조금 놀라긴 했었지만 나에 대한 그녀의 마음이라니... 사실 나에게도 그녀에 대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있었지만 말을 해주지 않았을 뿐. 언젠가 다시 한번 만난다면 그 때는 정말 내 마음을 솔직하게 그녀에게 고백하겠노라고 굳게 다짐했다.


그것과 함께 앞으로도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서 또한 그녀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나는 밤하늘을 올려보며 방주로 되돌아가기 위해 메피에게 연락했다.

언젠가 다시 할 수 있는 그녀와의 만남을 기대하면서 또한 그럴 수 있기를 바라며 나는 미소를 짓는 것이다.


- 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