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빨갱이들을 뿌리 뽑자!"
 김우필 대표가 착잡한 표정으로 TV에서 나오는 정소월, 장석현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 나라에서 존경받던 공산주의자가, 어느새 전향한 반공투사가 된 것이였다.
 "저걸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실 생각이십니까? 저렇게 국민들에게 반공의식을 심어놓는 정소월과 장석현을 그대로 둔다면.. 우리 당에 큰 걸림돌이 될겁니다."
 선전부 위원장인 이민성이 입을 열자, 무력부 위원장 강현국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손을 써야할 것 같은데요.."
 "설마.. 암살을 말씀하시는건 아니시죠?"
 백설하 여맹 위원장이 믿기 어렵다는 듯 묻자, 강현국이 말했다.
 "맞습니다. 암살. 확실하게 끝내셔야죠."
 "말도 안됩니다.. 대표님, 암살은 너무 위험부담이 큰 일입니다.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백설하가 반대 입장을 내놓자, 이민성이 말했다.
 "아뇨, 오히려 암살이 더 좋습니다. 경고장을 보낸다고 그만둘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그것을 반공 선전에 이용할게 뻔합니다."
 그의 말을 듣자, 김우필은 의자에서 일어나 말했다.
 "좋은 생각입니다. 어쩌면, 이번 암살이 이 나라 국민들에게 똑똑히 보여줄 수 있겠죠. 다시 공산주의가 돌아왔노라고."
 김우필은 안경을 고쳐 쓰며 이민성에게 말했다. "중국 공산당에 비밀리에 연락해 총기와 폭발물을 위주로 한 무기를 지원받도록 해주십시오. 빠르면 빠를 수록 좋습니다."
 그러곤 고개를 강현국에게 돌리며 말했다.
 "강현국 위원장님은 무력부 소속 당원들을 소집해 즉시 훈련에 나서 주십시오. 곧 작전이 있을 예정이니까요."
 그리고 그는 선언하듯 그들에게 말했다.
 "또, 이 시간부로 정소월과 장석현은 우리 당의 적으로 규정하며, 따라서 당명도 대한공산당에서, 민족혁명당으로 변경할 것입니다. 이의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세 명이 모두 동시에 답하자, 김우필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고해 주십시오. 공산주의 국가 건설을 위해서."