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선거 패배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양진만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고, 정부 관료들 모두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 임기동안 퇴임 이후 구할 직장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청와대에선 난파선이라는 이야기가 돌았고, 대통령 집무실은 담배 연기로 가득했다.
 그렇게 난파선에 남은 사람들이 살길을 찾는 와중에, 대통령은 갑자기 각부 장관들을 비밀리에 불러냈다. 임기 말 대통령이 무언가 정책을 추진할리는 없었다.
 또 이상한 점은, 국무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외되었다.
 "이번 선거, 어쩌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네."
 장관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미 끝난 선거를 다시 되돌린다는 소리에 대통령과 멀리 떨어진 한 장관은 손가락을 머리 옆에서 돌리기도 했다.
 대통령은 신문을 들어올려 장관들에게 보여줬다. 신문 1면에 '아산 공장에서 분신 자살 소동 발생..'이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사망한 청년의 사진이 함께 실려있었다.
 대통령은 결연한 눈빛으로 장관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걸 박강현과 엮는걸세. 정치인 시절 순박한 청년을 꼬드겨 공산주의 사상을 주입했고, 청년이 분신자살하도록 명령했다고. 사실상 자살을 방조했다고 몰아붙이는걸세. 성공한다면 박강현 당선인을 체포해 자격을 박탈하여 재선거를 치룰 수 있지. 또, 요즘 공단에서 이 청년의 죽음을 열사의 죽음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분위기인데, 이런 분위기도 단박에 없애버릴 수 있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반대하고 나섰다.
 "대통령님, 평화당에서 근거가 없다며 반박하면 끝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증인을 준비했지. 마침 다행히도 우리가 파견한 국정원 요원인 정소월이 그 자리에 있었거든."
 대통령은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며 말을 이어갔다.
 "내가 비밀리에 지시한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이 청년과 만나게 되어 이 청년이 분신하는 자리에 있게 되었는데.. 정소월이 이 사실을 폭로한다면 국민들도 믿지 않겠나? 공산 반란 수괴에서 반공 투사로 거듭난 정소월이 하는 말이라면 충분하지."
 장관들은 할 말이 없었다. 대통령이 자신들을 부른 이유는 논의를 하려는게 아니라, 통보를 하려는 것이였고, 이를 폭로해봐야 피해를 보는 것은 자신들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양진만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반대는 없는건가? 좋아. 그럼 시행하는걸로 하지."
 그러면서 라이터를 켜 담뱃불을 붙였다.

 ㅍㅇ) 대선 불복 이벤트입니다. 통쾌하게 때려잡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